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답답한 정치 & 평생 내가 찍어온 정당
나는 현재 50대 후반이다. 평생 민주당을 지지해 왔고, 그러나 당원 가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60 넘어도 고령이 되어도 투표를 한다면 또 민주당을 찍긴 찍을 것이다.
내가 민주당을 지지해 온 것은 고1때 만난 광주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이후론 단 한번도 적어도 정치적 성향에서 외도해 본 적은 없다.
나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신문을 정독했다. 집으로 매일 배달되어 오는 지방지가 그리 재미 있을 수 없었다. 전두환 시기 그 엄혹한 때에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장관들을 상대로 질타하고 비판하는 것이 어린 나이이지만 흥미로웠고, 그래도 국회의원들이 무사하다는 것이 차라리 신기했다. 아마 광주사태 학습효과가 매우 컸던 것 같다.
청년기에도 신문 보는 습관은 여전해서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경우 반드시 내 손에는 신문이 들려 있어야 했다. 그 어린 나이에 어려운 사설도 재미 있었고, 칼럼도 재미 있었으니 일반 기사야 샅샅이 정독할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 선거 시기, 처음으로 문팬에 가입, 문팬 홍보단에서도 활동했다. 그만큼 정권 교체가 간절했고, 작지만 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힘을 보태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치솟는 지지율과 내가 믿은 그의 성정만큼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국정운영에 감탄하며 민중에 매우 친화적인 대통령을 내가 만들었구나 하는 뿌듯함도 있었다.
그러다..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나는 뉴스에서 멀어졌다. 뉴스 보기가 싫어졌고, 아니 차라리 짜증스럽고 혈압이 올랐다.
최고 권력을 쥐었으면서도 자기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었다. 검찰총장이 뭐라고?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에게 그렇게 휘둘리고 놀아나나 싶어 답답함을 넘어 내가 믿는 민주주의 가치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권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단순한 생각에도 아니 검찰총장 청와대로 불러 “네가 뭐여 세끼야 하고 쪼인트 한방 까지 못하나?”
집권 내내 언론에 휘둘린 대통령, 보수라 해서 투쟁력이 약하다 생각한 나의 상식을 뒤엎은 당시 보수야당의 지긋지긋한 정치 공세 하나 권력도 당시 집권 여당 민주당도 방어를 제대로 못했다. 자신들 착각에 빠진 ‘상생 정치’ 함정에 빠져...
민주적 정치, 자율권 보장 등등 문재인 정부 내내 권력에서 내세운 정치행위 방향성은 결국 집권초기 권력의 눈치를 봐야 했던 야당과 보수언론에 자신감을 불러 넣어 주었다. 적정한 긴장감이 왜 필요 했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까?
대중은 독재자를 원한다는 역설적 정치학이 있다. 유순하고 평화롭고 민주적인 권력이 다양한 언로를 인정해 주고 정치의 기본, 즉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권이 아니라 협상 협력 주고받는 게임이 좋아 보이지만 그것을 역이용하면 다양한 언로가 극심한 칼이 되어 돌아오고 그 칼을 중심으로 반대세력은 집결하고...
그래서 윤석열이 탄생한 것 아닌가?
그렇게 민주적 정치, 자율적 권한 이양을 내세웠지만 권력을 떠난 지금도 현 권력은 지난 권력 탓으로 민중을 현혹하고 있는데 느끼는 바가 없을까?
하나 더
소위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밑거름으로 권력의 양지를 맛본, 어쩌면 정치적 부르주아가 된 진보정치는 이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문재인 집권 시절, 이해찬, 유시민 등등 많은 진보의 정치 중심 세력은 20년 집권을 장담했다. 그런 안일함이 있었는던지 100만을 넘어서며 나름 발언권을 가진 유시민의 팝케스트도 유트뷰도 스스로 접어 버리는 우를 범했고, 권력을 뺏앗긴 결과 앞에서 다들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다.
이 글을 쓰는 결론으로 글을 맺을까 한다.
카페에 가입만 했지, 활동도(어느 카페 든 활동 안하고 있음) 안한 내가 불쑥 이런 글을 올린게 씁쓸하지만 예전 같이 아고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글을 올릴 때도 마땅치 않다. 특정 카페에 들어가면 혹이라도 반대적 글이라 싶으면 그대로 퇴출 당하니 21세기 정치 다양성 시대에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을 어디에 토로할 수 있을까?
나는 이재명을 지지할 것이다.
그의 가족사, 성정상 우발적으로 내뱉은 비속어로 내내 시달리는 정치인이지만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에 언급한 민중은 독재자를 원한다는 그 말에 비춰, 이재명이 독재자라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은 마음 먹은 건 칼을 휘두를 줄 아는 민주당 내 거의 독보적인 정치인이기에 그렇다.
나와 지역적 동향인 이낙연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꿈틀되고 있는데, 나의 판단은 문재인 하나로 족했다는 것이다. 이낙연은 결국 문재인의 정치적 성향, 내성을 넘어서지 못할 것 같다. 서울대 법대라는 우리 사회 빈틈 없는 주류의 한 줄기일 뿐이다. 그의 고향 정치적 정서가 민주당이어서 그렇지 권력을 손에 쥐어줄 때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안봐도 비디오일 것 같아서다.
지난번 고교 동창들과 모임에서 한 말을 끝으로 긴 글 가름하고자 한다.
“이낙연은 절대 이재명이 가진 권력 사용법을 따라 가지 못한다. 문재인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또한번 문재인 대쟈뷰를 만날 것이다. 착시 현상에서 벋어나야 한다. 그리고 현 권력이 야당 정치인 중 과연 누구를 가장 겁을 낼지 그것만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