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로 떠나는 유럽 기행 '자연 치유, 독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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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장연서 기자] 텍스트로 떠나는 유럽 기행, 첫 번째로 맞이할 곳은 국토의 30%가 숲이라는 독일이다.
독일 숲의 면적은 1,056만 7,000ha로 우리나라 면적과 거의 같다.
북쪽 지역보다는 남쪽 지역에 산림이 많으며 산림 소유는 연방정부 4.9%, 국유림 29.6%, 공유림 19.5%, 사유림 43.6%, 기타(동독 지역) 13.6%으로 국 · 공유림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숲을 구성하는 주요 수종으로 침엽수는 독일가문비나무 28%, 구주소나무 23%, 낙엽송 3%, 활엽수는 너도밤나무 15%, 참나무류 10%이고, 기타 수종(전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오리나무, 포플러 등) 이 21%로 침엽수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종 분포는 자연분포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너도밤나무 숲이 전체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바르츠발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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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남서부로 가면 해발 1,000m 고산에 자리한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가 나온다. 슈바르츠발트는 '검은 숲'이라는 뜻인데, 30m가 넘는 가문비나무와 전나무가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슈바르츠발트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삼림이 아닌, 독일인들이 몇 십 년에 걸쳐 인위적으로 만든 숲이다. 숲 안에는 '볼파흐'와 '구타흐'라는 볼거리로 가득한 작은 마을이 있다.
약 6,000㎢의 면적을 가진 슈바르츠발트는 넓은 만큼 호수를 품고 있는데 '티티제 호수(Titisee lake)'는 '슈바르츠발트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 독일인들이 사랑하는 곳 중 하나이다.
산 전체가 가문비나무? '하르츠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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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립공원 중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하르츠(Harz) 국립공원은 전체가 독일가문비나무숲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과 저지대에서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주변 산 전체가 가문비나무인 이유는 이 지역이 원래 독일가문비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이라서가 아니라 경제림을 조성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림을 했기 때문이다.
하르츠와 하르츠 국립공원에서는 단순 인공림을 혼효림(두 종류 이상의 수종으로 이루어진 것.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합되어 있는 산림)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계곡부의 독일가문비나무를 오리나무나 버드나무로 대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독일가문 비나무 인공림을 혼효림이나 활엽수림으로 바꾸는 것은 인공단순림으로 야기될 수 있는 경제적 · 생태적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동화의 배경이 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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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센주(Hessen)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라인 하르츠 발트(Reinhardswald)는 산림욕을 즐기는 이들의 발길을 끄는 독일 내 자연 명소이다.
또한, 이곳에서 산림 이용의 변천사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라인 하르츠 발트를 찾는 이들은 참나무 같은 활엽수가 많이 자라는 숲이 좋아서 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숲에 동화가 살아 숨 쉰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독일의 대표적인 동화 작가인 그림(Grimm) 형제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Dornoschen)'가 이 숲을 배경으로 했다.
숲속 한가운데에는 공주가 잠들었던 자바 부르크(Sababurg)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바 부르크성으로 가는 옛길은 수령이 200년 이상 되는 참나무들이 길옆으로 줄지어 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성은 현재 결혼식장과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한편, 이곳은 한때 과도한 방목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숲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