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마무리된 어제 밤 10월 4일. 아내와 나는 케이비에스 인간극장을 보고 티비를 끄고 아내와 같이 앉아서 10월부터 12월까지 일정에 대한 합의를 했다. 반드시 갈 행사, 인사만 할 행사, 부부중 어느 한명만 갈 행사, 그리고 각자 일터에서 있는 행사를 빨간펜, 파란펜, 검정팬으로 색깔을 나누어 적었다.
매월 예산속에는 경조사비가 10만원으로 책정이 되어 있는데 가을이 다가오니 곳곳에서 결혼을 한다고 난리가 말이 아니니 돈이 모자라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하여간 아내와 나는 장장 한시간을 이야기 하여 뭔가를 합의를 했다. 가장 잘 안되는 부분은 역시 돈부분이지만 새마을호 탈것 무궁화 타고 우등고속 탈것 일반고속타면 되니..
명성황후를 안보기로 결심을 하니 안보고도 내용이 하나도 안 궁금하다. 그냥 신문으로 줄거리만 보면 되니... 대신 아내에게 책을 읽어 주엇다. 아니 사실 복중의 아기 보리에게 읽어준 셈인데.... 아내의 별자리는 양자리이고 나의 별자리는 물고기 자리이다. 그래서 양자리와 물고기 자리에 얽힌 별자리 이야기 책을 읽었다. 역시 아내는 나의 목소리를 10분이상 듣지 못하고 콜콜이다.
복중의 아기씨 보리는 아마 끝까지 들었을 터이다...
최창명 10/05 018-528-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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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 민족의 대이동이니 뭐니 할때 저는 형님댁에 명절 하루 전에 올라가서
이런 저런 준비(사실 제가 아내 보다 음식을 더 잘 만드는데도 불국하고 아내는 음식을.. 저는 집안대청소와 두 조카들 숙제(정말 정말 어렵더라구요 한가위 숙제는)를 도움)하였고,
당일날 오전에 차례를 모시고 오후에 내려왔습니다.
김천이라는 곳의 고향마을에 가서 아버지 산소에 찾아 뵐려고 했으나 비가 와서 안가구
마누라 집-처가집에는 지난주에는 미리 다녀와서 안가고...
제사 음식 싸가지고 오니 추석날 오후 5시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내와 저에게는 장장 이틀하고 반나절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예전 신혼여행 다녀오고 난뒤 자유 시간에 이은 두번째 긴긴 자유시간
임신 4,5개월에 접어든 아내는 말 그대로 안정기 입니다.
첫날 - -------------------------
음식 만든 힘듬, 숙제 가르킨 힘듬 등등으로 그냥 푹 쉬기로 했습니다.
제가 대강 데운 음식을 먹고 양치질 하고 잠들었습니다.
잠을 자다기 일어나니 밤 9시경... 고향에서 가져온 음식이야 냉장고에 있지만
추석을 쉴려고 찾아놓은 돈이 현금으로 조금 많아서 어찌할까 고민했었는데....
저희집 부근에 대구은행 본점이 있거든요.. 무지 커요.. 그곳에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입급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운동도 하고...
아내를 태우고 은행가는길 둥글고 밝은 달이 저의 머리를 비추더군요..
아내는 소원 한가지를 빌고, 저는 처음에는 열가지를 빌려고 하다가 서너개를 빌다 보니
그것이 모두 한개로 모여 지더라구요..
다시 들어온 우리의 보금자리..
아직 난방을 하지 않은 방이어서 그런지 두터운 겨울이 무겁지 않더라구요.
다음날 -------------------------
원래는 둘이 찜찔방을 가려고 했습니다. 저나 아내는 목욕을 즐기거든요
그런데 배가 나온 아내가 좀 뭐하다고 해서 소풍과 밥줍기를 가기로 했습니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대구 인근에 가창댐,운흥사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한시간에 한대꼴로 오는 버스를 기다려(재수가 좋은지 5분만에 옴) 다시 내려 가을 등산을 하였습니다. 가을 산사 가는길 하늘은 댐의 물빛을 받아 푸르기만 하고 나뭇잎들은 울긋불긋 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산길을 약 30분을 걸어 조용한 산사에서 삼배를 올리고 다시 내려와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밤과 꿀밤 껍질만 보고(누군가 미리 다 주어감) 자리 위에서 아내와 고스톱을 쳤습니다. 얼마전에 가르킨 고스톱... 처음에는 재미부치라고 꼴아 주었는데 이제는 실력이 솔솔합니다.. 세상에서 이런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하고 다시 우리의 보금자리로 왔습니다.
마지막날(3일) --------------------------
오늘은 처음부터 영화를 보기로 한날.... 오전에 늦게 일어나 9시경에 아침을 먹고(또 전을 데워서 먹음) 티비좀 보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친한 선배 한명(한영필)과 그 애인(이정미)와 저녁에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어제 해 놓은 빨래를 걷어 놓고 다시 또 쉬다가.. 4시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우리들이 계획을 잡은 영화는 '박영규, 오지명' 주연의 '복날은 간다'가 아니고, 유지태와 이영애가 나오는 봄날은 간다 입니다. 참 잔잔한 제목의 영화...
영화가 8시인관계로 스파게티 전문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밀가루가 조금 니글니글하나 분위기는 좋음)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평은 좀 있다가 올리기로 하고....
약간씩 작아지는 달을 보며 마지막 연휴를 즐기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니 우리들의 보금 자리로....
아버지 묘소, 고향친구들 계모임, 고향친구 모임, 영균이형 묘소에 가지 못해
죄송하지만 좋은 한가위였습니다..
최창명 018-528-5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