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다이내믹 (Dynamic) 했던
하루’
정말 ‘얼떨결’에 시작한
부천 둘레길이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완주하리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얼떨결에 그 마무리가 되었다. 가끔씩 이렇게 크게
마음을 두지 않고 시작한 것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연예인의 데뷰 기사에
단골로 등장 하기도 하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친구가 가자고 해서 오디션 따라 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본인은 되었다는. 이유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크게 욕심을 두지 않고 시작한 것, 그리고 ‘즐기자’는 기분으로
진행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거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주로 세자리 수 정도의 중장거리의 패키지형 둘레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던 부천 둘레길에 ‘완주’라는 단어가 내게는 조금 생경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부천 둘레길의 전 코스를 길동무와 함께 완주하였고, 그럼으로써
부천의 이모저모를 알게 된 것은 참으로 작지 않은 소득이다. 이제는 인천과 부평, 그리고 부천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또한 부천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주요 랜드마크가 어딘지도 알게 되었다. 서울 외곽 순환도로를 지날 때면, 중동 부천 인근의 위쪽에 보이는 건물 아래가 어떤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비록 부천에
살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명예 부천 시민의 반열에 올려 놓아도 손색이 없지 않나 ‘자뻑’을 해본다.
‘다이내믹’의 의미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버라이어티 (variety) 하다는
의미와 더불어 피지컬하게 다이내믹 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간단히 이야기를 하면 어제의 부천 둘레길 5코스 – 개인적으로는 4, 5 코스
통합 – 는 그 동안 길동무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액티비티의 향연들로 구성되었다. 그것이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이것을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끝도 없을 듯하니, 간단하게
몇 가지만 추려 보았다. 그리고 사실 글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또한 “걷자” 동회회의
특성상 걸어야 가치를 발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액티비티는 직접 참여해서 얻는 것이 좋을 듯싶다. 사실
글자 몇 개로 전달받는 것과, 실제로 참여하여 걸음으로써 얻는 가치와의 갭은 실로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Dynamic
I
지난 주 길동무의 4코스 길나섬에 빠진 이유는, 1차로 개인적으로 남한산성 옛길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 빨리 걷고 싶어서였고,
2차로는 부천 둘레길 4,5 코스를 퉁치고자 함이었다. 우선
이런 기조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 동안에 밀린 숙제를 좀 하고자 함이었는데, 부천 둘레길도 하다 말기
보다는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부천 둘레길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4코스를 어떻게든 걸어야만
했다. 4코스를 걷기 위해서 따로 시간을 내기는 여러 가지 사정상 어렵기 때문에 길동무와의 5코스와 함께 묶어서 걷기로 했다. 그런데 함께 걷기 위해서는 5코스를 함께 걷고 그 이후 4코스를 개인적으로 걷던지, 또는 그 반대로 길동무와 만나기 전에 4코스를 걷고 그 이후에 5코스를 걷는 방식이 되어야만 했다. 이 두 가지 옵션에서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일단 개인적인 특성상 이른 아침에 활동성이 강하고, 또한 길에는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번잡하지 않은 상황 하에서 길나섬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 했던 것은 공지 사항에서 “분명” 보았던 길동무 5코스 모임을 위해 ‘10시’라는 만남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늦게 출발 하시네’ 하는 생각을 했다. 셋째로는 길동무와의 5코스의 마무리 시간은 알 수 없는 불확정 시간이었고 내가 통제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따라서 통제 불가능한 시간 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시간인 10시
만남 시간을 택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들 5코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데 그때 또 4코스 시점으로 이동을 하여
걷는 것이 정서상으로 별로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다들 방학하는데, 나는 학교에 남아서 보충 수업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길동무와의 5코스 만남 이전에 4코스를 완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전략을 짜야만 했다. 되도록 이른 시간에 접근을 해야 하고 빨리 마무리를 하고 5코스
시점으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도를 켜 놓고, 지하철
및 버스 등 교통편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4코스 시작지점으로 가는 가장 좋은 옵션은, 화곡역에서 7700번 버스를 타고
4코스 시점 인근에 하차를 하는 것이었는데 시간도 적당하였다. 화곡역에서 첫차를 6시 10분 정도에 승차하면 부천 오정 물류단지에 6시 20분 정도에 도착하는 것이다.
10분 정도만 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옵션은 7호선 전철을 타고 상동역에서 내려서 83번 버스로 환승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맞지 않았다. 83번 첫차가 상동역에 도착할
즈음은 6시 40분 정도이고, 또한 4코스 시점은 대략 6시 50분쯤 이기 때문이다. 상동역에
6시 15분쯤 도착을 하면 어벙하게 25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리, 그리고 5코스
시점에서의 만남의 시간 등을 고려해보니 구태여 10분 타는 “비싼” 광역 버스를 탈 이유가 없었다. 일단 전철을 타고 가서 근처에서
버스의 상황도 확인하고 결정하기로 했다. 버스를 탈 것인지, 또는
지난 3코스 일부였던 굴포천을 걸어서 4코스 시점으로 이동할
것인지. 어차피 걷기 위한 길이니 또 걸어도 상관이 없었다. 이전과
같은 시간도 아니고, 또한 이른 아침에는 자전거 족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른 아침, 걷고 서울 버스를 타고 1호선 전철을 타고, 또한 7호선으로
환승을 하여 열심히 상동역으로 가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걷고 길동무 만나는 것도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니고, 또한 거리와 시간 등도 모두 계산을 해두었기 때문에 대략 어떤 속도로 걸어야 하는지 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7호선으로 환승하여, 다시
한번 만남 지점을 확인하고, 또한 GPS도 점검을 하려고
휴대폰을 켰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부천 둘레길은 안내띠나 안내목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이번에는 홀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GPS 도움 없이는 이동의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리 4코스 루트에 대한 GPS 정보를 받아 두었고, 휴대폰 배터리 모드라든가 현재 위치 등을
한번쯤 사전에 확인을 해두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잊어버리기도 하고 잘못
세팅되기도 하여 전철 안에서 한번씩 점검을 하곤 한다.
수 쌤이 올리신 5코스 만남의 지점을 확인하고 GPS로 가려고 하는데, 슬쩍 9라는
숫자가 보인다. 뭐지?... GPS로 갈까하다고 그래도 혹시나
해서 공지 사항을 읽으니, 모임이 “9시” 라고 한다. 허걱~~ 비상이다. 1시간이나 모임이 앞당겨진 것이다. 이상하다. 분명히 10시였는데.. 하고
다시 읽어봐도 10이라는 글자는 없다. 바뀌었구나~…. 갑자기 머리 속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째 dynamics 가 시작되었다.
첫댓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기 때 10시에 모여 걸어 그대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시간을 늦추면 다음길 새벽부터 시작하는데 마음이나마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바로 시간은 땡겼었지요. 새벽에 동행 댓글을 보고 조금은 걱정을 했지요. 4코스가 조금은 처음 찾아가려면 몇 군데가 아리송하게 생각할 것 같아 그래도 믿고 기다렸습니다. 수고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완주했으니 성취감은 남다르지요. 감사합니다^^*
ㅎㅎ 변경되었음을 알았을때의 놀랬음은 아마 일생의 몇손가락 안에 들듯싶습니다. 그래도 해내서 다행이었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감사합니다.
게으른 습성상 공지를 하루 전에 자세히 읽어 시간변경을 몰랐었습니다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ㅎ
엄청 당황하셨을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수고 정말 많이 하셨어요~~
머리에 쥐가나고..하지만 9시임을 미리알았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가 스스로 궁금해지네요.무식해서 지른것 같은 생각이 짙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저는 왜 9시로 변경이지?
첨부터 10시걸 모르고 찾아봐도 9시고..
그상황 느껴집니다.
순간 진땀나셨겠네요.
뭔가 한방 맞은 느낌.
그래서 소그미님만의 색다른 추억이 생겼네요.
수명산 선생님께서 최초 공지는 10시였습니다.그러다가 곧 변경하셨다고 제가 변경잔에 본것같습니다.그래서 이번에는 마지막이라서 여유있게 다니서네 하고 그리 계획을 짠것같습니다.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