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기정통부·환경부·해양수산부, 세계 첫 정지궤도 환경위성 발사 성공
▶ ‘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가 2월 19일 오전 7시 18분경(한국시간 기준)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기술로 만든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2B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 2B호는 정지궤도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대기환경 조사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은 미세먼지 생성 및 이동경로를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양환경 또한 관측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이하 ‘천리안 2B호’)가 2월 19일 오전 7시 18분경(한국시간 기준)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천리안 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기체상태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관측할 수 있는 위성이다. 한국은 천리안 2B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천리안 2B호는 발사 약 31분 후 고도 약 1,630㎞ 지점에서 아리안-5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되었고, 이어 약 6분 뒤(발사 후 37분 뒤)인 오전 7시 55분(한국시간 기준)에는 호주 야사라가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천리안 2B호 본체 시스템의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목표 전이궤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
천리안 2B호는 향후 약 2주간 5차례의 전이궤도 변경을 통해 최초 타원형 전이궤도에서 고도 3만 6,000㎞의 정지궤도로 접근해 나갈 계획이다. 정지궤도 안착 후에는 정확한 대기 및 해양환경 관측정보들을 확보하기 위해 수개월 간 궤도상 시험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천리안 2B호에 장착된 환경탑재체와 해양탑재체에 대한 영상보정 등 위성시스템 조정을 통해 성능을 최적화한다. 이를 토대로 궤도상 시험과정에서 관측된 정보들을 대상으로 대기 및 해양환경을 관측하기 위해 개발된 전용 소프트웨어(SW)를 적용해 정확한 최종 산출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SW 조정과정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면 대기환경 정보는 2021년부터, 해양 정보는 2020년 10월부터 정상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 생성경로 상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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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리안위성 2B호 전자파 시험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2011년 개발에 착수해 약 9년간의 노력 끝에 탄생한 천리안 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 등 공기 중 존재하는 에어로졸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기체상태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관측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천리안 2B호는 동쪽의 일본부터 서쪽의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까지 아시아 지역을 상시 관측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어느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생성․발달하며 어떤 경로로 이동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지와 국내 어느 지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생성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또한, 천리안 2B호는 천리안위성 1호의 해양관측 임무를 이어받아 더욱 향상된 성능으로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해양환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녹조․적조, 기름유출, 해양쓰레기 등 오염물질의 이동을 명확하게 실시간 감시하고, 해무․해빙, 어장환경지수, 염분농도 등 다양한 해양특성을 관측해 해양 연구활동도 진행한다. 천리안 2B호의 대기 및 해양환경 관측정보에 천리안 2A호의 관측정보를 추가 활용하면, 관측정확도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의 추가적인 활용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천리안 2B호는 미국(22년 이후 발사) 및 유럽(23년 이후 발사)의 정지궤도 대기환경 관측위성과 함께 전지구적 환경감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에도 대기환경 정보를 제공해 국제사회의 환경보존 노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정병선 제1차관은 “지난 천리안위성 2A호에 이어 2B호도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저궤도위성에 이어 정지궤도위성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해상도 250m로 해양환경 정보를 동영상처럼 관측
▶ 천리안위성 2B호 발사전 준비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리안 2B호는 지구에서 3만 6,000㎞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며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지난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 2A와 위성 본체는 같고 임무를 위한 센서(탑재체)만 다른 쌍둥이 위성이다.
과기정통부, 환경부, 해양수산부가 협력해 지난 2011년부터 천리안위성 2호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 프랑스 에어버스 등이 참여했다. 천리안 2A와 2B 위성 개발 및 발사 사업에는 각각 3,867억원, 3,180억원씩 총 7,000억여원이 들었다.
천리안 2B호에는 정밀 대기환경 관측장비 ‘젬스(GEMS : 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ometer)’와 해양 관측장비 ‘고씨투(GOCI-II : Geostationary Ocean Color Imager-II)’가 탑재돼 있다. 환경관측센서인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관측 범위는 일본에서부터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에 걸쳐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라오스, 타이,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몽골 13개 국가의 대기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지역, 미세먼지의 이동경로, 국내의 고농도 미세먼지 생성지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반도 상공을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위성과 달리,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는 정지궤도 위성이기 때문에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다른 위성들에서는 하루에 1~2번 신호를 받았다. 천리안 2B호가 운용되면 12시간을 계속 받을 수 있다. 현재보다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성의 해양관측센서인 ‘고씨투(GOCI-2)’의 기능은 이전 것보다 더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는 적조, 갈조, 괭생이모자반 번성 등을 관측해 왔다. 이에 더해 천리안 2B호는 한국 영해에서 발생하는 적조, 부유 조류, 해무, 해빙 등 26가지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의 13가지보다 2배 늘어난 것이다. 고씨투의 해상도는 250m로, 천리안위성 1호의 500m보다 4배(면적 기준) 좋아졌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18배(6.2→115Mbps) 빨라졌다. 그만큼 같은 지역을 더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씨투는 저염분수나 해양오염물의 이동 양상 등 해양환경 정보를 동영상처럼 관측할 수 있다. 그리고 어장을 탐색하거나 양식환경을 모니터링하는 등 어장정보도 측정할 수 있다. 하루 한 번씩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돼 있어, 엘니뇨나 라니냐 등 대양의 해양환경을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정병선 차관은 “지금까지 대기환경에 대한 위성 감시는 저궤도(고도 700-1,000km) 위성이 전담해 왔다. 대기환경 감시용 정지궤도 위성은 천리안 2B호가 세계 최초이다. 천리안 2B호는 2022년에 발사될 미국의 템포(TEMPO) 위성, 2023년에 발사될 유럽의 센티넬4(Sentinel-4) 위성과 함께 전세계를 포괄하는 대기 환경감시망을 구축한다. 천리안은 아시아, 템포는 미주, 센티넬은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맡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정지궤도 위성 관련 독자기술 확립
▶ 천리안 위성 비행 상상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은 천리안 2A호와 2B호를 개발하면서 정지궤도위성 개발 관련 독자기술을 확립하게 됐다. 이 위성들을 개발하면서 위성구조체와 열제어부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했다.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보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했다. 이렇게 확보된 정지궤도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공공기관이나 또는 민간에서 국내 정지궤도 임무위성을 개발할 때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정지궤도위성 가운데 통신위성은 대부분 외국에서 만들어서 운용해 왔다. 천리안 2B를 개발하면서,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들은 통신위성이나 항법위성(KPS) 등을 국내에서 개발할 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리안 2B는 세계 최초로 환경센서를 갖춘 정지궤도위성으로서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나 관측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정병선 차관은 “천리안 2B는 한반도 외에 지구 전체를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동남아나 호주 등과 협력해서 영상도 공유하고 데이터를 보정받을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과도 협력할 계획”이라며 “항우연이 주도한 공공연구 결과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기업이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수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