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절감] 어학연수 8할이 실패다

[Jonathan(심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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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8할이 실패다

사교육비 부담은 중고등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학 자체가 공교육을 가장하여 엄청난 교육비를 거두어간다. 학비만 4년 4 천만 원, 그렇게 내고 취직이라도 되면 감사하다. 하지만 대졸자의 상당수가 학자금 대출 신용불량자와 실업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학비 이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편입, 어학연수, 영어 공부, 교환 학생 등의 비용으로 엄청난 돈을 부모에게 요구한다. 정말, 없는 형편에 뼈골 빠지는 것이고, 텐인텐으로 가는 가장 큰 고비 중 하나이다.

어학연수 한다고 해놓고...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코피노(Kofino)아이들"이 소개 되었다. KOFINO란 한국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 피가 흐르는 아이들이다. 몇 몇 사례는 필리핀인과 정식 결혼해 놓고도 아이가 생긴 후 한국으로 와서 한국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나 아내에 대한 지원을 끊어 버린 경우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필리핀 유흥가에서 하룻밤을 즐기고, 아이가 생긴 경우이다. 필리핀의 경우, 낙태가 금기시 되고, 낙태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호스티스들도 아이가 생기면 그대로 낳아 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보도 가운데, 놀라운 장면이 나온다. 어학연수 간 대학생들이 부모에게 받은 돈으로 유흥가를 드나들거나 아예 필리핀 여성과 동거하면서 아이를 만들고, 무책임하게 돌아오고 있다고 기자는 보도한다. 필리핀 접대 여성은 그 학생들 가운데 심지어 고등학생도 있다고 증언한다.

사실 어학연수를 미국이나 캐나다로 가지 않고 필리핀으로 간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부모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음을 반증한다. 부모가 어렵게 돈 모아서 어학연수 보내주었으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어 실력을 늘려야지 그 돈을 유흥비로 쓰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준비 되지 않았으면 보내지 말라

필자가 지도하던 대학생 중 하나가 편입 재수 끝에 수도권대학 영어 관련 학과에 갔다. 일 년 공부하고 나더니, 아무래도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1년 휴학 하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요. 지금 같은 실력으로 미국에 가면 어차피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기초반에 들어가게 되고, 그런 반에 가면 한국 사람이나 영어 못하는 외국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요. 가서 뭘 배우겠어요? 차라리 한국에서 학원 다니는 것 만 못할 수 있어요"

"교수님, 그래도 가서 직접 부딪히면서, 문화도 체험하고 더 열심히 하면 확 늘지 않을까요?"

"저는 젊어서 유학을 가거나 교환 학생을 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여러 가지 관계성과 부담에서 벗어나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이니까요. 하지만 충분한 준비를 하고 나가야, 공부도 어학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차라리 그 비용으로 한국에서 학원을 다니고, 빨리 학부를 졸업하고, TESOL 과정으로 영국이나 미국으로 대학원을 가는 게 어때요. 어학연수 갔다 오면 이력서에 한 줄 적는 거지만, 이건 학위를 받아 오는 거예요. 영국은 1년에 마칠 수 있는 과정도 있고... 그리고 TESOL 학위가 다른 석사 과정처럼 논문을 완벽하게 써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학위를 받거나 과정을 수료하기도 수월하고요. 그리고 지금, 가뜩이나 편입 재수한 끝에 3학년이 되어서 졸업이 남들보다 2년이나 늦는데, 연수까지 갔다 와서 졸업하면 나이 29, 30 이예요. 어떻게 취직하려고 해요?"

하지만 그 친구는 두 시간에 걸친 상담 끝에, 잘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는 며칠 뒤, 기어이 미국으로 가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하는 수 없이 클리블랜드에 아는 지인을 연결해 주어서, 그 지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해서 경비를 줄이고, 한국 사람이 적은 대학으로 연수를 갈 수 있도록 주선을 요청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안타깝게도 내가 예상한 일이 대부분 현실이 되었다. 영어는 거의 제자리걸음이고, 돈을 엄청나게 써댔다. 중간 중간 여행을 다니면서 비용이 더 들었다. 학비, 생활비만 거의 3000 이상이 든 것 같고, 추가 경비를 부모님께 계속 타다 썼다. 아들 셋 중 막내아들인데다가, 아들이 재수 끝에 편입에도 성공하고 공부에 의지를 보이자 부모님은 정말 대출을 받아서 달라는 대로 돈을 부쳐 주었다.

돈만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서 부탁했던 지인 집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해서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고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치고 한국사람 이미지만 안 좋게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전해졌다.

엄마는 모를 거야

어학연수는 그렇다 치고, 교환 학생으로 간 케이스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교환 학생으로 가면 보통 한 과목에 150-200만 원 정도의 수업료가 나간다. 6과목 들으면 거의 한 한기만 천만 원 돈이다. 여기에 생활비 한 달에 100 만 원 정도 잡으면 한 학기 600, 1년 지내면 거의 2-3천은 예산을 잡아야 한다.

코칭 하던 학생 중 하나가 캐나다로 교환 학생을 가게 되어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어학연수처럼 준비 안 된 아이가 나가는 것은 아니니까 나름 많이 배워오고 공부도 많이 되리라 생각했다.

1년 뒤 돌아와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한 학기에 5과목 정도 들었는데 그중 2과목 정도는 Fail을 받았다. 아무래도 언어가 안 되니, 많은 대학에서 정식 학점을 주는 것이 아니라 Pass/Fail로 성적이 나가고 Pass된 학점이 전체 졸업학점에서 감해 지는 시스템이다.

"그럼 어떻게 해요. 한 3-4과목 빵구가 난건데, 그리고 한국에서는 보통 6과목 들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4-5과목 한국에도 보다 학점을 못 받은 거잖아요"

"그러게요. 그래서 지금 걱정이에요. 졸업이 안 될 것 같아요. 그것도 한 학기가 아니라 1년 정도... 한국에서 들은 과목 중에 성적이 너무 안 좋은 것도 있어서 재수강해야 할게 몇 있어서요."

"참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이번에 성적표가 캐나다에서 날아오면 걱정이에요. 가뜩이나 돈 많이 썼다고 엄마가 뭐라고 해서 어제도 대판 싸웠는데, 몇 과목 성적 안 나온 거 알면 길길이 날 뛰실 텐데, 성적표 올 때 쯤 집에서 지키고 있다가 성적표 받아서 없애 버려야겠어요."

"말이 되요? 현실을 직시하고, 솔직하게 부모님께 말씀드려요. 자꾸 거짓말을 하면 또 거짓말 하게 되고... 점점 악순환이잖아요. 1년 동안 제 코칭을 받았는데, 그렇게 밖에 생각 안된다고 하니 약간 실망이네요. 그런데, 왜 그렇게 성적이 안 나왔어요?"

"그게 처음 한 달은 열심히 했는데요. 한 달 지나고 긴장이 풀리고 익숙해지니까 한국에서 습관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간 학교에 한국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캐나다 애들하고 다른 유학 온 애들하고 어울려서, 금요일 저녁이면 술 먹고 달리다 보니까 다음날 일요일 너부러지고..."

과연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러고 있는 것을 알고나 돈을 부쳐주는 것일까? 부모의 무지와 약간의 돈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

공부 좀 더 하고 올 것 그랬어요

물론 모든 아이들이 외국에 나가서 이러는 것은 아니다. 개중에 부족한 실력이지만 열심히 하고 격려와 칭찬이 많은 외국 문화 속에서 자신감이 늘어 오는 아이도 있다. 아래는 보스톤으로 어학연수를 간 다른 제자의 편지이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있는 보스턴 추천할 만 하구요 음....지금 이 어학원도 꽤 만족할 만한데 여긴 토플이나 좀 다른 시험대비용 학원이라, 보편적으로 추천할 만한 곳은 못 되요.

만약에 제가 다시 온다면 저는 토플을 따고 커뮤니티 칼리지 같은 곳을 다녀보고 싶어요.

 지금도 조금 후회 되는 게 토플을 못 따놓고 온 게 후회가 많거든요.

 다른 곳 학비는 솔직히 잘은 모르겠구요. 저는 6개월로 1000 만원 정도 내요.  

요즘은 유학원에서 상담도 잘해주니까 다양하게 예상경비 견적 뽑을 수 있어요.  

한 달 홈스테이비용은 트윈룸 기준으로 100~120만원 혼자 방 쓴다면 더 받을거에요, 한달 생활 비용도 100~120만원 드는 것 같네요.

저는 일단 6개월 어학원에서 공부하고 다른 곳에서 테솔을 딸 계획으로 미국 왔습니다.

테솔따고 여기서 공부 계속하고 싶고 아예 정착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한국에서는 계속 못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여기는 모두 작은 일에 칭찬해 주는 분위기라 마음이 더 편해요. "

 하지만 문제는 역시 한국에서 좀 더 제대로 공부하고 갔으면 굳이 6개월에 2000만 원가량의 경비를 쓰지 않고, 바로 TESOL 관련 학과에 가서 공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계산하고 가야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우선은 나가고 보자는 충동에 사로잡히고, 준비되지 않은 출국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한다.  

어학연수를 보낼 때의 유의 사항

나는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이 어학연수 가는 것을 반대한다. 가려면 자기가 돈 벌어서 가라고 하고, 될 수 있으면 교환 학생을 노리거나, 그게 힘들면, 학부를 빨리 마치고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거나, 학부 편입을 하라고 한다. 그래도 굳이 가겠다고 조르는 자녀가 있다면 아래와 같은 유의 사항을 참조하길 바란다.

1. 먼저 자기 돈으로 준비하게 한다. 그렇게 간 아이들이 유혹과 어려움을 이기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최소한 50% 이상은 자기 부담을 하게 한다.

2. 추가 비용은 될 수 있으면 보내 주지 않는다. 예산을 잘 못 세운 자식 책임이니, 본인이 거기서 일을 하던 어떻게 해서든지 알아서 해결하게 한다.

3. 될 수 있으면 실력을 갖춰서 학위 과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석사나 학부 편입 정도의 실력이 안 되는 아이면, 외국 나가서도 영어 잘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학연수에 들어갈 비용을 펀드에 넣고, 아이가 졸업하면 정식 유학 자금으로 활용한다.

4. 그래도 조르면, 최소한 토익 700(최하 600)점 이상, 토플 90(최하80)점 이상을 받으면 보내주겠다고 분명한 기준을 정하고 타협을 한다. 한국에서 이정도 영어 성적 못 받을 실력이면 외국 나가서 백날 해도 영어 늘지 않고, 돌아와서도 결국 이 정도 점수 만들 수 없다.

5. 절대 대출을 받아서,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유학을 보내지 않는다. 본인이 가고 싶으면 돈을 만들어 가게 하라. 그렇게 간 사람들이 성공한다.

★ 칼럼니스트 소개 ★

 글쓴이 심정섭은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학사 편입 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IMF 1세대로 중소 무역회사, 컨설팅 회사, 현대 자동차 해외 영업 본부를 거치며, 바닥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시기에 잠깐 했던 영어강사 생활을 통해 본인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사 편입 한 후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10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유태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jemi]

많이 배웁니다. 자녀교육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해야 겠습니다.

[10억 이야기]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딸이 있는데 지난 겨울에 3주정도 보낼 뻔 했어요..그러다 올 겨울이나 여름으로 미뤘는데 정확히 생각이 잡혔습니다..보내지 않기로요..감사합니다..

[Jonathan(심정섭)]

잘 하셨습니다. 그돈을 아껴서 텐인텐에 보태시거나 일부를 떼어서 가족여행을 2-3일 정도로 다녀 오시길 권합니다. 경주나 약간 역사적 유적지를 돌며 아이에게 역사를 설명해 주어도 좋고, 자연 풍광이 좋은 곳으로 가서 자연과의 교감과 호연지기를 기르게 해 주셔도 좋고. 여유가 되면 해외 여행도 좋지만, 우리 나라도 좋을 곳 많더라구요.

[안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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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니져 lee 입니다.

사이트자체 해외 보안설정이 되어있으니

안심하시고 게임 하시길 바랍니다.

기타문의사항은 world0909@hotmail.com 으로 문의 바랍니다.

[산슬]

5학년 된 큰 아이 2학년때 300만원 하는 영어캠프 전화받고 고민하다가, 온가족이 같이 여행하는게 좋겠다고 결론내리고 안보냈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가족 넷이 해외여행 두번 갔다 왔어요. 방학때 일주일씩 다녀왔는데 그곳 사람들이 다니는 마트에도 가고 버스도 타고 전철도 타면서 재미있게 다녔어요. 아이들과 같이 하는 시간이라 더 좋았어요. 누가 돈 많이 모아놔서 여행다니냐고 물으면 그러지요. 사교육을 안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용기백배 충전하고 갑니다.

[Jonathan(심정섭)]

훌륭한 실천이네요. 앞으로도 소신을 갖고 자녀분을 훌륭하게 키우시길 바랍니다.

[tomitomi]

정말 맞는 말씀이에요. 영국에 온지 1년됐는데 한국에서 영어공부하는게 훨씬 경제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