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사람(들)1 ------------------------------------------------------
이동근/문숭리
지난 10월 초순경 산과 사람(들)이라는 글을 통해서 필부가 아래 항공사진에 나와 있는 필명이자 실제 행정명 마을인 필부의 본가에서 제초제 살포를 하면서 지천명을 넘기면서 처음으로 품삯을 받고 산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대략 10만평이 상회하는 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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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현재의 산주(山主, 산 주인)이 장기적인 계획하에 산 전체를 옻나무와 호두나무를 심고 있는 중이다. 이미 앞서 설명했듯이 실제 소유만 필부네 것이 아니지 이 산과 더불어 필부의 본가와는 인연이 깊은 지라 다른 사람의 소유일지라도 필부네 산처럼 정이 담겨져 있는 산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도 했었다.
필부도 가을걷이가 끝나기가 무섭게 큰 형님과 함께 이 산에 나무심는 일에 동참을 했다. 필부의 큰 형님이 수십년간 관리해 오고 있었던 지라 언제나 산주인이 바뀌어도 실질적인 산 관리나 계획은 큰 형님이 주도했고, 또한 다른 사람이 구입할 시에도 큰 형님이 징검다리가 되었고 역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산 주인들은 큰 형님에게 산 관리에 자문내지는 도움을 아니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산 주인은 재테크 목적이 다른 전 산주인들과는 다소 민친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산을 단지 투자목적만이 아니 이용계획하에 손주에게 30년 후에 관리를 넘겨줄 생각으로 재테크를 위한 나무를 심고 있는 중이다.
옻나무를 2년 계획으로 10만주를 심을 예정인데 5만주가 들어와 있고 금년 가을에 3만주 가량 식수를 했다. 호두나무는 5000주 계획에 2000여주 심었다.
필자도 대략 20여일 정도 나무심기에 동참을 했나보다. 나무심는 일은 일당이 용역으로 말하자면 남자 최저 잡부 임금에 해당하는 8만원 선이다. 전지가위를 가지고 나무 선별을 하는 조경사는 일당이 13만원 정도, 그리고 어린 묘를 가식할때 여자 용역은 일당이 4만 5천원 정도이다.
아침 7시에 시작을 해서 오후 5시 30분에 일을 마친다. 아침 7시 정각에 일을 시작하니까 대략 집에서 6시에 일어나 10분 거리 상관이지만 6시 40분 정도면 현지에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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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트고 있는 곳이 충주 시내에서 수안보 방향에 위치한 월악산 입니다. 필부 본가에서도 월악산이 눈에 들어오는 지는 이번 산일을 하면서 처음 알았답니다. 새로운 사실에 휴대폰으로 담아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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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막노동의 묘미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녹이고 담배 한대 물어 피우는 것인데 필부는 그냥 불 쬐이는 낭만이 전부입니다. ㅎㅎㅎ. 맨 우측이 필부의 큰 형님인데 제 인생에 여생을 걸고 완성할 농민소설의 주인공 배역이 될 존재옵시다. 큰형님의 실제 인생이 아니라 그의 삶을 통하여 농민이 다시 태어나는 주인공으로 선택을 받은 것이랍니다. 농민이 이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애절함을 담는 모델인 만큼 그의 실명을 실제 소설속의 실명으로 남겨주고자 합니다.)
대략 옻나무는 2m 좌우 간격을 두고 심고(즉 1평당 1주 식수를 하는 셈이다.) 옻나무 두 줄 사이로 호두나무를 심는데 경사가 완만한 곳에만 심고 대다수 옻나무를 심는 중이다.
3년 정도면 옻닭집에서 쓰이는 식용으로 절단을 하여 팔 수 있고 공업용으로 쓰이는 옻진은 5년 정도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단다.
수확기에 접어든 옻나무 5주에서 1년에 옻진을 1Kg 정도 수확이 되는가 싶은데 판매가격이 1kg당
100만원 선이고... 옻진을 수거하는 품삯이 1kg에 12만원 전후란다.(2010. 현재) ...10만주를 다 심었을때 5년 전후 수확 전성기에 접어들면 1년에 8억 수익을 내다보고 옻나무 심기에 혈안이 되어있다고나 할까? 모름지나 내년 봄을 전후로 한 달은 옻나무 심기에 또 일을 하러 다닐 것이다.
한 사람이 하루에 심을 수 있는 것이 250주 정도인데 이 일을 하면서 용역을 나오는 일당 삯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략 150주 전후로 하루 해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빨리해도 하루, 천천히 해도 일당이 하루 해 길이에 준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그야 말로 눈치것 적당히 일을 하면 되는 것이란다.(하루 하루 날품을 파는 사람들의 신조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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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묘목은 1~2년 이식을 했다가 아래 사진 처럼 묘목이 되면 다시 산으로 옮겨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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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직전에 묘목인데 어린 묘목이 1~2년 자라야 이 정도가 된다. 이 보다 더 큰 묘목도 있는데
한 주당 대략 200~300원 전후에 구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호두나무는 이 보다 10배 정도 묘목값이 상회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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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완만한 곳은 포크레인으로 구덩이를 파서 심기가 좋은데 경사가 심한 곳은 직접 삽이나 곡갱이로 파야한다. 식수하는 단순한 노동이지만 산에는 여러 가시나무 종류가 많아 용역 구하기가 쉽지 않고 외지에서 들어오는 용역은 하루만 일을 하면 다시 오지 않고... 옻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서로 안 오려고 해서 필부와 마을 형님, 큰 형님과 장기 고용 일꾼이 주역이고...여타 용역을 나온 사람들은 하루 지나가는 나그네가 일쑤다. 필부가 용역 사무실에 사람들 데리러 오고 갔었는데
그 일도 몇 일에 불과했다. 일을 하러 온다는 사람들이 없었음으로...내년 봄에는 농사철과 겹치는데 용역이 잘 구해 지려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필부는 아직 현장 용역에 익숙하지 않아서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미운 오리새끼랍니다. ㅎㅎㅎ
이 글을 쓰면서 필부는 지금도 매년 신년초가 되면 읽어보곤 하는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 김경온 역, 두레, 2005)이 연상되었다.
현재 산주인은 분명 궁극적인 차원에서는 그 책에 나오는 엘자르 구피에 같은 심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마 잘 모르지만 그 책 속의 주인공 양치기와 대동소이할 것 같다.
투박하면서 단순한 성격에 근면성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현 산주인은 오늘날 100억대의 재산을 축척하면서 정말 금전에 관한 관리능력내지는 철학은 송곳으로 살을 찔러도 피 한방을 나올것 같지 않은 수전노(돈을 지키는 노예)같은 신념의 사람이 아닐까 한다. 필부보다 2살 연상인데 배움의 길은 걷지 못했지만 재산증식의 가도를 말을 타고 달리는 천부적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 이 나이에 자신의 꿈을 한번 펼쳐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왕이면 더 큰 부자가 되어보고 싶은 것일까?
아니란다. 아들이 없어 친손은 아니지만 딸이 낳은 외손을 통하여 후대에는 그 손주가 재벌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듯 싶었다.
이 산일을 하면서 더 마음이 아팠던 일이 있었다.
마치 현대판 바흠(톨스토이 단편, 사람은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 에 나오는 땅을 너무 많이 가지고 싶은 마음에 그 땅을 차지하는 순간 자신이 묻힐 2평만 차지한 주인공 이름)을 보는 듯... 10만평을 측량하여 필부의 큰 형님이 경계를 쇠 말뚝으로 다 세우는 일을 했는데 자신의 땅이 들어간 타인의 땅 경계가 무색하도록 한평의 여유도 없이 인접해서 옻나무를 심는 것을 보고 마음이 다소 안스러워 보였다. 자신은 당뇨+혈압+신장병 이라는 합병증으로 3일마다 투석을 해야 한다는데 마음의
여유는 없어보였다. 타인의 전지에 아무리 산이 포함되었어도 1000여평이야 더 될까마는 그 땅에 대한 자기 소유개념이 너무 강한 것을 보고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내 명의로만 되어있다고 다 내것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진정한 주인은
그것을 등기상 소유가 아닌 함께 누리고 나누고 이 마을에 사는 후손들이 아닐까 한다.
살아서는 자신들이 혜택을 누릴지라도 마음만큼은 하루에 도토리 100개를 심었던 양치기 노인의 마음이 되어 비록 자신이 떠나고 없을지라도 먼 훗날 누군가가 내가 심어놓은 나무와 더불어 행복을 이루어 간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면서 한국에도 실제로 엘자르 구피에 같은 인물이 있었노라고 이 생이 다하는 날까지 간헐적으로 이 모습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문숭리 라는 미명의 농민소설가가 한국판 장 지오노가 되어 현 산주인의 이야기를 이어가 보고자 합니다.
아직도 이 단편 영화를 못 보신 분이 있습니까? 위에서 설명한 나무를 심은 사람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화인데 인터넷에서 인용을 했습니다. 이 시대 문숭리가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입니다.
필부 이동근이자 필명 문숭리가 추천하는 이 한권의 책(내 고향 충청도, 문숭리, 도서출판 젤기획, 2009.07,p.351~53)에 나오는 그 이야기 입니다. 서점에 가셔서 장 지오노가 지은 [나무를 심은 사람]을 한 권 구입해 보시는 날에는 당신의 인생이 그 순간부터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0. 12. 3. 내 고향 충청도 충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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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황무지를 또는 산을 개간하여 옥토가 되게 하고 그 옥토에 산림과 작물을 재배하여 새로운 삶을 펼쳐 나가는 다큐멘터리 외국영화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명산 월악산 기슭에 님의 노고의 꽃이 활짝 피어서 기쁨의 환희가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이동근님 내일 뵙겠습니다.
지금 제가 정착을 모색하는 마을에서 실제 농사일을 하겠다고 발에 흙을 묻히고 있는 사람이 제가 제일 어린 나이입니다. 나무는 30년 수명을 내다보고 심는데 모름지기 제 소유는 아니지만 이 나무들에 옆에 서 있어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될지도... 2-2년 후에 옻순만 따서 팔아도 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장난이 아닐 정도고 아마 일꾼이 필요해도 매일 몇 사람이 필요한지라... 그리고 또 선산에 내년에 표고버섯 농장을 지으면 아마 여생을 글을 쓰는 기반은 될 것입니다. 자리가 잡히는 대로 생에 마지막 불후의 농민소설 작업에 착수할 생각입니다. 살아서는 몰라도 죽어서 후대가 오랜 세월 읽어주는 그런 작품말입니다. 오늘 송년회에
뵙겠습니다.
글을 읽어 내려 오면서 아닌게 아니라 동근님의 마음하고 같이 답답해 오는 마음입니다. 투석까지 받는다면서 그렇게 까지 아직도 무언가 움켜 쥐고 대를 이어 자식들에 물려 주고파서 애를 쓰는 분이 조금 딱해 보입니다. 이러는 제게 그 분은 그러실겁니다."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 소릴 하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ㅉㅉ " 하고요.. 그렇지요.. 다른 사람의 사정과 생각을 다 알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일겁니다. 그래서 섣불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그 넓은 산야에 한뼘의 여유도 없이 경계를 짓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비좁을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 ^^*
오늘 송년회 명단에 보니까 존함이 나와 있는데 오프라인 상봉을 하는군요....심연님의 심성을 현실에서 들여다 보게 되었군요... 제가 무당 기질이 좀 있어서 영혼은 들여다 보지는 못해도 마음까지는 들여다 봅니다... 보나나마 좋으신 분일것이라는 기대에 마음에 설렵니다. 가급적 일찍 상경을 해 보지요... 만나서 인사를 나눕시다. ㅎㅎㅎ 감사!
저는 이동근씨가 승합차로 팔도유람하며 그런대로 낭만도 있고 세상사는 이유가 되는 장사를 하루아침에 접고 낙향하여 땅을 파는 농민이되는 과정을 읽으며 인생을 고민하며 살 이유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산을 타며 옷나무 호도나무를 심는 노력이 그렇게 힘든것인지 돈주며 일을 시켜도 모두 도망간다는 대목에서 옛날 힘들었던 우리 젊은날을 기억합니다. 이제는 훌훌 털어버린 등어리의 짐이 추억으로 남을지 다시 짐을 져야 될지를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오늘 송년회에서 곡차 한잔 해가며 높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봅시다.~ 인생은 다 그런거야~ 하면서~
장사를 다닐때는 아침 일찍 일어날 일이 없는데... 요즘 산일과 건설현장에 오가느냐고 아침 5시 전후에 일어나 새벽을 어둠속에서 맞이합니다. 나름대로 제겐 새로운 삶이고 그 모든 것이 글 소재이자 그저 큰집에서 의식주 해결을 하고 옷 장사만 못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그대도 다소 수입이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내년에는 700평전후의 농사와 표고버섯 농장을 구상중입니다. 농사는 실제 돈이 안되고 표고도 그런데 그래도 기본 수입이 있어야 하기에 다각도로 생각중입니다. 그래서 표고버섯 농장이 완료되어서 일손이 부족하면 모를까... 30일 중 10일은 농사일을 하고.. 10일은 이런 저런 수입성 현장일을 하고... 10일은 충주도서관
에 출근하여 글을 쓰려는 구상입니다. 요즈음은 20일 이상 돈 벌이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동안 형님이 수년가 키워온 나무들만 베어서 팔아도 한달은 더 걸리는 지라... 지금까지 큰 형님이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손길이 못 미치는데 동생 같이 젊은 일손이 와서 손발이 맞아서 돈 되는 일이 많아서 좋네요. 큰 형님은 경운기 운전은 전문가 인데 운전면허가 없어서 제가 발이 되어주니 날개를 달았지요. ㅎㅎㅎ 69살인데 큰 형님이 더 늙기전에 정착을 해야 하기에 그냥 지난 여름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대충 자녀들이 대학 졸업을 다 했는지라... 지들도 먹고 살만큼 월급도 타고 있는지라. 훌훌 털어버리고 아예 혼자서 귀향을
처자식은 아마 어떠다 들려갈지는 모르지만 농촌생활과는 거리가 멀고... 제 인생은 제가 살아야 하기에. 예술한다는 대다수 식구들의 마음고생일 것입니다. 상업적인 전업 예술인 말고는 가정을 제대로 지키고 살기란 문학이나 예술이 만만치 않지요... 한가지를 얻기 위하여는 한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인 인생 원리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추억에 만족하고 또 다른 제 인생길을 가는 중이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고독과 홀로된다는 것에 대한 것에 대하여 익숙해 진지가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 고향에 노모가 살아계셔서 마음이 다소 여리지만 인생은 어차피 혼자 결단을 해야하는 존재일 것입니다. 오후에 뵙겠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