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투입 회관 내 3층 수영장 매입…공공체육센터 조성ㆍ직접 운영 현대식 체육시설 갖춘 아파트 내년 준공…서부동 주민 박탈감 심각
울산 동구 서부동 주민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서부회관 재개관이 동구청 직접매입, 운영으로 가닥을 잡았다. 동구청이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입, 기존 서부회관 3층을 매입해 공공체육센터로 조성키로 했다. 당초 동구청은 지역 내 다른 아파트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서부회관 체육시설 매입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주변 상황이 급변하면서 동구청이 매입하는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서부회관과 함께 폐쇄됐던 동부회관은 남목 공공문화체육시설 건설이 계획돼 있어 앞으로 남목지역 주민들의 체육시설 수요를 상당부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부회관은 인근에 이런 공공체육시설 건설계획이 전혀 없는데다 내년 5월 현대식 체육시설을 갖춘 아파트까지 일원에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동구청이 전격 서부회관 내 체육시설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부회관은 지난 1990년대 울산 동구 서부동 일원에 서부 1,2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지역주민 복지차원에서 건설됐다. 전체 5층 가운데 2층은 헬스장, 3층에 수영장이 조성돼 인근 아파트 주민 약 1만2천명의 문회체육시설로 운용됐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2017년 시설이 포함된 서부상가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하면서 시설 기능도 함께 폐쇄돼 그동안 일대 주민들이 공공체육시설 건설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었다. 그러나 지역 내 다른 아파트들과의 형평성 문제,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동구청이 공공체육시설 건설을 결단치 못했다.
울산 민주당 동구지역위원회가 27일 동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서부상가 매각으로 지난 5년간 서부 1,2차 아파트 주민들이 겪은 불편은 말로 다하지 못한다"며 "동구청이 다방면으로 해법을 찾아 준 덕분에 불완전한 임대방식을 넘어 동구청이 직접 매입, 운영하는 공공체육센터로 방향을 잡은 것은 너무나 다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5년전 민간주도로 체육시설을 운용할 계획도 검토했으나 적자 등 운영상 어려움이 예상돼 실행되지 못했다"며 "구민을 위해 공공체육시설을 조성키로 한 구청장의 중대한 결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요되는 매입비용은 일단 동구예산으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은 서부회관 체육시설 재개관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난 25일에는 동구지역 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등이 즉각적인 체육시설 재개관을 요구한바 있다. 따라서 동구의회를 통한 예산 확보는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히는 과정에서 울산시의 예산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울산시 예산 확보를 기정사실화 했다. 또 울산시의 특별교부세 활용도 거론되는 중이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