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월 성지순례(聖地巡禮) 구룡포 - 포란산 진불사(辰佛寺)

[해심]

포항 중흥리의 진불사 가는 길은 순탄하지가 않았다.

길이 너무 좁고 험했다.

그래서 스님을 만나자마자 길이 왜 이러냐고 했더니

곧 보수공사를 해주겠다고 이야기 한단다.

여기도 해봉사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나왔다.

‘장기목장성’

군마를 길러 중앙으로 올려 보낸 곳이란다.

허약한 말은 죽였는데 그 핏물이 흘러내린다하여 ‘피곶’이라고 불렸단다.

암튼 신라시대 때 이름 모를 절이 이 근처 있긴 있었고

고려 때 산사태로 그만 폐사되었다고 한다.

그 뒤 이곳에 명화 보살이 절을 만들게 된다.

꿈에 별이 밝게 비추는 것을 보고 절 이름을 진불사(辰佛寺)라고 했다.

1945년부터는 그의 아드님 운제스님이 맡아 절을 관리하시다

지금은 또 그의 아들인 달해스님이 맡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진불사에 오래전에 가본 사람은 절다운 면모를 갖추지 않아

많은 웃음꺼리가 되던 절이었다.

대웅전과 삼성각 그리고 산신각은 모두 현판이 없었다.

산신각은 현판 자리에 산신각의 단청을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놓았고, 칠성각에는 아예 아무런 현판을 달지 않았다.

그냥 돌이 법당에 있었다.

돌에 보관만 새겼는데 가운데 ‘화불’이 선명하게 보인다.

관음보살이다.

‘불석돌’이라고 부르는 미륵석과 관음석이 있다.

모두 경내 땅속에서 출토된 것인데 그냥 자연석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자연석에 도금을 해서 대웅전 한쪽에 따로 모셨다.

그래서 진불사 대웅전에는 돌 아닌 돌이 많다.

금칠한 돌을 법당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절이 조금은 별나 보인 것이다.

산신각엔 까만 호랑이가 있었고 대웅전 앞면 외벽에 커다란 별 그림도 있었다.

진불사가 별을 보고 만든 절이라고 해서 그렇게 붙여 놓은 것이다.

이번에 방문했을 땐 다 바뀌었다.

돌도 없어졌다.

법당 안에 많은 재미난 불화도 다 사라져버렸다.

깨끗하게 이제 일반 법당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달해스님께서 법문을 하시면서 웃으시는 모습에

참 다정다감하신 분이다는 것을 느껴본다.

이상한 보관을 쓴 보살상과 대웅전 위에 새 한 마리가

청기와에 있는 것이 참 괴이했지만 이 절만의 특징이라고 보고 싶다.

“청기와는 왜 하셨어요?”

“아 그냥 내가 칠했어. 예쁘잖아요.”

그리고 스님은 파안대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