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팀의 둘레길 도전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고 싶어진다.
모든 계획을 한치의 차질이 없이 계획하고, 계획한대로 이끌어주는 김삼남 번개 만행회장!
어딜가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서 먹고 마시는데(?) 풍족하게 해주는 홍용출 만행회장!
있는 듯 없는 듯(?)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가는 김호근 회원!
나는 그냥 앞 뒤로 쫓아 다니며 셔터만 눌러주면 되니 이런 편한(?) 보직이 어디있을까?ㅎㅎㅎ
한라산 둘레길 트레킹 시작!
1 구간 천아숲길, 2구간 돌오름
사진을 찍어줄 사람도 삼각대도 없는데 4명이 같이 담겼다.ㅎㅎㅎ
호텔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1구간 시작점인 <천아숲길> 입구에 도착했다.
'천아'란 참나무를 뜻하는 '진목'의 옛이름이다.
제주에서는 참나무를 '처남', '처낭'이라고 한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슴 속으로 가벼운 설레임이 일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바위 계곡과 잔뜩 우거진 숲 밖에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이정표도 안보인다.
둘레길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두려움이란 1도 존재하지 않는 듯 차분한 모습이다.
홍 회장은 한라산 산신령님께 잘 봐달라고 절이라도 하는 것 같다.ㅎ
누구나 산에 오를 때는 저런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특히 이런 명산에는...ㅎㅎㅎ
역시 번개 만행 김 회장이 가장 먼저 준비를 끝내고 출발한다.
그럼 나는 언제 준비를 끝낸거야?ㅎㅎ
아직 익숙하지 않은 바위길을 조심 조심 건너간다.
시작부터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전체 계획이 무너지니까...ㅎ
홍 회장이 절묘한 동작으로 바위를 피해가는 요령을 김호근에게 전수해준다.ㅎㅎㅎ
이 때까지만 해도 호근이의 참모습을 상상도 못했다.ㅎ
김 회장은 일찍감치 출발지역에 서서 한 방 담아달라고 폼을 잡는다.
같이 담아야 하는데 회장이니 어쩔 수 없이...ㅎㅎ
여기가 기준이니 알아서 모여 단체사진을 찍으라고 하는 무언의 압력?ㅎㅎ
근데 위의 사진에서 홍 회장이 어느새 아래로 와서 폼을 잡는다.ㅎㅎ
한라산 둘레길 트레킹계획을 수립한 김 회장과 감사(?) 역할의 홍 회장이 신중하게 안내판을 확인한다.
나와 호근이는 전혀 신경 쓸일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면 된다.ㅎ
그래도 내가 명색이 보병 작전인데 전산, 화학에 맡겨 놓고 이래도 되나?ㅎㅎㅎ
어? 컴컴한 숲 속으로 들어가는데 시작부터 경사가 심하다.
너튜브를 보니 평평하고 좋은 길만 있던데?ㅎ
호근이가 처음부터 처진다.
아침에 먹었던 식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에서 지워진 듯하다.ㅎ
조금 걷다보니 돌무더기만 보이는 계곡이 나타난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아마도 이런 계곡을 아흔 아홉개는 건넜을 듯하다.
어제 비가 조금 내려서 물이 흐를 줄 알았는데 다행히 물은 없다.
한라산의 계곡은 건천이라서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다가 비가 와야 흐른다고 한다.
다행이다.
차량도 다닐 수 있는 편편하고 넓은 길이 이어진다.
멋진 소나무 숲도 있다.
처음에는 이런 풍경에도 감동했으나 나중에는 이런 것은 풍경도 아니었다.ㅎㅎ
아직까지는 셋이 도란 도란 예기를 하며 여유있는 트레킹을 한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가방을 푼다.
역시 삼삼 만행에서 보였던 패턴이다.
이유야 목이 컬컬하니 잠시 쉬어 가자는 것이지만 서둘러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것.ㅎㅎ
김 회장이 가지고온 막걸리를 정성들여 따른다.
아마도 한라산 산신령에게 바치려는 것일까?ㅎㅎ
근데 그냥 바로 위하여! 하고 목 뒤로 넘긴다.
아직 땀도 안 났는데 막걸리가 맛있다.ㅎㅎㅎ
막걸리 한 잔에 힘을 얻어 다시 출발한다.
곧고 높이 솟아있는 삼나무 숲을 통과한다.
우리나라 삼나무는 1900년대부터 일본에서 들여와 심었다.
토양이나 기후가 우리나라와 잘 맞아서 일본보다 더 잘 자란단다.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이 성전 지을 때 사용했던 '백향목'은 '레바논 삼나무'로 비슷한 종류이다.
그러나 삼나무가 뿌리가 얕아서 산사태에 약하고 요즘엔 꽃가루가 문제가 된다고 줄여 나간다고 한다.
옛날 박 대통령 때는 한 그루 심으면 돈을 얼마 주었는데 지금은 한 그루 없애면 돈을 준단다.ㅎㅎㅎ
삼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는 편백나무 보다 더 높다고 한다.
그런 피톤치트를 받으며 힘차게 걸어간다.
그렇게 걷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사실은 너무 빨리 걸어서 훨씬 이른 시간에 점심 장소에까지 왔다.
나는 여기에 언제 와 있었던 것이지?ㅎㅎ
이번 트레킹에 발굴한 신박한 아이템인 점심이다.
<핫앤쿡>
제육 비빔밥, 소고기 비빔밥, 라면愛밥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여기에 물을 붙고 10분만 기다리면 맛있는 밥이 된다.
마치 군대 전투식량같이 간편함과 빠른시간에 조리할 수 있고 맛이 있는 녀석이었다.
여기서 돌발퀴즈!
<핫앤쿡>에 물을 부을 때 찬물을 부을까요? 뜨거운 물을 부을까요?
3초 이내 답을 해야한다.
나는 <핫앤쿡>이니 당연히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보온 물통을 챙겨왔다.
근데 찬물이란다.ㅎㅎ
알았으면 배낭의 무게를 100g정도는 줄일 수 있었는데...ㅎㅎㅎ
만행 홍 회장은 나중에 만행에서 한 번 시도해볼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ㅎ
가격도 착하고 시간도 절약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한다.
김 회장이 계곡을 건너다 갑자기 멈춘다.
뭘 놔두고 왔나? 아님 길을 잃었나?ㅎㅎ
혹시 뭔가 잘못한 게 있어서 한라산 산신령에게 사죄하는 것인가?ㅎㅎ
어쨋든 조심 조심해서 계곡을 건넌다.
아직 오늘 구간 다 걸은 것도 아닌데 마치 끝난 것 같은 퍼포먼스다.
혹시 아래 사진처럼 츠자들이 오니 어서 오라고 반기는 건가?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사람들 만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이처럼 만나면 반갑고 즐거워한다.
더욱이 츠자들이라면...ㅎㅎㅎ
근데 조금 젊은 츠자들인데 거의 뛰다시피 앞으로 간다.
김 회장이 "뭐가 그리 급한디?" 한마디 한다.
약간 멈칫 하더니 그대로 가던길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가야하는데...
보라! 저 여유있고 늠름한 모습을!!ㅎㅎㅎ
갑자기 홍 회장이 호근이의 복장을 점검해준다.
우리 홍 회장이 저리 자상한 면이 있었나? 했다.
그러나 트레킹 하는 내내 이런 모습을 여러번 목격했다.
때로는 김 회장도 해주고...ㅎㅎ
마치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봐주는 모습이다.ㅎㅎ
그 이유를 한참 후에나 알았다.ㅎ
드디어 천아숲길을 통과해서 돌오름 구간까지 완주를 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마쳐서 앞으로의 일정에 자신감이 생긴다.
정류소에서 2분 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한다.
김 회장이 버스 오는 시간까지 고려해서 속도를 조절했단다.ㅎㅎ
다음 버스는 4~50분을 기다려야 온다는데...ㅎㅎㅎ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서귀포시의 호텔까지 왔다.
첫날이 가장 중요하고 힘든 것인데 힘든 모습이 하나도 안보인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에는 홍 회장 친구분의 차량으로 시내 구경도 하고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는 멋진 전원 주택도 구경했다.
넓은 잔디 마당에 커다란 귤나무에 주렁 주렁 귤이 달려 있는 모습과
서귀포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는 멋진 뷰의 전원이었다.
그러나 너무 넓어서 어찌 관리하지?하는 생각도...
이런 집은 내가 살기 보다는 남이 살면 좋다는....ㅎㅎㅎㅎ
저녁은 <볼레낭개>라고 하는 음식점에서 도다리 세코시, 자리돔 물회 등으로 즐겁고 맛있는 식사를 했다.
물론 한라산 소주가 함께한...ㅎㅎㅎ
To Be Continued....
첫댓글 우리 부부는 서귀포호텔에 숙소로 정하고 점심은 호텔 입구 식당에서 김밥을 사서 버스를 타고 다녔던 기억 입니다.
우리도 하루종일 걸어도 사람을 한번도 못 만난적도 있었는데, 그대들은 그나마 처자들을 안났군요.
잘 보고 갑니다.
김밥도 좋은데 더운 날에 상할 수 있다고 해서...
부부끼리 걷는 사람도 몇 몇 있더이다.
얼마 걷질 않은것같은데,
후기는 어마어마 하군요!
그냥 따라 다녔는데, 무슨 후원담당으로?....어째 싸합니다 ㅎㅎㅎ
역시 사설이 기가 막히네요! GOOD!
베리굿!!
잘 읽었습니다.
더하여 많은 정보도 감사😊
트레킹 후기가 더 실감 나네요...
동행할 친구가 있어 더 즐거윘습니다.
주작가는 한라산 둘레길 장편소설을 쓰러 가셨나^^
몇부작인지 기대되네 ~~
그리고 주인공 김삼남, 조연 홍용출,엑스트라 김호근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멋진 여행 다음뻔이 기다러 지네요^-^
멋진여행다음뻔이 > 멋진 여행 다음편이
삼삼 대표 건각들의 활약이 주작가님의 필치에 더해 더욱 멋집니다.
다음편을 고대합니다~^^
아이쿠우.나같은 나이는 걷기가 힘드는 코스같이 느껴지네요.ㅎㅎㅎ한라산 둘레길 잘보구갑니다.코스는 상중하중 어느 수준인가요? 아직 그길은 못가봐서요.
규도이 형도 가면 선두루다 가실수 있구먼유
난이도? 하와 중 사이.ㅎㅎ
@장인규 아이구우.요즘 좀 그러네요
@주창일 하와 중 사이면 나같은 어르신들은 고난도입니당
@황규동_HwangKD 중사보다는 계급이 위이신데...ㅎㅎ
@주창일 쏘리 I am sorry
둘레길이 쉬운 길이 아니네요
아니요? 쉬운 길입니다.ㅎ
제주도 둘레길~
왜 그리 너덜길이 많은지요?
삼나무 숲길 환상적이고요
점심식사하시는것 넘 맛있게 보여요~~ 꿀~꺽
감상 잘 했습니다. 덕분에
4분 수고하셨고요~~~~
이미 갔다 오신 분들은 별 감흥이 없으실 듯...ㅎㅎ
감사합니다.
배낭에 장비까지
주작가 작품 즐감했습니다.
오! 여기에 댓글을... 감사!
어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