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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내 단골 식당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아직 끓고 있는 뚝배기가 상 한 가운데를 차지했다.
그 주위로 고들빼기 짠지 한 접시, 배추이파리 무침 한 접시, 무 채 한 접시, 간 고등어 찜 한 접시, 콩나물 무침 한 접시, 고사리 무침 한 접시, 두부 졸임 한 접시, 고추장 한 종지가 둘러 놓여있었다.
그리고 보리밥 한 양푼을 담아 밥상을 차려놓았다.
바로 내 고향땅 문경읍사무소 입구에 자리 잡은 내 단골 당포식당의 5,000원짜리 보리밥 한 상 차림이 그랬다.
식당 주인인 권귀자 여사의 넉넉한 인심은, 반찬이고 밥이고 할 것 없이 먹는 대로 더 보태주는 무한리필이었다.
그래서 내 거기 갈 때마다, 밥이며 반찬이며 해서, 배에서 북소리가 날 정도로 잔뜩 먹어치우곤 한다.
그런 인심으로 주위의 칭송이 자자해서였던지, 최근 들어 신현국 문경시장을 비롯해서 각계 인사로부터 받은 표창장과 감사패들이 식당 군데군데 진열되어 있었다.
나와 인연이 맺어진지 5년 세월, 그동안 나도 그렇고 내 아내도 그렇고 누이니 동생이니 시누니 올케니 해서, 참으로 정겹게 어울려왔다.
나와 동행이 되어 당포식당을 찾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정이 들어,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께서는 최근 출판한 ‘행복한 반란’이라는 책에서 그곳 당포식당을 소개하는 사진을 끼워 넣기도 했다.
내 단골 당포식당, 내 그곳을 찾을 때마다, 사람 사는 냄새를 실컷 맡을 수 있는 재미로, 가고 또 가고 했다.
“담에 오면 콩가루 냉이무침 실컷 해줄게.”
권귀자 누이의 그 약속이었다.
그 약속만으로, 철 이른 지금부터 벌써 내 입에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야이! 나도 밥상 차릴 줄 알아여.”
점심을 같이 한,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친구가 결국 그렇게 삐치는 소리 한 마디를 하고야 말았다.
첫댓글 지난 가을에 식당 자리를 옮겨야 할것 같다고 사장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만
다행히 그자리에서 식당을 계속 더 하실수 있게 되셨나 봅니다,
전에 있던 자리에서 그 맞은편 읍사무소 입구로 옮기셨더라구요.
다음에 사과밭에서 캐지 않은 좋은 냉이가 나오면 전화 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같이 가서 콩가루 묻힌 냉이 실컷 먹읍시다.
콩가루 묻힌 냉이 실컷 먹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