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첫 수업은 음악이다.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을 첫 곡으로 익혔다.
지난 4월에 있었던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제주도 소년 오연준군의 노래와 공연 영상도 준비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
힘겨운 날 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 들을 위해~
바람이 불어 오는 곳 ... 그 곳으로 가네~
햇살이 눈부신 곳 ... 그 곳으로 가네~
바람에 내 몸 맡기고 ... 그 곳으로 가네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수평선을 바라보며~
햇살이 웃고 있는 곳 그 곳으로 가네
나뭇잎이 손짓하는 곳... 그 곳으로 가네~
휘파람 불며 걷다가 너를 생각해~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 볼 수 는 없지~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나는 이 노래 중에서 2절이 가장 좋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
여기에 등장하는 하늘과 사람들에 늘 가슴이 뭉클한다.
"힘겨운 날 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지난 8년 혁신학교를 만들어 온 선생님들이 이제 새로운 꿈들을 위해 2학기를 준비하고 마음을 모으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바람이 불어 오는 곳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아닐까
바람이 불지 않으면 우리가 바람이 되어 가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깨 아카펠라로 노래도 부르고 리코더와 오카리나로 연주를 했다.
1반 수업을 마치고 2블럭 수업인 3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참 노래를 익히고 있는데 밥차가 왔다.
아진이가
"밥차 소리 너무 좋아, 참 좋아 제일 좋아~"
이렇게 노래를 흥얼거리자 아이들이
"선생님, 이 노래 가사 바꿔서 불러도 되죠?"
하더니 두 곡을 연달아 지어 불렀다.
아이들이 만들고 부른 노래는 이렇다.
밥차 소리 너무 좋아.
4교시 끝나갈 때쯤 / 밥차가 들어오네.
밥차 소리 너무 좋아./참 좋아. 제일 좋아.
점심밥 맛있게 먹고/운동장으로 달려가서
2반과 축구를 뜬다./ 무조건 이겨야 해.
(안진, 정환, 채빈, 다영)
태풍이 불어오는 날
태풍이 불어오는 날/간판이 날라가네.
비바람 부는 학교에/유리창 덜컹이네.
내일은 학교에 안 온다네/휴업를 했다네.
태풍아 맘껏 불어라/나는 집에서 논다.
선생님 걱정 말아요/우리는 잘 있을게요.
바람이 너무 세지면/선생님 차 조심하세요.
태풍이 지나가면 다시 만나요./월요일에 다시 만나요.
태풍아 불어라/ 우리는 걱정없다.
창밖에 서 계시던 3반 선생님께서 수업종이 쳤는데도 신나게 노래 부르는 아이들 모습을 환한 얼굴로 보시며 손짓을 했다.
"우리 반 아이들 노래 참 잘 부르네요."
"네, 선생님. 담임샘 닮아서겠지요. 언제 선생님 기타 연주 듣고 싶어요."
"아하~ 오케이, 접수. 점심 잘 드시고."
"네. 선생님두요."
태풍이 불어와도 끄덕없이 잘 지내다 온다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있어 바람이 부는 그 곳, 새 꿈을 향한 첫 걸음이 힘들지 않은 하루였다.
첫댓글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알고 있는 노래인데도
가사가 참 좋으네요.
저도 그 대목이 좋아요.
하늘과 사람들~~
바람이 안 불어도
자전거를 타면 바람이 불지요
오늘 태풍도 지나갔고
아이들만 좋아졌고
(태풍아 맘껏 불어라
나는 집에서 논다)
저도 자전거 타고
어딘가로 가고 싶네요/~
자전거를 타고 선생님이 계신 전주로 훌쩍 떠나는 상상을 해 봅니다. 귓가에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참 좋습니다. 그리운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