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전화가 온다.
"오호...안죽고 살아계심? 어쩐일로 전화를 다 주시고...."
"내일 시간 어때? 오후에 한 게임 잡혔는데....."
"몇 시? 어디? 누구하고?"
"12시 반 티오프고, xx골프장, 이oo 이라고 내 친구....얼마전에 한국돌아와서 볼 한 번 치자고 하는데 마땅한 상대가 없네. 둘이 갈 수는 없고....같이 함 가자."
"게임 상대가 되나?"
"얼마 전까지 미국서 살다 왔는데, 뭐 고만 고만 하게 쳐. 부잣집 아들이라서 돈 걱정은 안하니까 큰 걸로 붙어도 돼."
"그래요? 살짝...땡기네.ㅋㅋ 요즘 나 힘든거 어떻게 알고 또 이렇게 돈벌이를 만들어 주시남...ㅋㅋ"
"그래..많이 따서 생활비 보태라. 하하..내일 ok?"
"당근...."
"차는...?"
"당근...각자 타고 가야쥐요오...."
"그래..그럼 내일 보자."
끼이익.....차 돌려서 다시 연습장으로 가고....
"아줌마...비빕밥 빨리 한그룻 비벼주세용~~ 다 되면 부르고...쩌기 2번 타석...."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볼을 치면 생각을 한다~~
이븐치고 언더쳐서 모조리 죽여버려~~모조리 따 버릴거야~~아~~아아 아~아아 아아아아 아 아 아~~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볼을 치면 생각을 한다~~
버디잡고 이글잡아 모조리 주여버려~~모조리 따 버릴거야~~~~(ㅋㅋ 또 따라 부르삼?)
골프약속이 잡히면 없던 힘도 생겨난다.
삶에 의욕을 잃고 소금에 절은 배추잎 처럼 추욱 쳐져 있다가도 게임만 잡히면 벌떡 벌떡 힘이 쏫는다.
요거 요거....내일은 또 어떻게 죽이나....ㅋㅋ
그 땐 그랬다.
다음 날 1시간 전 골프장 도착,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한바구니 치면서 몸풀고 있는데 멀대 같은 아저씨 둘이서 들어온다.
"어...벌써 와서 연습하냐? 너 라운드전에 연습안 하잖아. 오늘은 왠일이냐?"
"아..그래도 첨 뵙는 분하고, 그것도 형 친구분인데...예의를 갖추어야죠...(안하기는...큰 판에는 반드시 미리와서 연습한다네에....ㅋㅋ) 오늘 잘 부탁 합니다."
"......" 말이 없다. 고개만 까닥하고 만다.
"오늘..살살해라. 친구넘이 한국서는 볼을 거의 안쳐서 오늘 좀 힘들거야. 그렇잖아도 니 이야기 했더니 오늘 바짝 긴장한다 야....ㅋㅋ"
(쫘아슥...쫄기는...ㅋㅋ)
"형..내 자리에서 쳐요. 볼 남은걸로..난 끝났으니까..."
"난 됐고...oo아, 너 몸 좀 풀어라."
(그래...몇 개 쳐보아요~ 샷 좀 보게...ㅎㅎ)
헐~~웨지 들고 어프로치 몇 개 하고 집어 넣는다. 끝이다.
(쪽팔려서 그런가? 고수 앞이라고 샷하기 민망한가? 쫘아슥....쫄기는....ㅋㅋ)
"자자...갑시다. 시간 다 됐네..."
신나서 백챙겨서 나가는 내 입가엔 자꾸만 웃음이 나오고...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지는데...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볼을 치면 생각을 한다~~
이븐치고 언더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조아라..아이 신나라..세상은 참 행복한 것이여....
그 땐 그랬다.
1번 홀 앞에 모여서 순서 정하고....
"핸디는 어떻게....몇 개 드려야 되나요?"
"핸디는 무슨...그냥 가면 된다."
"에?!" (오호라...꿈에도 그리던 무대...이름하여 스.크.라.취.이.이......ㅋㅋ)
"개평 달라 하기 없기요오~~"
"우리 oo이 가진게 돈 밖에 없어요. 걱정 말고 많이 따가세요.ㅋㅋ"
"......" 여전히 말이 없는 그.
뭐....오래동안 볼을 치면서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도 아주 가끔 생긴다.
가진 건 돈 밖에 없는 겉멋 든 아저씨들....핸디 안받고 같이 치면 자기도 고수가 되는 줄 아는 순진한 아저씨들....
가끔 이런 분들 만나면 그 날은 완전히 보너스 받는 날이쥐머....ㅋㅋ
그 땐 그랬다.
세 명이 빙둘러서서 티를 튕겼다. 나..일번, 형 이번, 순딩이 형 친구 삼번...
일번 티샷....쭈욱...자알 날아가고...달려라 달려 프로브이, 날아라 날아 페어웨이로~~~ㅋㅋ
이번 티샷....쭈욱...날아가다 투욱 떨어지고...어, 뭐 걸렸나봐아~~형...ㅋㅋ
삼번 티샷....슈~우욱....뻗다가 한 번 더 뜨고....어..어..이제 떨어지네...거리 측정 불가....ㅡㅡ;;
"형...이거 뭔데...장난 아닌데...이거 뭐냐고..."
살짝 긴장하는 볼치기소년..ㅡㅡ;; 앞서 걸어나가고 있는 형뒤를 쫒아가면서 묻는데...
"낸들 아냐?"
씨익 쪼개는 형...암것도 아니란 듯 씩씩하게 걸어나가고....
뒤를 돌아보니 드라이버 겨드랑이 끼고 장갑 벗으면서 조용히 걸어 내려오는 순딩이 형친구 oo이...
헐~~저 말없음이...그거였어? 그게 아니였어?
아...띠발...죠오~때따....오늘 십만원짜린데...개평도 없다고 했는데...
그 땐 그랬다. 정말 죠오~때는 줄 알았다.ㅋㅋㅋ
기럭지 제일 짧은 형 세컨 샷 그린 약간 못미쳐 서고, 살짝 긴장한 볼치기 소년 제대로 집중해서 세컨 샷 올리고....
저기 멀리, 못나가도 30야드는 더 나갔을 것 같은 저기 저 앞에서 웨지를 꺼내든 oo이....
아....웨지만 몇 개 치고 연습 끗....하더니만 그게 그래서였어? 그래서가 아니였어?
"아...혀엉...너무 하는거 아니야? 나 엮은 거였어? 그런거였어요?"
"ㅋㅋ 보믄 알어...봐..봐..그냥 말없이 봐...그럼 알어...니가 백돌이냐? 상대가 못쳐야 돈따고 잘치면 돈잃고 하게...요즘 많이 약해졌나보네...ㅋㅋ"
"그게 아니라 형이 잔뜩 기대를 하게 만들어 놔서리....그렇잖아요오...."
그렇게 원망 반, 걱정 반으로 꿍시렁 거리면서 샷을 응시 하는데...
백스윙 좋고...다운 스윙 밸런스 좋고...샷....
우씨..붙었다...붙었어...죠오~때다...하는데...
퍼억...!!소리와 함께 50야드를 못날아가서 멈추는 볼이....라뉘....ㅋㅋㅋ
아우...죠 깍쟁이 같은 효옹~~마구 마구 좋아 하고 싶어랑...
"아우...아우...혀엉...저거 였어요? 가만 있어 보라는게...ㅋㅋㅋ 혀엉...오늘 내가 2차까지 책임진다. 오늘 집에 들어가지마...엉? 알았죠?ㅋㅋㅋ"
"......" 말 없이 웃고만 있는 형....
(그래..지도 좋은가 보다 돈 많이 딸 수 있어서...ㅋㅋㅋ 그건 그렇고 저렇게 하수데리고 다니면서 게임한 적이 없었는데....ㅋㅋㅋ 사람 많이 변했네...요즘 좀 어려운가? 아띠..많이 따면 뽀지 좀 줘야겠지? 학~마~절반 떼줘? ㅋㅋㅋ)
"어..형..벙커다...왜저래? 정말...."
"......" 말 없이 웃고만 있는 형....
(아뉘..그렇게 좋아? 너무 한거 아냐? 아무리 돈많은 친구래도...이건 좀 심한 것 같은데....어느 정도 해야 게임을 하지...십만원 짜린데...아...저 형...정말....너무 좋아...ㅋㅋㅋ 너무 좋아..ㅋㅋㅋ 그래 절반 떼준다. 살림 보태라 보태...ㅋㅋㅋ)
"어...형...대..가..리..깠따...요.."
"......"말 없이 웃고만 있는 형.....
(그래..오늘 그냥..날 잡자...그냥 아주 나아~쁜 넘이 되는거야. 갈 때 내 차 키 던져 주고...쟤차 타고 가는거야...ㅋㅋㅋ 차 좋던데...뚜껑열리는 차던데....ㅋㅋㅋ)
"혀엉...겨우 올렸는데...쫌 기네요...고마워요. 형....형이 정말 날 많이 사랑하는군나...새삼 느끼고 있어요.ㅋㅋㅋ"
"......"말 없이 웃고만 있는 형.....
결국 투펏으로 마무리해서 트리플보기로 나온 00님.
업 앤 다운으로 파로 막은 형.
투펏으로 파를 한 볼치기 소년.
삼십씩 받고....좋아 죽는 볼치기 소년.....ㅋㅋㅋ
"형...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이렇게 마구 가도 되는거야? 친구가 그렇게 돈이 많아요? 진짜 돈밖에 없는 사람이예요?"
"......"말 없이 웃고만 있는 형.....
"아..뭐라고 좀 말을 해보아요오..정말 이렇게 마구 따도 되냐고? 너무 한거 아냐? 핸디 안주고 가도 되요? 진짜? 돈도 좋지만 나중에 욕먹는건 싫은데...."
"오너...쳐라."
슬쩍 oo님 한 번 쳐다보고 티박스로 올라서는데....여전히 말없이 볼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그....이건 뭐라 말도 못하겠고...참 대략 난감인데...지금껏 작은 내기, 큰 내기 숱하게 치르면서 웬만한 시츄에이션에도 끄떡이 없는 넘인데....
이거 참, 좋으면서도 좀 미안스럽고, 나중에 차 바꿔 타고 갈 생각하니 아주 아주 해피 하면서도 미안스럽고....
아띠...오늘 따라 드라이브는 왜이렇게 또 잘맞는거얌.....ㅋㅋㅋ
오너의 드라이브는 사정없이 270을 날아가서 페어웨이에 꽂히고...런도 없다. 그냥 그자리에 박힌다. 그래도 좋아....ㅋㅋㅋ
두번째 샷 쭈욱 날아가다 또 쳐박힌다.
"형...새 맞았나봐요...갑자기 볼이 쿠욱 쳐박히네...요오....그래도 한가운데네...한가운데....ㅋㅋㅋ"
세 번째 드라이브.....쫘~악~~싸대기 때리는 소리와 함께...쐐애액...제트기 소리를 내면서 날아간다. 역쉬~~
새맞아 떨어진 볼을 넘어서서는 한 번 더 떠오르더니....급기야 내 볼을 훌쩍 넘겨서 떨어지더니...데구르르 구르기까지 한다는.....역쉬~~
"우와...드라이브 하나는 죽이네요. 죽여...."
(그래 봐야 머....ㅋㅋㅋ 길다고 볼 잘 치냐...뭐...첫 홀에서 드라이브 보고 살짝 긴장은 해 줬었지만....뭐....안봐도 비됴다. 죽어라고 드라이버만 연습하는 아저씨구만, 남자는 오로지 거리다..뭐..그런....ㅋㅋㅋ)
그 땐 그랬다.
정말 그 기쁨과 미안함이 마구 뒤섞여 교차하는 뭐라 표현 할 수없는 느낌과, 라운드가 끝난 후 그 엄청나게 따게 될 돈을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오직 그 묘한 짜릿함에 몸둘바를 몰랐다.
골프에 꽃은 드라이브라고 하지만...말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역쉬 돈은 숏게임이다.
이 만고 불변의 진리를 눈앞에서 몸소 다시 보고 느끼며, oo이의 뚜껑열리는 차를 살짝 떠올리고는 포로로 가볍게 살을 떨기 까지 했었다.ㅋㅋㅋ
그 날은 그렇게 나의 날이었다. 오늘 골프장 계타는 날이구나....푸하하핫....
두 번째 샷 온 시켜 놓고, 여유있게...아주 여유있게...기다린다. oo이의 샷을....ㅋㅋ 잘 쉐어야쥐...중간에 까먹으면 안되징. 한타에 돈이 10만원인데....ㅋㅋㅋ
"형...잘 세요....ㅋㅋㅋ"
"......" 또 말없이 웃고만 있는 형....
(아..저 인간 오늘 왜 저래..당췌 말이 없네....슬쩍 기분 나빠질라고 하네....ㅡㅡ;; 하지만 오늘 좋은 일 했으니까...참는다...ㅋㅋㅋ)
노래 한 곡 흥얼 거리면서 기다린다. 그에 두 번째 샷을.....
저푸른 그린위에 투온시켜 기다리면~~ 사랑하는 oo님이 철퍽 대며 올라오네~~
멋쟁이 스포츠카 으시대지만~~포스타 혼마 풀셋 으시대지만~~
철퍽대고 올라와서 스리펏 하면~~나는 좋아 나는 좋아 양파 해주면~~~
(ㅋㅋㅋ 자꾸 따라 불러보니 재미있죠? 남진의 저 푸른 초원위에임돠아~~)
"형...이번에 배판인데...ㅋㅋㅋ"
"....."
"아..이번에도 트리플 하면 어쩌죠? 그럼 내가 너무 너무 좋을 텐데....아..걱정되네...또 뒷땅칠까봐서...그럼 내가 너무 너무....어....어.....뒷땅 안쳤네....ㅡㅡ;;"
헉...근데...뒷 땅만 안친게 아니였다.
볼이 이쁘게 날아가도 너무 이쁘게 날아간다.
나도 웨지샷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이건 뭐 너무 이쁘게 날아간다. 진짜 한 마리 새처럼...
아..아..그쪽으로 그렇게 날아가면...아니..아니..아니되오오....ㅡㅡ;;
죠오~때따..붙었다. 1m에....
파, 파, 버디....그래서 -10
"....." 나..이제 부터 말없음.
".....^^;;" 형...쭈욱 말없었음...쪼개고만 있음.
(아..저 인간...그 웃음에 의미가 그런것이었어? 그런것이 아니었었어?)
마냥 좋아서 웃는 줄 알았던 그 얼굴이 왜 갑자기 당연한듯이 이 시츄에이션을 받아드리는 아주 겸손한 웃음으로 보이는거얌....ㅡㅡ;;
하지만...그 땐 몰랐다. 그것이 처절한 비극의 서막이었음을....
세번 째 홀 파 5....
오너 드라이브...작살...지난 두 홀과는 달리 강하게 임팩 주는거 눈에 확연히 보임....
쒸에에...엑!! 악을 쓰면서 날아가는 볼....거리 측정 절대 불가...
220 남은 거리에서 4번 아이언 뽑아 듦....
깔끔하게 잔디를 살짝 자르면서 쓸어친 샷....
거짓말 처럼 그린에 올림.
try the eagle, got the birdie.
아....내 비록 뒤늦게 무림 중원에 진출하여 정파에 들지는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연마하여 중원에 내로라는 사파를 두루 꺽어온 사파의 고수중의 고수이거늘....
지난 10년의 세월 자웅을 겨뤄 무릎을 꿇린 사파의 고수가 한 둘이 아니었거늘....
그 누구도 내 앞에서 개털리지 않은 사파의 고수가 없었거늘....
마티즈에서 시작해서 그랜져가 될 때 까지 맞바꾸어 탄 차가 한 두대가 아니었거늘...
오늘 비로서 그 말로만 듣던 오픈카를 눈앞에 두고 그렇게 숨죽여 좋아했거늘....
정파도 아닌 사파도 아닌 저 머나 먼 미국 변방에 이렇듯 강한 초 절정 고수가 숨어 있었을 줄이야....
아....난 정녕 우물안의 개구리였던 것이었다.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절세 무공의 샷에 나는 그렇게 반성 하고 또 반성 해야만 했다.
아....뽈 좀 친다고 쫌 까불지 말자...까불지 마.
말 없이 형을 돌아 본다.
이젠 비굴해 보이기까지 하는 저 웃음....그래...차라리 그렇게 말없이 웃고만 있으면 덜 쪽팔리는 거다.
그렇게 홀이 거듭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골프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고 했던가....그래 겸손....
80돌이를 아끼고 존중하며, 90돌이를 현금 지급기로 여기지 말며, 100돌이도 골퍼라는 아름다운 맘을 가지고 진정 골프를 즐길 줄 아는 진정한 고수가 되자.
겸손하고 또 겸손하자.....
무림은 넓고 고수는 많다. 그것도 절라게.....
아웃코스 마지막 홀 파4.....
드라이브가 이젠 아주 괴성을 지르면서 미친 볼 처럼 날아간다. 꽤에액~~하고....ㅡㅡ;;
어디서~부터~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고~~
그래...제발 그렇게 날아가서 그린 뒤에 오비말뚝을 넘어 버려랏!!!! 컥 컥....ㅡㅡ;;
어..진짜로....?ㅋㅋ 볼이 왼쪽으로 휙~ 감기더니 나무 밑에 떨어진다.
그린 안보임. 오른쪽 가드 벙커만 보이는 상황....저건 어떻게 칠래나...
(이미 전투력 상실...게임 포기한지 오래됨....ㅋㅋ 오로지 배우자 배워...저건 어떻게 치나...)
150 정도 남은 거리, 9번 아이언 꺼내 듦.
빈스윙 몇 번 하더니, 깔끔하게 샷....
벙커를 향해서 쉬이익... 날아가는 볼....저건 볼이 아니다. 볼이 아니야...새다 새...bird...
역쉬 벙커를 향해서 날아가더니 벙커 앞에서 왼쪽으로 기가 막히게 회전....핀 옆 3m에 떨어짐. got the birdie....
전반전 첫홀 트리플 하더니 나머지 홀 버디 세개로 이븐 마감, 후반전 들어가서 내리 버디 두방 더....다섯 홀 남겨 놓고 투언더....어우...앞으로 몇 방 더 맞아야 되는거얌....그나마 이글을 계속 놓쳐 줘서 다행이고....ㅡㅡ;;
다섯 홀 남겨 놓은 상황에서 그늘집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말이 없이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는 oo님...이젠 말없이 내뿜는 그의 내공의 기에 감히 옆에 가기도 쪽시럽다.
"형...나가서 담배 한 대 피죠?"
"나..담배 끊었다."
아..황당해..ㅡㅡ;;
"그러지 말고 잠시만 나와봐요. 할 말 있어요...."
"뭔데? 여기서 하면 안돼?"
아..정말...ㅡㅡ;;
"그러지 말고..잠시만요..나 담배 피면서 이야기 하게...."
"뭔데....그래....oo아..먼저 나갈께...마시고 나와."
양팔을 겨드랑이에 끼고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oo님...(아..조거..말없는 저 포스...아...그게 그거였네....ㅡㅡ;;)
밖에 나와서 재털이 앞에 서서 담배 한 대 빨아물었다.
후우~~~욱~~~
"아...거....뭐 시작해서 2번 홀 앞에서 피던 담배는 참 맛있던데....거..참...이거 뭐 갈 수 록 담배가 왜 이렇게 써....아...그나 저나 쬬오 땐네..띠발...."
"뭘 그렇게 꿍얼 거리냐....할 말이 뭔데....말 해...."
"우와..저 양반 저거...무슨 볼을....어디서 배운거야? 미국서 볼만 쳤나? 장난 아닌데...."
"ㅋㅋㅋㅋ"
"아..됐고요...형...근데...나...."
"왜....?"
"아...저..."
"말 해..."
"형은 어때? 돈 좀 남았어요? 난 오링인데... 넉넉하게 가지고 온건데 다 나가고 없네....볼 치다 치다 이런 날은 첨이다요 형....진짜 헐~이다 헐~"
"오링이야? 얼마 나갔는데?...돈 빌려줘?ㅋㅋㅋ"
"어...형은 돈을 얼마나 가져 왔길래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형은 나보다 더 나갔잖아요?!""
"어...나...? 어...이거면 될래나......"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주면서 씨익 쪼개더니 이어서 한 마디 하고는 돌아서서 간다.
"난 둘이 올 때 차안에서 핸디 받았다."
첫댓글 ㅋㅋㅋ, ㅎㅎㅎ, ㅋㅎㅋㅎㅋㅎㅋㅎ... 무쟈게 재미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