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오천면 호도
1박 2일에 나온 외연도가 가고 싶어 대천항에서 9시 출발하는 배를 탔다.
약 2시간 반쯤 걸린다고 하는데
바다가 화가 잔뜩 나있었다.
대천항을 빠져 나가니
옆으로 울렁울렁...앞으로 출렁출렁
움켜잡고 있는 손에 힘이 갔는데도 몸이 들썩인다.
파도 치는날 배 안 탄다고 제주에서 다짐했는데
그단새 깜빡하고 또 이꼴이 되었다.
옆지기가 안 되겠다 첫 선착장에서 내리자고 한다.
휴~~다행이다. 당장 내리고 싶은 맘 뿐이었다.
호도....녹도....외연도행 배였는데
1시간 10분쯤 달려 호도에 도착했다.
내릴때 살짝 후회는 되었지만 먼바다는 파도가 더 칠텐데 잘 한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도착한 계획에 없는 섬....호도
호도는 여우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먼저 안내지도를 보고 어딜가야 할까 고민해 보았다.
60여호쯤 되는 마을.
이곳은 선착장에 매표소가 있지 않고
동네안에 매표소가 있다.
옆지기가 매표소 분에게 낚시가 되느냐고 물으니
겨울엔 안된다 한다.
일단 매표소앞에 짐을 두고 가까운 호도해수욕장을 가 보았다.
1km쯤 될까...넓은 백사장에 탁 틔인 바다
여름이면 바다로 뛰어 들고 싶을만큼 정갈하고 드넓다.
모래사장을 산책하듯 걸으니
겨울바람이 새끼손가락을 끊어질듯 아리게 한다.
장갑이 없으면 양말이라도 끼고 다녔는데 오늘따라 깜빡했다.
저 멀리 굴이 있는 바위까지 걸어가고 싶었지만 돌아서 나왔다.
눈에 익은 돌이다.
오래전에 보령에서 호도돌이라고 구입한 우리집에 있는 돌이다.
아....그 호도가 이 호도구나
파도탓인지 배들이 항구에 다 있었다.
1박을 할 계획이었으나
추운겨울이라 그런지 섬은 너무도 고요하여 잘 분위기가 아니었다.
외연도에서 돌아오는 배가 2시간후에 도착하니
그 배를 타고 대천항으로 가야 겠다 생각했다.
섬 일주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고 해서
선착장에서 옆지기는 낚시를 하고 난 책을 꺼내어 읽었다.
당연히 고기는 물리지 않았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길 2시간
저멀리 배가 들어오니 반갑기는 한데
또 다시 그 흔들림속에 몸을 맡기려니 두렵기도 했다.
고요한 그 섬에도 사람들은 살았나 보다
배시간에 맞추어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한분이 우리 사연을 듣고 말씀해 주셨다.
파도가 칠 때는 배 뒷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우린 그것도 모르고 경치 구경할거라며
제일 앞자리에 앉았으니...
그분이 가르쳐준데로 뒷자리에 앉으니 흔들림은 있어도 견딜만했다.
아....아까 뒷자리에 앉았더라면 외연도를 갔을텐데...
인연이 아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옆지기가 내 왼손을 꼭 잡고 대천항까지 갔다.
여름이면 차고 겨울이면 따뜻한 옆지기가
아린 새끼손가락을 맛사지 하는건데
아마도 그걸 본 사람들은 무척이나 다정스런 사이라고 생각하겠지...
작은섬 호도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쉽게 잊혀질것 같지는 않다.
너무 추위에 떨었기 때문에.....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
호도에서의 시간이 아쉬웠는데
대천항에 도착하니 삽시도행 배가 있었다.
대천항에서 약40분거리이니 먼 섬도 아니고 차도 들어가니
가벼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삽시도행 배에 올랐다.
옆지기는 아이마냥
새우깡 한 봉지들고 갈매기와 놀다
같이 놀자고 불러서 올라왔는데
날씨가 너무 쌀쌀해 차안에서 독서삼매경이 난 훨 좋았다.
스쳐 지나는 바위들은
내 기억에서 스쳐 지날 뿐이겠지만,,,,,,,순간은 가슴을 적신다.
삽시도는 보령시에서 13.2킬로 거리이다.
면적 3.78km2, 해안선 길이 10.8km
5개 마을 500여명의 주민이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섬이다.
섬 모양이 마치 화살이 꽂힌 활과 같다고 하여 삽시도라고 부른다.
진너미, 거멀너머,밤섬해수욕장등
긴 백사장과 해안 뒷쪽 울창한 송림이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 좋겠다.
술뚱 삽시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겨울이라 비교적 한적한
미지의 섬 삽시도를 구석 구석 돌아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드라이브가 끝이 났다.
밤섬해수욕장
진너머해수욕장
이 겨울에 한산한 민박집은
지지지지....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작은 tv하나에
화장실 딸린 작은방 하나가 5만원이란다.
민박집에서 냉동삼겹살 구워 저녁을 먹었는데
1인분이 9천원.
육지에서 하루에 여러번 오가는 배가 40분 거리인데
꼭 섬이라고 물가가 비싸야 할까 싶었다.
따뜻한 방을 기대한게 잘못이었을까
집에서 보일러 제대로 틀지 않고 자는게 버릇이 되어 다행이었다.
아파트 사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추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것 같다.
아침 서둘러 나오니
와~~동이 트고 있었다.
서해 작은섬에서 일출을 기대하지 않아서일까.
그 붉은 태양은 더 붉게 타올라 발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옆지기의 재촉에 서둘러 술뚱 선착장에서 첫배를 기다리는데.....
차가 한대 오더니 첫배는 반대편 선착장에 들어온단다.
15분쯤 남은 시간에
확실하지 않은 선착장을 찾아 옆지기는 페달을 밟았다.
배를 타며
이런법이 어디있냐고 안내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요즘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다 알고 온단다.
사정인즉슨
첫배는 대천항에서 삽시도를 거쳐 영목,?섬,원산도을 거쳐 대천항을 가고
막배는 그 섬들을 거쳐 삽시도에서 대천항으로 바로 간다.
그래서 선착장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 것이다.
어제 길 물어보았더니 건성으로 대답해 줘서 모래사장에서 겨우 돌아 나왔던 일
저녁 먹는데 옆자리 술 마시는 아저씨의 시비
비싼 물가
그리고 안내없는 선착장 사건...
여행객들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고
여행객의 호주머니만 바라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술술 좋게 풀릴 때도 있고
가끔은 엉뚱하게 나쁜 상황들만 이어질 때가 있다.
이번 삽시도 여행은 우리에게 운이 없었나 보다.
아름다운 삽시도의 자연만 생각하자....그래야 다음에 또 오지 언제인가는
첫댓글 여행은 떠나는 설레임이 아닐까요. 두분 이런저런 사연으로 힘들고 어렵게 다녀 왔지만 작은 추억으로 남겠지요. 두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착희님은 추위에 배멀미에 고생을 많이 한것 같은데 사진보는 저는 착희님이 넘 멋지게 사는것 같아서 부러워요. 마음의 여유를 함껏 누리는 부부! 낚시하는 남편옆에서 책읽는 아내!
여행은 즐거움과 고생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추억이 되나봐요.
춥고 바람부는 겨울바다와 빈 해변이 가만히 앉아서 사진으로 보니까 춥다기 보다는 낭만적으로 다가오네요. 겨울바다 귀경 잘 하였습니다. 멋은 팽개치고 두꺼운 옷으로 둘둘 말고 있는 두분의 사진을 보니까 추운 고생여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ㅎ
어머나~~내가 좋아하는 바다!!!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리다~
자갈들이 넘~이뻐라~~~
조용한 바다 거닐고 싶습니다 구경 잘 하였습니다
겨울엔 바다가 사나우니 장판처럼 조용한 날 여행하시옵소서....
대전에 살고 있지만 전남북이나 경남등 타지 섬에 비해 여행 인푸라도 부족하고 숙박비나 물가가 비싸고 친절도도 떨어지는 섬이 있는것 같습니다.
쫙~읽어 네려오는 여행기에 몸을실고 같이 멀미하며 멋진 추억만들고 온듯 멋진 여행 다녀옵니다.감사감사~~
주인장 두분의 벙거지가 백만불 짜리내여.............. 넓은 백사장이 시름을 잊게 합니더...오랫만에 하는 나들이인데 어쩨서 그놈의 바다가 심술을 부린다요.....덩달아 나 또한 아름다운 일출을 봅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