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행주성당’
한옥의 멋과 향기를 간직한 아담한 성당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근대문화 유산
행주성당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에 있는 아담하고 예쁜 한옥 성당이다.
행주산성에서 서쪽으로 약 1km 지점, 과거 행주나루터 부근 언덕에 있다.
성당에 들어서면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 지은 ‘100주년 기념 성모의 집’ 붉은색 벽돌 건물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행주성당은 한국 천주교에서 명동성당, 약현성당에 이어 3번째로 오래된 건물이다.
팔작기와 지붕 양식의 한옥구조로 128.63㎡규모다.
행주 성당은 1899년경 약현(현 중림동 약현) 본당 관할로 설립된 행주 공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행주 나루터는 한강을 통한 수로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거주 인구가 제법 많은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1899년 당시 약현 본당 주임 두세(Doucet, 丁加彌) 신부가 이곳에 행주 공소를 설립했다.
당시 신자 수는 52명이었으나 공소 설립 1년 만에 102명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1909년에 본당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성당은 1910년 8월 17일 뮈텔 주교의 주례로 봉헌식을 거행했다.
처음에는 20여평의 맞배지붕 양식에 5칸짜리 한옥이었다.
이후 1928년 이축하였으며, 1949년 7칸으로 증축했다.
이때 과거의 상량문 목재를 그대로 사용하여 문화재로서의 소중한 가치를 갖게 되었다.
2015년에는 100년이 지나면서 건물이 낡아 손실될 것을 우려하여
1950년대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벽체와 처마, 서까래를 손보는 등 보수공사를 통해 원형을 복원했다.
건물의 뼈대는 손을 대지 않았고, 부재도 가능한 한 옛것을 살려 썼다.
특히 건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목조가구의 경우 최초 건립 부분과 증축 부분이 잘 남아있는 등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어
‘성공회 강화 성당’과 함께 대표적 한식 목조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0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렇듯 행주성당은 근대문화의 유입과정과 근대건축물의 형태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한옥의 아름다움이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한옥 성당이다.
참고로 가장 오래된 한옥 성당은 지난 11월22일 포스팅한 ‘성공회 강화 성당’이다.
성당은 소나무 등을 이용하여 지은 건물로 한옥의 멋과 향기를 간직한 건물이다.
전통 한옥의 정취와 종교적 경건함을 동시에 살려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한국전쟁 시기에 격전지였던 행주외리 마을은 큰 피해를 보았으나, 언덕 위 목조 행주 성당은 건재했다는 증언이 전해진다.
성당은 미사나 행사가 없으면 내부도 출입이 가능하다.
예배당 출입문은 미닫이문으로 장식하여 무척이나 소박하고 정겹다.
외부는 벽을 따라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고 형틀로 사용되었던 십자가가 함께 세워져 있다.
초기의 온갖 박해와 모진 고문에도 신앙을 저버리지 않았던 천주교인들에게 경외감이 든다.
본당 출입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세로축 끝에 제단이 있다.
나무 기둥들이 신도들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나누도록 세워져, 종교적 깊이감이 우러난다.
전통 한옥 공간에서는 살리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대로 드러난 서까래와 들보는 나무 기둥과 어울려 아늑한 느낌을 준다.
서양 성당 건축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정감이다. 경건하면서 정겹고, 친근하면서 신비한 공간의 구성이다.
세계관과 정신이 판이한 한식 건축과 서양 건축이 만나 빚어낸 아름다움이다.
지금의 행주 성당은 원래 1910년에 지어진 위치가 아니다.
1928년과 1931년 두 번에 걸쳐 지금의 언덕으로 옮겨 지은 것이다.
이때 현 위치로 옮기면서 상량 목부재를 포함하여 당시 사용하였던 기초 부자재를 대부분 재활용했다.
내부 천정에 「천주 강생 1910년 4월 17일 입주상량」이라는 들보가 지금도 건재한 것은 그 때문이다.
성당의 건축은 유명한 목수를 부르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매달렸다고 한다.
이후 1949년 증축하면서 기록한 상량 묵서도 남아있어 변천 과정 기록유지가 잘 되어 있다.
행주 성당은 아담하고 고즈넉하지만, 신비롭고 경건한 근대문화 유산이다.
정갈한 한옥과 성스러운 종교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옥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건축 양식과 서구 문화의 모태 종교인 가톨릭 건축 양식이 한강 뱃길(행주나루터)에서 만나 한국의 천주교 역사를 새롭게 쓴 흔적이다.
‘한옥 성당’은 천주교 박해 시기부터 깊은 고심과 사색을 거쳐 모색을 거듭한 건축 양식이다.
한국을 비롯해 동양의 건축은 주변 환경과 건물의 배치를 통해 우주관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면 서양의 건축은 건물 내부 공간의 배치와 통일성으로 우주 질서를 드러내는 데 익숙하다.
‘한옥 성당’은 서로 다른 두 세계관이 접촉을 통해 융화 수용되는 경로를 잘 드러내 준다.
고대 로마의 공공건축물이었던 바실리카(basilica)는 후일 가톨릭의 시대가 되자 유서 깊은 성당의 양식이 되었다.
행주 성당은 한국의 바실리카인 셈이다.
현재 행주성당 구역에는 루르드 성모 발현지 동굴을 본뜨서 2016년에 건립한 세운 ‘성모당’이 있다.
붉고 검은 벽돌로 쌓아올린 성모당에는 성모상이 모셔져 있으며,
위에는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티없이 잉태되신 분께 드리는 서약에 의해서)라는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성모당 옆에는 행주성당 100주년(1909~2009)을 기념하여 건립한 100주년 역사 기념관도 있다.
기념관에는 경당과 유물 전시실, 교구 사제 숙소 등이 있다.
성모당 뒤쪽 유물 전시실 벽은 전체가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도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성당의 오래된 기도서와 자료, 성물과 유물을 포함한 옛 성당의 대들보와 벽돌 등 건축 자재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창문에는 천사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연주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되어 있다.
【행주성당 방문 안내】
*위치 : 고양시 덕양구 행주산성로 144번길 50
*자가용 이용시 : 네비게이션 ‘행주산성로 120번길 88’ 입력
*대중교통 : 마을버스 011번(지하철 3호선 화정역 3번 출구 또는 경의선 능곡역) → 행주나루터(종점) 하차 후 도보 약 5분
*참고자료 : 【위키백과】
(방문일 : 2022년 12월1일, 목)
첫댓글 우리 나라에 한옥 성당이 있다는 것은
우리 카페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그 때도 용타기님의 답사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덕분에 행주성당에 대한 내력.
잘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한옥성당은 강화도와 고양시에 있는 2곳입니다.
강화성당은 성공회 소속이고, 행주성당은 천주교 소속이라는 점이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_^
며칠전 동생이
산성쪽 먹거리도
좋다며 가자는데
다음에 가봐야겠어요
몇십년전에
간 기억이 새롭네요
행주산성 아래에는 민물장어집을 비롯하여
유명 맛집과 이색 카페가 많이 있지요.
가볍게 행주산성과 행주성당 둘러보시고,
맛집 탐방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ㅎ
행주 하면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의 행주대첩으로 유명한데
행주성당이 있네요.
고유의 성당의 건축양식이 아닌
한옥으로 지어진 행주성당이네요.
행주산성과는 1km 정도 거리에 있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주산성은 잘 알아도 행주성당은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잘 찾지 않는 곳입니다.
100년전에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아담하고 예쁜 성당이지요.
^_^
천주교 ㅡㅡㅡ
저는 교인이지만
너무나 심한 박해속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전파하고자
목숨도 불사하신 ㅡㅡ
존경하고 감동적인 신부님과
교우들.
성당이 예사로 보이지 않네요
전파 초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많은 공부하고 갑니다.
한옥 행주성당 사진으로 감상 잘합니다. 100년 넘었군요.
명동.약현 다음으로 오래된 행주성당 시간내 다녀와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보람입니다.
시간되시면 함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셨군요.
행주성당은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주변의 행주산성과 행주산성공원,
그리고 식당가를 찾는 사람들로 인해
자동차들이 워낙 많은 곳이기도 하지요.
어느 평일날 여유롭게 다시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