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아는 후배가 백수로 지낼때 전라도 광주에 내려가서 둘러본 맛집들에 대한 소개이다...
인상적인 글에 군침 도는 설명이 아주 백미인데, 지금 강원빈이가 출장으로 광주에 있다고 하니 글을 퍼봤다.
몇군데 구미 당기는 곳에 가본뒤 후기를 남겨주라.
다음주 아무래두 주말에 가볼 기회가 생길듯하다.
여러가지 일로 한달 가량 전라도 광주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서 무료한 생활을 지내는것 아니냐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간 이곳에서 시간 날때마다 들러본 기억에 남는 집들을 소개 한다.
다원각
동네 골목에 자리잡기엔 아까운 중국요리집
짜장면,사천짜장면,탕수육,깐풍육,라조육,짬뽕, 빙수콩국수, 잡채밥,쟁반짜장, 양장피 퉁딘이(이넘의 후배) 집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종종 애용했는데, 요리를 맛볼때마다,"햐~ 이집 음식 정말 잘한다"를 연발.
열구 숯불갈비
돼지갈비를 주방에서 초벌로 구워온다음, 식당에서 자체 개발,개조?한 석쇠에 다시 구움, 부드러운 갈비살을 먹고 있으면 어느새 소주한병 뚝딱!
똥개랑 개똥이집
이름 그대로 "멍멍이"요리집
개운한 국물과 푸짐한 양 그에 비해 저렴한 가격.
닭익는 마을 (광주 상무점)
전국 여러곳의 체인점에서 느끼지 못한 깔끔한 맛을 느낌.
주인 아저씨말에 따르면 양념비율과 재료가 체인본부의 것은 잘못 되었다는 주장.
낙지요리집
이지역에서 굉장히 오랜전통을 지닌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낙지 요리보다 밑반찬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음.
산토리니
여기는 그냥 맥주집이다. 인테리어에만 신경쓴집. 별볼일 없지만 생맥주 한잔 하기는 좋다.
토담집
4천원에 진수성찬을 느껴보려면 이곳으로 가자.
생선요리 2가지와 푸짐한 계절반찬이 나오는곳.
그야말로 상다리가 휠정도로 반찬이 나옴과 동시에 밥 한그릇 더 올려놓고 가는 푸근함이 정겹다.
알찜요리집
물론 냉동수입하는 생선알을쓰기는 하지만, 그 양념과 맛이 일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곳의 음식맛에 익숙해진 상태라면 그다지 특이한 맛을 못느낀다.
그러나 서울의 맛난집을 그리워한다면 기억에 남을만한 맛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어머니의 고등어
약 40여평의 그리 크지 않은 식당.
그러나 그 식당의 현관에 자랑스럽게 걸려있는 "전국 체인점 모집"이라는 현수막에서 그집의 맛을 짐작케 한다.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려면 점심시간은 피해서 가야한다.
그만큼 손님이 많아서 먹고 난뒤 금방 일어나야할듯한 분위기.
고등어찜,김치주물럭,고등어구이 맛난 음식으로 모두 추천할만하다.
그러나 이집의 음식을 모두 맛보려면 고등어찜은 가장 나중에 먹을것을 권한다.
왜냐구? 다른메뉴도 훌륭하지만 찜을 먹고 난뒤에는 다른것을 주문하고 싶지 않게 되기 때문에 그렇다.
화정식당
떡갈비집이다. 원래 떡갈비는 담양을 알아주지만 기회가 없어 가보진 못하고, 광주 광산구청 앞에 자리잡은 이집을 소개 하겠다.
신선한 갈비살을 양념해서 갓구워낸 떡갈비의 맛도 일품이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구수한 시골풍의 아주머니께서 가져다 주시는 갈비탕이 그만이다.
이곳에 처음온사람이라면, 그 갈비탕에는 손을 대기가 두려울것이다.
왜냐, 그 갈비탕의 양과 갈비살이 풍성히 붙어있는 통갈비를 보고는 주문하지 않은 음식을 가져다 준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설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걱정 말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담백개운한 갈비탕으로 먼저 속을 다스리자.
그 푸짐한 양이 모자라거나 국물이 식었다면 과감하게 "아줌마 국 더주세요~!!"을 외치며 이방인의 낯설음을 떨쳐보라.
이곳 현지 사람들도 "어 여기 화정식당이야"하며 전화통화를 하는것 보니 유명한 집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전국 각지의 차량들로 주차장이 항상 붐비지만, 주인아저씨는 느긋하게 먹고 가라는 여유로움도 선사해 주신다.
이정도로 필자가 알아낸 맛집을 소개해보았다.
그러나..뭔지모를 호기심이 자극되지 않는가?
그렇다.이곳들은 친구의 개코와 필자의 경험으로 '저곳은 맛나겠다'라는 짐작하에 알아낸 맛집들이다.
우연하게 혹은 지나가다 간판을 보고 찾아간 곳이지만 만족한 집들이란 말이다.
그러면 이곳의 음식에 익숙해진 현지 미식가들은 어떤집을 찾아갈까?
맛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필자의 버릇들, 다들 알고 있지 않는가!
다행스럽게 나는 이곳 현지인의 도움으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명가은(茗可隱)
찻집이다. 찻집이름에서 알다시피 독특한 서체의 간판을 접하는 순간 차(茶)한모금의(茗) 여유에서 여유로운 삶의 옳음을(可) 숨기고 싶어하는(隱) 주인의 심정이 잘 나타나도록 꾸며졌다.
아니, 20여년 동안 우리 전통가옥을 조금씩 손 보았다고 하니, 꾸며 졌다는 말은 무색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담양지역의 대나무밭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인근의 <소쇄원>을 거쳐 이곳의 차향기를 맡는 순간 당신은 절로 사색에 담기고, 곧 평온함을 지닌 자신을 느끼게 될것이다.
각각의 찻상마다 보자기로 덮여있는 서로다른 기법으로 제작한 도자기들, 내부를 둘러보면 꾸준히 수집했을 듯한 전통가구와 민예소품들, 그와 어울리는 잔잔한 가야금 선율들, 곱게 한복을 차려입어 고전미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안주인어른, 넓은 통유리로 보이는 절제된 분위기의 정원수와 조그마한 연못은 자연과의 조화를 꿈꾸던 옛선조들의 기풍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좋다.
필자가 가이드에게 절로 진지한 개인적인 소재를 담소의 주제로 꺼내게 된것을 회상해볼때, 이곳은 작업의 명소로도 추천할만 하다.
또한, 부부의 정을 더욱 깊게하는 대화가 필요할때에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찻값을 계산하는 그흔한 카운터도 없이 옛 선조들이 엽전을 담아두던 전궤(돈통)위에 거스름돈을 올려놓고 손님 양심에 맡기는 차값 지불 방식도 참으로 인상적이다.(이곳에 대한 더욱 자세한 소개는 나중에 따로 올리겠다.)
화판마을
순창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이곳의 맛자랑은 너무나 유명한 장맛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많이 있는 고추장,된장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 아니다.
광주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담양으로 접어들어 길게 뻗은 나무길을 거쳐나가는 기분도 일품이지만, 다소 먼거리를 메기 매운탕 한그릇 먹으러 가야하는 수고스러움에 대한 불만은 이마을입구에 자리잡은 그야말로 간판도 없는 - 이곳이 식당임을 알게 해주는 표시는 빨간 바탕에 검은글씨의 "메기"라고 쓴 깃발이 전부이다 - 이식당에 들어가기 직전 순간 길입구부터 번호표를 들고 대기하는 차량들을 보는 순간 사라질 것이다.
50여대는 충분히 들어설 주차장이 꽉메울 규모라면 내부시설이 으리으리한 집인가?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시골 노인잔치 같이 길게 늘어선 평상에 양은밥상, 메뉴는 단일 품목,메기매운탕.그런데 이렇게 많은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음식을 보는순간 약간의 실망감이 느끼기도한다. 온갖야채와 수제비로 보기좋게 꾸며진 음식들만 접해본 필자의 그러한 실망감은 뚝배기에 메기+시레기+국물 이 세가지만 달랑 들어있는 국물을 한모금 떠 먹어보는 순간, 자연스런 "기막히군"이란 말소리와 함께 절로 숨어들어간다.
왜 그 미스터 초밥왕을 볼때 심사위원들이 이상한 말로 맛을 표현하는 대목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표현을 따라해보자면, "깊은 강물 위에 파랗게 비추어진 맑은 하늘속의 구름"같다고나 할까?
이곳을 찾기 전날, 과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낮술 한잔을 하게됐다.
여러분들 중에 이곳을 찾게될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꼭 찾아가 보시길...
가이드의 설명을 곁들이자면, 위의 두곳은 해떨어지면 영업 안하는 집이라고들 하니 반드시 낮시간에 찾아가야 할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집들은 오리요리집이다.
먼저 두집은 같은 오리라는 재료로 극단의 서로 다른 맛을 보여주는 집인데, 두군데 모두 가족단위의 손님들로 성업중인 곳이다.
매월농원
여기는 오리 로스구이를 전문으로 하는곳이다.
오리 생고기는 아무래로 역겨운 맛이 날듯도 한데, 잘손질해서 내온 생고기를 그냥 숯불에 구워먹는 단순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역겨운 냄새도 나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맛난다.
연기때문에 고생하지 말라는 주인의 배려인지, 식사도중 지붕이 자동으로 개폐되는 장면을 구경하는것도 재미있다.
여기도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전원의 모습이 술맛을 땡기게 한다.
무료로 제공하는 죽한그릇까지 먹고 나면 기분 좋아진다.
상무정
위의 매원농원과는 전혀 다른 오리 요리를 제공하는 집이다.
여기는 오리를 가지고 삶고,기름에 튀기고 훈제를 하는지, 요리법은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만난 음식을 제공한다.
겉모습은 갈비집같은 분위기 이지만,차려나오는 음식은 이국적이다.
특히 "오리바켓"이라는 요리가 나올때는 주방장이 일류호텔의 주방장이 아닌가 싶을정도이다.
아이들도 오리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을듯한, 달콤하고 깔끔한 맛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군침이 돈다.
훈제된 오리고기에 곁들여 나오는 보쌈 김치도 일미.
맺음말 -
비록 처음에 이지역을 찾게된 계기는 개인적으로 꾸리꾸리한 이유였지만,
이곳에서 무위도식하며 색다른 경험으로 소일을 하다보니 ,점점 이곳이 좋아진다.
바쁘게사는 주변의 여러 친구들 잠시은 기차타고 서울을 떠나,
한번 이런곳에 가보기를 권장한다.
특히, 필자처럼 맛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친구들에겐 적극 권장할 만한 지역이다.
Special Thanks
The O' classic
하얏트의 제이제이, 경주현대의 클럽 하바나, 이 두곳을 조화 시킨듯 하다.
오픈한지 얼마 안된 집처럼 항상 깔끔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에 좋다.
아무리 좋은 분위기라도 주머니에 부담을 느낀다면 칭찬해줄 필요가 없지만, 무료로 제공하는 스낵류를 곁들여서 가볍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얼음이 비었거나 음료,스낵류가 떨어 질때면 귀신같이 리필해주는 바텐의 프로정신에 감동 하지 않을수 없다.
편안한 분위기에 부담없이 한잔 즐기기에 아주 적당한곳.
이곳에서 현지 맛집정보를 제공해준 여러 친구들을 만날수 있었기에 필자에게는 더욱 기억에 남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