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맛·문화 삼박자 갖춘 '행복충전소'타이완 중남부 여행 ①..타이중
투어코리아 | 오재랑 기자 | 입력 2017.08.10
타이완 남부 용호탑
[투어코리아] 아름다운 자연에 반하고
몰랐던 예술문화에 놀라고
맛에 빠져들게 되는 '타이완 중남부 여행'.
골목골목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미처 알지 몰했던
그 곳만의 새로운 매력 발견하다보면
절로 행복이 꽉 차올랐다.
따가웠던 햇볕, 후덥지근했던 바람,
밤마다 술 한 잔으로 여행 피로를 풀던 기억마저
추억으로 아로새겨진
타이중난터우타이난가오슝 4박 5일간의 여정을 소개한다.
▲ 구족문화촌
타이완의 중서부 지역에 있는 타이중(臺中)시와 난터우(南投)시.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예술 자원은 타이베이로만 몰리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일몰 명소 '고미습지'와 하늘이 내린 천혜 비경 '일월담(르웨탄)', 타이완 4대 불교사원 중 하나인 '중대선사', 타이완 소수민족의 삶을 만나는 '구족문화촌', 독특한 외관이 인상적인 '국립가극원' 등 보고 즐길 거리나 넘쳐난다. 게다가 여행객 입맛 사로잡는 디저트 천국 '궁원안과', 미식거리 '미술원길' 등 먹거리도 풍부해 구경하다 지칠 땐 달달함으로 채워도 좋다.
▲ 고미습지 입구에 있는 '짱뚱어 돌 동상'
풍차와 바람, 석양 낭만 즐기는 '고미습지'
타이중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타이중 시내 서쪽, 청수역 인근에 있는 풍차와 바람, 드넓게 펼쳐진 습지 풍경이 압권인 '고미습지(臺中高美濕地 까오메이 습지)'다. 이 아름다운 풍경에 대만 드라마 단골 촬영명소이자, 웨딩 촬영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1500h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고미습지는 타이완 최대 규모의 습지로, 다양한 생물과 조류를 만날 수 있는 '타이완 생태관광 일번지'이기도 하다. 이 곳을 찾은 날에도 강 습지, 늪, 모래, 자갈, 진흙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작은 게들이 진흙 위 구멍을 들락거리고 두루미가 긴 부리를 이용해 먹이를 먹는 모습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걷고 구경하다보면 자연과 동화돼 저절로 힐링이 되는 듯했다. 고미습지 입구에 있는 '짱뚱어 돌 동상'은 우리나라의 춘천만을 떠올리게 한다.
습지 훼손을 막기 위해 놓인 구불구불한 데크로드를 느릿 느릿 걷다보니, 웨딩 촬영 명소답게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눈에 띄었다.
이 고미습지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해질 무렵이다. 타이중 최고 일몰 명소로 손꼽힐 만큼 낭만 가득한 석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가 지려면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해서 아름답다는 석양 풍경은 보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아쉬운 마음이 커서인지 바람에 힘껏 도는 풍차들이 석양을 보고 가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다.
▲ 독특한 외관의 국가가극원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처럼 공연 전시 등 예술 감성 충전할 수 있는 '국가가극원'. 로이터통신 선정 '세계 9대 랜드마크 건축물'로 꼽히는 이 곳은 인류의 원시 주거공간인 동굴과 움집을 콘셉트로 지어진 곳으로, 곡선으로 된 외관이 독특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해(2016년) 개관했음에도 불구, 벌써 타이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곳이다.
▲ 국가가극원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커플
지상 6층, 지하 2층의 건축물에는 공연장, 옥상정원, 오페라하우스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는데, '예술을 일상처럼' 놀며 즐기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1층에선 오르골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으니 '나만의 오로골'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옥상 정원에 올라 타이중 시내를 내려다보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 제사신용합작사
시원 달콤한 디저트 명소 '제사신용합작사와 궁원안과'
여름에 특히 인기 절정인 곳이 있다. 아이스크림, 파인애플파이 '펑리수', 음료 등 시원함과 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을 살살 녹이는 곳, 바로 디저트 전문점이 타이중시제사신용합작사(臺中市第四信用合作社)다.
외관과 실내 모두 누드인테리어로 건물은 곧 무너질 듯 낡았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예전 신용합작회사가 이전하면서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 제사신용합작사 내부
이곳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궁원안과(宮原眼科 궁위안옌커)'가 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디저트 전문점에 '안과'라니. 이는 이 건물이 일제 식민지 시대, 안과병원이었기 때문이란다. 전쟁, 지진 등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가 된 이 건물을 '리추(日出)'라는 회사가 사들여 디저트 전문점으로 재단장하면서, 사람들이 발길이 이어지는 타이중 대표 명소로 거듭났다.
▲ 궁원안과
건물 외관도 실내도 독특하다. 밖에서 처음 접하는 궁원안과의 벽은 원래의 건축물 외관을 그대로 살려 세월의 흐름 '낡음'이 묻어난다. 안으로 들어가면 3층 천장까지 대형 책장 놓여 있어 도서관에 온 듯 하지만, LP판이나 책을 가장한 펑리수, 각종 차와 디저트들로 채워져 있어 이색적이다.
▲ 궁원안과 내부
▲ 궁원안과 내부
쇼핑 천국 '펑지아 야시장'
펑지아(逢甲)대학교 앞에 있어 '펑지아 야시장'으로 불리는 이 곳은 그야말로 쇼핑천국이다. 특히나 대학교 옆에 있어 청소년,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가장 자주 즐겨 찾는 쇼핑 지구로, '젊음의 거리'로 통한다.
▲ 펑지아 야시장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며 활기 넘치는 이 곳엔 패션, 액세서리, 부티크 상점과 야시장 노점 등이 늘어서 있어 구경하는 재미는 물론 저렴한 가격에 예쁜 옷, 패션 아이템을 득템할 수도 있다.
▲ 펑지아 야시장
특히 야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한국 관광객 눈에 쏙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바로 매장 내에 태극기를 달고 치킨을 파는 곳과 떡볶이를 파는 가게다. 한국음식뿐만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군것질 거리도 많은 주전부리 천국이다.
▲ 펑지아 야시장
무릉도원 같은 비경 품은 '르웨탄'
타이중 시 바로 아래에 있는 난터우(南投)시에선 천혜의 자연 비경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해와 달을 품고 있는 타이완 최대 호수가 있는 '일월담(日月潭 르웨탄) 국가풍경구'이다.
원주민 사오족이 수백년 전 흰 사슴 한 마리를 쫒다 발견, 그 아름다움에 빠져 '무릉도원'으로 여기며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 르웨탄
'르웨탄'은 난터우현의 깊은 산중 해발 870m 높이에 자리하고 있는 호수로, 푸른 물빛의 호수와 첩첩이 둘러싼 초록빛 산세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르웨탄에 갔다면 꼭 함께 들려볼만한 곳이 있다. 바로 아미족, 태아족, 배만족 등 타이완의 9개 소수민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구족문화촌(주쭈원화춘)'이다. 집, 전통의상, 생활풍습 등 원주민의 생활을 재현해 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 구족문화촌
▲ 구족문화촌
▲ 중대선사
▲ 중대선사
아련한 역사와 낭만 즐기는'타이완 남부'
투어코리아 | 오재랑 기자 | 입력 2017.08.11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려도(메이리다오)역
[투어코리아] 타이완 남서부에 자리 잡은 도시 타이난(臺南)과 가오슝(高雄). '가오슝'행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역사와 낭만이 살아 숨 쉬는 이 도시의 매력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 도시 '타이난', 항구도시 낭만이 가득한 '가오슝'의 매력 탐방하러 떠나보자.
▲ 타이난 공자묘
타이난은 가는 곳곳 '가장 오래된'이란 수식어가 붙은 유적지들이 즐비하다.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타이완 역사와 궤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16세기 중국 푸젠성에 살던 한민족이 이주해 터를 잡은 곳이자, 1624년 네덜란드 식민지로, 1661년 명나라 부흥운동 근거지로, 또 1683년 청나라 점령 이후 200년 간 타이완 중심 도시였다.
▲ 타이난 공자묘
* 타이난 공자묘
타이난에 있는 공자묘는 1665년에 지어진 것으로, 타이완 내에 있는 공자묘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명나라 부흥 운동을 펼쳤던 정성공(鄭成功)의 유지를 받고 참모장이었던 천융화(陳永華)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국가 1급 고적으로 지정돼 있다.
정문에는 '전대수학'(全臺首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타이완 최고의 교육기관이었음이 드러난다. 실제 청나라 말까지 대만의 최고 학부로 많은 지식인을 배출시킨 인재양성소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관광객들이 남긴 방명록에는 '공부'에 관한 소망을 적은 내용이 유독 많다.
▲ 타이난 공자묘
공자묘 안에는 공자묘의 역사를 기록한 청조의 석비 24기가 진열돼 있으며, 대성전에는 공자의 위폐가 있고 양쪽 건물에는 72명의 문하생과 제갈공명을 비롯한 현인들의 위폐를 모셔놓았다.
* 네덜란드 군사 요새 '안평고보'
타이난시 1급 고적으로 지정돼 있는 안평고보(安平古堡 안핑구바오)는 네덜란드 식민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타이완을 점령한 네델란드인들이 국제무역과 해양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1624~1634년 무려 10년에 걸쳐 세운 군사요새로, 원래 이름은 '제럴드성(城)'이었다.
▲ 안평고보
37년간 네덜란드 통치 하에 있었는데, 당시 이곳은 네덜란드 정부 청사로 이용됐다고 한다. 중국 본토에서 청나라에 패전한 정성공(鄭成功)이 '명나라' 부흥운동 근거지를 구하기 위해 내습하는데 성공, 1661년 네덜란드는 이 곳에서 철수했다.
때문에 성 옆에는 정성공의 동상이 있으며 동상에는 '민족영웅 정성공'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박물관 건물에는 네덜란드와 정성공에 대한 이야기와 무기, 중세 갑옷, 모형도 등이 전시돼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멋지다.
▲ 안평고보
▲ 안평고보
여행자 감성 자극하는 낭만도시 '가오슝'
가오슝은 항구도시 특유의 낭만이 흐른다. 운하 이름마저도 '사랑(아이허)'다. 유유히 흐르는 아이허 운하 따라 도심의 불빛이 물 위에 투영되면 낭만도 최고조에 달한다.
* 낭만 가득한 데이트 명소 '아이허'
'사랑의 강'이란 뜻을 가진 '아이허(愛河)'는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유람선 선착장 앞에는 언더밴드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어 데이트 하는데 낭만을 더해준다. 사랑의 유람선을 타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이 도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아이허 주변에는 공원과 백화점, 쇼핑몰이 있어 산책이나 쇼핑하기에도 좋다.
▲ 아이허
* 용과 호랑이가 지키는 '용호탑(龍虎塔)'
아름다운 인공호수 '연지담(롄츠탄)' 서쪽에 자리 잡은 용호탑(龍虎塔 룽후타)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용호탑(龍虎塔)이라는 이름 그대로 용과 호랑이 상이 있는 곳이다.
▲ 용호탑
1976년 지어진 7층 높이의 쌍둥이 탑이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며 호수에 떠있는데, 탑 아래에 있는 용과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고 그 입 안으로 관광객이 드나들 수 있도록 돼 있다.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행운이 따르고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화를 면할 수 있다'는 민속 속담이 반영된 것으로, 이 곳을 방문했다면 헷갈리지 말고 용의 입으로 들어가 호랑이 입으로 나오도록 하자.
▲ 용호탑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마치 염라대왕이 죄 지은 자를 벌하는 듯 한 지옥의 세계가 펼쳐진다. 또 호랑이 입에는 마치 천국인양 흐뭇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또 7층 탑에는 삼국지의 장면이 연상되는 그림들이 묘사돼 있다. 용호탑을 나와 오른쪽으로 약 700m 정도 가면 춘추각이 있는데 춘추각 앞에는 용을 탄 관우상이 있어 눈길을 끈다.
타이완 최초 서양식 건물 '타구영국영사관(打狗英國領事館)'
영국 역사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로 '타구영국영사관(다거우잉궈링스관)'이다. 이 곳은 1865년 타이완 최초로 가오슝에 들어선 바로크양식 서양식 건축물로, 국보 문화재 2급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 타구영국영사관
1895년 청일전쟁 후 영국이 타이완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영사관으로 사용하다가, 1908년 영국 철수 후 '해양관측소'로 바뀌었다.
현재는 전시관 및 카페로 꾸며져 있어, 관광객들이 가오슝 항구를 보며 쉬어가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또 카페에선 영국 왕실접시와 여왕의 그림이 전시돼 있어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 곳에는 현지인을 치료하는 모습, 당시 상황을 잘 표현한 조형물 등 실물 크기의 조형물들이 있어 여행객들의 훌륭한 포토존이 되고 있다.
▲ 타구영국영사관
전시관 뒤로 계단을 오르면 카페 건물이 나오는데 앞뒤가 탁 트인 망망대해의 바다와 국립중산대학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외에도 MRT 미려도(메이리다오)역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인 화려한 '빛의 돔'도 볼거리다. 이 작품 덕에 미려도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고 하니, 가오슝 여행을 한다면 이 곳도 함께 들려보자.
▲ 타구영국영사관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