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는 대국민 사과부터 하세요
대장동 개발사업의 어느 부분을 공공에서 벤치마킹해야 합니까? 엄청나게 번 돈으로 여야 모두에게 미리 보험을 들어 둔 교활함을 배우라는 충고이십니까?
오세훈(서울시장)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영개발의 탈을 쓰고 사실상 민영개발을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한 사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한때 토지보유세와 분양초과이익 공공환수를 제안하며 사실상 토지공개념을 주장했던 이재명 지사가 공공이 마련한 저렴한 토지를 민간에 제공하며 막대한 수익을 얻게 해준 사업을 두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언급하는 것을 보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럼에도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 “5503억 원의 개발 이익을 성남시 세수로 환수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 환수 사업”이라며, “전국 지자체가 따라 배워야 할 모범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대장동 개발사업의 어느 부분을 공공에서 벤치마킹해야 합니까?
대장동 사업은 개발이 불가능한 ‘보전녹지지역’을 개발이 가능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것부터 공공이 취해야 할 원칙에 어긋납니다. 성남시보다 주택 공급에 더 목마른 서울시조차 이러한 초월적인 변경 결정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서울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 환수 사업”이라는 이 지사의 주장도 거짓입니다. 이미 서울시에서는 진작부터 해오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에서는 삼성동 한전 이전부지에 GBC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려 1조 7천억 원의 공공기여가 이뤄졌습니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지난 2009년 서울시는 삼성동 부지와 같은 대규모 이전적지나 용도를 다한 미활용지를 고도활용할 목적으로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을 전국 최초로 제도화했습니다. 그리고, GBC개발은 그 제도를 활용해서 민간과 공공이 함께 Win-Win한 상생 프로젝트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사업을 “국내는 물론 외국 지방정부까지 수십 곳이 벤치마킹해 시행하는 모범사례"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부분도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동안 벤치마킹은 오로지 경기도 내에서만 이뤄졌고, 그 사업 구조에 따라 진행된 대부분의 사업들이 대장동 개발과 같이 ‘특혜’와 ‘의혹’에 시달리는 동일한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구리시 한강변도시개발사업, 하남시 H2프로젝트 사업, 의정부시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사업들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지사가 스스로 최대 치적이라고 내세우기보다 제대로 공영개발을 했을 경우 더 큰 편익을 얻을 수 있었던 성남시민들께 석고대죄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지사는 국민의힘 게이트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그 일관된 주특기를 발휘하는 대신, 성남시가 뛰어들어 민간에게 강제 수용권을 부여함으로써 헐값에 토지를 수용당한 땅 주인들, 그리고 공영개발의 탈을 씌워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함으로써 분양가 바가지를 쓴 입주자들께 사과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엄청나게 번 돈으로 여야 모두에게 미리 보험을 들어 둔 교활함을 배우라는 충고이십니까?
다른 전국의 지자체가 도대체 무엇을 배우라는 말씀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