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다바리 만세!
몸살 난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잎사귀들이
도로위에 무수히 깔려 있는 주일 ,
심한 비바람에도 산행을 결심한 것은
친구내외의 권유도 있었지만
왠 종일 집안에서 뒹굴어 야 하는 것 보다는
우중 산행의 매력에 또 한 번 흠뻑 빠져 보고 싶다는
젊은 날의 추억 때문이기도 하다,
날씨가 날씨 인만큼
위험하지 않는 가산 산성 가는 또 다른 길 여릿제,
여릿제 는 평소에도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호젓한 길.
한 시간 반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단 코스.
시내에서 벗어나 높은 여릿제에 오르자
심한 비 바람이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불어댄다,
6월의 푸른 산은
세찬 바람에 하얀 등을 뒤집고 출렁이듯 몸부림치는
수림사이로 비에 흠뻑 젖은 활엽수의 검은 몸체가
가산 산성을 지키는 장성처럼 구름 안개 속에서
위험스레 서 있다,
산행을 포기 하자는 대가 약한 남정네 둘을
꼬드기듯 윽박지르듯
대찬 여인 둘의 강압에 못 인긴 듯 따라나선 일행 넷,
첫 발을 들이는 들머리 입구에서
활짝 핀 빨간 산개나리 한 송이가 반겨준다,
좁은 등산로를 침범한
나무 풀들의 비이슬로 금세 바지 는 다 젖어 버려도
빨간 산달기의 새콤달콤한 맛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남문을 중앙으로 좌측.
돌로 쌓은 좁은 성을 따라 푸른 숲길을 헤집고
가산 산성의 정상인 너럭바위에 올라서자
태풍이 몰고 온 구름 속에 선 우리는
그야 말로 신선이 따로 없다,
지금 은 내가 서 있는 바위와 구름밖에 보이는 것이 없지만
맑은 날이면 멋진 조망으로 군위 쪽 가는 국도에 눈길을 두다 보면
산 너머 그 너머에 있는 고향을 그려 보기도 했는데,..
잠시 벅찬 감격에 젖어 있을 틈도 없이 등 뒤로
또 다시 휘 몰아치는 비바람에
우의 속에 옷은 땀과 비로 다 저저 버리고 쏟아진 빗물에
등산화까지 물이 흥건히 고였다,
그때
"악다바리 대상 만세! 악다바리 참가상 만세!"
하면서 친구가 큰 소리를 지른다,
[악다바리 란 경상도 사투리 지독히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
태풍이 온다고 모두들 몸조심을 하라고 하는데도
악다받게 말을 듣지 않고 기어이 가산 산성 정상까지 왔으니,
태풍이 하는 말
'너희들 참 악다받다 그래 내가 젓다 저서. '
그러면서 주는 상이
친구는 악다바리 대상이고 난 참가상이란다,
친구의 멋진 유머에 우리둘은 악다바리 대상 친구 만세,!
악다바리 참가 상 친구 만세! 을 외치면서
한바탕 큰 소리로 웃었지만
태풍이 약이 올랐는지 웃음소리를 그대로 삼켜 버리고
폭우와 함께 거센 바람으로 정상에서 우리를 쫒아 내려 보낸다,
비록 온 몸을 흠뻑 적시는 3시간의 산행이었지만
젖은 몸을 뜨거운 온천물에서 땀을 빼고
하늘을 향한 노천탕에서
푸른 나무사이로 쏟아지는 비를 온 몸으로 맞아보는 그 기분!
아마 느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실런지...
태풍 메아리가 몰고 온 우중산행의 기억이
먼 훗날 또 다시 메아리처럼 추억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태그(사진).블로그를 올리지 않는 순수 글방 음악은 有
첫댓글 여름날의 우중산행, 조은 추억이 되겠네요^*^
수나님글이 올라오더니 노을언냐 글 까지 ㅎ ~ 이젠 건강하게 산행까지 하시는 모습에 정말 기쁩니다. 늘 건강하세요^^
악다바리 만세이~~ㅎㅎ
노을님 악다바리 근성에 기립 를 앙콜콜루 보내드리옵니다유ㅠ.성취감과 자연의 황홀함이 눈에 선히 그려지는 우중 산행 정말 대단하시구먼유ㅠ.노을님 .
정말 재미난 산행을 하셨네요. 운동하고나서
샤워하는 맛이 최고잖습니까 ㅎㅎ
우중산행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네요 ^^
대단하시네요,,근데 가산 산성은 어딘가요??/
언니 잘 지내시지요? 우진이 많이 컸죠? 언니의 잔잔한 미소가 많이 그립습니다. 백수가 바쁜 척 한다고 전화 한 통도 못드리네요. 늘 건강하세요.
에그~~이렇게 글을 올리고 아우님들의 댓글을 읽고 나니 정말 미안한 마음이네요,, 모두들 잘 계신것 같아서 그래도 반가워요, 수나 아우님, 이야 정말 바쁘게 살지만 내사 마, 남는게 시간인데,,연락못해 미안,,, 근데, 심심하면 유머방인가, 오락이 재미있어 가끔 들려 같은색 공 마추기 한다고 몇시간씩 있을때도 있다요,,아이들 처럼,, 추억방 발전을 보면서 에바님의 수고 또한 느껴 봅니다, 나의 컴 고향이기도 하니까,, 모두들 건강하세요,,,감사합니다,
저희들은 악다구리라고 햇는데
경상도도 편차가 있네요 ....
정말 멋진 산행을 하셨습니다. 악다바리 만세입니다.^^
전, 요즘 노을님 방에서 옛 추억에 자주 젖어 봅니다...
악다바리 만세...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절경 많이 보여주세요..
호호호 신불산님이 그럼 저의 블로그에 오시는 님이였군요, 여기서 만나니 너무 반갑습니다, 어쩜 이곳에서 만나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이 추억방 초창기 멘버라고나 할까요, 그땐 아는 님들 무척 많았는데,, 이젠 너무오래되어서 모르는 님들이 훨씬 많아서 좀 낮설기도 하구요,,다시한번 반갑습니다,,,
노을언냐 미얀한 마음이 들어요 맨날 내일에 쫒기다 보니까 오다가몬하고 잘지내시지요 언젠가는 한번 보겠지요 언냐
노을 언냐,
요즘 열심히 전국 방방 곡곡을 누비고 다니신다..
카비하고 가산산성 한번 쳐들어가자 ㅎㅎㅎ
어머 정말 오랫만이네요 노을언니..
저도 지난주 우중산행 멋지게 하고왔어요..
악다바리있게..ㅋ 3시간~~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