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05년 8월 22일에 몇몇 게시판에 올려놓은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다시 올려놓는 글입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임시방편으로 만들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예산을 충분히 들여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올 여름 대략 2000Km는 달렸을 것 같다. 분당, 암사동, 행주대교, 일산, 안양 등등 서울 끝에서 끝 그리고 서울의 위성도시들 대부분은 자전거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너무 타성에 젖어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자동차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고 자동차는 도로가 포장 되기 이전부터 산업사회를 이끄는 견인차였다. 박정희 정권이 수출 주도형의 경제개발을 위한 기간 산업으로서 고속도로를 급선무로 여긴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선 과제가 물류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과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차 문화에 대해서 의식의 전환이 좀 필요할 때라 생각된다.
올 여름 나름대로 어떤 목적을 갖고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그 자체로서 또하나의 목적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자전거에 대해서 약간은 프로가 된 듯도 하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그 동안 보지 못한 철학 이외의 책들을 보고, 저녁에 해지면 습관처럼 패달을 밟고 한강이든, 혹은 시중 도로든 몇시간 돌다오는 것이 규칙이 되었다.
무더위 속에서 넥타이 메고 양복 입고 활동하기에는 야생기질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나로서는 한 여름을 그렇게 보내는 것이 최상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여겨졌다. 이제는 날씨도 산산해지고 이 생활도 접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 동안 자전거에 대해서 느낀 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신은 다리를 만들었다면, 인간은 자전거를 만들었다. 4지로 걷는 동물이든, 두 발로 걷는 인간이든 다리는 신이 피조물들에게 부여한 뛰어난 선물이다. 발로는 계단이든 절벽이든 평지든 숲속이든 어디든 갈 수 있다. 만능 이동수단이 두 다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걷기의 단점은 한 발을 내딛일 때마다 매순간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같아서, 관성력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다리의 운동에너지를 원운동으로 바꿔서 다양한 기어들을 이용하여 토크값을 효률적으로 사용하면, 이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공기의 저항만 이겨내는 에너지만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 자전거이다.
인라인도 있지만, 스케이트와 마찬가지로 보기에는 시원하고 좋지만 막상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발이 아프다. 레저로서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는 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줄일 수도 있고 또한 과체중으로 비롯되는 온갖 성인병들을 퇴치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운동이다.
하루는 밤늦게 성산대교를 지나 안양 방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50대 초반의 어떤 아저씨를 만났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경주를 하게 되는데,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따라오기에 처음엔 20대인가보다 생각했다. "그 자전거로 계속 그 속도로 달리는 걸 보니, 몇년 타신 것 같소?"하고 먼저 말을 걸어왔다.
"아네~, 저는 계속 따라오기에 20대인가보다하고 생각했는데.."하고 이내 친숙해졌다. 그 아저씨는 광명에서 개포동까지 자전거로 일주일에 3번씩 출퇴근 한다고 하였다. 원래 체중이 90Kg이 넘었었고 고혈압 때문에 아주 힘들었었다고 말했다. 자전거 탄 지는 8개월이 되는데 이제는 75Kg이고 고혈압도 없다고 했다. 예전엔 식사도 살찔까봐 억지로 절제해야했지만, 이제는 아무리 먹어도 살도 안 찌고 포만감 때문에 저절로 통제가 된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느낀 것은 자전거 타기가 레저로서만이 아니라 일상 교통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운동은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되어야 한다. 운동하는 것이 마치 무슨 각오나 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이 생활 속에서 생활의 일부로 되기까지가 약간 힘들다. 무슨 운동이든 대략 한달은 넘겨야 하고 3개월이 지나면, 운동을 하지 않는 날이 오히려 답답하고 힘들다. 이쯤 되면 운동 그 자체가 즐거운 시간들 가운데 일부가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운동 시간을 따로 계획을 세워서 일상 속에서 하기란 쉽지 않다. 여건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또 여건이 따른다 하더라도 꽉 막힌 출퇴근 시간에 도로상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거나, 그것을 피해서 정확하고 빠른 방법을 찾는 것이 복잡한 지하철인데, 자전거는 지하철보다 빠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련되어 있을 경우, 자전거는 지하철보다 빠르다. 자동차와 지하철의 최대속도가 얼마인가 하는 것은 하등 관계가 없다. 수많은 신호등과 지하철역마다 정차해야하는 가속과 감속의 시간들 속에서 평균 속도는 자전거가 더 빠른 구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예를 들면, 안양(석수역)에서 서울대 도서관까지 오는데, 지하철로는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자전거로는 50분이면 충분하다. 분당에서 행주대교까지는 두시간도 안 걸린다. 여의도에서 성수대교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서울 시내가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가 되어있다면, 대중교통보다 그리고 꽉 막히는 출퇴근길 승용차보다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 운동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만약, 서울 시내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련되어 출퇴근길을 자전거로 다닐 수 있다면, 아침에 출근하여 샤워하고 퇴근 후 돌아와서 샤워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운동과 이동 시간이 모두 끝난다.
그러나 자전거는 평지가 아니면 아주 힘들다. 지렛대 원리를 반대로 적용하여 힘의 효률성을 이용하는 것인 만큼, 비탈길을 만나면 아주 힘들어진다. 차라리 먼길이라도 돌아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 언덕은 깎아서 평지로 만들어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전거 전용도로는 임시방편으로 가볍게 계획할 것이 아니다. 만약, 현재 지하철 도로(거의 수평을 유지)를 모두 자전거 도로로 바꾼다면, 교통 혼잡과 교통량이 지하철이 운행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개선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노약자들도 있고 어린이들도 있는데, 기존의 지하철을 폐기하고 그 길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개조하여 자전거가 대신 달리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최소한 지하철 건설비용의 1/10만이라도 투자하여 건설한다면,(대충 임시방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 건설을 위한 비용과 사회적 비중의 1/10) 매연과 교통혼잡 그리고 운동 부족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들에 관한 문제들이 하나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정도의 성과가 있다면,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충하는 것이 환경보존과 국민 건강에 얼마나 많은 비중을 가질 수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 건설 비용은 막대한 금액이 들어가는데, 국민 건강과 교통난 해소 그리고 도시 대기 오염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하는 일에 인색하다면, 아직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고정관념에만 묶여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엔 자전거 기능과 충전기를 이용한 전기 스쿠터가 결합된 모델도 많이 나오고 있다. 완전한 자전거와 충전기 결합식 등 여건과 사정에따라 적당한 모델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이미 오존층이 상당 부분 파괴되고 엷어져서 자외선 침투가 매우 심하다. 구름 낀 날에도 자외선은 침투한다. 피부질환과 주름살 등 피부 노화에 자외선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햇빛과 비를 막는 시설까지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전용도로가 없는 경우에는 일반 시중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힘만 드는 것이 아니고 위험하고 또한 건강에도 좋지 않다.
그동안 일반 시중의 거리를 달릴 때는 자동차 도로 역방향으로 주로 다녔다. 순방향은 뒤에서 어떤 차가 달려오는지 불안하므로 역방향이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를 알리는 조그마한 후레쉬를 하나 키고 역방향으로 달리면, 큰 차든 작은 차든 모두 비껴갔다. 상대하기 싫어서 다 피해가는 것일테지만, 나로서는 그것이 가장 안전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고사하고 인도마저 없는 도로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방법이지만,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 자전거로 갈 만한 길이 못 된다.
또한 이런 길을 달리다가 돌아오면, 목이 따끔거리고 머리도 띵하다. 매연가스를 마시며 달렸으니, 운동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해치는 작업을 하고 온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다.
자전거는 레저만이 아니고 교통수단으로서 생활의 일부로서 친환경적 미래의 교통수단으로서 환경을 지키고 건강을 지키는 방안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충은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여행보다는 자전거 관련 내용인 것 같아 이동했습니다.
역방향주행은 도로법상 위법입니다. 사고시 가해자가 되니 삼가하셔야 합니다.
역방향은 위험하지만 현재로선 순방향보다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느껴집디다. 인도도 없고 뒤에서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 대처할 수가 없으니 불안하죠..위법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라면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을 어떻게 정비해야 하는지 당국에서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타고다닐 수 있게 해놓고 타라고 해야지..위험하거나 법을 어기는 것이 더 안전하게 느겨지는 현실은 참으로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전국 규모)도 모두 규합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고 저처럼 동호회 회원도 아닌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도 지적해주는 것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티브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자전거 도로를 국가에서 많이 만들어 주세요. 그러러면 자전거 연합 동호회의 힘으로 청원 드립시다.
저는 면허 따기전 간간히 역방향 갔는데요 지금 운전면허 딴뒤로는 정방향으로만 가요 만에 사고라도 나면 보상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