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주전골따라 오색약수 산행 알아보기

[홍대토박이]

좋아하는 계절을 묻는다면 저는 가을입니다.

과실이 먹을 만하게 익어 풍요롭고 보기에 화려합니다.

곧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야 하지만 찬란함을 즐기기에 인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을 설악산은 소문난 맛집처럼 남들 따라가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웅장하게 치솟은 암벽은 감히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요.

머릿속에 한계령 노래 가사가 지나갑니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사람들은 통상 설악산은 웅장하고 지리산은 수려하다고 합니다.

어느 산이 더 좋으냐고 묻는 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를 묻는 것 같죠.

비교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진 두 명산입니다.

데크길이 마련된 설악산 토왕성폭포에 다녀온 기억을 되살려 보면 설악은 수직입니다.

철쭉 만발한 지리산을 걸었을 때는 기나긴 능선을 오래도록 걸었습니다. 그래서 수평입니다.

설악 단풍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로 향합니다.

지난주 미리 탐방하고 온 리딩자가 빠르게 치고 빠지는 작전을 세웠습니다.

발 디딜 틈 없이 한줄기차하며 걸어가느니 서둘러 주전골 계곡을 통과하여 오색약수로 내려오는 겁니다.

그리고 교통정체가 시작되기 전 서둘러 서둘러 귀경하기.

설악 단풍 특급작전이죠.

돌아오는 버스에서 옆자리 사람이 말합니다.

내 옆의 파랑새라고 서울 집 단풍이 더 예쁜 것 같다고요.

하지만 설악 다녀가는 여정이 매우 만족스럽다 합니다.

기대는 이뤄졌고 새로움을 보았고 명성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내 집의 소중함과 포근함을 느끼며 돌아갑니다.

혼잡이 예상되는 한계령 휴게소 도착 전, 장수대 쉼터에서 쉬어갑니다.

장수대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로 4193 )는 1959년 인제군 주둔 국군 제3군단 군단장이 대승을 기리고 산화한 장병의 넋을 달래기 위해 세웁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분소가 설치되어 있고 900m 거리에 대승폭포가 있습니다. 내설악 지구 한계리에서 옥녀탕, 하늘벽, 대승령으로 가는 등산로 기점이 됩니다.

한계령을 지나며 가수 양희은 씨의 노래 '한계령' 틀어놓습니다.

우리가 설악으로 향하는 이유는 아마 내가 넘어온 삶의 고개를 되돌아보는 과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 시작합니다. 약수터 탐방지원세터까지 3.2km 1시간가량 예상되는 코스입니다. (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 용소 폭포 - 성국사 - 약수터 탐방지원센터 )

 

국립공원공단

http://www.knps.or.kr

 

설악산 탐방코스별 난이도와 출발, 도착 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국립공원공단 사이트입니다.

* 주전골, 용소폭포 입구 - 강원도 양양군 서면 약수길 45  

( 인근 주차장 - 오색리 주차장 : 강원도 양양군 서면 대청봉길 103 )

주전바위는 마치 동전을 쌓아 올린 모양으로 보여 주전바위 ( 쇠부어 만들 주, 동전 전)라 부릅니다. 혹은 가짜 엽전을 만들던 도둑 소굴이 있어 주전골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시루떡 쌓은 모습이라 주전바위를 시루떡 바위라고도 합니다. 암석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풍화작용 등으로 길게 틈이 생긴 모양을 절리라고 합니다. 절리의 종류는 구상절리, 판상절리, 주상절리가 있습니다. 설악산 주전바위는 판상절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단풍 사진이 용소폭포 줄기 인기에 밀려납니다.

깊고 맑아 푸르게 보이는 용소폭포는 이무기 전설이 있습니다.

수컷만 승천하고 준비가 미흡해 지상에 남게 된 암컷 이무기가 변한 폭포라고 합니다.

남존여비 사상이 포함된 스토리일까요? 여성에게 불리한 전설이네요.

여하튼 폭포는 청량함과 멋들어집니다.

한 밤중 이무기가 사람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사람을 홀려버릴 수도 있겠네요 ㄷㄷ

주전골은 남설악에 들어갑니다.

설악산 대청봉 중심으로 인제 쪽이 내설악, 동해 쪽은 외설악입니다.

오색과 양양 쪽은 남설악으로 분류됩니다.

병풍 같은 만물상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인증샷 남깁니다. 

선녀교 아래쪽 계곡물에 발 담그고 갑니다.

더운 날씨나 많이 걸어 열이 나는 정도는 아니라도 자연과 맨살을 맞대어 산 기운을 담아봅니다.

오색 제2약수 마시고 갑니다. 다행히 오색 1약수보다 줄이 길지 않습니다.

탄산수를 마신 것처럼 톡 쏘면서 철분 맛이 납니다.

오색약수 코스 지난다면 물 컵 하나 챙기시길 바랍니다.

맑은 물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바닥 돌이 비쳐 보이는 계곡물에 건강한 무리가 보입니다.

산소가 풍부한 강 상류 청정수에 산다는 산천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동해로 흐르는 강에 분포하여 강원도 화천에서는 산천어 축제를 주최하고 있지요.

산천어의 산란을 구경했습니다. 건강한 설악의 모습입니다.

인기척. 자연의 작품에서 사람의 솜씨가 머리를 드러냅니다.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 (보물 제497호)입니다.

오색석사 터가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장소에 위치한 석탑입니다.

뒤 뜰에 다섯 가지 색깔이 나는 꽃이 핀다 하여 오색석사라 불리고 인근 지명도 오색리라 불립니다.

오랜 기간 폐사로 방치되었으나 최근 법당이 세워지고 성국사라고 불립니다.

( 성국사 - 강원 양양군 서면 약수길 132 / 033-672-2797 )

성국사를 지나면 바로 긴 약수 행렬이 이어지는 오색 1약수터입니다.

산 아래 방향으로 계속해서 내려가면 산채 음식촌을 지나 오색버스 터미널에 다다릅니다.

길 따라 오징어순대, 메밀전병 등 먹거리 식당과 편의점, 공영 주차장이 있습니다.

설악산 오색약수 편한 길은 관광 약자가 걷기 쉬운 무장애 탐방로입니다.

국립공원 무장애 탐방로는 경사가 완만한 데크, 블록 포장, 휴게데크, 장애인 전용 주차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설악산 오색약수 편한 길, 북한산 둘레길 ( 순례길 ), 태안 기지포 천사길( 5코스 노을길 ), 내장산 자연사랑길, 덕유산 무장애 탐방로, 오대산 전나무 숲 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