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요약정리<339편>■
맥을 짚어 보는 것[診脈] 診脈 : 진맥법
11.잔적맥(殘賊脈)
잔적맥이란 어떤 것인가 하고 물으니 의사가 “맥에는 현(弦), 긴(緊), 부(浮), 활(滑), 침(沈), 색( )한 맥이 있는데 이 6가지 맥을 잔적맥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여러 경맥에 병이 생겼을 때 나타난다[중경].
12.호맥(互脈)
사람에게 촌관척(寸關尺) 3부(三部)의 맥이 있으니 누르면 끊어져서 나타나지 않고 수양명경(手陽明經)의 양계(陽谿)혈과 합곡(合谷)혈 부위에서만 맥이 나타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과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은 하나의 장(臟)과 부(腑)로서 표리(表裏)관계에 있다. 그런데 열결혈(列缺穴)은 이 2경맥의 낙맥(絡脈)이므로 그 맥이 이 낙(絡)을 따라 양명경으로 나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호맥(互脈)이란 음맥(陰脈)이 양경(陽經)으로 나간 것이고 음양이 잘 조화된 것이기 때문에 병이 없는 맥이다. 이런 것을 호맥이라고 한다[정전].
13.청고무맥(淸高無脈)
양손의 촌구에 맥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왼쪽이 약하게 나타나고 오른쪽이 세게 나타나거나 왼쪽이 세게 나타나고 오른쪽이 약하게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반관맥(反關脈)도 있으므로 반드시 잘 갈라 내야 한다[입문].
[註] 반관맥(反關脈) : 맥이 촌구 부위에서 나타나지 않고 손목 위 열결혈과 합곡혈을 연결하는 선상에서 나타나는 맥.
14.병이 심할 때 반드시 태계맥과 충양맥을 짚어 본다[凡病革必診太谿衝陽]
상한부(傷寒賦)에 “맥(脈)에서 기본은 태계맥(太谿脈)과 충양맥(衝陽脈)이므로 반드시 이 맥을 짚어 보아야 한다. 태계는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에 속한다. 남자에게서는 오른쪽 신(腎)을 명문(命門)이라 하고 여자에게서는 왼쪽 신(腎)을 명문(命門)이라고 한다. 여기에 살겠는가 죽겠는가를 결정하는 요점이 있다. 환자가 명문맥이 나타나면 살고 나타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
○ 충양은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에 속한다. 사람은 기(氣)를 음식에서 받는데 음식은 위(胃)에 들어가야 기를 5장 6부(五臟六腑)에 보낸다. 그리고 장부는 다 위에서 기를 받으므로 위는 음식물의 창고와 같다. 4철 동안 다 위의 기운이 기본이므로 4철 병으로 살겠는가 죽겠는가 하는 것은 반드시 위의 기운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결정된다[활인].
15.맥이 대(大)한 것은 병이 진행되는 것이다[脈大病進]
『내경』에 “맥이 대(大)하면 병이 진행되는 것이다”고 씌어 있다. 대맥(大脈)이란 홍(洪)맥을 달리 부른 이름인데 화(火)의 맥이다. 내상(內傷)으로 생긴 병 때 맥이 대한 것은 음(陰)이 허(虛)한데 또 양(陽)이 억누르기까지 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때에는 허한 음을 치료해야 한다. 외상(外傷)으로 생긴 병 때 맥이 대한 것은 경락(經絡)에 사기가 들어온 것이므로 성[勝]한 사기(邪氣)를 치료해야 한다. 이 2가지는 다 병이 한창 진행되는 것이므로 맥이 대한 것은 병이 진행되는 것이라는 말과 맞는다[동원].
16.촌구맥이 평하면 죽을 수 있다[寸口脈平猶死]
『난경』에 “촌구맥이 평(平)하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그것은 다음과 같다. 12경맥(經脈)은 다 생기(生氣)의 근원에 얽매어 있는데 생기의 근원이라는 것은 12경맥의 근본이다. 이것이 신간동기(腎間動氣)인데 5장 6부의 기본이고 12경맥의 기초이며 호흡하는 문호[門]이고 3초(三焦)의 근원이다. 이것을 보고 사기(邪氣)를 감시하는 신(神)이라고도 한다. 생기는 몸의 근본이므로 이것이 끊어지면 나무에서 뿌리가 끊어져 줄기와 잎이 마르는 것과 같이 된다. 그러므로 촌구맥이 평(平)하면 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생기가 속에서 끊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 신간동기(腎間動氣)는 배꼽 아래에 있는 기해(氣海)와 단전(丹田)의 위치를 말하는 것이다. 단전과 기해는 신(腎)의 경맥과 통하므로 신(腎)의 근본이 된다. 혹 촌구맥(寸口脈)이 평(平)하면 어째서 죽을 수 있는가하고 물었다. 그것은 병이 심하여 살이 빠진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내경』에 “살이 몹시 빠졌으면 9후(九候)맥이 비록 고르롭다고[調] 하여도 죽을 수 있다”고 씌어 있다. 병이 심하여 큰 힘살까지 다 빠졌으면 아무리 6맥이 고르롭다[平和]고 하여도 족양명경의 충양맥과 족소음경의 태계맥, 배꼽 아래의 신간동기를 짚어 보아야 하는데 이 맥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살 수 있다. 그러나 신간동기가 끊어졌으면 비록 3부(三部)맥이 평순하고 고르다고 하여도 죽을 수 있다[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