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時習의 얼이 서린 복계산(福桂山)
1. 일시 : 2013. 7. 4. 07:30 ~
2. 장소 : 복계산
3. 참석인원 : 26명 (새내기 2명)
4. 등산코스 : 매월산장(매점) - 매월대폭포 - 정상 - 촛대봉 - 칼바위 - 원골계곡 - 매월산장매점(매월산장송어횟집)
5. 교통정보
▸ 다녀온 길 : 75번국도 지촌삼거리 - 문화마을2길 철원방면 - 포화로 포천(서울)방면 - 하오재로 검단동(철원)방면 - 매월동길 - 매월산장
▸ 동원차량 :
6. 오늘활동 상황
○ 07:30 --- 태백가든 출발 ○ 09:05 --- 매월산장매점 주차장 도착 ○ 09:15 --- 단체기념사진촬영 및 일정안내 ○ 09:17 --- 들머리진입 ○ 09:25 --- 매월대폭포 ○ 09:44 --- 노송쉼터 ○ 10:15 --- 헬기장 ○ 10:50 --- 삼각봉, 복계산, 하산길 갈림길 ○ 10:56 --- 정상 ○ 1126 --- 헬기장 점심식사 ○ 12:32 --- 해산굴 ○ 16:25 --- 임도 ○ 17:30 --- 매봉산장송어횟집 ○ 17:50 --- 후미도착 ○ 17:55 --- 매봉산장송어횟집 출발 ○ 18:10 --- 하산행사 ○ 20:30 --- KBS앞 도착
7. 복계산 살펴보기
□ 개관
- 산악인들이 가장 이상적인 산행지로 꼽는 곳은 출발지에서 버스로 2~3시간 떨어져 있고, 산행시간은 4시간 전후에, 아기자기한 암릉코스를 갖춘 산이다. 복계산은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산으로 주변에 매월대. 매월대폭포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가족산행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sbs TV에서 방영한 사극 '임꺽정' 의 야외촬영장이 보존돼 있어 주말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복계산은 매월대로 더 잘 알려진 산행지다. 특히 국내에서는 비무장지대와 가장 근접한 최북단의 산행지로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곳이다.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 (1435~1493) 은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자 비분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복계산 일대 산촌에서 은거했다. 복계산 기슭 (595m)에 위치한 높이 40m의 깎아 세운 듯 한 층층절벽이 바로 매월대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홉 선비가 매월대에서 바둑판을 새겨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했다' 고 전해진다. 남쪽으로 복주산, 국망봉, 화악산, 동쪽으로 대성산이 손짓하며 북쪽으로 북녘의 산하가 점점이 펼쳐진다.
8. 등산기행
□ 산행안내준비
<복계산종합안내도>
- 복계산은 복 福자, 계수나무 桂자를 쓴다. 이름에 얽힌 유래를 찾아보기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철원문화원 홈페이지 등을 두루 검색해보았지만 허사였다. 복계란 이름에서 풍기는 의미가 심상치 않아 좋은 자료가 있을 것을 기대했었는데 특별히 소개할만한 자료를 찾지 못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7 ~ 8월 혹서기는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산행에 부담 없는 코스를 선정하였다. 오늘 복계산을 제외하고 다음 주 유명산은 유명계곡, 대암산(솔봉)은 광치계곡, 천축산은 그 이름도 찬란한 불영계곡을 연계하였다. 다음달 8월 역시 첫 주 설악산은 흘림-주전골을 시작으로 내린천 래프팅을 겸한 야유회가 준비되어있고 연이어 무릉계곡과 소금강계곡이 기다리고 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계곡 물놀이에 비중을 둔 쉬어가는 일정임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일정들이다. 산행일정을 짜면서 가급적 버스운행시간 3시간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고, 산행시간도 4시간 내지 5시간을 넘지 않으려고 고심하였다.
- 강원 철원군 근남면에 위치한 복계산은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최북단에 위치한 산이다. 복계산 산행은 SBS 인기드라마 임꺽정 촬영 세트장과 북녘 땅을 조망할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산행지이다. 민통선(한반도 비무장 지대의 남방 한계선으로부터 남쪽으로 5~20킬로미터의 거리를 동서로 잇는 선이다. 북방에 대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다.) 지역 내에 있는 한북정맥 구간이 적근산과 대성산을 지나면 비로소 민통선을 벗어나는 수피령이 되는데 이 수피령에서 첫 번째 봉우리인 1010봉에서 북서쪽으로 약 1.5km거리에 정맥을 이탈하여 치솟은 산이 바로 복계산이다. 그리고 한북정맥은 1010봉에서 남으로 복주산 - 회목봉 - 광덕산 - 백운산 - 국망봉 - 개이빨산 - 민드기봉 - 강씨봉 등등으로 그 맥을 잇는다.
<복계산등산지도>
- 복계산 등산코스는 매월동(매월산장) - 매월대폭포 - 북동릉 - 헬기장 - 정상 - 남서릉 - 임꺽정 야외촬영장 - 매월동으로 이어지는 8.0km/4시간 코스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오늘은 매월대를 경유하여 정상을 오른 다음 촛대봉과 칼바위를 경유하여 매월산장까지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기본코스로 잡았다. 그리고 컨디션 난조나 기본코스에 부담을 갖으시는 분들을 위해 오름 구간 정상 직전 삼각봉. 복계산. 하산길 갈림길까지 되돌아 내려와 곧바로 하산하는 코스를 병행코스로 선정하였다.
- 오늘 사용한 등산지도는 인터넷에 탑재되어 있는 지도 중 인쇄물 출력 시 선명도를 감안하여 바탕이 비교적 깨끗한 위 등산지도를 찜하여 진행방향과 기본코스와 병행코스를 표기하는 선에서 편집하여 사용하였다.
□ 산행안내
<단체기념사진>
- 빠른 길 찾기 정보
▶ 검 색 지 : 춘천KBS방송총국 - 매월산장 ▶ 거 리 : 65,6km ▶ 소요시간 : 1시간51분
- 오늘 날씨예보
▶ 기 준 : 2013. 7. 3. 06:00, 철원군일원 ▶ 개 황 : 오전 흐리고 한 때 비, 오후 흐리고 비 - 비 올 확 률 : 09:00~18:00 활동시간 대 30~60% - 예상 강수량 : 오전 1~4㎜, 오후 5~9㎜
▶ 기 온 : 21 ~ 29℃ 분포
- 오늘 복계산을 시작으로 한여름 정기산행 첫 문을 열었다. 오늘은 小暑 3일 전, 初伏 9일을 앞둔 정기산행일이다. 小暑는 일 년 중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한다는 날이다.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의 하나로 하지와 대서 사이에 있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하여 태양이 황도(黃道)의 105도(度)에 이르는 때로 양력 7, 7 경이 된다. 또한 初伏은 삼복(三伏) 중 첫째이다. 여름철의 몹시 더운 기간을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으로 나눈 것 중에서 첫 번째로서,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 된다. 위와 같은 계절 특성으로 봐서 한여름 혹서기 첫 정기산행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 며칠 전부터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걸쳐 폭넓게 형성됐던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중부지방은 소강국면을 보였지만 아래와 같은 날씨예보 때문에 집행부는 물론 동행하신 분들께서도 혼란을 겪었다. 비록 비올확률은 높았지만 산행 활동시간 대 예상 강수량이 미미하였기 때문에 정기산행일정 강행을 결심하였다. 지난주 천마산 산행환경이 여의치 않아 금병산 번개산행으로 대행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지만 그 정도의 비는 땀에 젖으나 비에 젖으나 매일반으로 보았고 평상시 준비해 가지고 다니던 雨裝(몸이 비에 젖지 않도록 비옷을 차려입음)만 잘 챙긴다면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 2013. 7. 1. 06:00 발표 2013. 7. 3~7. 8 주간날씨예보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3년 7월3일 수요일 ~ 2013년 7월8일 월요일 주간 날씨예보입니다. 이번 예보기간에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비가 오겠습니다.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 18~22도, 최고기온 : 24~30도)보다 조금 낮겠습니다. 강수량은 평년(강수량 : 17mm)보다 많겠습니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mm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고, 장마전선의 위치에 따라 강수량의 지역적인 차이가 크겠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큰 무더위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7월2일 화요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고 새벽에 중부서해안을 시작으로 낮에는 전국 대부분지방으로 비(강수확률 60~90%)가 점차 확대되겠으나 남부 일부지역은 오후에 일시 소강상태에 드는 곳도 있겠습니다. 중부지방은 7월2일 오전부터 7월3일 낮, 남부지방은 3일부터 4일 오전사이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40mm의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비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시고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를 적극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강수대의 남북 폭이 매우 좁아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크겠으며, 비가 일시 소강상태에 드는 곳도 있겠습니다. 7월2일 오전부터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풍이 불겠으며, 그 밖의 지방에서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었다. 위 예보를 접하면서부터 잔잔했던 마음의 바다에 바람이 일면서 곤혹스럽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번민거리로 대두되었다. 갈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차라리 예보대로 많은 비가 내렸다면 의사결정과정에서의 곤혹스런 부담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근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당시 상황이 문제였다. 그 바람에 정기산행에 동행하기로 결심하신 고객 분들께서도 심적 부담을 함께 감수해야만 했다.
- 오늘은 09:30경 들머리 진입을 예상했었는데 10여분 앞당겨 일정을 열었다. 기본코스 운영시간을 5시간으로 잡고 14:30 나들목 원점회귀를 예고하였다. 또한 정상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기본코스에 부담을 갖으시는 분들은 병행코스 하산을 권고하였다. 또한 산행안내준비를 하면서 정상에서 하산구간은 진로선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견한 바 있었기 때문에 일정 안내시간을 통하여 그 뜻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열심히 길을 찾아보겠다는 후렴을 남기면서 자신 없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 복계산이 소재한 근남면은 철원의 동쪽에 위치한 면으로서 인구와 규모는 작지만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수려한 산림 등 청정하고 잘 보존된 자연경관과 소박하고 인심 좋은 그 옛날 우리들의 고향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지역이다.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2 ~ 3시간 정도로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유명한 청정오대쌀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 오이, 토마토, DMZ(서로 적대 관계에 있는 국가나 군대 사이의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관계국 사이의 협정에 의해 무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한 중립 지대)에서 채취하는 벌꿀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철원팔경의 하나이며 매월당 김시습 선생이 은거하던 매월대(매월폭포)와 자연휴양림, 북한지역을 최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승리전망대” 등의 관광·유적지와 함께 복계산, 복주산 등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 있고 매월대 암벽에서는 암벽등반을 즐기기도 한다.
- 근남면은 고려 인종(仁宗) 21년 (1143년) 김화현에 속해 있다가 1941년 김화군 근남면에 편입되었다. 그 후 1945. 8. 15 해방과 동시에 공산치하에 들어갔다가 1953. 7. 27 휴전이 조인되면서 본(本) 면(面)으로 수복되면서 1954. 3 경기도 포천군 근남면으로 군정관할. 1954. 1. 2 강원도 김화군으로 행정권 인수. 1963. 1. 1 철원군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 오늘 나들목이 위치한 잠곡리는 김화군 남면 지역으로 마을입구에 있는 산이 누에처럼 생겼다하여 누에울 또는 잠곡이라 하였으며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간촌, 도덕동, 방화곡을 병합하여 잠곡리라 하였다. 그 후 1954년도에 수복되어 1963년도에 철원군에 편입되었다.
<매월산장매점>
- 오늘 등산기점인 매월산장은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218번지에 위치한다. 오늘 나들목 접근을 위해 빠른 길 찾기 정보나 버스 내비게이션 검색지가 바로 매월산장이었다. 오늘은 매월산장 주차장을 등산기점으로 원점회귀코스로 시작하였다.
<SBS 매월대 야외촬영장 안내판>
- 매월대야외촬영장(청석골세트장)은 주차장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 100m지점에 위치해 있다. 오늘 일정상 경유지가 아니기 때문에 답사할 수 없었지만 대강을 살펴본다. 96년도에 SBS에서 방영된 임꺽정 드라마는 난세를 살다간 의리의 도적이자 풍운아인 임꺽정의 한 많은 생애를 그린 드라마이다. 우리나라 근대문학사상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로 평가받는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바탕으로 풍부한 이야기,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 그리고 자연스러운 전개 등 원작이 갖고 뛰어난 소설적 특성을 살려, 역사 드라마의 진정한 재미를 보여준 드라마로 평가되었다. 임꺽정 드라마는 1996, 11, 10 ~ 1997, 4, 6까지 총 44부작으로 방영되었다.
- 임꺽정은 조선 명종 때의 의적(義賊)이다. 양주에 살던 백정(白丁)이었으나 정치의 혼란과 관리의 부패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일부 백성들을 규합하여 황해도와 경기도 일대에서 관아를 습격하고 창고를 털어 곡식을 빈민에게 나누어주었다. 1562년 토포사(討捕使) 남치근(南致勤)의 대대적인 토벌로 구월산에서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매월대폭포>
- 매월대폭포는 주차장에서 400m지점에 위치한다. 철원8경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와수리에서 매월대 입구까지 운행되는 시내버스가 2시간 간격으로 있다. 승용차는 광덕계곡에서 사창리를 지나 김화, 철원 방면으로 난 56번 도로를 따라가면 잠곡리가 나온다. 근남면 소재지에서 잠곡리 쪽으로 가는 56번 국가 지원 지방도의 좌측편 매월동 해발 600m에 복계산 심곡에서 흐르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기암절벽 사이를 떨어지는데 눈꽃이 날리는 것 같은 가경을 이루며 속진을 씻어 주는 것 같다 이곳은 인접한 매월대와 같이 김시습이 은거하며 소유했던 유서 깊은 곳으로 지금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 들머리에 들면서 매월대폭포방향으로 진로를 잡았기 때문에 매월대는 경유하지 못하였다. 매월대는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는 계유정란을 일으키자 이를 반대하는 생육신의 한사람인 매월당 김시습 선생과 여덟 명의 의사가 은거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비분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이 일대 산촌으로 은거하여 소일하던 곳이라 한다. 매월대는 복계산 기슭 해발 595m 산정에 위치한 깎아 세운 듯한 40m 높이의 층암절벽을 말하며 주변에 폭포까지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아홉 선비가 이 암반에 바둑판을 새겨놓고 바둑을 두던 흔적이 있다고 한다. 후일 사람들은 이 바위를 김시습의 호를 빌어 매월대라 부르고 있다. 매월대의 주변 풍경은 가히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매월대 맞은편 산기슭에서 쏟아져 내리는 선암폭포가 절경이다. 매월대 선암폭포는 기암절벽을 타고 장쾌하게 내리꽂히는 높이 20m의 시원스러운 물기둥으로 적막하고 깊은 산중에서 굉음을 토해내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자태가 그야말로 신선이 사는 곳이라 착각에 빠지게 한다.
- 김시습의 본관은 강릉이다.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峰)· 벽산청은(碧山淸隱)· 췌세옹(贅世翁) 등이며 법호는 설잠(雪岑)이다. 신라 알지왕의 후예인 원성왕(元聖王)의 동생 주원(周元)의 후손이다. 무반 계통으로 충순위(忠順衛)를 지낸 김일성(金日省)의 아들이다. 생후 8개월에 글뜻을 알았고 3세에 능히 글을 지을 정도로 천재적인 재질을 타고 났다. 5세에는 세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후일 중용하리란 약속과 함께 비단을 하사받기도 했다. 나아가 당시의 석학인 이계전(李季甸)·김반(金泮)·윤상(尹祥)에게서 수학하여 유교적 소양을 쌓기도 했다. 그의 이름인 시습(時習)도 〈논어 論語〉 학이편(學而篇) 중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 한가' 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과거준비로 삼각산 중흥사(三角山 中興士)에서 수학하던 21세 때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대권을 잡은 소식을 듣자 그 길로 삭발하고 중이 되어 방랑의 길을 떠났다. 그는 관서·관동·삼남지방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의 삶을 직접 체험했는데, 〈매월당시사유록 每月堂詩四遊錄〉에 그때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31세 되던 세조 11년 봄에 경주 남산(南山) 금오산(金鰲山)에서 성리학(性理學)과 불교에 대해서 연구하는 한편,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37세에 서울 성동(城東)에서 농사를 직접 짓고 환속하는 한편 결혼도 했다. 벼슬길로 나아갈 의도를 갖기도 했으나 현실의 모순에 불만을 품고 다시 관동지방으로 은둔, 방랑을 하다가 충청도 홍산(鴻山) 무량사(無量寺)에서 59세를 일기로 일생을 마쳤다. 그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 속에서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한 채 기구한 일생을 보냈는데, 그의 사상과 문학은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한 것이다.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얻은 생활체험은 현실을 직시하는 비판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야를 넓게 했다. 그의 현실의 모순에 대한 비판은 불의한 위정자들에 대한 비판과 맞닿으면서 중민(重民)에 기초한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상을 구가하는 사상으로 확립된다. 한편 당시의 사상적 혼란을 올곧게 하기 위한 노력은 유·불·도 삼교(三敎)를 원융적(圓融的) 입장에서 일치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불교적 미신은 배척하면서도 조동종(漕洞宗)의 인식론에 입각하여, 불교의 종지(宗旨)는 사랑(자비)으로 만물을 이롭게 하고 마음을 밝혀 탐욕을 없애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또 비합리적인 도교의 신선술(神仙術)을 부정하면서도 기(氣)를 다스림으로써 천명(天命)을 따르게 하는 데 가치가 있다고 한다. 즉 음양(陰陽)의 운동성을 중시하는 주기론적(主氣論的) 성리학의 입장에서 불교와 도교를 비판, 흡수하여 그의 철학을 완성시키고 있는데, 이런 철학적 깨달음은 궁극적으로는 현실생활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저(遺著)로는 금오신화, 매월당집, 매월당시사유록 등이 있다.
<복계산 정상석>
- 매매월대폭포에서 400여m 급사면 길을 오르고 나면 노송쉼터에 이른다. 월대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선발 팀 맨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현지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맨 앞에서 진로를 선도할 요량이었다. 이 지점에 오르면서 이미 땀구멍이 열렸는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노송쉼터는 전망이 좋아 포토 존으로 기능한 흔적이 역역하였다. 그러나 오늘은 짙은 안개 때문에 시원한 조망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접어야만 했다. 암벽에 자리한 노송은 산객들의 오르내림 덕분에 소나무 껍질이 다 벗겨져 반질반질하게 윤이 날 정도였다.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을 남기는 것 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을까?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굳이 나무에 올라야만 직성이 풀렸을까? 를 반문해 보면서 눈길만주고 지나쳤다.
- 들머리에서 정상 어간에 노란색바탕에 주요지점명과 거리가 표기된 안내판 3개, 이정이 표기되지 아니한 이정 표주 형태의 진행방향 안내판 2개, 구조신고안내판 2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왕이면 안내판 빈 공간에 이정을 표기하여 이 산을 찾는 산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 노송쉼터를 지나면서부터는 춘천근교의 대룡산이나 금병산으로 착각할 정도의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로 비교적 완만한 오르내림의 연속이었다. 지난 한 달 동한 한라, 지리 찍고 설악 공룡을 찍은 직후의 정기산행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착지가 편안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 10:50이 넘어가면서 정상 직전에 있는 삼각봉 - 복계산 - 하산길 안내판 설치지점에 이르렀다. 이 지점은 오늘 일정 중 중요지점으로 점지된 곳이다. 정상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분이나 기본코스에 부담을 갖으시는 분들은 이 지점까지 되돌아 내려와 하산길 방향으로 진로를 잡아 하산해야하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 10:56에 선발팀에서 정상을 밟았다. 1시간30여분만이다. 정상에서 오름구간과 내림구간 능선들이 운무에 오락가락하면서 모습을 드러낼 뿐 한북정맥에 자리한 대성산, 복주산, 회목봉,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 개이빨산, 민드기봉, 강씨봉, 등은 방향조차 감을 잡을 수 없었다.
- 오늘 점심은 정상에서 하산방향 지척에 자리한 헬기장에서 먹었다.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단체기념을 남기기도 하였다. 여기서 기본코스 19명, 병행코스 6명으로 제대가 편성되어 2개 팀으로 운영하였다.
- 위에서 언급한 한북정맥에 대하여 살펴본다. 한북정맥(漢北正脈)은 백두대간 백산 분기점(1,120m)에서 분기하여 경기도 파주군 교하면 장명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산경표(우리나라 전국의 산맥의 흐름과 산의 위치 등을 표로 정리해 놓은 지리책이다. 우리나라의 산맥을 백두산(白頭山)을 시작으로 하는 백두대간(白頭大幹) 등의 열다섯 개로 나누었으며 지금의 산맥 분류와는 아주 다르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 신경준(申景濬)이 작성하였다고 한다.)에서 규정한 1대간 1정간 13정맥중의 하나이다. 한강 줄기의 북쪽에 있는 분수령이라 하여 한북정맥이라 부르며 한강 수계와 임진강 수계를 가름한다. 한북정맥 또한 백두대간처럼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어서, 남한 쪽 답사는 강원도 화천군과 철원군 경계에 있는 수피령(740m)에서부터 가능하다. 백두대간 상의 추가령지구대에서 남쪽으로 갈라져 나온 한북정맥은 백암산(1,110m)~적근산(1,073m)~대성산(1,175m)을 일으킨 다음, 수피령(862m)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아 남쪽 복주산(1,152m)으로 이어진다. 복계산(1,057m)은 수피령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한북정맥이 약 1km 거리에 이르러 북서쪽으로 가지를 쳐서 달아나는 능선 상에 솟은 산이다. 38선(미·소 양국의 한반도 분할점령 군사분계선이다. 38선은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분할했던 이 분단선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후처리 과정에서 생겼지만, 역사적으로 1894년과 1903년 각각 중·일, 러·일간에 한반도 분할문제를 두고 열린 비밀회담에서 이미 거론된 적이 있었다. 38선이 언제, 그리고 누구에 의해 생겼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얄타·포츠담 결정설'을 둘러싼 논쟁과 '가드너 미 해군 부제독의 제안', 미 육군부 작전국 정책과장 찰스 본스틸 대령과 딘 러스크 대령의 '38선 분획안' 등이 논의되어왔다. 한반도 문제가 미·소간의 포츠담 회담에서 논의되지는 않았으나, 이 회담 도중 미국이 미·소 간 한반도 육상작전구획선과 항복접수선으로 이 선을 구상한 것만은 분명하다. 미 육군 참모총장 조지 C.마셜 대장과 육군 작전국장 존 E. 헐 중장이 미군의 한반도 진공(進攻)과 미·소의 육상 군사작전 경계선에 관해 준비하면서 "최소한 인천항과 부산항이 미군지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결정하고 서울 북방 45마일에 선을 그었는데, 이것이 정확히 38선은 아니었으나 거의 그것에 가까웠다. 1945년 8월 11일 미국의 국무부·해군부·육군부 3부 조정위원회(SWNCC)는 그동안의 미 육군부 제안들을 바탕으로 38선 이북은 소련군이, 이남은 미군이 일본군의 항복을 접수하도록 하는 38선 분할초안을 기안했다. 38선 분할안이 최종 결정되기 전인 12일에 이미 웅기·나진 등에 진주한 소련도 미국이 제안한 이 조항을 반대 없이 받아들였다. 이어 태평양 방면 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가 1945년 8월 15일 발표한 '일반명령 제1호'에서 "38도선 이북의 일본군의 항복은 소련이, 이남 일본군의 항복은 미군이 접수한다"고 선언하여 38선이 공식적으로 기정사실화되었다. 트루먼은 38선 분할안에 대해 "한국에서 힘의 공백이 생겼을 때 실질적 해결책으로 우리들에 의해 제안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38선 확정은 별도의 미·소 간 비밀협약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미·소 간 항복접수구획선으로 제안된 미 육군부의 건의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군사작전의 구획설정을 위해 편의적으로 그어진 작전구획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38선은 전후 한반도에 단일세력 진입을 막기 위한 신탁통치안, 제2차 세계대전중 군사점령과 항복접수를 일국에 맡길 수 없다는 구획선안 등 전후처리 과정에 줄곧 내재된 미·소의 국제정치적 흥정과 이익이 작용한 결과이다. 6·25전쟁 이후 남한과 북한을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분열·대립시키는 민족분단선으로 남아 있다.)에서 북쪽으로 22.5km 거리인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잠곡1리에 위치한 복계산은 수도권에서는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산행 대상지로 대성산과는 직선거리로 4km 거리를 두고 있다.
- 대간이나 정맥 산행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1대간, 1정간, 13정맥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오니 산행일정에 참고하기 바란다.
1. 백두대간(白頭大幹) : 백두산부터 함경도 단천의 황토령, 함흥의 황초령, 설한령, 평안도 영원의 낭림산, 함경도 안변의 분수령, 강원도 회양의 철령과 금강산, 강릉의 오대산, 태백의 태백산, 충청도 보은의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대동맥으로 국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산줄기이다.
2. 장백정간(長白正幹) : 장백산에서 시작, 함경도의 경성, 회령, 경흥의 여러 산을 지나 서수라곶산까지 함경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산줄기이다.
3. 낙남정맥(洛南正脈) ; 지리산 남쪽 취령으로부터 경상도의 곤양, 사천, 남해, 함안, 칠원, 창원을 지나 김해로 이어지는 동쪽으로 향한 산줄기로 낙동강과 남강 이남 지역의 산줄기이다.
4. 청북정맥(淸北正脈) : 백두대간의 낭림산에서 시작, 평안도 강계의 적유령, 삭주, 철산, 용천을 지나 의주의 미곶산에 이르는 서쪽을 향한 산줄기로 청천강 이북 지역에 해당함으로 청북정맥이란 이름이 붙었다.
5. 청남정맥(淸南正脈) : 낭림산으로부터 평안도의 영변, 안주, 자산을 거쳐 삼화의 광량산까지 이어지는 서남향의 산줄기로 청천강 이남 지역이 이에 속한다.
6. 해서정맥(海西正脈) : 강원도 이천의 개연산에서 시작하여 황해도의 곡산, 수안, 평산, 송화, 강령의 장산곶까지 황해도로 뻗은 산줄기이다.
7. 임진북례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 : 임진강과 예성강 사이에 있는 산줄기로, 이천의 개연산에서 시작하여 서남쪽으로 흘러 황해도 신계, 금천, 경기도 개성을 거쳐 풍덕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8. 한북정맥(漢北正脈) : 백두대간의 분수령에서 시작, 강원도 금화, 경기도 포천의 운악산, 양주의 홍복산, 도봉산, 삼각산, 노고산을 거쳐 고양의 견달산, 교하의 장명산에 이르는 서남으로 뻗은 한강 북쪽의 산줄기이다.
9. 낙동정맥(洛東正脈) : 태백산에서 시작하여 경상도 울진, 영해, 청송, 경주, 청도, 언양, 양산, 동래까지 이어지는 남쪽을 향한 낙동강 동쪽의 산줄기이다.
10.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 속리산에서 시작, 충청도 회인, 청주, 괴산, 음성, 죽산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11. 한남정맥(漢南正脈) : 경기도 죽산의 칠현산으로부터 서북쪽으로 돌아 안성, 용인, 안산, 인천을 거쳐 김포의 북성산에서 멈춘 한강 남쪽의 산줄기이다.
12. 금북정맥(錦北正脈) : 죽산의 칠현산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안성, 충청도의 공주, 천안, 청양, 홍주, 덕산, 태안의 안흥진에 이어지는 금강 북쪽의 산줄기이다.
13.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 백두대간의 장안치에서 전라도의 남원, 장수, 진안에 이르는 서북 방향의 산줄기이다.
14. 금남정맥(錦南正脈) : 진안의 마이산으로부터 북쪽으로 뻗어 전라도 진안, 충청도 금산, 공주, 부여에 이르는 금강 남쪽의 산줄기가 이에 속한다.
15. 호남정맥(湖南正脈) : 진안의 마이산에서 시작, 전주, 정읍, 장성, 담양, 광주, 능주, 장흥, 순천, 광양의 백운산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해산굴>
- 12:10이 넘어가면서 헬기장에서부터 후반전 하산 길에 올랐다. 전반전 오름 구간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으로 갈무리한 셈이었다. 들머리에 들기 전 일정안내시간을 통하여 이미 언급한바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짐작을 하고 각오를 다진듯한 결연한 모습을 보면서도 내심 걱정이었는데 그 걱정이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현실로 나타났다. 먼저 출발하신 분들께서 헬기장에서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길이 있는 것을 간과하고 직진하였던 것이다. 앞서 출발하신 분들께서 갑자기 길이 없다고 우왕좌왕하면서 대장을 찾고 난리법석이었다. 본인이 앞서간들 뾰족한 수가 있을까만 서둘러 선두 맨 앞으로 치고 나가 진로를 선도하고자 하였으나 곧이어 進退兩難에 부딪치고 말았다. 아차! 여기는 길이 아니구나! 이었다. 첫걸음부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헬기장까지 왕복 100여m를 헛걸음치는 수난을 겪으면서 남은 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하였다.
- 헬기장까지 원점 회귀하여 다시 진로를 잡아 출발할 즈음 회장님께서 先見之明이 있으셨는지 병행코스로 하산을 언급하셨지만 하산 구간에 관심있으신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예정대로 기본코스 강행을 결심하였다. 도전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설 수는 없지 않겠어? 에 생각이 미치자 정주영님께서 남기신 “채금자! 해보기나 했어? 라는 문구가 뇌리를 스쳤다. 맞아 한 번 해 보는 거지 뭐! 우리가 여기를 언제 또 오겠어? 오늘 기회를 잡았으니 아주 끝장내고 말거야! 라고 마음을 굳게 다져먹었다.
- 그 순간 흑기사 한 분이 나타나셨다. 이 코스 길을 확실하게 알고 있음을 천명하시면서 진로선도를 자청하신 분은 바로 산이랑님이셨다. 이 코스를 몇 번 다녀왔다고 하시면서 자신감이 넘쳐나셨다. 구세주가 따로 없었다. 바로 이 분이 구세주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잘 부탁합니다. 란 짧은 말 한마디로 산행안내도우미 전권을 넘기고 부담 없이 대열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이 순간부터 19명이 일렬종대로 흐트러짐 없이 질서를 유지해 가면서 미지의 세계로 향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요. 흩어지면 죽는다는 비장한 각오가 말없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행동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 하산을 시작하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오늘 일기예보가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빗방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장을 챙겨 입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일기예보를 믿고 땀이나 젖으나 비 맞고 젖으나 매일반이란 심정으로 배낭커버만 씌운 채 그대로 GO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 오늘 하산 길에서 슬기롭게 극복해야할 과제 몇 가지 대두되었다.
첫째 : 운무가 짙어 시계가 제한되어 상황판단이 어려운 점
둘째 : 이정표나 진행방향안내판이 없는 갈림길(샛길)이 산재해 있다는 점
셋째 : 오후 일기예보상 5 ~ 9㎜의 비소식이 있다는 점
- 하산 길은 비지정 탐방로이기 때문에 안내시스템이 전무하였다. 오로지 먼저 다녀가신 분들이 발길 한 흔적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탐방로가 형성된 것이 전부였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켜가야 할 샛길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산이랑님께서 답을 주셨다. 무조건 오른쪽 방향으로 가라는 주문이었다. 선. 후미 구분 없이 일렬종대로 행동이 통일된 상황에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일념을 가지고 그 뜻도 일사분란하게 전파되었다.
- 해산굴 전후 약0,5km 구간은 암릉이 간간히 이어졌지만 그 정도는 즐기면서 통과하였다. 해산굴 직전 암벽에는 통나무 외나무다리가 놓여졌다. 어느 선구자께서 암벽에 자생한 단풍나무를 이용하여 통나무를 올려놓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아무튼 통나무에 의존하여 아슬아슬한 곡예가 연출되었지만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었다. 만약 휘청거리는 통나무가 부러지기라도 한다면 119 신세를 져야하는 대형 사고발생 개연성을 안고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로프 등 안전시설 설치가 필요한 지점이다.
- 해산굴은 하산 구간의 명물이면서 수피령 방향이나 매월산장방향 진로 중 중요지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성인이 큰 불편 없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시원하게 뚫린 바위 구멍이다. 解散이란 아이를 낳는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窟자를 붙여 이름 붙인 것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해산굴을 빠져나가면서 아무쪼록 오늘 남은 일정운영의 만사형통을 기원해 마지않았다. 수석 용어로 해석하면 관통석인 셈이다. 수석을 즐기시는 분들은 해산굴을 닮은 수석 한 점 주운 날은 장원주 한 잔 내느라 용돈이 바닥나는 날이다.
- 해산굴에서 약20여분 상당 지나면서 만난 첫 번째 갈림길에서 혼란을 빚었다. 왼쪽 길은 능선길이고 오른쪽 사면 길은 지름길로 판단되는 갈림길이었다. 능선을 경유해서 일정지점에서 합류할 것으로 판단하고 후미에 있던 본인과 몇 몇 분들이 모험을 걸었다가 낭패를 당했다.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하산하는 길이 분명하였지만 앞서 가신 본대와 합류하기 위해 길이 아닌 곳에 새 길을 내면서 따라 붙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이 지점에서 확실한 하산 길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 이미 하산예정시간이 임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봉에서 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시계가 제한되어 상황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에 방향감각마저 상실되어 동서남북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정상이 어느 방향인지 조차 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서 애간장이 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무료함과 더불어 분위기를 일신해보자는 뜻에서 바로 앞서 가시는 부회장님을 불렀다. 부회장님! 저 시방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조심하세요. 왜 그러세요? 라는 응답이 즉시 날아왔다. 안개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게 없다는 뜻입니다. 란 얘기가 나오자마자 웃음보가 터지기도 하였다. 싱겁고 썰렁한 개그에 한순간이나마 한바탕 웃어 보았지만 실은 웃을 상황이 아니었다. 길이 없거나 나빠서가 아니라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당시 상황이 더욱 판단을 흐리게 하였다.
- 15:30분경 전방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앞서가다가 만난 두 번째 갈림길에서 발길을 멈췄다. 진행방향 오른쪽은 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은 내려가는 길이었다. 손바닥에 침을 뱉어 튀길 수도 없고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뒤에 계시는 산이랑님을 기다릴까하고 망설이다가 진행방향표식지를 깔고 오름길을 택하였다. 바로 코앞에 보이는 봉에 오르면 전방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에 오르면서 한가닥 희망을 걸 수 있었다. 안부에는 헬기장이 있었고 군 시설물과 함께 포탄피로 만든 종이 설치되어 있었다. 안부에서 왼쪽 길은 산악회 리본이 여러 개 걸려있어 하산 길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고 오른쪽 능선 하산 길은 숲이 우거져 진로를 식별할 수 없었다. 잠시 머무는 동안 산이랑님께서 도착하셨다.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을 놓고 진행방향을 협의해본결과 오른쪽을 택하셨다. 본인의 입장에서는 왼쪽 길을 택하고 싶었지만 본인으로서는 초행길이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산이랑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후미에 계시는 회장님 일행을 현 위치에서 기다려 합류하였다. 그러는 사이 산이랑님은 동선확보를 위해 오른쪽 길로 먼저 출발하였다.
- 이미 16:00가 넘어가고 있었다. 현장의 상황을 보면서 의견을 수렴해본즉 행동을 통일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산이랑님께서 이미 앞서가셨기 때문에 그 쪽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저는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고 싶다는 의견만 피력한 채 오른쪽 길로 진로를 결정하고 말았다. 잠시 쉬는 동안 병행코스팀의 근황이 궁금하여 총무님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여기 헬기장인데요. 버스 좀 보내주세요. 라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다 내려오셨구나.” 라는 응답이 날아왔다. “총무님! 지금상황은 실제상황입니다. 헬기장은 맞는데 현 위치를 가늠할 수 없고 하산예정시간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라고 심각한 의견을 전달하고 산이랑님의 뒤를 따랐다. 결과적으로 여기서도 검증되지 아니한 하산길 하나를 간과한 셈이다. 이 점이 아직도 미련으로 남는다.
- 16:25이 되면서 임도에 이르렀다. 정상을 출발한지 4시간이 넘는 시간대였다. 기가 막힌 노릇이었지만 이미 물은 쏟아졌으니 대안이 있을 수 없었다. 오로지 G0일 뿐이었다. 헬기장에서 15분 정도는 길을 확실히 식별할 수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오락가락하기 일쑤였다. 서울의 모 산악회 리본을 찾아 따라 내려오면서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임도 마지막 5분여를 남기고는 길이 없는 곳에 새 길을 내면서 숲을 헤쳐 나가는 고난을 겪었다.
- 임도에 도착하면서 다 내려왔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었는데 그도 잠시뿐이었다. 여기서도 왼쪽과 오른쪽을 놓고 진퇴양난이었다. 일행 분들을 현 위치 대기시키고 부회장님과 함께 왼쪽으로 가면서 상황을 판단해 봐도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발길을 돌려 원위치한 다음 오른쪽 길을 선택하였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계곡으로 진입하는 길을 찾고자 하였다. 20여분 상당 임도에서 행군을 한 이후 계곡으로 진입하는 시멘트포장길 분기점에 이르렀다. 앞서가시던 산이랑님으로부터 이 길이 맞는다는 전갈이 왔다. 후미에 계시는 회장님께 무전을 날려 현 위치에서 합류하였다.
- 임도 구간을 경유하면서 장거리산행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어떤 분은 발가락이 아파 아예 등산화를 벗어 메고 맨발로 걷는 분이 있는가하면 무릎과 발바닥 통증 유발로 다리를 저는 분들이 계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러움을 금치 못하였다.
- 임도에서 50여분 상당 내려오면서 매봉산장송어횟집에 이르렀다. 여기서부터 아스팔트포장길이 시작되었고 식당 앞 도로구조상 버스 U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일행 분들을 대기시키고 버스를 현 위치로 불렀다.
- 그제야 후미에서 다리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일행 분들 근황이 머리에 떠올랐다. 배낭에서 구급약품과 에어파스를 챙겨가지고 부랴부랴 후미 일행 영접에 나섰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지만 에어파스가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처음 뚜껑을 개봉한 에어파스가 여기서 바닥이 나고 말았다. 이상과 같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9시간30분이라는 호된 신고식의 막을 내렸다.
<하산행사>
- 오늘 하산행사는 현장의 여건상 귀로에 오른 후 56번 도로변 공터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장거리여정에 지친 모습이 역역하였지만 나무람 없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대화의 장으로 이야기꽃과 웃음꽃이 만발하였다. 아무래도 오늘 일상은 훗날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리면서 회자될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갑자기 빗방울이 날리는 바람에 서둘러 마치고 귀로에 올랐다. 좋은 장소 점지하여 시간을 할애해 주신 권희성기사님에게 감사드린다.
□ 산행을 마치고
- 6월 마지막 주 천마산 정기산행일정을 접고 금병산 번개산행을 대행한 이후 2주 만의 정기산행일정을 운영하면서 산행리듬이나 신체리듬이 깨져서인지 아니면 심신이 해이돼서인지 왠지 모르게 일정운영이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혹서기 첫 주 정기산행일정을 열면서 장마 엄포에 동조하여 어쩌면 정기산행일정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산행안내준비에 소홀하였거나 복계산을 얕잡아 보고 덤빈 것이 오늘과 같은 우여곡절의 화근을 자초하였다고 자평해 본다. 산행안내준비를 하면서 복계산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널리 알려지지 아니하여 소요제원 확보가 여의치 않았던 점 또한 사실이었다.
- 하산구간 중 검증되지 아니한 갈림길 몇 곳이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았다. 하산 후 산이랑님으로 부터 갈림길에서 착각하였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아하 그랬었구나 하면서 위안을 삼았지만 평소 고집은 어디다 팽개치고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늘 진로선도를 자청해 주신 산이랑님이 안계셨다면 위에서 언급한 두 갈림길 중 한 곳에서 진로결정을 하였을 것이다. 아무튼 진로선도를 자청하여 동분서주해 주신 산이랑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사공 잘못만나 고생하신 기본코스 일행 분들과 장시간 무료하게 기다려 주신 병행코스 일행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의 인사를 올린다. 오늘 체험을 거울삼아 앞으로의 산행지 선정과 일정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의 시행착오는 내일의 진일보된 우리 모두의 미래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마지않는다.
- 오늘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사실상 계곡산행으로 이어진다. 위에서 언급한바 있었지만 7월은 산행과 더불어 유명한 계곡을 연계하였고, 8월은 순수 계곡산행 위주로 일정이 짜여졌다. 부담 없이 쉬어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이시고 많은 성원을 당부 드린다. 일정운영에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리면서 사연 많은 복계산 일상정리를 여기서 마친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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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공 잘 못 만나 고생하신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의 인사를 올립니다.
특히, 다리 통증 유발로 고생하신 몇 몇 분들 죄송합니다.
오늘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한 단계 진일보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진로선도에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은 오름은 힘들고 내림은 수월하리라 생각을하느데
이번산행은 간간이 뿌리는 장맛비와 짙은 운무로하여금 우리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우거진 넝쿨이 뒤엉킨곳을 생길을 뚫으며 안내하시고
날머리에서 후미를 걱정하며 마중을 나가시는 그모습에는
자신도 지친모습이 역역하였습니다,
그어려움속에서도 안전산행과 유종의미를 거둠에 대하여 감사합니다,
마음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이 한 마음되어 어려움을 극복한 일상이기에 더욱 의미가 큰 것 갔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장님 넘 교생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은 웃을수 있어서 좋으네요.
영원히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저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
동행하신 모든 분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ㅎㅎㅎㅎ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장님!
몸살기는 없나요?
걱정이 많이 되던걸요 후기를 읽노라니 그날의 일상이 새롭게 떠올려지네요
조령산 버금가는 산행이였던걸로 기억에 남기겠습니다 ㅎㅎㅎㅎ
회장님!
고생 많으셨스니다.
특히, 사모님께 넘 죄송스럽습니다.
조령산, 신선봉, 매봉, 비산, 고루포기 등등 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라 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괜시리 노팅힐님 까정 공연히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ㅎㅎㅎ
노틸힐님을 비롯하여 최명숙님 등등 몇 몇 분들이 아직도 마음에 걸립니다요 ㅎㅎㅎㅎ
난생처음 격은 정글숲 체음도 지나고 나니 즐겁웠고 서릴 있어 만족한 산행이었읍니다.ㅎㅎㅎㅎ
상황판단을 할 수 없는 현장의 상황이
모든 분들을 애타게 하였습니다만
너그럽게 관용을 베풀어 주시고 이해해 주심에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회장닝과 대장닝을비롯하여 모든히원님들 고생많으셨어요 ^^ 좋은추억으로 잘 간직하렵니다 ㅎ
파파민트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늦은 시간 대 인지 이른 시간 대 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간에 다녀가셨군요 ~~~
끔찍스런 그 날의 일상이 악몽만 갔습니다.
지금도 임두구간에서 등산화를 스틱에 걸고
힘든 내색하지 않으시고 미소 지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
암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신다니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파파민트님 정말 수고 많았는데 발바닥 괜찮은가요?? ㅋㅋㅋ
그 분~~~
발바닥 괘않을 겝니다.
하산 후 물어 봤걸랑유 ㅋㅋㅋㅋ
시간이 지나면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이 추억이되겠죠
그땐 아마
스틱에 등산화걸고 맨발로 산타시던 기억을 잊을 수 없으실거 같군요
작년 조령산행도 조금은 비슷한 추억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많은분께서도 조령산의 그 추억이 남아있을것같아요
산행....... 달콤했고, 신선했고, 가슴이 활짝열리던 성취감도있었고요
그러나
죽을맛이야 ! 이건 정말 죽을맛이야 ! 했던 극한의 순간들이 오래 남는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산이 무엇인가 우리에게 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랑자님 아리송한 시간 대에 다녀가셨네요 ~~~
동행하셨어야 하는데
용케도 비켜 가셨습니다.
앞으로 남은 코스는 만만하기 때문에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지만
시간 나시는대로 함 봅시다요 ㅎㅎㅎㅎ
영원이잊을수없는북계산.어느분이
맘고생,몸고생많이하셨습니다..모든회원님정신역은그야말로대단함을느꼈습니다..
정글숲은헤치면서낙오없이완주주햇다는점,
대장님.
내색은안하셨지만,
9시간을산속에서게시면서무슨생각을하셨을까요,,
궁금해요..
무지무지고생많으셧습니다.
오래오래.좋은추억으로남을겁니다
그래도.
고생은했지만.
좋았습니다..
늘
화이팅입니다..
수고많으셧습니다..
담으에또가요..복게산..
좋은 산 추천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부회장님 넘 고생 많으셨구요
암튼 지나고 나니 걍 좋네유 ~~~
복계산 또 가시자구요?
전 정말 졸업입니다 ~~~
이번 한 번으로 족하걸랑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