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반대말은?'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 대부분은 이 질문을 받았을 때 거의 망설이지 않고 '공산주의' 라고 대답한다.
제도권의 윤리교육이 탄탄한 기반을 다져준 데다 계속되는 언론의 세뇌, 그리고 정치권의 음산한 흑색선전이 단단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위의 질문의 정답은 '독재 또는 전체주의' 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차원의 주제이고, 정치적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민주주의와 독재는 양극으로 나뉜다.
공산주의는 경제체제의 하나로 봐야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반대말은 될 수 있을지언정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될 수 없다. 그
런 점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모는 건 조금이라도 타당하지만 독재체제에 저항하는 이를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건 말도 안 된다.
어떤 정치체제가 독재냐 민주정이냐를 판별하는 가장 명백한 기준은 사상범이 있느냐 없느냐 이니 독재자를 비판하는 이를 감옥에 가두는 자는 자신이 독재자임을 시인하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라는 말이 그렇게 잘 먹히는 것일까
Mark Lilla의 주제 서평 "The New Age of ranny"(http://www.nybooks.com/articles/15757)에는 이 의문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소비에트 제국이 전체주의 체제였다는 것 때문에 자본주의 국가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환상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마땅하고도 옳은 통찰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통찰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는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가?'
또는
'자본주의 국가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가?'
/ 강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