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응원석에는 앞서 언급한 문구가 담긴 걸개가 걸려 있었다. 10월의 창원에서 열리는 낙동강 더비를 말한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바로 6년 전의 일이다. 그 때도 가을이었다. 2017년 10월 8일 경남과 부산의 K리그 챌린지(現 K리그2) 경기였다. 이날의 경기도 승격을 위해서 상당히 무게감 있는 한 판이었다.
지금과는 달리 그 때는 경남이 웃었다. 경남의 전설적 선수였던 말컹이 혼자 두 골을 넣으며 부산을 2-0으로 꺾었다. 그리고 경남은 이날 승리로 당시 K리그 챌린지 우승에 승점 1점 만을 남겨뒀고 결국 우승을 했다. 이후 K리그1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게 될 '김종부 매직'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부산에는 그 당시 기억이 너무나도 뼈 아프게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는 당시 부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故조진호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다. 검은 와이셔츠를 입고 역전 우승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故조진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이틀 뒤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