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밖의 설명
◇ 지형도를 실제 방향과 일치시키는 ‘지도정치’에서부터 독도법이 시작된다. (사진 촬영_ 남영호). 나침반을 지도 위에 올려놓고 자침(빨간색 바늘)의 북쪽 화살표에 지도의 북쪽 방향이 가도록 지도만 돌려서, 미리 그어둔 자북선과 나침반의 자침을 일치시켜야 올바른 지도정치다. 또 지도는 앞으로 나가는 방향으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 때는 지도를 거꾸로 보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 때는 지도를 원래 위치대로 보면 된다. 모든 지도는 위쪽이 ‘북’이다.
◇ 지도 접는 법. (사진 촬영_ 하현희). 1. 난외주기의 아래 부분을 뒤로 젖혀 접는다. 2. 난외주기의 양옆을 차례대로 접는다. 3. 이물질이 묻지 않도록 지도를 안쪽으로 해서, 경도선에 맞춰 세로로 3분등 해 접는다. 4. 도엽명이 보이도록 위쪽을 각각 45도 정도 뒤로 젖혀 접는다. 5. 아래 부분을 위도 35분 선에 맞추어 접는다. 6. 다시 접어 마무리한다. 접은 지도는 책꽂이나 지도케이스 등에 넣어 보관한다.
◇ 도엽명 색인표 ◇ 종주산행의 경우 능선 일부분이 끊겨 그 능선을 이어줄 또 하나의 지형도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 도엽명 색인표를 참고한다. 표의 제일 가운데 있는 도엽명이 현 지형도로 조금 굵은 선으로 표시돼 있다. 나머지는 인근 지역의 도엽명이므로 필요한 부분에 따라 해당 지형도를 구입하면 된다.
자북선 긋기 같은 북쪽이라도 북극성 방향으로서 지도 제작의 기준이 되며 변하지 않는 ‘진북’과 나침반의 자침이 지시하는 ‘자북’, 지도 상의 북쪽을 의미하는 ‘도북’이 있다. 지도는 진북을 기준으로 제작이 됐고, 나침반의 자침은 자북점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지도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지도 위에 자북선을 그어줘야 한다.
◇ 우리나라는 서편각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나침반의 360°에서 각 지도에 인쇄되어 있는 도자각을 빼야 하는데, 예를 들면 ‘양수’의 도자각은 7° 30´으로 나침반의 방향 다이얼을 360°가 아닌 ‘352° 30´’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지형도에는 도자각이 정확하게 기록돼 있어서 30cm 자 등으로 곧게 이으면 된다.
◇ 그후 그 선의 양옆 4cm씩 평행으로 그어주면 ‘축척에 따른 지형도에서의 거리’를 알 수 있으므로 더 좋다. 1:25000은 1cm가 250m니까 4cm면 1km다. 이렇게 미리 그어 놓으면 ‘자북선 긋기 방법에 의한 도자각 수정’이 되므로 나침반에서 별도로 도자각을 계산하고 뺄 필요가 없다.
◇ 지도읽기에선 미리 그어진 자북선과 나침반의 북방지시화살표 또는 보조지시선을 일치시켜야 하는 경우가 많다.
② 로또 복권 번호 맞추기보다 어렵다?
월간 <마운틴> 03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산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으레 한번쯤 길을 잃기 마련이다. 매번 맑은 날씨에 넓은 등산로만 다닌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람의 일은 로또 복권의 여섯 자리 숫자보다도 더 맞추기 힘든 것 같다. 산행 횟수가 늘어나면서 더 자주 더 많이 더 다양한 길로 오르게 되고, 또 그때마다 가끔씩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바로 이런 상황,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짠하고 나타나 솟아날 구멍을 열어놓는 게 독도법이다. 그럴 경지에 이르려면 연습 또 연습, 번거롭더라도 실제 지형과 지도를 비교하는 습관을 미리미리 몸에 익혀야 한다.
길 : 내 손 안에 있소이다 독도법 연습 장소로 정한 조안마을 입구에서 어떤 길로 갈 것인가를 먼저 정한다. 지형도를 꼼꼼히 살펴보던 박승기 강사가 남서쪽 길을 택한다. 코스는 짧지만 여러 가지 지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01년에 수정한 지형도에는 표기돼 있지 않은 시멘트 길이 벌써 이곳 조안마을에 새로 놓였다.
도엽명 ‘양수’의 같은 지형도(1:25000)라도 1997년 수정본은 또 다르다. 새로 생긴 시멘트 길은 물론 외촌까지 이어진 길이 하나도 그려져 있지 않다. 아마도 수정 후인 1997년 이후에 만들어진 모양이다. 그래서 지형도를 구입할 때는 최종 수정 날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독도법에 익숙해지면 지도에 없는 새 길을 거뜬히 그려 넣을 수도 있다.
코스가 정해지자 조안초등학교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돌아,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오른다. 지도에는 작은 점선으로 ‘식생계’가 표시되어 있는데, 난외주기의 아랫부분 범례에는 ‘지류’라고 써 있다. 논과 밭, 흙과 숲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여기까지는 논이고 여기서부터 숲’임을 촘촘한 점선들이 표시하고 있다. 지형도와 번갈아 보면 제법 ‘아, 그렇구나’ 수긍이 간다.
“1:25000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여기에는 이 지점에 집이 있습니다. 직접 가서 확인해볼까요?” 박승기 강사가 1:5000 지도를 보여준다. 지도의 축척은 비율이 적을수록 자세한데 ‘국토기본도’인 1:5000은 주로 건설 현장, 설계를 위한 기본 계획에 사용된다. 산행에는 1:50000이나 1:25000 정도가 무난하다. 등산안내도가 너무 자세하면 오히려 시원하게 펼쳐진 능선을 한번에 보기가 어렵다. 그의 말대로 언덕으로 이어진 길을 올라서자 오른쪽에 조그만 집 한 채가 보인다. 국토기본도에는 ‘생사람고개’라는 이름도 적혀 있다.
파크건축컨설팅 대표이기도 한 박승기 강사는 단순한 독도법 뿐만 아니라 집과 무덤의 위치를 정하는 풍수지리에도 밝다. 일단 지도 읽는 것에 익숙해지면 산행은 물론이고 땅장사를 해도 손해 볼 일이 없다며 웃는다.
“길이 이쯤에서 W 모양으로 휘는데 지도에도 그렇게 표시됐는지 알아 봅시다.” 조금이라도 더 확인시켜 주려는 그의 뒤에서 어정쩡한 모습으로 지도를 들여다본다. 아직 눈에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어렴풋이 실제 모습과 지형도의 검은 선이 자연스레 겹쳐 보인다. 외딴 집을 지나 W자의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곧 104봉이다. 낮은 야산 정상에는 또 한 채의 집이 있다. 2001년 수정본과 1:5000 국토기본도에도 나오지 않으니 최근에 지었을 것이다. 시간은 벌써 낮 1시를 넘어섰다.
“어휴, 힘들고 배고파서 더 이상 못 가겠어요. 여기서 밥이라도 먹죠?” 제법 전망이 좋아 괜히 박승기 강사의 발목을 잡아본다. 배낭에 넣어온 돗자리를 펴고 김밥과 과일을 펼쳐 놓는다. 저 아래로 밭을 갈고 있는 농부 아저씨가 보인다.
“지금 저 분이 계신 곳이 지도에선 어디일까요?” 궁금한 게 있으면 무조건 물어보고 확인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앉아 있는 곳은 지형도 상에서 완만한 경사면이고, 그 아래로 식생계와 좀전에 걸어온 시멘트 길이 표시돼 있다. 식생계는 언덕과 도로 사이에 그려졌고, 그 안에 밭을 표기한 기호가 있다. 농부 아저씨는 도로와 가깝게 있으니 지형도에서도 도로 부근에 있다. 멀리 팔당호의 푸른 물줄기가 건너다 보인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W자의 좁은 길을 내려선다. 지형도에는 논과 밭을 가르는 식생계 선을 따라 길이 이어지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항공사진을 기초로 제작된 지형도가 100% 정확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일일이 답사를 하더라도 이런 좁은 길까지 그려낼 재주는 없을 것 같다.
지도가 실제 지형과 다를 때는 감각에 의지해야 한다. 그것은 또 꾸준한 산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길은 지도보다 약간 남쪽으로 나 있다.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지도를 제대로 보는 법, 지도가 실제 지형과 다를 경우 감각에 의해 길을 찾는 법도 초보자에겐 어렵기만 하다.
독도법 :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다 안부에 올라서자 정면으로 꽤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1:5000에는 ‘방아다리고개’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박승기 강사는 기다렸다는 듯 눈에 보이는 산이 지형도의 어디쯤에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자고 한다. 지금까지는 지도와 실제 지형의 모습을 단순히 확인하는 작업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독도법에 들어가는 셈이다.
그러나 잠깐! 새색시의 옷고름을 풀지 않고선 첫날밤을 보낼 수 없듯, 실전 독도법에 앞서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지도에서 방위각 측정’ ‘방위각 진행’ ‘실제 지형에서의 방위각 측정’이다. ‘방위각 삼 형제’와 먼저 친해져야 그 위의 고단수 형님들과도 금세 허물없이 지낼 수 있다.
지도에서의 방위각 측정 지도에서의 방위각은 특정한 어느 한 지점에서 바라본 또 다른 지점의 각도를 재는 것으로, 자북선에서 시계 방향으로 벌어진 각도를 말한다. 산행 전 미리 가야 할 곳의 두 지점 간 방위각을 측정해두면 안개나 어둠 속에서도 비교적 정확하게 목표 지점까지 갈 수 있다.
도엽명 ‘양수(1:25000)’를 기준으로 ‘지도에서 방위각 측정’ 연습을 하자면, 우선 지도정치를 한 다음 방위각을 측정할 두 지점, 199.4봉(A)과 예봉산(B)을 정한다. 나침반을 A에서 B쪽으로 향하게 해서 나침반의 옆면을 지도에 맞춘다. 나침반의 ‘다이얼을 돌려서’ 북방지시화살표나 보조지시선을 자북선에 일치시킨다. 다이얼 눈금선에 나타난 각도가 A에서 B의 방위각, 즉 199.4봉에서 예봉산의 방위각으로 대략 312°다.
방위각 진행 만약 199.4봉에 올랐다면 나침반의 다이얼 눈금선을 312°에 맞추시라. 나침반을 손바닥 위에 평평하게 올려놓고 자침, 그러니까 나침반에서 북쪽을 가리키는 바늘과 나침반의 바닥에 그려진 빨간색 ‘북방지시화살표’가 일치될 때까지 몸을 돌린다. 진행선이 가리키는 방향에 예봉산이 있다.
지도에서의 방위각 측정은 ‘인도어클라이밍indoorclimbing’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가고자 하는 산의 지형도를 구입한 후에 각 봉우리마다 방위각을 미리 측정해놓으면 수많은 봉우리 중에서 찾고자 하는 봉을 손쉽게 알아낼 수 있다. ‘방위각 진행’을 이용하면 산행 중 갈림길이 나타났을 때 어느 방향으로 가야 계획된 코스로 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정확한 방위각 진행을 위한 연습 방법으로 ‘코인헌트’라는 게 있다. 출발 지점에 동전 하나를 놓는다. 나침반의 자침과 북방지시화살표가 일치하도록 맞춰놓고(0°) 진행선이 가리키는 앞쪽으로 열 걸음 나간다. 그 지점에서 나침반 다이얼을 120°로 돌리고 다시 자침과 북방지시화살표를 일치시킨 다음(나침반 다이얼이 아니라 몸을 돌려서 일치시킨다) 진행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열 걸음 걸어간다. 그 다음 지점에서 다시 120°를 더한, 그러니까 이제는 240°에 다이얼을 맞춰놓고 자침과 북방지시화살표가 일치하도록 몸을 돌린다. 그 다음 진행선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또 열 걸음 걸어간다. 넓은 실내나 밖에서 연습해야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동전을 중심에 두고 삼각형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구불구불 높고 낮은 산에서도 이렇게 딱딱 맞아떨어지진 않겠지만 나침반의 방위각에 따라 이동하는 연습을 해보니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실제 지형에서의 방위각 측정 박승기 강사는 눈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지형도의 어디쯤인지를 알아보자고 했다. 특정 목표물(봉우리)을 지도에서 찾으려면 먼저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처음 출발한 도로에서부터 지형도와 차례대로 비교해 왔으니 현재 위치(방아다리고개)를 아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현재 위치에서 다른 한 곳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먼저 방위각을 측정해야 한다.
나침반을 왼손에 들고 눈이 45°로 나침반을 내려볼 수 있도록 가슴 앞쪽으로 댄 다음 눈에 보이는 봉우리와 일직선으로 맞춘다. 자침과 북방지시화살표가 일치하도록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데, 이때 나침반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 자침과 화살표가 일치되면 다이얼 눈금선에 나타난 각도인 방위각을 확인한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목표물의 방위각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을 ‘실제 지형에서의 방위각 측정’이라고 한다.
나침반을 움직이지 말고 방위각을 측정하라지만 자꾸 손이 떨리고, 봉우리의 모습도 왼쪽 눈을 감을 때와 오른쪽을 감을 때, 심지어 두 눈을 모두 떠도 겹쳐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럴 땐 거울이 달린 2차원 나침반이나 3차원 나침반이 편하고 정확하다. 평면적인 1차원 나침반일 경우엔 정확한 측정이 되도록 반복 훈련해야 한다.
특정 목표물 지도에서 찾기 이제는 측정한 방위각을 지도와 확인해봐야 한다. 평평한 흙 위에 지도를 내려놓고 지도정치한다. 그 다음 나침반의 옆면 아랫부분을 지도상의 현재 위치에 맞추어 고정시키고, 나침반의 보조지시선이 자북선에 평행으로 일치될 때까지 ‘나침반을 돌린’ 후(나침반을 돌리다보면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현재 위치에 연필로 점을 콕 찍어 세워두고 나침반을 돌리면 연필을 기둥 삼아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선을 긋는다. 이 선상에 봉우리가 있다. 이 방법이 ‘특정 목표물 지도에서 찾기’다. 그렇기 때문에 독도법 연습 전 미리 자북선을 그어오라고 숙제를 내셨나보다.
봉우리의 방위각은 약 301°다. 지도상의 470봉으로 추정되지만 아직은 정면의 봉우리를 지도에서 찾는 게 쉽지 않다. 본격적인 독도법 기술로 들어가면서 머리가 아파온다. “봉우리가 어딘지 지도에서 찾았나요?” 박승기 강사가 물어올 때마다 “예….”라고 고개는 끄덕이지만 처음부터 “예!”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는 없다. “어디 봐요. 어느 지점인가요?” 정답을 다시 물어오는 박승기 강사의 질문에 잔뜩 긴장이 된다. “여기가 맞나요?” 한 지점을 뭉뚱그려 찍어두고 딴청을 부린다.
독도법, 내게는 너무나 멀고 높은 산이다. 그러나 도저히 모르겠다고 벌써부터 포기하면 곤란하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도 설명 몇 줄만으로 독도법을 이해하긴 힘들다. ‘난 도저히 안 돼.’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지형도와 나침반을 옆에 두고 찬찬히 연습해보면 분명 희미하게나마 길이 보일 것이다. 쉬엄쉬엄 고갯길을 내려서는 박승기 강사의 뒤를, 지형도·나침반·필기도구를 움켜쥐고 부지런히 쫓아간다. 초보자 딱지를 뗄 그날까지 나에게 포기는 없다.
|
첫댓글 회장님, 정말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인터넷을 싹 쓸어 폰안에 넣듯 저 모든걸 제 머릿속에 집어 넣는 방법이 뭐 없을까요? 공부 말구요.. ㅡ_ㅡ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