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님이 보내온 편지 / 영주 여행 ~ 8월 7일부터 9일까지

[마티노]

영주여행

첫째날

뜨거운 계절, 태양이 유혹한다. 어서 떠나라고....자유로운 백수에게 머무르고 떠남이 차이가 없지만 짐을 싸서 훌쩍 집을 떠나는 것만큼 설레이게 하는 것은 없다.집을 떠남은 길에 나섬이요,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타인을 만나고 그들과 웃고 얘기하며 함께 마시고 먹는 구체적 삶을 통하여 나의 삶도 새로움을 얻게 될 것이다. 그 길위에서 가까운 친구와 만나 며칠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될 것이다.

오늘은 김장환박사의 초대로 노박사와 우리부부가 멀리 영주로 떠나는 날이다. 전날 뉴스에서는 오늘낼 강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하였지만 아침날씨는 괜찮다. 아침8시30분에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금정역에 도착하니 9시 50분 노박사부인 오로라님이 배웅을 나오시고 우리는  바로 노박사차를 타고 영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마음은 바야흐로 여행모드로 바꿔진다.기분이 유콰해지고 말수가 많아지면서 왠지 들뜬 기분이다.아내가 차멀미로 앞좌석에 앉아가니 오로라님께 미안하다. 휴가철인데도 별로 차가 붐비지 않아서 별일 없이 약3시간만에 영주에 도착하였다. 명품드라이버 마티노의 운전덕에 차멀미도 없이 아주 편안하였다. 고촌부부가 마중나와 맛있는 영주 소고기 국밥집으로 안내하였다. 점심후에는 바로 고촌으로 향하였다.

 고촌뜰은 언제나 잘 정돈된 아름다운 정원이다. 고촌부부의 정성과 땀으로 이루어진 곳곳은  성하의 계절에 푸른 나무와 잔디, 그리고 여름꽃들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이제 이곳에서 우리는 2박3일을 함께 할 것이다.

 고촌에 도착하여 자유로운 마음으로 뜰을 거닐고 있는 멋진 노박사 모습!

 여름에 으뜸꽃..................상사화가 핀 정원, 그 자태가 아름답다.

 고촌과 그의 아내는 손님이 오니 더욱 분주하시고.........나는 뜰의 이곳 저곳을 돌아본다.

 고촌도 채비를 차리고 가벼운 옷차람으로 나오고 있다.

 이 작은 오름으로 넓은 잔디밭의 가운데를 삼은것 같다.  이로 인하여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것같은.....ㅎㅎㅎ.  거실에 앉아 바라보면 이 뜰의 정중앙이다.

 고촌 뜰의 백미...........연꽃이 핀 연못에서 바라본 자택, 돌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는 길이 한참 멀어 보인다. 참 예쁜 구도다.

 아침이슬도 간편옷을 입고 나오고..........바위위에 함께 앉아서 찰칵........옆에 남자가 헐렁해서 ㅎㅎㅎ

 고촌이 뒤꼍에 새로 설치해논 해먹을 소개하며 시범을 보이고 .....

 마티노와 고촌이 서로 대화를 하는 중에 

 셋이서 둘이 (오로라님 뒤에 숨은 고촌원장님...)

 오로라와 아침이슬이 고촌사모님을 따라서 건너편 밭에서 참외 호박 옥수수 등을 따가지고 오고 있다. 저녁준비중.............

 남자들은 뒤꼍으로 나가 어슬렁 거리고.....

 사과가 영글고 있는 앞뜰

 준비한 음식을 야외 탁자로 나르고........

 의왕에서 공수된 놈............바우!

아주 영리한 놈, 마지막날 떠나기 전에  흔들의자주변에서 잠쉬 쉬면서의 얘기다. 바우의 충성을 확인하는 ...고촌원장이 손에다 참외를 조금 잘라놓으니 먹으려고 한다. 안돼! 소리에 혀만 낼름거리고 있다. 다시 먹으려고 하지만 안돼! 소리에 다시 혀만 낼름거리고 있다. 마침내 먹어! 소리에 냉큼 먹는다. 주인의 명령을 철저하게 듣고 지키는 바우! 고촌원장님이 엄마라고 하는................참 귀엽다

 저녁 식사전에 채마밭에서 따온 참외와 토마토, 복분자를 먹으며 담소하고 있다.

 뒤곁에 활짝핀 벌개미취..........화려화다

 밤이 익어가는 뒤뜰에는 벌써 가을을 예고하고....

 도랑에 흐르는 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오로라 김진순씨, 아침이슬 복향씨, 고촌원장님 조창숙씨

아름다운 여인들, 강아지, 흔들의자.........멋진 정경입니다.

 기다리던 밥먹을 시간, 고촌과 마티노가 맛있는 고기를 숫불에 굽고 있다.맛있는 영주 돼지고기와, 무공해 상추, 고추, 곰삭은 된장, 푸짐한 식탁에 와인과 소주까지.............푸짐한 참살이 식탁이다.

 지금 여기서는 행복을 만드는 시간 ....드디어 만찬이 시작되고

 마티노가 준비한 와인으로 건배....., 분위기는 무르익고

 그러나 웬만하던 날씨가 결국 비를 뿌리기 시작하니...............

 집안 거실로 식탁을 옮겨서 다시 편안하게 ....

 이런 날에 음악이 없을 수가, 마티노의 축하 음악이 나오고....

 답가로 고촌의 노래가 나오니..........분위기는 거의 감동의 무대 ...오래동안 노래를 부르며 첫날밤을 이렇게 보냈다.

11시가 넘어서 아내는 잠을 자러 방에 들어가고 나머지 일행은 거실에서 아직도 여흥의 기분이 남고 두런두런 얘기하고 있다. 밖엔 비가 오고 있고...그런데 그만 자자! 아내가 자고 있으니, 조용히 해야...,  ㅎㅎㅎ 대단한 烈夫가 나왔다. 그로 인하여 12시전에 모두들 잠을 자러 들어가긴했는데...지나고 보니 마음이 영 거시기 하다. 집에 와서 반성을 많이 했다. 내가 과연 고촌과 마티노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향후에라도 그런 자리가 있으면 잠을 좀 못자더라도 함께하겠다고 단단히 맘을 먹어놨다. ㅋㅋㅋ...워낙  일찍 잠을 자는 습관과 약한 건강 때문에 남을 배려하지 못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시길 ...............

둘쨋날,

관상대의 예상이 어긋나고 이튼날도 비가 오지 않았다.

6시쯤 일어난 우리는 고촌뜰 여기 저기를 산책하면서 맑은 공기를 만끽했다. 상쾌한 아침이다. 아침이슬은 오늘의 긴 일정을 위해 수지뜸을 뜨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전날 만찬이 너무 풍성하였지만 고촌원장님이 차려내놓는 아침밥은 그 맛있는 된장국으로 하여금 한그릇 가득 먹고 또 먹었다. 전날 고촌뜰이 좋아서 그냥 내쳐 여기서 지내자는 아침이슬의 의견도 있었지만, 고촌의 제안대로 청계사와 퇴계고택과 도산서원, 등을 구경하기로 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천천히 출발했다. 본격적인 영주와 안동일대 여행의 시작이다!

  청계산가는길가 계곡물, 멀리서 래프팅하는 모습이 보이고....

  다리위에서 래프팅을 보고 있는 노박사와 고촌

 다리 위의 마티노와 고촌

 한팀의 래프팅팀이 도착한다

 드디어 청계사입구

 입석을 기점으로 한시간정도 산행을 해야 청량사에 도착한단다.

청량산은 퇴계의 고향산으로 작지만 크고, 아담하지만 웅장한 기상이 있는 영남의 명산이다.. 청량산 육육봉의 계곡물, 퇴계가 공부하던 청량정사, 그리고 청량사 가람과 오층석탑의 아름다움까지......오늘 우리일행은 청량사 경내까지만 걸어가서 아름다운 청량사의 모습을 담아올 것이다.

 좁은 산길이지만 걷기가 편하다. 고촌이 미리 알아보고 쉬운길을 선택했다. 내려올 때는 원래 차가 다니는 포장된 길로 내려왔다.

 제대로 청량산을 구경하려면 하늘다리를 가 봐야하는데....오늘은 청량사까지만이다.

 청량사가는 길에서 모처럼 함께...

 카메라 줌렌즈를 활용하여 멀리 청량사를 보았다.

 청량정사 안내문을 보고도 잇닿아 있는 산꾼의 집만 찍고  청량정사의 사진을 찍지못하였다. 고촌이나 오로라님이 찍으셨으면 메일로 좀 보내줘요ㅎㅎ

 산꾼의 집.....이분이 달마도의 명장이라고 한다

 명장이 그린 달마도

 산꾼의 집 앞에 늘어선 작품들..... 

 청량정사옆 고목을 ....

드디어 청량산 청량사에 도착했다. 언젠가 워낭소리를 보면서 청량사 5층석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청량사를 보면서 꼭 와 보고 싶었던 곳!

 청량사 전경

 청량사 오층석탑은 지은지 얼마 안되었다고 하는데.....그것이 있어서 아름답다.

 마티노와 오로라님

 참 아름다운 가람이다.

 마티노와 오층석탑 .....

 유리보전을 뒤로 하고 있는  일행의 모습............

 이  멋진  가람과 그 배치를 보십시요............

 청량사 유리보전의 유래

 멀리 5층석탑이 보이는 절 마당에서...

 모처럼 청량사 에서 함께....

 풍경소리1.........(安心堂의 풍경)

 풍경소리2

 풍경소리3 (고촌이 알려준 구도로 찍으니 아주 멋지게 나왔다)

 청량사 유래

 일행이 좁은 수로를 바라보고 있다

 평범하기만 한  이 사진, 잠시후 보이지 않는 사진 위쪽에서는 의외의 일이 벌어지는데.......ㅎㅎㅎ  지금은 태풍의 전야, 고요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느라고 난리다 ....단순한 일이 왜 이렇게 웃음을 자아 내는가....여행이 우리를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만들기 때문이아닐까...........오랫동안 함께 웃고 싶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청량사를 구경하고 내려왔다.

 다음의 행선지는 퇴계 종택이다.

 이곳 안동과 영주는 온통 퇴계 이황에 관한 것이다.

 퇴계 종택 본채 종손이 마루에 앉아 손님으로부터  인사를 받으신다.

 秋月寒水亭

'공손히 생각하니 천년을 이어온 성인의 마음은(恭惟千載心)/ 가을 달빛이 차가운 물에 비춤이로다(秋月照寒水).'

이 글귀는 중국 남송의 대유학자 주자(朱子)의 시 '재거감흥(齋居感興)' 중 한 구절이다. 1천500여년 후 공자의 도학(道學)을 다시 이은 주자가 공자의 마음, 옛 성인의 마음이 가을 달빛이 비치는 차고 맑은 물과 같음을 비유하고 있다.

'추월한수정(秋月寒水亭)'의 '추월한수'는 이 시의 한 구절인 '추월조한수'에서 온 말이다.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있는 추월한수정은 퇴계(退溪) 이황(1501~1570)의 도학을 기려 후학들이 세운 정자이다. 퇴계의 마음 또한 '추월조한수'와 같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유산 이형윤의 풍수문화콘텐츠 참조)

 한옥의 아름다움............

일행은 다시 육사 기념관으로 갔다. 이육사는 퇴계 이황의 후손으로서 시인이자 독립투사였다.

 육사의 6형제가 거처한 집.....六友堂

 뒤꼍의  시화 전시회에서......

 모두들 이육사와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이육사기념관을 뒤로 하고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도산 서원입구....안동댐의 물길이  유유하게  흐르고 강가 소나무가 시원스레 자랐다.

 試士壇의 모습

 도산서운 앞마당에 당도하면 제일 먼저 우리의 눈을 끄는 풍광은 호수가 된 낙동강 한 가운데 섬으로 솟아 있는 試士壇이다. 수몰되기 전 여기는 백사장과 솔밭이 시원스레 펼쳐진 강변이었다. 그러던 1792년 3월 정조는 규장각 대신인 이만수를 보내 도산서원에서 치제하고 별과를 보게 했는데 응시자가 너무 많아 서원에서는 볼 수 없어 과장을 강변으로 옮기고 시험문제는 소나무 가지에 걸어놓고는 시험을 보니 답안지 제출자만 3632명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봉해서 서울로 가져와 채점하여 7명을 뽐아 시상하고 이때 왕이 전하는 말씀과 제문은 전교당에 게시 하고 그때의 일을 기념하여 단을 쌓고 기념비를 세우니 그것이 시사단이다. 비문은 유명한 재상 번암 채제공이 지은 것이다. 시사단이 물에 잠길 처지에 놓이게 되자 1976년 높이 10m 반경 10m의 둥근 축대를 쌓아 그 위로 옮긴 것이다. (유흥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3)

 뿌리는 하나이나 가지는 넷처럼 보이는 나무........

 열정

도산서당의 식수로 사용하던 우물로 『역경』井卦 "정열한천식”의 우물의 의미를 취하여 ‘열정’이라고 하였다 우물은 마을이 떠나가도 옮겨가지 못하고, 길어도 줄지 않으며, 오 가는  사람 모두가 즐겨 길어 마시는 것과 같이, 사람들은 주인없는 무궁한 지식의 샘물을 두레박으로 길어 마시듯 자기의 노력에 의하여 인격과 지식을 쌓아 누구나 즐겨 마실수 있는 샘물과 같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되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안동 라이온스클럽 문화유적안내- 

 우물안을 찍은 모습

 첫번째 건물 소개는 농운정사(隴雲精舍) 고촌의 부탁으로 전속 문화해설사가 우리를 데리고 다니며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농운정사(隴雲精舍)

농운정사는 도산서당 서쪽에 있는 8칸의 건물로 도산서당과 함께 선생께서 세운 건물로 당시 문도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던 곳이다. 제자들이 자율적으로 심체공부(心體工夫)에 전념하기를 바라던 선생의 정신을 반영하여 '工'자형으로 건축했다. 공부하는데 밝게 하기 위하여 사방에 창문을 많이 내어 채광을 살리고 맑은 공기가 들어오도록 해서 정신을 맑게 했다. 공부한 마루를 '시습재(時習齋)'라 하고 뜻은 '학이시습(學而時習) 불역열호(不亦說乎)' 즉 '때때로 익히고 학문하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나이든 제자들은 동쪽방, 젊은 제자들은 서쪽방에 기거토록 하여 제자들간에 서로 부담이 없도록 하였다. 제자들이 쉬는 마루를 '관란헌(觀瀾軒)'이라고 하는데 흐르는 낙동강의 푸른 물을 바라보며 흐르는 물의 순리를 터득케 했다.

 도산서원의 金松 이 금송은 도산서원 성역화 사업 입안자였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앞에 심어 아끼던 금송으로 70년 12월 8일 도산서원 경내를 빛내기 위해 손수 옮겨 심은 것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는 활엽속성수 금송은 이제 도산서원 건축의 공간분할을 변형시켜 사립문 너머 사당 마루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영광은 영광이로되 상처로 박힌 영광이다.(유홍준/나의 문화유산답사기3)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라고 한다.

퇴계선생은 특별히 매화나무를 사랑했다한다. 퇴계 선생의 최후 말씀이 " 저 매화나무 물 줘라" 라고 한다. ( 유흥준, 나의 문화답사기 3)

 

 도산서원의 정문-進道門

典敎堂(보물 제210호)-퇴계를 추모하기 위해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되었다. 陶山書院의 강당에 해당되며 선조가 내린 현판의 글씨는 석봉 한호의 글씨이다.

 

 박약제,전교당의 동제이며 학생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서원의 기숙사라고 할 수 있다.

 

 전교당의 서제, 홍의재

 상덕사(보물 제211호)-퇴계선생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이다. 선조7년(1574) 전교당과 함께 지어졌다.

 장판각-서원에서 찍어낸 목판본을 보관해온 곳이다. 선조어필, 퇴계선생문집, 유묵언행록, 병서, 도산십이곡 등의 2,790장의 판각이 보관되어 왔으나 2003년 국학진흥원으로 이관되었다.

 시원하게 틔워진 강당(전교당) 공부를 하는 마음도 편벽되지 않고 이렇듯 트인마음으로 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전사청(典祀廳)-퇴계사당인 상덕사에서 제사를 지낼 때 제물(祭物)을 보관하고 평소에는 묘지기로 하여금 사당을 지키도론 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바람의 통풍을 절묘하게 조절하여서 그런지 서늘한 기운이 든다. 

 고직사(庫直舍)-건물을 수호하던 고지기가 있던 곳이다. 조선의 국가중요시설로서의 대우를 돈독히 받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서원의 가장 아래 부분에 위치한 건물로 이황의 제자 정지헌을 비롯한 제자들이 힘을 합쳐 세운 집으로 현판의 글씨는 퇴계 선생의 친필이다. 역락이라는 말은 《논어》의 첫 장인 〈학이〉에서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하니 불역락호(不亦樂乎)이다.”에서 따온 말이다.

(이상 사진 설명은 블러그 /여행속으로 에서  참조하였다) 

 기이한 모습의 수양버드나무 .........

 고촌과 함께 .........안경을 숨겼더니 맨 얼굴이 이상하네 ㅎㅎㅎ

 사진을 찍는다니까 아주 좋아하면서....각자 포즈를 취했는데....

 고촌이 끼니까 썰렁해지네...ㅎㅎㅎ

일행은 유서깊은 도산서원을 뒤로 하고 밥먹으러 갔다........도산서원 가까운 맛있는 밥집으로  갔다. 안동식 정식에다 맛있는 돼지고기볶음으로 일행은 저녁을 먹고나니 6시가 넘었다. 안동 수애당에서 7시30분에 새로운 형식의 소뮤지컬 " 퇴계이황과 두향의 사랑이야기 " 를 관람키로 하였다. 고촌이 준비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코스다. 어둑어둑한 밤길 고촌의 오른발이 엑셀레이터를 깊게 누르면서 요리조리 헤쳐나가서야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하였다. 운전실력 짱이다!

 水涯堂..........강변에 29칸 한옥, 수애당의 멋진 안 마당에서 극이 열리고....뒤곁에서는 맛있는 빈대떡과 음식을 장만하고 막걸리도 있단다

연극이 끝나고 걸판지게 뒤풀이가 있단다. 모두 무료다. 입장료도 없고 음식도 공짜란다. 안동인심 한번 크다.

 오늘의 극은 퇴계와 두향의 러브스토리.........48세 퇴계와 18살 두향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서양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가  이와 비교 할 수 있는가 ...지고 지순한 이 사랑이야기를 기대해 보란다 (스토리텔러의 구수한 서두가 이어지고)

 퇴계선생이 48세 때 단양군수 봉직 9개월의 짧은 기간 단양관기 두향과 30년의 세대 차이를 넘은 선비사회의 고결한 사랑이야기.. 9개월간의 짧은 기간에 시화와 음률에 능했던 두향과 풀 먹인 안동포 같이 오직 학문의 길을 갔던 퇴계와의 만남과 헤어진 후 20년간 단 한 번의 만남도 이루어 지지 않았지만 퇴계를 위해 종신 수절한 한 여인이 퇴계의 죽음을 따라 남한강에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한 애절한 이야기...

 두향과 퇴계의 사랑 이야기가 애닳다.....퇴계가 죽을 때 마지막으로 한 말 "저 매화나무 물 줘라"는 얘기는 애지중지 했던 두향이가 준  "매화나무분재"를 말함이 아니던가?

 스텝 전원의 인사

 스토리 텔러 와 함께 (고촌선생의 지인)

 수애당 건너 강변의 불빛에서....윤슬(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보며 ...........

공연은 끝나고 오로라님이 수애당에서 가져온 식혜를 마시고 강변에서.... 강물과  바람, 그리고 달빛!   '윤슬'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생각하며  퇴계와 두향의 사랑이야기 속에 잠시 낭만에 빠져본다............

다시 두대의 차에 나눠타고 고촌으로 돌아왔다.

고촌의 흔들의자에 앉아 하늘을 보니 오늘도 별보기는 틀렸네, 고촌에서 나는 별과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어 하늘을 바라 보아도 고촌의 하늘은 언제나 별을 허락하지 않는다.........ㅎㅎㅎ 마티노, 고촌과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오늘 밤은 늦게까지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쏟아지는 잠으로 인하여 그만  먼저 말하고 말았네. " 어휴, 졸려죽겠네"....ㅋㅋㅋ  오늘 여행은 강행군이었어, 하루에 참 많이 보고 왔다.....ㅎㅎㅎ

모기장이 쳐진 작은 방에서 하루를 끝내며 나는  바로 꿈나라로 행했다 ...그리고 익일 새벽까지 숙면을 취했다.

셋째날

다시 날은 밝았다. 일찍 일어나 떠나기 아쉬워 고촌뜰 안팎을 다시 거닐어본다.

 장독대 돌담에 핀 나팔꽃....

 고촌원장님의 손길이 깃든 곰삭고 있는 간장 된장 고추장이 있는 장독대

 집 입구에 조상의 遺墟碑......고촌의 문장이란다. 그의 효심이 깊어 이 집안은 길이 번창하리라.

 아침에 활짝 핀 연꽃옆에서..........

잠시후 오로라님이 일어나셔서 우리 셋은 뒤뜰을 나와 용암산 자락을 산책하였다.

 해뜨고 있는 아침....

 활짝 핀 달맞이 꽃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해 주고....

 먼 산에는 아침녁의 운무가 가득하다 ....인적없는 고촌에는 새소리 바람소리만 나는데,  길가 풀섶에 맺힌 아침이슬 방울이 내 옷깃을 적신다. 참 행복한 아침이다.  이 시간이 나는 참 좋다. 우리 언제 이런 평화속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 수 있을까....꿈을 꿔 본다.

떠나기 전에

고촌표 된장으로 우려낸 아욱국을 먹어봤는가?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아욱국 두어그릇은 간단히 먹게 된다. 구수한 고촌원장님의 솜씨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고촌원장님은 옥수수를 삶아서 한 가방씩 싸주시고 상추와 고추도 바리바리 싸주시니 언제나 감사할 수 밖에....고촌께서는 제 아내의 건강을 생각하여 허깨나무를 손수 잘라서 준비해 주신다.  

떠날 준비를 대강 마치고 우리는 다시 등나무그늘 흔들의자에  모여 6자회담을 하는데 언제나 회담성과는 별로지만 이곳 분위기는 유쾌하다.그 사이에도 고촌원장님은 옥수수, 참외, 토마토, 복분자를 다시 내오고....이때 바우도 분위기 조성에 한몫을 했다. 마냥 길게 이바구를 하는데.....11시가 되자 마티노기사님이 이제 그만 가자고 하신다.

11시 30분에 출발한 마티노차는 목동우리집까지 데려다 주시니 우리부부는 그저 황송할 수 밖에....오는 길에 점심을 해야 하는데 집사람이 감사의 뜻으로 이왕이면 국도변에 맛있는 점심을 하자고,...생각은 좋았는데, 어찌되었는지 그만 목동까지 와서야 수제비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게 됐으니 마누라의 마음과 다르게 대접이 시원찮아서 미안스럽구만.....지나고 보니 이 날이 마누라 생일이라, 나는 그만 잊어버렸는데 마누라  혼자서 자축하려고 이왕이면 맛있는 점심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수제비로 때우고 나니 영 섭섭했던 모양....이튿날 할 수 없이 다시 점심을 살 수 밖에.....ㅎㅎㅎ

에필로그

여행도 제대로 할 줄도 모르는 우리 부부가 영주여행을 통하여 친구부부와 함께 하면서 매우 즐거웠습니다. 대외 활동이 제한적인 남편으로 인하여 바깥활동이 별로 없던 아내가 친구부부와 2박3일을 보내며 활발하게 웃고 즐기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여행이 재미가 더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배려해 주신 고촌과 마티노부부께 감사합니다. 함께 공유했던 재미난 일들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 동안에 혹시 세심하지 못했던 내 언행으로 인하여 불쾌했던 일이 있었다면 잊어 주시고 재미났던 일, 웃긴 일만 기억에 남아 추운 겨울 아랫목에서 한가지씩 한가지씩 꺼내 보며 밝게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8월 19일

서울 나뭇골에서 虛靜 올림

 

 흐르는 음악 : 매기의 추억  /  팬플릇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