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번 2016 FUTNET WORLD CHAMPIONSHIP에 민간차원의 대한민국 풋넷 국가대표로 참가한 한세대학교 족구단 이태호 입니다. 글을 쓰며 족구 국가대표가 아닌 풋넷 국가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밖에 없기에 여러 측면에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저희 선수단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크나큰 도움을 주신 자랑스러운 전국 족구동호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후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수 많은 분들 덕분에 자랑스러울 수 있었습니다. 2년 전인 2014년에 이어 단순히 여러 동호인들과 함께 여러 정보와 생각 등을 공유하고자 하는 생각에 글을 적어보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과 느꼈던 점을 글로 적기에 이해가 안되시거나 수정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꼭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순 제 생각과 현장에서의 경험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쓰는 글이기에 인터넷상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서 날을 세워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여러가지 분란의 여지가 있는 댓글은 가급적이면 삼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먼저 가장 예민하고 민감하게 다뤄질 ‘왜 족구국가대표가 아니냐’ 라는 문제, 같은 맥락에서의 족구단체, 여러 이권다툼 등의 탓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부분들에 대해선 제가 아는바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세하게 글로 써내려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아는바가 부족한 점이 더 크기에 글로 적어 내려갈 수 없는 점 또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운동에만 전념하다 처음 족구국가대표 명칭 사용불가 소식을 전해 들은 직후엔 반쪽짜리 국가대표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한창 훈련이 진행되던 때에 족구 국가대표로 참가가 불가능 함을 알았고 다소 실망 섞인 감정과 함께 힘이 조금 빠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족구선수입니다. 세계대회 참여를 추진하고 후원하고 땀 흘려 훈련하고 열심히 뛰어준 이번 선수단의 모든 이들 또한 족구인들 입니다. 족구를 세계에 알리고 족구의 우수성을 인정받고자 참여를 결심하였고 소정의 성과를 거두고 온 것임엔 틀림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단순 명칭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고 앞서 적었듯 수 많은 족구 동호인의 후원과 응원을 등에 업고 참가할 수 있었기에 자랑스러웠습니다.
기존에도 FUTNET WORLD CHAMPIONSHIP은 20여개국 이상의 국가가 참가하는 큰 대회였고 현재는 불과 2년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큰 규모로 성장한 상황이었습니다. 새로운 참가국들이 또다시 늘어나 몸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풋넷이란 주로 다리를 이용하여 네트를 두고 하는 운동들을 하나로 묶어보고자 만든 명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 족구가 있듯 참가한 모든 나라들이 즐기는 스포츠의 명칭은 모두 달랐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종주국인 체코도 노헤벨이라는 2바운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도 매년 자체리그를 치루는 경기는 투 바운드 룰의 노헤벨이라는 종목이며 최고의 기량을 가진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제외하곤 1바운드만 허용되는 풋넷 대회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관중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몰입도와 박진감, 빠른 전개 등 경기의 흥미로운 요소를 극대화 하기위해 세계대회만 어려운 룰로 진행되고 있는 것 입니다. 과거 최강부에 2바운드 룰을 적용했던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족구도 최강부는 박진감과 빠른 흐름을 위해 2바운드를 유지하며 관람스포츠로의 길을 다시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현장에서의 코리아 팀은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였습니다. 현지 도착 후 바로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현지의 아침방송 촬영을 위해 움직였던 것 부터 현지에서 생각하는 한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해 깊게 잠도 이루지 못한 뒤 방송촬영이었지만 족구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습니다. 8명의 선수단은 4대4 족구 시범경기를 통해 족구를 소개하고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세계대회 시작 후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개최국인 체코를 제외하곤 최고의 인기와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많은 외국인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코리아를 외치며 박수쳐줬고 연예인 부럽지 않은 나날들 이었습니다. 사진과 싸인 요청이 넘쳐났고 지나다니기만 해도 박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 1인제 4위, 2인제 5위, 3인제 7위의 성적이었지만 우리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유일한 아시아 국가이며 신체적으로 훨씬 왜소하지만 그 어떤 나라보다 화이팅 넘치고 화려한 플레이와 매너있는 모습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엄청난 인기와 3종목 모두 시드배정을 받을 수 있는 상위랭크(8위까지)에 들어간 준수 한 실력덕분에 비슷한 수준 또는 조금 실력이 더 떨어지는 국가들에 관심을 한번에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리의 용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잘하는 사람이 신은 신발이 더 좋아 보이고 신어보고 싶듯이 이번 대회 내내 족구화와 족구공 문의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고로 그들에게는 이미 족구가 우수하다는 것이 충분히 어필되었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족구공을 돈주고라도 사고 싶다는 사람부터 우리의 옷을 갖고 싶다고 따라오는 사람들까지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멋진 신발과 옷을 입고 뛸 수 있게 해주신 조이킥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화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겠지만 이 기회에 많은 국가에 족구화가 팔려나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대회가 끝나갈 무렵 그들이 부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마냥 부러워하기보단 보고 배워야 할 점들이 확실했습니다. 모두에게 인정 받으며 운동을 하고 수 많은 관중들 속에서 경기를 치루고 매년 방송중계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들은 참 부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까지도 시내에서 현지인에게 노헤벨 선수라고 하면 긍정적인 반응과 무엇이든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들, 먼저 TV에서 봤다며 사진을 찍어달라는 경우 까지도 생기곤 했습니다. 어릴 적 저 또한 sbs방송경기를 통해 족구에 푹 빠져 족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관중들 사이에 멋진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꿈을 키워왔습니다. 이들을 보며 족구도 하루 빨리 잊고 있던 옛날의 멋진 방송경기가 자리 잡히길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또 현지에서도 어린 초중고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세계대회 개막식 직전 초등부 선수들의 시범경기도 편성이 될 정도로 유스팀 체제가 확실하게 적립되어있었습니다. 성인팀 아래에는 항상 유스팀이 존재했고 유스팀의 어린 선수들은 성인팀의 플레이를 따라하며 성장하는 체계였습니다. 저희도 시도해볼 수 있을법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송이 지속적으로 송출되다보니 현지 내에선 체코의 노헤벨리그가 인기 관람스포츠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도 꿈의 무대가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부러운 점입니다.
하지만 매번 느끼는 이 종목의 단점은 상위그룹과 중 하위권 국가 간 차이가 심각할 정도로 확연하게 나뉘며 그 차이에는 신장의 격차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 입니다. 그들이 족구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주최측은 이 단점을 보완하고자 떨어진 8위권 밑으로의 모든 국가들을 위해 그들만의 또 다른 대회하나를 개최해 하는 형식의 B그룹 리그전을 진행해 그 안에서 또 1, 2, 3위를 가르도록 만들어 끝까지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제도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참가하는 팀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더 오게 만드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충분히 족구에서도 적용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부러움 뒤엔 희망과 걱정이 교차했습니다. 저들을 족구 세계대회에 초청해 족구도 세계대회를 치루고 세계각지에 족구를 보급하는 희망을 가져보다가도 또 걱정이 앞을 가리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저들은 족구를 배워보고 싶어 하고 해보고 싶어 하지만 저희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아직 영문으로 만들어진 족구홈페이지 조차 준비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세계에 족구 협회를 발족시켜 세계대회를 치루는 큰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저희는 준비되어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2년 전을 돌이켜보고 지금을 보면 족구는 최강부를 기준하여 발전 없이 유지 또는 퇴보하였다 생각되지만 그동안 저들은 몸집을 더 키워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막막함 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저들은 유투브에서 족구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이곳 백인클럽 카페이자 카페지기님의 노고 덕분임에는 틀림이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작지만 큰 움직임들이 하나씩 쌓여 족구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매번 무리해서라도 세계대회를 참가해온 노력들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하나씩 노력을 기울이며 만들어 간다면 빠른 시일 안에 족구도 세계적인 종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지에서 대한민국의 족구선수들이 우수함을 인정받아감에 따라 특별한 2가지 정도의 제안을 받게되었습니다. 내년에 유럽 내 상위권인 6개 정도의 국가들만 모여 치루는 대회에 콕 찝어 대한민국의 참가를 바란다는 제안과 체코 노헤벨리그(2바운드)에 한국 선수들은 초청해 특정 한 팀으로 소속하여 함께 리그를 치루고 그 기간 동안 우리의 족구를 보급하고 알려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제가 부자라면 저들을 데려와 족구를 배우게 하고 돌려보내고 싶을 정도로 저들의 열린 마음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영상으로 보기에는 둔탁하고 파워도 강해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파워와 기교를 뽐내는 저들입니다.우리 또한 분명 배울 점이 있었고 상호교류를 통한다면 체코에도 족구단체가 생겨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코를 넘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위권 국가인 헝가리와 프랑스 등의 국가들은 더 큰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능성들을 팔짱만 끼고 바라보고 있을 것인지 먼저 나설지에 대한 문제일 뿐 기회는 이미 찾아오고 있습니다. 비록 이 몇 글자의 글로 모두 전달되고 느껴지지 않겠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기회를 잡고 가능성을 쫓기 위해 먼저 움직여볼 차례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복잡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며 족구를 세계에 알리고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전국의 수 많은 족구 동호인 분들과 홍기용 단장님 이하 감독 코치님들, 매일 서서 심판만 봐주시던 간금식 국제심판님, 매주 4회 밤늦게까지 결석 없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훈련에 임한 선수들과 적은 인원이었지만 큰 힘이 되어주신 응원단 분들까지. 글로 적지 못했지만 감사한 많은 분들 모두 직접 찾아뵈어 인사드리는 것이 맞지만 그러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리며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주신 관심과 후원에 미치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선수들 모두 많이 아쉬웠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가지고 있지만 제 개인적으론 모든 경기 후회 없이 즐기고 왔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물심양면 큰 도움을 모든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두서없이 쓰다 보니 글이 엉망이지만 족구를 사랑하고 또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적어본 글이니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하며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번째 글이어서 상세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어 2년 전의 글도 바로 밑에 다시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하기만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태호 선수의 족구를 사랑하는 마음 알겟네요
언젠가도 족구를 아끼는 글 본적이 있었는데 늘처음처럼 변함없는 열정을 볼수있네요
비록 족구 관계자는 아니지만 이태호 선수 처럼노력 하시는분들이 있으면 훗날 많은 족구인들이 원하는그런날이 올거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누굴 원망하기보단 이번 세계대회참가처럼 모두가 나서 힘을 합친다면 불가능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족구를 세계에 알리고 온 족구 국가대표 이태호 선수를 비롯한 임원진 선수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태호 선수가 글을 너무 조리있게 잘 썼으니 제가 별도의 글은 않써도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그렇치 않아도 2년전 이태호 선수가 쓴 글을 보고 2년전과 오늘의 족구가 큰 변화가 없이 그데로였음을 느겼네요.
이글을 통해 한단계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저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더 멋진글 한번 더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몸도 마음도 고생많으셨습니다!
긴글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꼼꼼히 잘 읽었습니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멋진경기 후회없이 잘하고 오신 그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지루하지 않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영어 학원강사인 족구인인데요. 나중에 영문번역 작업 등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돕겠습니다. 대회에 힘써준 모든 관계자 및 선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영어잘하는게 소원인데 부럽습니다...ㅎㅎ 언젠간 큰힘이 되어주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족구만 잘 하는줄 알았는데
글또한 매우 매우 잘
썼네요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이 올라올때면
우리 족구에 위상도 높아 지리라
봅니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신
선수단 멋집니다 ㆍㆍ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족구실력이 조금 떨어져 뭐라도 해보고자 항상 글을 적고있습니다... 긴글 읽고 응원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런생각을.이런 기막힌 실천을 못하고 있는 족구협회가 안타까울뿐입니다.
족구가 새롭게 한단계 발전을 할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체코에 다녀오신 모든 선수단.관계자님들 고생많이했습니다.
이태호 선수 너무 좋은글 잘읽었어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멋지다 태호야 글도 생각도 실력도
인터넷 상으로는 누구신지 모르겠네요...ㅠㅠ 감사합니다!
수고했다...태호야....항상 응원할께....화이팅
응원에 후원까지 감사드립니다... 기회 될 때 직접 뵙고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문장력이 정말이지 최고의 수준입니다.
작가가 되셔도 손색이 없을듯~~
최고짱입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태호 선수 항상 파이팅 입니다.^^
태호야 응원한다.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