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목숨보다 귀하다.
담배(煙)
陸羽茶經好(육우다경호)-육우가 남긴 다경(茶經)도 좋고
劉伶酒頌奇(유령주송기)-유령의 주송(酒頌)도 특이하거니와
淡婆今始出(담파금시출)-담배가 지금 새로 나와서
遷客最相知(천객최상지)-귀양살이하는 자에게 제일이라네.
細吸涵芳烈(세흡함방열)-가만히 빨아들이면 향기가 황홀하고
微噴看裊絲(미분간뇨사)-슬그머니 내뿜으면 실이 되어 간들간들
다산(茶山)시문집(詩文集) 제4권
담배로 시름 덜고
遍告人間愁塞客(편고인간수새객)-인간 세상 시름에 막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願將此藥解憂脹(원장차약해우창)-이 약(담배)을 가져다 걱정스런 창자를 풀리라.
호연재 김씨(浩然齋 金氏)
위의 두 번째 “담배로 시름 덜고”의 시(詩)를 쓴 호연재 (浩然齋1681~1722)는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이다.
경북 안동 사람으로 19세에 대전 회덕(懷德)의 명문 동춘당(同春堂) 송준길의 증손인 소대헌 송요화와 혼인하여 42세에 세상을 떠났다.
회덕(懷德)에 동춘당 공원에 문화재인 고택(古宅)이 잘 정리 되어있다.
호연재 김씨(浩然齋 金氏)는 300년 전의 “여자 선비(女士)”라는 이름을 들을 정도의 여류시인이며 신사임당(申師任堂)이나 허난설헌(許蘭雪軒)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시인이다.
호연재 (浩然齋)는 당시로서는 개화된 여성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약 200여편의 주옥같은 시가 전하여 지고 있다.
“남편이 나를 저버리더라도 구태여 매달리지 않겠다”는 말은 유명하다.
이런 호방한 여성도 사회분위기상 규중(閨中)여자의 제약된 생활에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못하는 아쉬움을 담배에 의지하면서 위안을 삼았다고 그의 시(詩)를 통하여 술회(述懷)하고 있다.
호연재 (浩然齋)가 비록 명문가의 며느리 였지만 허난설헌(許蘭雪軒) 시인처럼 지성인(知性人)으로서 여성이 받는 제약에 몸부림치며 담배에 의지하였다고 한다.
그의 여자로서의 짧은 인생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는 호연재 (浩然齋)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에서 잘 말해주고 있다.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
月沈千山靜(월침천산정)-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泉暎數星澄(천영수성징)-샘에 비낀 별빛 맑은 밤
竹葉風煙拂(죽엽풍연불)-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
梅花雨露凝(매화우로응)-비이슬 매화에 엉긴다.
生涯三尺劍(생애삼척검)-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
心事一懸燈(심사일현등)-마음은 한 점 등불이어라
調帳年光暮(조장연광모)-서러워라 한해는 또 저물거늘
衰毛歲又增(쇠모세우증)-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호연재(浩然齋)
조선역사속에서 애연가(愛煙家)로 널리 알려진 계곡(谿谷) 장유(張維·1587~1638)는 “담배의 효능을 칭송한다(稱頌南草之效能)”는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장유는 남초(南草·담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배고플 때는 배부르게 하고, 배부를 때는 배고프게 하며, 추울 때는 따뜻하게 하고, 더울 때는 시원하게 한다”고 말하였다.
그는 또 담배가 앞으로 중국의 차(茶)처럼 세상에서 쓰일 것이다(南草之用於世殆將如中國之茶)라고 담배의 미래를 예언했다.
도곡(陶谷) 이의현(李宜顯·1669~1745)도 숙종(1720)때 청나라에 다녀와 쓴 경자연행잡지(庚子燕行雜識)라는 기행문에서 청나라 사람들은 “담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어서 손님을 대접할 때 차와 함께 내놓는다. 그런 이유로 담배를
연다(煙茶담배차)’라고 하였다 한다.
역사 속에서 담배가 이렇게 유행하게 된 것은 담배를 약(藥)이나 건강식품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문신 이유원은 임하필기(林下筆記)라는 책에서 “남쪽 오랑캐 나라(南蠻國)에 담파고(淡婆姑)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담질(痰疾)을 앓다가 남령초(南靈草담배)를 먹고 낫자 그 여자의 이름을 따서 “남초(南草)”라고 지었다”고 말하고 있다.
tobacco의 음역(音譯)으로 추측되는 담파고가 담파고(淡婆姑)라는 여인 이름이 되었다가 담(痰)을 제거한다는 담파고(痰破姑)로 변한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사랑을 받던 담배가 지금은 각종질병 특히 암(癌)의 주범이라는 흉악범(凶惡犯)의 피의자(被疑者) 신분이 되었다.
10년전만 해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담배는 멋있는 소품으로 사용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버스 정류장이나 길가다가 담배 연기 냄새가 정말 괴롭고 담배피우는 사람이 “마약환자”처럼 달리 보인다.
간접 담배연기가 직접 피우는 사람 이상으로 암(癌)을 발생시킨다고 의학계는 말하고 있다.
세상이 변하여 지금은 목숨을 해치는 악마로 변한 것이다.
3월 1일부터 서울시내 중앙차로 버스정류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가 10만원이라고 보도되었다.
그런데 큰 문제는 “담배 끊기가 죽기보다 더 어렵다”는 애연가들의 호소다.
“목숨이 제일 귀하다”는 것은 옛말이요 거짓말이다.
제일 귀한 것은 담배
둘째 귀한 것이 돈
셋째가 “생명”이다.
“죽지 않을 것이다”라는 독(毒)한 마음으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지금 필자의 친구 한사람이 술만 먹으면 담배를 한대 피우고 몇일만에 한번씩 피우는 담배로 인해 "혈액암"에 걸려 큰 곤경에 처해 있다.
평소에 "한대쯤이야" 하던 사람이었다.
내죽고 남 죽이지 말라 !
이제는 담배피우는 사람과 친구도 될수가 없다.
이 시대에는 담배 안 피우고 혈압정상이고 당뇨없는것도 큰 지혜이다.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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