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두레 공동체 발전을 위한제언 ⑵
4. 말씀 터 참석을 위한 대안책
먼저 답변한 신자들 중 말씀 터에 불참하게 된 이유를 순서로 보면 ①어려운 사람이 있어서 ②타인과 만남이 어색해서 ③나머지(말씀 터 모임 장소의 부담과 성경통독이 어려워, 그리고 참석할 시간이 없어서)이다. 그러니까 상당히 많은 신자들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때문에 말씀 터에 불참한다는 것이다.
언뜻 답변 결과만을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말씀 터 불참석의 이유로 성경봉독의 어려움 내지 시간적 어려음 때문으로 여겨지는데 의외로 대인관계 때문에 말씀 터에 불참을 하게 된다니... 그렇지만 다시 그 이유를 곰곰이 새겨보면 이해가 갈만도 하다. 그것은 말씀 터에 모이는 수가 보통 반별 수(5명 내외)로 볼 때 자신과 관계가 원활치 않는 사람과 1시간 이상(보통 15분 정도는 인내가 가능하다고 함)을 계속 마주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차라리 그런 자리를 피하려는 인지상정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앞으로 삼천 두레 공동체가 말씀 터로부터 영적 힘을 얻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신자 상호간의 관계성 회복’이다.
우리는 이 관계성 회복을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겸손되이 기도함에서 그 원동력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며 (미사 전 공동체 기도드림) 특히 아침, 저녁 기도 후에 잠깐 ‘나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을 하느님이 보는 눈으로 바라보기’ 그리고 강론과 훈화, 특강의 기회 등을 통해 회복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매월 말씀 터와 함께 갖는 반모임 불참석 원인(‘말씀 터 시간 단축’이란 문항을 제일 많이 선호)에 대한 해결책의 대안으로 반모임 때에는 말씀 터의 핵심인 성경봉독(주어진 범위)과 말씀나눔(봉독된 말씀 중 각자에게 찾아오시는 하느님 말씀 중심) 그리고 각자 기도(나눈 내용으로 유발된 요청)만을 드린 후 반원 간 협의와 건의 및 공지사항으로 반모임을 갖도록 할 것이다. 단, 반원 모두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매주 해오던 방식으로 말씀 터를 하고 이어 반모임 갖기를 원한다면 앞서 말한 대안을 굳이 고수할 필요는 없다.
5.두레 공동체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난제 및 대안
1)직책(직무)에 대하여
두레 공동체의 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①직책을 맡을 인재 부족 ②두레 신자들의 소극적 참여 ③두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응답했다. 여기서 3번 째 문항(두레에 대한 이해부족)은 앞의 1항(두레 공동체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에서 이미 다루었던 대체로 양호하다는 진단과 모순되는 응답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항 말미에서 언급했듯이 실제적으로 두레 공동체의 원리인 친교를 살려면 더 자주 만나고, 나누고, 섬기는 삶을 살아야하는데 여전히 우리들 본성 안에는 자기중심적 삶을 살려는 성향이 있는지라 이후로 각자가 주인(주도자)이 되어 기꺼이 두레 공동체를 살기 위해서는 두레 공동체에 대한 지속적인 앎과 실천이 더 요구된다.
마치도“결”(머리 결,살 결,물 결)을 만들거나 일으키려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꾸준히 인지하며 이행해야 하듯이 두레 공동체의 운영 또한 지속적인 이해와 삶이 요구된다. 이 점에서 3번째 문항내용 또한 1항의 말미 내용과 다르지 않다. 나아가 두레 신자들의 소극적 참여도, 그리고 직책을 맡을 인재부족도 알고 보면 두레 공동체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부족으로 볼 수도 있다. 사실 공동체는 제 단체나 사회 조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곧 공동체란 자연적 발생이며 동시에 사랑의 인격적 관계성을 기초로 한다. 이에 반해 제 단체 내지 사회조직은 인위적이며 실리적 이해관계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기에 공동체는 어느 경우든 불변이며, 근본적으로 친교(communio)성을 유지한다. 하지만 단체(사회)는 가변적이며 제도(규정)성을 고수한다.
그러므로 이런 공동체의 본성을 확실히 알면 각자에게 주어지는 직책이나 직무는 기꺼이 맡을 수밖에 없다. 한 집안에 부모와 자녀가 있는데 그들은 굳이 직책 없이도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는가? 그것은 가족이란 공동체가 갖는 자연적 친교성(관계성)으로 가족원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안다. 그래서 가족원 모두는 너와 나를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직결시킨다. 이 때문에 가족 공동체는 어떤 경우라도 가족 일에 주인(주체)으로 참여한다. 너의 일이 곧 나의 일이기에 가족 일에 모두가 주인이다. 이처럼 하느님 안에 천륜적인 친교성을 갖는 두레 공동체의 일원 또한 공동체 안에서 너와 내가 하나다. 그래서 공동체 일에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체가 아닌 객체로 내가 아닌 네가 할 일로 직책을 넘기거나 거부함은 일반 단체와 두레 공동체가 근본적 다름에 대한 무지요 다른 한편 그 고유 친교성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둘의 차이를 인지하고 또 그 고유성을 잊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 둘의 차이를 더 선명하게 알기 위해서는 ‘체험을 통한 앎’ 만큼 효율적인 방법이 없기에 이를 위해 두레 공동체 구성원 누구나 예외 없이 직책을 한 번씩 맡아 실행토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두레 공동체의 직책을 ①임기제로 실행하며, 직책자의 수가 한정적일 수가 있기에 직무의 경중에 따라 ②순환제 또한 병행하고자 한다.
그런데 순환제 실행의 이점에 대해 삼천 공동체는 ‘말씀지기’ 교육과 실행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때문에 말씀지기 순환제를 확대 실시한다면 큰 무리 없이 당면한 직책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천 공동체는 전례에서 말씀선포 직무자(독서자) 양성과정을 통해서도 순환제의 이점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는 말씀선포인 독서자를 두레에서 몇몇 사람만 했고, 그러다 두레 공동체 운영에 따라 누구나 독서를 하자고 해서 두레에 순번을 정해 독서 연습을 했으며, 그런 중에 처음 독서를 맡았을 때 얼마나 무거운 부담을 앉고 떨었고, 더구나 실수와 시행착오 또한 얼마나 많았던가? 그렇지만 꾸준히 연습하고 한두 번 독경대에 오르면서 어느덧 너도 나도 모두가 성숙된 독서자로 양성되지 않았나?
따라서 미래 다른 직책(두레회장, 총무, 각 부장, 반장, 말씀지기)에 있어서도 이런 임기제와 순환제를 실시하면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자신감과 성숙함이 배가되어 어느 시점에 가서는 누구나 맡겨진 직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직책을 맡기도 전에 부담에 짓눌리지 말고 정해진 기간과 순환방식으로 맡은 직책과 직무를 기꺼이 받아들여 수행토록 하자. 한 가지 덧붙여 말할 것은 우리 삼천 두레 공동체가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어려운 반 또는 말씀 터에 여력이 있는 두레 자원 봉사자를 파견하여 취약한 두레조직을 보강하는 지원직책제를 앞으로도 더 활용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두레 공동체(반조직)의 재조정에 대하여
우리보다 먼저 소공동체 체제를 운영한 서울교구 제기동이나 대구대교구 내당성당의 경우를 보면 보통 한 두레에 3-400명 정도의 신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두레 공동체란 본당 ‘공동체 중의 공동체’로 본당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가 있어 각 두레의 임원 구성이 기존의 본당 구조인 사목회와 같은 직책자를 요하기에 어느 정도의 신자 수가 필요하다.
이렇게 두레 공동체의 편성을 위해 최소한의 필요 인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우리 삼천동 본당은 제7두레(청년)를 제외한 나머지 6개의 성인 두레를 원활한 조직편성을 위해 재조정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한두 개 두레 공동체의 경우 반조차 편성이 어려워 극소수 반만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적당한 시기에 삼천 두레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활성화하는 관점을 고려하여 인접 지역 중심으로 두레와 반을 재조정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가는 말:
집을 건축할 때면 의례 건축주가 완성될 집의 모형을 그림으로 제시한다. 이를 조감도라고 하는데 건축주의 조감도 제시는 대략 두가지 목적이 아닐까 싶다. 첫째는 건축주가 사람들에게 이 집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알리려는 의도요 둘째는 건축주나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장차 이렇게 완성될 집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도다.
처음에는 조감도의 이런 목적에 따라 삼천 두레 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였으나 본당 설립 은경축을 맞아 ‘미래 삼천 두레 공동체를 위한 신자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보고 조감도의 첫째 목적인 알림의 의도는 아직 시기상조요, 둘째 목적인 우리 자체의 난제를 극복하려는 의도 또한 굳이 로드맵 없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되었다. 따라서 앞서 5개의 소제목 중에서 1-3은 주로 신자 설문 조사의 현황을 4,5는 난제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다만 5항의 2)두레 공동체(반조직)의 재조정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성령의 도움으로 기획팀이 구성되어 삼천 두레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두레-반 재편성’의 획기적인 영감이 주어지기를 간원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와 삼천본당 주보자인 성 프란치스코여!
저희 삼천 공동체 성장에 필요한 지혜와 인내를 위하여 주님께 전구하여 주소서. 아멘.
첫댓글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느슨해진 마음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관계성회복에 대한 말씀이 마음에 와 닿네요.
두레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는 신자되기를 바래봅니다^^
리마인드 고맙습니다.
나도 이제사 봤습니다. 리마인드 글을 보면서 새롭게 새겨졌습니다. 특히 14기 사목회 구성에서 8개 분과를 위원회제로 운영함이 두레 활성화의 대안으로 제시한 전 신자의 직책(직무)를 통한 주인의식 함양의 첫발임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어 좋았씁니다. 고맙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