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드컵축구 중계를 보느라 밤잠을 설치시는 분들이 많다죠?
낮 시간에도 녹화방송을 하겠지만, 직장인이나 학생들이야 그 시간에 T.V.를 한가로이 볼 수 없을뿐더러
아무래도 운동경기는 실시간으로 보는 게 스릴도 있고 박진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경기결과를 미리 알고 녹화된 경기 보는 건 별로 재미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우리시간으로 밤10시에 하는 시합은 반드시 생방송으로 봅니다.
다른 나라 경기지만, 매일 그 시간에 보는 재미가 좋아요.
다음날 1시와 4시 경기는 근무 때문에 못 볼 때가 많지만...
그래도, 중요한 경기는 1시 넘어서도 볼 때 있어요.
지난 번 “프랑스 : 스위스” 경기는 우리와 같은 G조이다 보니 밤잠 못자며 보았죠.
어차피 제가 1시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때가 많으니, 가끔 그러는 건 부담 별로 안 되어요.
저 뿐만 아니라, 저희 식구들은 야행성 “올빼미”체질인가 봐요.
물론, 경기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다음날 근무에 지장이 생기게 하면 안 될 겁니다.
님들도 각자가 잘 알아서 하실 테지만...
요즘 월드컵 기간에 야식(夜食)시장이 호황이라 해요.
축구경기를 보면서 통닭이든 피자든 맛있는 음료수와 먹거리를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저 같은 주당파 술꾼들에게야 생맥주든, 쐬주든, 막걸리든, 양주든... 그저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는 주류(酒類)로 전신소독 하는 게 좋다지만요.
그렇지만, 기분 좋아라고 마시는 술로 실수하는 일은 없어야겠죠.
자, 그럼 오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저는 지난 주일(11일) 낮에 “2006 핑크리본 대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무사히 10km를
완주하였어요.
다 아시다시피, 정규 마라톤코스는 길이가 42.195km입니다.
4km가 10리이니, 장장 100리가 넘는 먼 거리죠.
그런데, 풀코스 거리를 달리는 게 훈련 않은 보통의 아마츄어들에게는 무리이기에,
그 절반인 하프(21.0975km)나, 10km, 5km를 달리는 마라톤대회가 많아요.
저는 지금까지 하프 1번, 10km 8번 완주했어요.
이 날 대회는 유방암 환자분들을 위하는 좋은 뜻에서 열리는 대회로 5km와 10km
두 종목으로만 열렸어요.
저는 그중에 긴 거리인 10km에 참가한 거였구요.
엔트리넘버는 사진에서 보신 분들이 많겠지만, 1529번.
뱃살 나온 40대 후반에 그래도 젊은 친구들과 같이 뛰려고 하니, 용기가 가상하죠? (헤헤헤)
그 전날 비가 많이 와서 습기가 많은 데다, 아침부터 햇살이 강하고 바람이 불어 달리기에
부담스럽다 했지만,
저 같이 그저 달리기를 즐기는 한량(?)에게야 별문제 아니었죠.
그저 제 페이스대로 질주하면 충분한 거였으니까요.
이 얘기는 몇일전 마라톤대회 후기담에서 충분히 말씀드렸으니... 이하 생략.
마라톤대회를 마치고,
대전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세워둔 제 차를 끌고 집에 가서 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는 걸어서 8분 거리인 성당으로 바로 갔어요.
그날 주일미사 참례하고는 충남 공주시에 소재한 황새바위로 대건회 성지순례를 가기로 했어서였죠.
우선 황새바위와 관련한 소개부터 해야죠.
인터넷에서 확인한 자료를 토대로 말씀드립니다.
공주는 한국 천주교 순교사 시초부터 끝까지 장엄한 신앙 고백의 피를 이어받은 곳입니다.
공주에는 일찍부터 충청도를 관할하는 관찰사와 공주 감영이 있었죠.
충청도 각 지역에서 잡혀 온 천주교인들은 공주 감영으로 이송돼 배교를 강요당하고 이를 거부할 때에는 여지없이 사형에 처해졌답니다.
공주에서 처형된 순교자들의 출신지를 보면 홍주, 예산, 해미, 덕산, 신창, 홍산, 연산, 청양, 보령, 진잠, 유구, 직산, 천안, 공주, 비인, 면천 등 충남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충북의 청주, 진천, 연풍, 옥천, 전라도의 전주, 광주, 경기도의 죽산, 포천 그리고 한양 출신의 유배 신자들 등 매우 다양했다죠.
충청도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붙잡힌 교우들이 공주 감영으로 이송돼 왔고 이들은 배교를 거부함으로써 바로 이곳 '황새 바위'라고 불리는 자리에서 처형됐다 해요.
공주 들머리 언덕에 위치한 이곳은 바위 위에 소나무가 밑으로 늘어져 있고 황새가 서식했다 해서 '황새 바위'로 불린다는데, 달리 '항쇄 바위' 또는 '황쇄 바위'라고도 합니다.
이곳의 바위가 마치 죄수들의 목에 씌우는 칼인 '항쇄'의 모양과 흡사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칼을 쓴 죄인들이 이 언덕 바위 앞으로 끌려 나와 처형당했기에 '항쇄 바위'라 했다는 설이 있답니다.
또 '황쇄'에서 '쇄'가 옛말로서 '새'와 같다고 풀이해 '황쇄 바위'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네요.
하지만 1955년에 발행된 공주 천주교회 연혁에 보면 분명히 '황새 바위'라고 명시하고 있어 지금은 '황새 바위'로 통일해 부르고 있습니다.
공주 황새 바위에서 순교한 교우들 중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들만 해도 무려 248명에 이릅니다.
성지내 경당에 그분들 성함이 있더라구요.
이중 가장 널리 알려진 순교자로는 병인박해 때 공주 감영에서 문초를 받으면서 관장이 살을 물어뜯어 신앙을 증거하라고 명하자 주저 없이 제 살을 물어뜯음으로써 배교하지 않고 신앙을 증거한 손자선(토마스) 성인과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내포 지방의 사도' 이존창이 있지요.
이 황새바위는 조선시대 중기 박해시대에 많은 우리나라 가톨릭 선조들이 신앙을 지키며 순교한 곳 중의 하나인데,
특히, 충남지역은 서산 해미성지, 공주 황새바위 등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순교 성지가 있는 고장이죠.
죽음도 불사하며 자신의 신앙을 꿋꿋이 주장하다 숨진 성인도 많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간 이름조차 못 남긴 분들도 많은 우리나라입니다.
전 세계에 여러 나라가 있지만,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가톨릭신앙을 받아들이고 전파한 축복 많이 받은 유일한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물론, 그 당시는 조선시대”이죠.
그때는 “사교(邪敎)”라고 배척당하고, 박해를 많이 받았어요.
아무래도 유교 전통을 중시하는 그 시대상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였는데...
말 한마디만 바꾸면 목숨을 부지하고 살 수 있는 데도, 기쁘게 형리의 칼을 받고 숨져간
우리 신앙의 선지자들을 생각하며 더욱 강한 믿음으로 착하게 열심히 살아야 겠어요.
저는 그날 본당 대건회 일원으로 임재룡사도요한 회장님과 회원님들과 황새바위로 갔어요.
저는 부회장에다, 그날도 찍사(=사진사) 역할을 해야 했으니 마라톤 대회 참가한 직후였어도 빠질 수가 없었죠.
도미니코 형제님의 넉넉한 12인승차 한대로 가니 편리했죠.
공주시에 들어서서 어느 칼국수 집에서 수육과 칼국수를 먹었어요.
물론, 가볍게 쐬주 한잔은 필수였구요. (ㅎㅎㅎ)
그렇지만, 명색이 성지순례 길인데, 여느 주당들처럼 냄새 풍길 정도로 많이 마시진
않았어요.
그저 반주로 약간...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는 데, 그때가 마침 점심시간이었거든요.
공주칼국수가 그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이죠.
울 님들도 충남 공주 가실 일 있으면, “공주칼국수” 함 맛보세요.
저와 함께라면, 제가 한턱 쏘겠는데... (하하하)
“점심(點心)”이란 말처럼 “마음에 점을 찍어” 끼니를 때운 우리 일행은
바로 다시 출발해 성지순례 장소인 황새바위 입구에 도착했죠.
백제시대 궁터였다는 공산성에서 가까운 곳이라 금방이었어요.
저는 처음 가는 그곳이었지만, 우리마음을 경건하게 만드는 아담한 성지였어요.
입구에서 안내를 받고 먼저 “십자가의 길”을 하였어요.
우리 신자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십자가의 길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기도 시간입니다.
14처를 돌아보며,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이죠.
약 2000년전 이 세상에 육신을 가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와서
인류구원과 사랑을 가르치시고, 죄를 보속하며 돌아가셨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
저는 일행들과 함께 주님의 수난을 되새기며 기도했어요.
다른 성당에서 오신 형제자매님들도 여러분 계시던데, 반가웠어요.
덕분에 제 디카를 어느 형제님께 드려서, 찍사인 저도 멋진 사진에 같이 찍힐 수 있었죠.
다른 분 사진은 많이 찍어도 정작 제 사진을 찍히긴 어렵거든요.
이런 걸 “찍사의 비애”라 할까요?
이 날 사진은 제 본당(만년동성당) 홈페이지에 가시면, 실컷 보실 수 있어요.
이걸로 본당사이트를 홍보하는 “저”라니...
십자가의 길을 마치고는, 순교탑과 경당이 있는 잔디밭에 편히 앉아 6월중 대건회 정례회의를 하였죠.
회장님이 준비하고 주재하시니 부회장인 저는 편했어요. (ㅎㅎㅎ)
본당 안에서 월례회의를 하다가 야외인 성지의 잔디밭에서 회의하니 기분이 좋고 색달랐는데, 자주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하였죠.
회의를 마치고는 경당 내부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어요.
성지 안내판을 보면서, 박해시대에 수없이 숨져간 신앙의 선지자 조상님들을 위해 기도
드렸어요.
이 세상에서는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이지만, 천국에서는 주님의 평안으로 영생하시며,
우리 후손들을 위해 전구(轉求)해 주시길~!
저는 그날 저녁 5시쯤에 성지순례를 뜻깊은 시간으로 잘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왔어요.
바로 일행 모두가 성당 신축 예정지에 가서 정리 작업을 하였죠.
지금은 상가건물 3층에서 셋방살이 하는 제 본당인데,
머지않아 멋진 성전을 건축하여 주님께 봉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못하는 삽질에 노동일(?)이지만 함께 하였죠.
형제님들과 함께하니, 일이 즐겁고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 되었어요.
그러고는 수고하신 님들과 즐거운 단합의 시간을 갖고 집에 갔지요.
그날 새벽에 일어나 마라톤과 성지순례에 참가하느라 바쁜 몸이었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이고 행복했어요.
아녜스도 마라톤 완주하고, 성지순례로 뜻깊은 시간 보낸 데다, 뽀송뽀송하게 집에 들어오니 반가워 하던데...
제가 술 많이 먹고 올 걸로 예상했었던건가...? (하하하)
오늘은 6월15일입니다.
벌써 이달도 전반전이 끝나네요.
축구 경기에 전반전 후반전이 있듯이, 6월의 전반전이 부실했던 분들도
후반전에는 더 힘내시길...
태극전사들이 19일, 24일, 경기도 잘 이기고, 16강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데,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해야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샬롬~!!!
첫댓글 님도 남은 오늘 행복한 하루.........되샤요~
용화님의 하루일과가 눈에 선한듯한 글 잘보구 갑니다..남은 시간도 건강하시구요~
아따 질당~~ 조은 하루 즐건 하루 되셨네욤~~~ㅎㅎ
네, 님들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주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