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지 및 시간 :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10 : 00.
참 가 자 : 동준, 형두, 영춘, 충묵, 성구, 진홍, 금식,,,문웅, 지우, 수열, 병준, 영주,
효남...이상 13명.
산 행 지 : 수락산.
산 행 코 스 : 당고개역-동막골 유원지-생태공원-수암사-철탑봉-당고개능선-생태공원
-동막골 유원지-당고개역-수유역... 약 3시간.
벌써 삼월이다.
황사 경보가 발령된 아침에는 어설프게 썰렁하고 심란한 날씨였다.
항상 붐비던 당고개역도 다른 날보다 한산하였고, 친구들도 몇사람 나오지 않았다.
혹시 또 오는 친구라도 있는지 기다리다 다른 날보다 조금 늦게 산행을 시작하였다.
날씨도 좋지 않으니 평탄한 코스로 간단하게 몸이나 풀고 일찍 내려오자고 약속들을 하였다.
동막골 유원지를 지나 생태공원쪽으로 가니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하였다.
갈림길에서 수암사 입구라는 안내판을 따라 올라갔다.
水岩寺 절집으로 올라가는 길은 몹시 가파른 길이었는데, 시멘트 포장하였지만 움퍽짐퍽하여 길이 고르지 않았다.
금방 눈이나 비라도 올 것 같이 음산한 날씨지만, 등에서는 땀이 흘러 내리기 시작하였다.
小雲堂은 새로산 등산화 끈이 자꾸만 풀러진다고 몇번이나 고쳐 매기도 하였으니, 우리는 자랑할려고 일부러 그런다고 웃으며 산행을 하였다.
산중턱쯤에 능선으로 둘러 싸이고, 양지바른 곳에 水岩寺라는 조그만 절집이 있었다.
건너편 불암산을 바라보니 우중충한 날씨에 그냥 시커멓게 우뚝 서 있고, 드문드문 하얗게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절집 마당에 용트림을 하고 있는 모양의 조그만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본당은 지은지 얼마 안되었는지 선명한 단청이 곱게 칠해저 있었다.
시커먼 하늘에서는 갑자기 하얀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는 그린지 300년이 넘었다는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의 용을 그린 암각화가 있었다.
여의주가 무거운지 바위가 무거운지 삼백년 넘게 승천을 못하고 있으니, 언제나 하늘로 올라 가려는지 참으로 딱하기도 한 일이다...
바람도 잠잠하고 하얀눈이 펑펑 쏟아지니, 이번 겨울에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맞아보는 눈이라 모다들 애들처럼 싱글벙글 기뻐하였다.
눈은 절집 위 바윗길을 지나 철탑봉을 올라 갈 때까지 소담스럽게 내렸다.
내려오는 사람들은 아이젠을 찼고, 길이 무척 미끄럽다고 우리들한테 주의를 주었다.
철탑봉의 널찍한 바위 위에서 눈을 맞으며 불암산과 시가지쪽을 바라보니 컴컴하니 잘 보이지 않았다.
하얀눈을 맞으며 바나나를 먹으니 다른 날보다 단맛이 입속에서 더욱더 녹아 나는 것 같았다.
더 올라가서 돌아가는 길이 무척 미끄럽다고 하기에, 우리는 되돌아 당고개 능선길로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오니 언젠가 산불이 나서 불에타서 깨벗은 나무들이 쓸쓸하게 서 있었다.
그 아래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작은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드문드문 눈에 띠었다.
생태공원쪽으로 방향을 바꿔 완만한 참나무 숲길로 들어서니 하얀눈은 멎어 버렸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저 산행하기에 좋은 길 같이 생각되었다.
참나무 숲길을 벗어나 생태공원 숲길로 들어서니, 눈이 겉에만 금새 녹아버려 공원길은 몹시도 질척거렸고, 등산화 바닥에는 노란 흙이 달라붙어 풀밭에서 털기도 하였다.
당고개역으로 되돌아와 전동차를 타고 수유역에 내려 맛집으로 가니 염대장이 와 있었다.
조금뒤 수유리 지존 岩松과 南溪, 月月, 一石이 포천의 細田과 함께 들어왔다.
細田은 지난주 사위본 턱을 낸다고, 얼마가 나올지도 모를 식대를 먹기도 전에 미리서 홉박 내놓았다.
송여사가 맛있는 음식을 내놓았고, 細田 덕분에 모두들 점심을 푸짐하고 맛있게 하였다.
小雲堂은 然堂만을 위해 특별히 자기가 빠알간 복분자 술을 사서, 다른 친구들은 마시지도 못하게 하여 방안에는 내내 폭소가 터젔다.
보니따 복분자 술을 두병이나 샀었는데 그의 말대로 나중에 값을 따로 치뤘는지 어쩐지는 내가 먼저 나왔기에 알 수가 없었다...
오후 2시가 지난 시각인데 황사가 수유리 하늘을 뿌옇게 덮고 있었다.
간단하게 한게임 하기로 하고 당구장으로 모두들 들어가니 텅 비어 있었다.
두곳을 전세내어 편을 가르려 하였으나, 小雲堂은 然堂과 한판을 겨룬다고 기연히 우겨서 따로 판을 벌리니 시합인지? 몇수 배우는 것인지?? 안봐도 비디오라....
오늘은 봄이 오는 문턱에서 하얀 눈을 맞으며 산행을 하였고, 小雲堂이 산에 올라갈 때부터 등산화 쪼간으로 해서, 식당집이나 당구장에서 여러번 친구들을 웃음으로 즐겁게 해주어 유난히 그 친구 덕에 많이 웃고 즐거운 시간 갖은 날이었다...
친구들이 만나 산행을 하며 이렇게 즐겁게 일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산천친구들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황사 먼지로 회색빛 수유리 골목에서 다음 코스로 여러 친구들이 걸음을 옮길 때 鎭,忠은 細田한테 고맙다고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뒤도 안돌아 보며 손만 높이 흔들면서 지하철 역으로 걸어 나왔다.....
첫댓글 황사에 수고많으셨습니다. 전주도 왼종일 황사에 시달렸오, 건강잘챙기시기를.....
그놈의 황사가 반갑지않게 일찍 찾아왔소그려.. 오늘 오후까지 지속된다는디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