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문으로 있는 사진동호회 포랩(https://cafe.naver.com/photolabo)에서는 다양한 번개와 촬영회가 진행됩니다. 요즘 더 더워지기 전에 최대한 많은 번개와 촬영회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계속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포랩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좋은 분들과 함께 사진 찍을 수 있는 자리가 많은 카페이니 꼭 가입해보시기 바라며, 최근 제가 포랩에서 스텝으로 진행한 촬영회 사진들로 인물사진을 찍을 때 포랩 스텝들이 주로 사용하는 빛에 대한 정리를 간단히 해 봅니다. 사진들은 지난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과 반포 서래섬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씨를 촬영한 것인데요. 인물사진을 찍을 때 어떤 빛을 주목하는지, 모델을 어떤 빛 기준으로 세우는지 미력하나마 참조가 될 듯 합니다🙂
인물사진 어떤 빛으로 찍으면 더 사진이 잘 나올까? ⓒ우쓰라 깔때기 빛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없다보니 이 빛 환경을 '깔때기 빛'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가장 큰 범주에서는 간접광이요, 좀 더 좁혀보면 입사광이라 할 수 있는데, 빛을 깔때기를 통해 모아서 받는다란 개념으로 이해하면 가장 좋겠죠. 빛을 빌려온다는 개념으로 이해해면 되는데, 예를 들면 실내에 있는데 아주 작은 창문을 통해 바깥의 빛이 들어오는 상황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렇게 돈의문박물관마을 안의 펍을 재현한 공간에서 모델 이도경씨를 마치 깔때기로 받은 듯한 빛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부감은 가장 도드라지고 인물이 돋보이게 되지요. 별다른 후보정도 필요없는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빛으로 촬영회시 스텝들이 이 빛조건이 되는 지점을 찾으려 혈안이 되기도 합니다^^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입사광 깔때기 빛도 입사광이지만, 사실 저 정도로 빛이 모이는 환경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깔때기 빛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주 드문 편이구요. 대부분은 실내에서 빛이 좀 퍼져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베란다를 통해 빛이 들어오는 거실, 혹은 넓은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카페 등이 일반적이겠지요. 이런 경우 '하나의 매질을 통과하여 다른 매질의 경계면에 들어가는 광선'이라는 정의로 이런 성질의 빛을 입사광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이 빛은 직접광이 아니기에 아주 부드럽고, 균질합니다. 그러면서도 명암은 존재하지만 과도한 암부나 하이라이트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낮에 인물촬영을 할 때 활용하면 아주 좋지요. 아래 사진들 역시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음반가게를 재현한 공간에서 촬영했는데 좁은 공간에 큰 창문을 통해 빛이 아주 부드럽게 들어와 대낮임에도 좋은 빛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 인물은 창문 쪽을 보게 하고, 촬영자는 해를 등지고 촬영하면 되며, 인물의 눈은 구체기에 이런 빛 상황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인물의 눈에 촬영자가 비치는 현상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반사광 대낮에 골목에서 촬영을 많이 하는 이유는 반사광이 있기 때문입니다. 탁 트인 개활지는 맑은 대낮의 경우, 빛이 직접적으로 인물에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과도한 그림자와 하이라이트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낮에는 직접적인 빛을 피할 수 있는 골목이 인물촬영하기 좋은데요. 그늘에 인물을 세워도 어디선가 빛이 반사되고 여과되어 들어오는 지점이 있습니다. 빛의 반사도를 잘 관찰해 인물의 얼굴에 반사광이 들어오는 지점에 인물을 세우면, 그늘에서라도 스트로브 같은 조명을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얼굴이 밝게 나오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1일 포랩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에 이어서 진행한 반포 서래섬 촬영회에서도 장미를 촬영할 때 반사광을 활용했는데요. 이날 무척 맑았는데 직접광이 쏟아지는 순광 하에서는 절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늘이 진 다른 면에 도경씨를 세우고 반대편에서 은은히 반사되어 들어오는 균질한 빛을 활용해 인물의 얼굴은 적당히 밝게, 장미의 색도 원색이 그대로 나오게 촬영했습니다.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역광 역광을 대놓고 인물 촬영회에서 시도하긴 어려운데, 의도적으로 실루엣을 찍고자 할 때 종종 사용하긴 합니다. 인물을 실루엣으로 표현할 때야 하늘에 인물을 걸치게 하고 노출을 어둡게 촬영하면 그만이지만, 정말 배경이 너무 좋거나, 독특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인물을 실루엣으로 표현하지 않고 촬영할 때도 있는데, 이때 촬영회에서 "이 빛 상황은 후보정을 전제로 하고 찍어봅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곤 하죠. 그만큼 노출차가 심해서 원본 그대로는 절대 쓸 수 없는 빛이고, 이런 상황에 대한 촬영경험과 고난이도의 표현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종종 해볼만 합니다. 이번 반포 서래섬 촬영회에서도 아래와 같이 이런 역광에서 인물의 얼굴을 표현하는 사진을 찍어 보았지요. 물론 후보정을 당연히 했음을 염두해 두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반역광 이 또한 표현이 좀 어색하긴 한데, 크게는 역광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실루엣으로 표현되지 않고 인물은 밝게 나오면서 경계면에 림 라이트같은 윤곽이 도드라지게 나오는 빛 상황을 이야기할 때 반역광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뒤에 어두운 면에 해의 각도를 잘 조절하면 할레이션이라 부르는 빛번짐이 생기기도 하지요. 이런 빛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해 뜨고 1시간 이내, 해 지기 1시간 이전이고 아주 맑아야 하기 때문에 만나기 쉽지 않긴 하지만 인물사진을 찍을 때 꼭 시도해봐야 할 아주 좋은 빛이지요. 지난 5월 26일 반포 서래섬 촬영회는 '얼리 버드'란 부제를 붙인 것처럼 해 뜨는 시간인 05:15에 촬영회를 시작했는데 날씨가 맑아서 이런 반역광으로 아주 좋은 사진들을 많이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투사광 이건 엄밀히 이야기해서 빛이라 부를 수 없는 성황인데 노을이나 여명시 인물을 찍은 상황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해가 뜨기 전이나 지고 나서는 직접광은 존재하지 않지요. 이때 하늘에 구름이 있을시 지평선이나 수평선 아래의 해의 광선이 위의 구름에 투사가 되겠지요.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노을이나 여명인데요. 빛의 밝기가 무척 약하기 때문에 이때 삼각대 없이 인물사진을 찍기란 무척 힘들고, 무엇보다 엄청난 노출차가 생깁니다. 하늘을 눈으로 본 노출로 찍으면 인물은 까맣게 나오고, 인물을 밝게 찍으면 하늘은 하얗게 날아가죠. 그래서 이때는 스트로보나 조명이 필수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반포 서래섬 촬영회에서는 해가 뜬 가운데 해는 구름에 가린 상황에서 여명과 비슷한 빛 조건이 형성되어 후보정을 엄청 하긴 했지만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고 아래와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5월 26일 포랩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모델 이도경 ⓒ우쓰라
이렇게 제가 스텝으로 진행한 5월 21일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회와 5월 26일 반포 서래섬 얼리버드 촬영회에서 찍은 사진들로 간략히 포랩 촬영회에서 자주 찍는 빛에 대해 소개를 해보았는데요. 포랩 사진동호회의 촬영회는 인물사진을 찍는 자리지만 이처럼 촬영회를 통해 오묘한 빛의 종류와 성질을 접하고 배워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평소 찍기 힘든 인물사진 촬영의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은 포랩에 가입하셔도 좋을 것이며, 또 앞으로 인물사진을 찍으면서 위의 빛들을 찾고 구분하여 촬영해 보시기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