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씨1, 2, 3...그리고 네번째,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대상이 없는 막연한 그리움이 사랑이 되는 체험을
갖습니다. 그 예가, 아버지이기도 술씨 이기도 도장이기도 나무나 꽃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술씨는 얼굴도 모르나 그리운 나의 사람이고 내사랑입니다.
바다 미술관
곽씨, 바다에 가자
그림 그리던 술씨가 불쑥 말했어요
응
어딜 가자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큰 벽에 청보리가 넘실대던 바다 미술관에
갔어요
봄도 푸르게 노랗게 들어와 있었어요
청보리 밭으로 부는 바람 사이로 파도 너울 같은 보리 물결이 넘실댔지요
돌담 사잇길 청보리밭을 걸었어요
바다와 미술관은 너무나 잘 어울려요
시와 그림이 있는 미술관이라면 어떨까요
술씨와 왔던 그 바닷가 미술관에 왔어요
그의 그림은 여전히 중앙에 있어요
사람들은 자작나무를 바다에 데리고 왔다고 얼척없어 하였어요
나는 그런 술씨가 좋아 굵고 거친 손에 깍지를 꼈어요
지금, 바다 사이로 보였다 사라지는 청보리 밭을 지나 자작나무 숲을 걸어요.
[시진 / 순창 복흥면 서지마을 방아뜰농원 자작나무 숲]
첫댓글 표정이 꼭 같다야아!!!!
하하 그런가요?
저 백구를 숲이라고 불러 보았습니다. 수말스럽더군요.
큰 벽에 청보리가 넘실대는 바다 미술관, 청보리밭으로 부는 바람, 파도 너울 같은 보리물결, 그리고 여기에다 자작나무 숲까지 등장합니다. 한 폭의 수채화가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마구마구 펼쳐집니다.
자작나무 숲에서 백구와 밀어를 속삭이는 시인님의 표정은 압권입니다. 그런데 뒤에 있는 다른 백구는 슬픈 표정이군요~^^
봄에는 청보리와 유채를 보러 청산도를 가렵니다.
그림 한 점 들고가 청보리밭 어디 쯤에서 사진도 찍고 싶어요.
방아뜰에 사는 백구는 정답고 친절했답니다.
한 아이는 옆을, 한 아이는 뒤를 지켜주고 길 안내를 해 주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