칠개월쯤 전에 애기가 태어났다.
작명이 나에게 떨어진 과제였고 획부수를 아내가 검증하여 '현빈' 이란 이름을 지었다.
탤런트 현빈과 똑같은 이름이다.
연예인 이름을 중얼거리다가 그대로 호적에 올리는 내 모습을 보는 주변의 시선은
잼난넘, 인생을 약간 성의없이 살아가는 넘, 진지함이 결여된 넘...하는 식이었다.
정말로 웃긴것은 그게 아닌데...
아직 생기지도 않은 둘째의 이름은, 원빈으로 할 예정이다.^^
현빈과 원빈을 다 가지면 대한민국 연예계를 접수한 기분이 들듯...
지어놓고 보니 동건이나 용준이보단 훨 이쁘기만 하다.
아빠가 되고나면 싫든좋든 애기와 놀게된다.
태어난지 이백일쯤 되면,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서 먹음직(?)스런 모습이 된다.
벗겨놓은 애기들의 팔다리는 정말로 통통하고 부드러운 쏘시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사랑스러운 감정을 이빨로 잘근잘근 깨물면서 표현해보면, 애기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참 잼난다.
어릴때, 내가 그렇게 피하려 했는데 울아빠가 까끌한 수염으로 내 얼굴에 부비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반죽한 밀가루를 오븐속에 넣으면 부풀어 오른다.
탐스럽게 보이고 입에 넣어보면 정말로 부드럽다.
현빈이의 엉덩이나 허벅지도 딱 그런 느낌이다.
어떨때는 정말로 물어뜯고 싶기도 하다.
이순신 아자씨의 동상이 서있는 광화문.
종로에서 볼일을 마치고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의 서울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지인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한명도 전화를 안받았다.
'무슨 이런 경우가...'
하루이틀 서울에 머물러야 하는 관계로 보람있는 일을 하고싶었고, 그러다가 생각난게 크리스피였다.
대구에는 오픈예정은 있지만, 아직은 매장이 없다.
불과 한달전만 하더라도 나는 크리스피 도넛이 뭔지도 몰랐다.
이카페에서 어느 회원님이 올린 글로 알게됐고, 개인적인 관심으로 검색을 통해 자세히 알게되었다.
니콜 키드만은 "크리스피를 먹는것은 신의 축복이다." 하면서 찬양했고,
어떤 정치인은 "세상에는 두가지 인간이 존재한다. 크리스피를 사먹을 수 있는
축복받은 동네에 사는 인간들과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불쌍한 인간이 존재한다." 라는
조금 과장된 표현을 했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검색하면서, 개인 매장이 허락되는지 직영점만 운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몇년간은 대박이란 느낌을 가질수 있었다.
지인중에 한명이 지금까지 운영하던 사업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뭐 적당히 할만한 장사 없을까?"하고 내게 물었고,
나는 주저없이 "자금사정 된다면 크리스피 매장 대구에 차리면 대박날껄..." 하고 대답했다.
(이때까지 먹는것은 고사하고 포장지조차 구경못했다)
이런 연유로 맛에대한 궁금증은 커져갔다.
크리스피는 고도의 전략으로 티비에 선전을 하지 않는다.
티비에 선전을 하지 않음으로 소비자들은 틈만나면 지인들에게 크리스피를 광고해댄다.
광고를 하지 않으므로 광고효과가 극대화되는 아이러니를 낳은 것이다.
아내에게 전화해서 크리스피 매장 검색을 부탁했다.
"소공동 롯데 백화점 지하에 있네."
소공동은 광화문에서 걸어서 십분 안팎의 거리이다.
시청앞 잔디광장과 프라자 호텔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바로 롯데백화점이 나온다.
강북의 소공동같은 부자동네나 강남에서는 나처럼 자동차에 관심많은
촌놈을 놀래킬 일이 자주 벌어진다.
롯데백화점에서 나오는 하얀색 플라잉 서퍼를 봤다.
빗물로 인해 물기 머금은 플라잉 서퍼는 아름다운 자태로 내 앞을 미끄러져 지나갔다.
싯가 3억 넘어가는 고급 세단인데 대구에서 잡지로만 보던 녀석을 서울오면 하루에 몇대씩은 보게된다.
일반모델인 까만색도 보기 힘든데, 희귀한 흰색이라니...
평소에는 지나기만 하다가 첨 들어와보는 롯데 소공점은 입구를 명품 매장으로 도배를 해 두었다.
(아는척 한가지 하자면, 백화점 명문으로 소문나 있는 롯데는 다케시마야 백화점을 그대로 서울에
벤치마킹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미쓰코시를 모델로 했다. 동경 긴자에 있는 대부분의 백화점을
가봤는데, 한국의 백화점과 거의 흡사하다. 당시에는 우연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는데
그 저변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샤넬, 디올, 구찌, 루뷔통...
골빈 여자들이 보면 환장할 이름들이다.
골빈 여자들은 아름답다.
골빈 여자들은 팔다리가 길다.
골빈 여자들은 팔다리를 많이 노출하고 다닌다. 그로인해 골빈 여자들은 섹~쉬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골빈여자를 참 좋아한다.(말은 어떻게들 할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마눌은 절대로 골이 비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알아서들 상상하시길 ㅎㅎㅎ)
넓고넓은 백화점에서 크리스피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물어서 찾아낸 크리스피 매장.
예상대로 손님은 만원이었다.
크리스피 도넛의 가장 큰 특징은 만들어지는 과정을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둔 시설에 있는데,
그것이 고객들에게 재미난 구경꺼리와 믿음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정말로 그랬다.
자전거 체인같은 모양으로 구동되는 캐터필러위로 튀겨진 도넛이 하나씩 올라왔고,
그것을 글래이징해서 완성품이 만들어지고, 따뜻함이 가시지 않은 제품이
손님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언제 만들었는지 알길없는 일반 빵집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내가 주문할 차례가 왔다.
오리지날 글레이즈 두개를 주문했다.(글래이즈란 도넛위에 설탕을 쳐바르는걸 말하는듯 하다)
두개를 주문하니 하나를 맛보라고 준다.
이것도 정감어린 장면이었다. 하나를 사든지 한박스를 사든지 꼭 하나를 덤으로 주었다.
말많은 크리스피의 맛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내력은 한계에 다다랐고, 급한 맘에
한입 베어 물었다.
쑤~욱 하면서 이빨이 다 들어간다.
보기에는 좀 단단하게 보였는데, 공갈빵 버젼으로 부드럽다.
아니, 속이 꽉 차있으니 공갈빵이 아니라 부드러운 카스테라 처럼 정말로 부드러웠다.
마치 현빈이의 허벅지를 글래이징해서 깨무는 느낌이랄까!!!
(이날 이후 집으로 돌아가서 현빈이의 허벅지를 다시 깨물어 봤는데, 정말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달았다. 정말로 하염없이 달면서 크리스피 특유의 향이났다.
맛이 너무 좋아서 구입한걸 전부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던 도넛류보다는 확실히 차원높은 맛이었다.
달기는 무척 단데, 뭐랄까! 질리지 않는 단맛을 선사한다.
아주 달지만, 달아서 속이 느글거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리지날 이외에도 14종류가 더 있었는데, 맛은 둘째치고 데코레이션에 있어서도 확실히
타사보다 한수위의 모습이었다.
가격은 하나에 천원이었는데, 열개를 구입하면 두개를 더 준다.
냉정함만 존재하던 국내 외식업계의 모습과 비교할때, 참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대구로 내려오면서 총 세박스(박스당 12개)를 구입했다. 오리지날 12개와
종류별로 두개씩을 담았다.
계산상 36개이니 36,000원인데, 할인이 적용되서 27,000원 이었다.
혹자는 단맛은 싫어서... 하는 말을 하지만, 인류는 지난 천년이상을 단맛에 길들여져 왔다.
음식의 단맛은 모르지만, 이런류의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없다.
군것질 모르기로 소문난 처가의 어른들이 나의 적두병과 크리스피 공세앞에 맥없이 무너졌다.
대구에서 대박사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매장 오픈 할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곧 들어설 파티에 입점이 예약됐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사실상 대구에서 한물간 향촌동
방향이라는 지리적인 특성을 생각한다면, 대백부근에 개인매장이 생긴다면 승산이 더욱 있어 보인다.
이정도의 매리트 있는 상품이라면, 시장을 양분해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듯...)
총평을 별 다섯개로 하지말고 백점 만점으로 가정한다면, 간식류 부문 97점 이상을 주고싶다.
첫댓글 사진을 올리니 자꾸 액박이 되던데, 사진 잘 나오나여?
엑박나와요~ 글만읽어도 침꼴깍 꼴깍~~ㅋ 초상권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현빈이 사진도 올려주세요 ㅋㅋ^^
개인프랜차이즈는 주지는 않죠...ㅋㅋㅋ기계값만 10억...^^
그렇군요. ㅎㅎ 나름대로 매장에서 세심하게 관찰했는데, 기계값이 정확히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저보고 기억을 떠올려서 만들라고 해도 만들겠더군요. 10억은 조금 거품이 있는 가격같이 보입니다. 물론 반죽해서 도넛 모양까지 만들어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거야 사람이 직접해도 될듯...ㅎㅎ 아무래도 잘나가는 브랜드라 그렇겠죠?
크..크리스피 너무 맛있죠...;ㅅ; 정말 크리스피 먹고 나니까 다른 도너츠는 더이상 도너츠 같이 느껴지지가 않아요..^^ 저도 너무 단건 좋아하지 않는데 한번 먹으면 꼭 두개씩은 먹게 되네요.
도넛 한번 꼭 먹어봐야겠다는 겨심을 해봅니다. 8월에 출장이 있는데..그때 꼭... 그리고 우리 딸래미는 어릴때 미쉐린타이어 라는 별명이........
개인매장은 내주지 않습니다^^;;;
때마침 어제 새언니가 보내준 크리스피가 냉동실에 있어서 글 보고 꺼내 전자렌지에 20초에 돌려 먹은후 얼마전 돌 지난 아들 녀석의 허벅지를 깨물면서 한참을 웃었네요.폭신폭신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전 중독이 되어 항상 냉동실에 두고 먹네요..대구에도 곧 오픈예정이라고 해서 그 날만 기다립니다.아가 건강하게 키우세요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개인매장을 내준다면, 정말로 매리트있는 사업처럼 보이길래 한 말이었습니다^^ 정성껏 사진을 올렸는데도 자꾸만 액박이 나네요. 담에 기회되면 사진 올리죠.
제가 2년전 서울 신촌점에서 맛보았을때...그 이거야...하고...홈페이지를 찾아본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여전히 개인매장은 안주는군요...하긴 롯데리아를 교훈 삼아 잘 하겠죠...
글레이지드만 주문하면 더즌이 8000이구요 섞인거 사면10000인데... 이걸 동시에 구입하면 17000이 되는거죠^^ 님은 거기에 섞은것 1박스를 더 구입하셔서 17000+10000=27000이 된건가 봅니다^^ 친구말로는 글레이즈드가 젤 맛나구요..다른 것은 던킨이 한수 위라고 평하던데요 ^^ 던킨도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 하는 저도 오늘 광복동 매장에서 빨간불들어오는 시간에 가서 하나 더 얻어서 먹어 봤어요 도넛을 단번에 3~4개 먹는다는걸 이해하겠더라구요^^ 대구도 새긴다니 기쁘네요 근데 파티가 어디죠??
잘은 모르겠지만.. 엑슨밀라노에서, 롯데 가는 방향으로 맞은편~ 거기 건물 크게 짓고 있는거 말하는거 같은데요~? 롯데 영플라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도 잘 몰라요..ㅎㅎ
교보문고 앞에 공사중인 건물로 알고있습니다...cgv도 입점하고 이래저래 기대되는 매장입니다.ㅋㅋㅋ
ㅎㅎ 제가 가본 매장이랑 같은데 가셨네요..ㅋㅋ 좁죠~ 자리도 많이 없고.. 근데, 진짜 포장한것만 먹다가, 직접 가서 주는거 바로 먹으니깐~~ 으으~~ 진짜 입에서 다 녹아 없어지는 그 느낌..ㅎㅎ
글 자체가 기행문식이라 잼나긴 합니다.ㅋㅋㅋ 참...벤틀리 플라잉스퍼 쥐색 대구에도 한대 있습니다..
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실례가 안 된다면... 현빈이 허벅지가 보구싶네여~~ ㅋ 넘 이뿔거 같슴다~ 크리스피 도넛은 진짜 입에서 다 녹는다라는 표현이 맞는거 같아요.. ㅋㅋ 촌놈 설 갔다가 신기한 도넛 보고 몇 박스 사서 케이텍쑤 타고 오던거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 대구 오픈이 기다려지네요~~
안그래도 어제 사진올리기를 시도했는데, 그 사진이 사실은 크리스피 도넛 사진이 아니고 현빈이 몸뚱이를 선보이는 사진이었거든요^^ 근데, 두번이나 시도해 봤는데도 자꾸 액박만 나오네요^^ 사진 돌리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가 봅니다 ㅎㅎㅎ
ㅋㅋ 저도 이거 대구에서 하면 대박아이템이라 생각하고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할려고 알아본건 아니고 걍 궁금해서;;)가격이 넘 터무니 없어서;; 게다가 매장 안내준다고 하더라구요;; ㅠ.ㅜ 로또 대박나면 돈좀 밀어넣고 하나 달라고;; 해볼까 싶네요..
제 동생이 서울갔다가 사가지고 와서 저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먹었는데..우앙~정말 환상적입니당~!ㅋㅋ오리지널이 제일 낫더라구요~~근데 속이 참 달아요. 그치만 땡기는..^^;; 또 먹고 싶네요.^^
^^ 크리스피...맛나긴하죠~~~ 그래도 너무 달던걸요~~~ ㅋㅋㅋ
트렌스 지방 덩어리, 정크 푸드로 유명하죠... 다른 나라에서는 매장이 빠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이제 대구에 들어와 붐을 일으키네요... 시내에 돌아다니다 보면 크리스피 도넛 박스 들고 다니는 분들 많더라고요... 맛있어도... 다들 조금만 드시길 바래요...
ㅎㅎ 네 맞는 말씀입니다. 트렌스 지방 덩어리에 정크푸드져. 근데, 문제는 정크푸드를 피해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이겠죠. 엄마의 정성이 담긴~~ 하던 음식은 다 옛말입니다. 엄마의 정성이야 예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재료들은 암만 뭐라고 떠들어도 (신토불이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로...)다국적 기업의 손길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우리가 먹게되는 것이죠. 쌀만 하더라도 토종쌀은 거의 없습니다. 다국적 기업에서 만든 외제쌀을 우리땅에서 키워서 먹는것이죠. 덕분에 다국적 기업에서 만든 비료를 쓰지 않으면 마구마구 죽는답니다. 어쩌겠습니까! 세상이 그렇게 변한걸...ㅎㅎ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회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집이 서울이라~ 한달에 2번이상은 집에 갔다옵니다. (아참~ 저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크리스피필요(?) 하신분은 문자나 연락 주세요~ 집에 갔다오는 길에 구매대행 해 드리겠습니다. 전화번호는 017-569-3941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장사꾼 같네요~^^~ 필요하신분들은 연락주세요~
크리스피도넛은 트랜스지방 없다는데요^^ 트랜스지방이랑 고지방음식이랑 같이 생각하는 오해가 가끔 있긴 하죠^^ 크리스피에선 쇼트닝으로 튀기진 않나 보죸ㅋㅋㅋㅋ
글 솜씨가 너무 좋으세요~^^ 아드님 엉덩이를 베어무는 느낌 ㅎㅎㅎ~ 완전 멋진 표현이네요. 그리고, 전부다 롯데 직영점이라네요. ^^ 대리점은 안 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