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에 관한 시모음 4)
무궁화 /박정재
너와 함께 있으면
시들지 않는 끈기
내 몸 안에 자라난다
너와 함께 있으면
오뚜기 같은 생활력
내 생활에 살아난다
너와 함께 있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힘
내 가슴을 채운다
너와 함께 있는 한
어떠한 고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백승운
삼천리 방방곡곡
한여름 내 뜨거운 기운으로
무궁화는 피고 지는데
땅속에 잠든 이름 없는 영웅처럼
잊혀진 이름
한송이 꽃이 되었다
세월을 닮은 심장소리는
베개 위에서 떠지듯이 쿵쾅이는데
눈을 감을 수 없고
순국선열의 뜨거운 피는
아직도 태극기에 남아
붉게 타오르며 조국을 외치는데
황금배지는 여의도에서 죽었고
지도 위에 피어나고
떨어지는 마음만 아우성이며
소리 없이 오늘도
피고 지는 무궁화가
자다 말고 가슴을 찢어 되며
울고 있다.
무궁화 2 /初月 윤갑수
언제나 수줍어 살며시 드리우다
지고 마는 그러나 핍박에는
절대 굴하지 않은 그건 우리
기개입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목숨 받친
선열과 그대는 민족의 꽃이
되었습니다.
무궁한 5000년 역사와 함께
백의민족 너와 내가 하나이듯
한두 송이 피고지고 피고저도
아픈 상처 보듬고 끊임없이
태어나는 꽃 그것은 꺼지지 않은
우리 민족의 혼입니다.
피고 또 피어나는 무궁화 꽃
영원히 지지 않을 불멸의 꽃
우리나라 꽃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무궁화(無窮花) /虗天 주응규
함초롬히 비추어 오는
올곧은 심지(心地)에
겨레의 애환을 살라
오롯이 피어나는
백의민족의
살풀이 춤사위이어라
단아한 자태 당당한 기품은
세상을 떠받들 듯
겨레의 기상을 드높이는
민족의 혼불이로다
청초하고 고매한 인품은
백날을 피고 지고 또 피어
날마다 새로운 희망을
민족의 가슴마다
심어주는 우리의 꽃
한민족의 얼이 담긴
우리 겨레 삶의 터전
어디라 없이
무궁히 불 밝히는 등불.
무궁화의 꿈 /국순정
누가
당신을……
왜?
어떤 이유로……
이렇듯 피폐하고 어지럽게 했는가
어리석은 욕심으로
우심방 좌심실이 자벌레에 무너지고
분홍빛 꽃잎에
뻗어야 할 붉은 혈관이
어디서부터 멈춰버린 것인가
당신을 들여다볼 때면
벅찬 가슴 눈물이 납니다
한반도를 우뚝 세우고
태극기를 품어 안고
삼백예순다섯 날 실핏줄 터트려
지켜온 희망
일제강점기를 견뎠으니
수천 년 끝없는 만물의 꽃 중의 꽃
더럽다 말고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강인한 나라의 꽃으로 꿈꾸고
높은 기상으로 피어나소서
무궁화 /정윤철
명랑한 듯 발랄한 듯
깊은 눈망울에 맺혀진
진주 한 알 감싼 꽃잎이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아쉽게도 화려했던 꿈들이
어지럽게 흩날려 버리지만
하이얀 순정과
분홍의 열정은
바람처럼 정처없고
빗물처럼 머물 수 없어
가슴에 시리도록 남아
이토록 끊임없이 피고, 또 지고
사랑의 무궁화 /정심 김덕성
팔월이면
광복과 함께 자랑스럽게 핀 무궁화
겨레의 애환을 같이하였기에
더 사랑스러운 우리의 꽃
강산이 수없이 변해도
백의의 당당하고 단아한 기품으로
흙먼지 입으면서 겨레와 함께
피로 얽혀 핀 우리의 꽃
청초하고 숭고한 품위로
백날을 피고 지며 또 피어나면서
겨레 가슴의 새로운 희망을
날마다 주는 우리의 꽃
한민족의 얼이 되어
영원히 대한나라를 불 밝힐 등불
삼천리강산 방방곡곡에 핀
사랑의 무궁화 꽃이여
무궁화 /정일남
나무의 몸이 할 말이 있어 꽃을 밖으로 내보냈다
한 송이의 꽃이 상징하는 의미가 여러 겹이다
많은 말의 봉오리가 매달려
어제 피었던 아침이
오늘 여전히 날빛으로 피어난다
저것이 유구한 대물림이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피흘리며 책임을 다한 뒤에
떨어진 목숨은 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우산 말아접듯 곱게 몸을 오므려 마지막을 장식한다
죽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혼례 같다
어떤 종말이 저런 흉내 낼 수 있을까
꽃 핀 아침보다 떨어진 고요의 저녁이 눈부시다
가장 약한 존재를 문장처럼 표현하는 것
꽃 피고 꽃 지는 하루가 유정하고 무궁하다
너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으니까
오늘 해가 떨어져도 내일 다시 필
봉오리의 힘이 터질듯 팽팽하다
광복의 물결로 핀 무궁화여 /은파 오애숙
하늘 향한 올곧음으로
이역만리 미국 한인 타운
녹 푸름 휘날리는 윌셔
팔월의 뜰에 피어났구나
한얼의 정기 속에
빙점 가르고 활짝 웃으며
고결한 선혈로 피어나
한겨레의 한 푸는구나
일제의 삼십육 년
모진 핍박 속에서도
한민족과 함께 견디더니
한겨레 속에 피었구나
꽃 중의 꽃 무궁화
광복의 축복 속에 환희로
영원무궁 자유물결로 피어나
휘날리는 겨레의 꽃이여
팔월의 작열한 열기로
세계속에 태극기 휘날리며
영원히 한겨레 대한의 얼로
화~알짝 휘날려다오
조국과 세계 속에서
늘 싱그러움으로 화~알짝
무궁화꽃 /배정숙
꽃 중의 꽃
백옥처럼 핀 꽃
백의의 민족 무궁화꽃
외세침입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면 지금도 그 흔적
남아 멍이 든 보라색 무궁화꽃
새벽엔 이슬을 머금고
한낮엔 태양에 양질의 영양을 흡수하고
밤이면 숙면을 하며
고귀한 자태
비바람 강풍에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은 꽃 중의 꽃
햇살이 붉게 피어오르는
언덕의 연초록 푸르른 무궁화
오천만이 도란도란
의지하며 피었구나
넉넉한 맘으로 하나 된 꽃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활짝 핀 무궁화꽃 .
팔월의 꽃 /김덕성
희맑은 얼굴로
아침이면 새 얼굴로 씽씽하게 다가오는
무궁화 꽃을 본다
한 여름 내내 꽃으로 피우며
겨레와 함께
즐거우나 괴로우나 살아오며
반만년의 긴 세월
고난을 함께 겪으며 살아온 꽃
순결과 끈기로 살아 온 광복의 산 증인
광복의 날이 다가 오는데
나라사랑 마음으로
무궁화를 더 많이 심으면 어떠리
한 점 부끄럼 없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온 꽃
잃었던 나라를 다시 찾은
팔월의 꽃이여
나라꽃 무궁화여
무궁화 /김옥자
누구의 발자국 소리인지
밤새 비가 내리더니
바람에 실려온 꽃잎
고귀한 모습
순박한 마음
하늘 우러러 곱게
온화한 빛으로
무궁한 사랑으로
하늘 품에 평화롭게
당당한 모습
의젓한 품격으로
한 점 부끄럼 없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