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범재등에 올라가니 어제 옮겨심어둔 노란 솜방망이가 고개를 들고 꽃이 이슬을 머금고 있다.
적대봉에 오르고 금산초 교장관사에서 술을 마실 계획으로 집을 나선다.
날은 썩 맑지 않고 안개가 더 진해진다.
남양지나 과역 노일리로 들어간다.
적대봉은 오후에 안개가 걷히면 파성재에서 다녀오면 되겠다.
내로로 들어가 방조제를 건너 과역 죽도 앞에 차를 멈추고 걷는다.
죽도가는 바닷길은 물에 잠기더니 천천히 걸어다니는 동안 열린다.
안개는 여전히 걷히지 않는다.
나는 사진가처럼 혼자 폼을 잡지만 바닷가에서 시간을 헛보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