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_DESIGN SPOT
발품을 들여 감각적인 공간을 찾아가는 일은 단조로운 일상을 산뜻하게 환기시켜준다. 부산의 디자인 문화를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 7곳을 소개한다.
대림맨션
휴양지의 들뜬 공기가 가득한 해운대 거리, 오션 뷰 호텔과 대조되는 건물 대림맨션은 1975년에 지은 아파트로 여전히 거주민이 사는 공간이다. 지난해부터 편집숍, 갤러리, 카페 등이 하나둘 들어서더니 주거 공간과 상업 공간이 공존하는 독특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동으로 이뤄진 건물에 들어서면 타르트 숍 ‘훌리건 타르트’가 반겨주고 이어서 2, 3층에 띄엄띄엄 숨어 있는 작은 공간을 탐험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골조를 살려두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특히 둘러보기 좋은 공간은 305호에 자리한 갤러리ERD 부산지점. 이태원의 갤러리와 같은 전시를 동시에 개최하기도 하고, 다른 전시를 열어 변주를 줄 때도 있다. 6월 26일까지는 최운형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젠더, 자본주의 등의 주제를 블랙 코미디처럼 비틀어 보여주는 도발적인 시각이 돋보이는 전시다. 고유한 조향 방식과 감각적인 패키지로 인기를 얻은 뷰티 브랜드 논픽션의 쇼룸도 방문해봐야 한다. 207호는 쇼룸이고, 302호는 언택트 룸으로 방해 없이 제품을 시향할 수 있다. 가구들이 배치된 공간에서 카드를 써볼 수 있도록 꾸며놓아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주소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02
운영 시간 매장 별도 문의
문의 갤러리ERD 070-4115-0419, 논픽션 051-747-4096
프리젠트
햇볕을 쬘 수 있는 가든, 책과 커피, 가벼운 허기를 달래주는 베이커리. 휴식에 이 이상의 것이 필요할까? 부산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드라이빙 코스로 유명한 황령산 초입에 자리한 ‘프리젠트’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젠트를 이끄는 강범규 대표가 꾸린 공간으로 인문학과 디자인 서적으로 이루어진 작은 서점 겸 카페다. 독서 토론회를 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테라스 및 루프톱 공간을 갖추고 있어 매달 음악 연주회를 열기도 하고, 이따금 무용 공연이나 전시 등의 문화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강 대표가 고성호 건축가와 함께 완성한 건축물을 통해 공간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건물을 지어 공간 활용에 제약이 많았는데, 녹지와 어우러지게 건물을 설계하고 일부 천장을 개방해 하늘을 향해 열린 것 같은 자연 친화적 공간을 만들었다. 주변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빨간 벽돌과 식물이 가득한 테라스 공간이 유럽 어느 도시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주소 수영구 황령산로 31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10시
문의 070-7863-5066
스크랩
작년 부산비엔날레가 개최된 지역인 영도에 문을 연 ‘스크랩SCRAB’은 카페 겸 아트 숍, 전시장으로 구성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아트 라운지를 표방하며 부산의 젊은 세대에게 전시를 통해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올해 2월에는 오픈 첫 전시로 을 열기도 했다. 부산과 서울 간의 문화적 교류를 늘리기 위한 취지로 연희동에 위치한 아트 스페이스 ‘캐비닛 클럽’과 협업해 기획한 전시다. 일러스트, 그래픽, 영상, 타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80명의 크리에이터에게 아트워크를 받아 포스터로 전시하고 이를 굿즈로 제작, 판매해 이목을 끌었다. 스텔컬러 등 부산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도 함께 참여했다. 해운대, 기장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부산의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조선소가 많아 어선과 화물선 같은 선박들을 품고 있는 바다를 통창으로 바라보다 보면 항구도시의 멋이 살아 있는 부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영도구 해양로 247번길 35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문의 인스타그램 @scrab_busan
아레아6
영도 봉래시장 근처 골목, 본래 오래된 주택 6채가 있던 땅에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올해 2월 오픈한 ‘아레아6’는 부산의 대표적 로컬 브랜드 삼진어묵의 비영리 법인 삼진이음이 완성한 곳이다. 삼진이음의 홍순연 이사는 지역민을 위한 도시 재생 사업과 창업 지원을 해온 이력을 살려, 근대화의 모습을 잘 간직한 영도 지역을 활성화하고 스몰 브랜드를 지지하는 목적으로 공간을 기획했다. 건축을 전공한 홍 이사는 방문객들이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방에서 출입이 가능한 중정을 두고 이와 이어지는 3층 건물을 구성했다.
아레아6는 ‘아르티장 골목’을 콘셉트로 장인 정신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위한 플랫폼을 표방한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숍과 공유 오피스, 세미나 룸 등이 마련돼 있는데, 1층에서는 로컬을 주제로 작업하며 장인 정신을 이어가는 9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전국의 공예 장인들과 협업해 새롭게 재해석한 공예품을 선보이는 ‘취프로젝트’의 쇼룸, 부산을 대표하는 타월 제조 브랜드 ‘송월타월’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 부산의 로컬 술을 만날 수 있는 주류 전문점 ‘부산주당’ 등이 대표적이다. 2층에는 가죽 전문 브랜드 WSL의 카페와 숍이 자리하는데, 가죽공예를 위한 다양한 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공간을 구성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지역의 가치를 지키거나 수공예로 창작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엄선한 것. 또한 공유 오피스 공간을 구성해 젊은 창업가를 위한 세미나를 열거나 3층 루프톱 공간을 활용해 지역민을 위한 파티를 기획하기도 한다. 영도 지역뿐만 아니라 부산 로컬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가 궁금하다면 방문해볼 만하다.
주소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3
운영 시간 매장 별도 문의
문의 인스타그램 @area6.yeongdo
#오늘의숍 #디자인스팟
디자인 스팟은 <럭셔리>, <럭셔리M>,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스타일 H> 등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의 에디터와 마케터가 선별한,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상업 공간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플래그십 스토어, 편집매장 등 콘셉트와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모아 각 매체의 지면과 SNS를 통해 소개합니다. 디자인 스팟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