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시감상] 15강 - 北宋詩
壬辰寒食
[작자 소개]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은 자가 개보(介甫), 자호(自號)는 반산노인(半山老人)으로 강서성(江西省) 임천(臨川) 출신이다. 북송(北宋) 중기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사람이다. 신종(神宗) 때 참지정사(參知政事)가 되어 이재(理財)와 정군(整軍)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법운동(新法運動)을 추진하였으나, 사마광(司馬光)을 비롯한 수구세력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 문집으로 《임천선생집(臨川先生集)》 100권이 전한다.
<壬辰寒食> - 王安石
客思似楊柳, 春風千萬條. 객사사양류 춘풍천만조
更傾寒食淚, 欲漲冶城潮. 갱경한식루 욕장야성조
巾髮雪爭出, 鏡顔朱早凋. 건발설쟁출 경안주조조
未知軒冕樂, 但欲老漁樵. 미지헌면락 단욕로어초
[註釋]
1. 冶城(야성): 남경에 이른다. 춘추시대 오(吳)나라 때 쇠를 주야(鑄冶)하던 곳이 있어 그렇게 불려 왔다. 왕안석의 부친이 강녕(江寧)의 통판(通判)으로 있다가 세상을 떠서 그곳에 무덤이 있다. 왕안석이 통판으로 있던 서주(舒州)는 강녕 상류에 있으므로 한식날에 왕안석이 흘리는 눈물이 야성 앞을 흐르는 강물을 불게 할 것이라는 표현을 쓴 것.
2. 巾髮(건발): 두건 아래로 비치는 머리털.
3. 鏡顔(경안): 거울에 비치는 모습.
4. 朱早草(주조초): 붉은 빛이 일찍 시들었다. 싱싱한 기색이 이미 가시었다.
5. 軒冕樂(헌면락): ‘軒 ’은 수레, ‘冕’은 예관(禮冠). 옛날 대부분의 벼슬아치들이 타고 쓰던 것. 따라서 ‘헌면락(軒冕樂)’은 ‘높은 벼슬하는 즐거움’을 뜻한다.
[解釋]
<임진년 한식날에>
나그네 시름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천만 가락 수양버들 가지런가.
한식날에 눈물 더욱 쏟아지니,
야성의 강물로 불어날 것 같네.
망건 아래 흰머리가 다투어 생겨나고,
거울에 비친 얼굴 혈색도 시들었네.
벼슬하는 즐거움 도무지 모르겠고,
그저 어부나 나무꾼 되어 여생을 보내고 싶네.
[感想]
이 시는 왕안석의 나이 33세에 서주통판으로 있을 때 강녕에 있는 자기 아버지의 무덤을 생각하면서 지은 작품이다. 송(宋) 인종(仁宗)과 영종(英宗) 두 임금 아래에서 주현의 조그마한 벼슬을 지냈을 뿐 천하경륜의 큰 포부를 펼 기회가 없어 자못 우울하던 시절이었다. 생전의 부친을 그리워하며 시름만 쌓여가고 흰머리 돋아난다. 좋던 혈색도 옛날 같지가 않다. 이처럼 지방에서 하급 벼슬이나 하며 지내느니 차라리 자유로운 몸이 되어 자연과 함께 벗하며 유유자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和子由澠池懷舊> - 蘇軾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인생도처지하사 응사비홍답설니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니상우연류지조 홍비나부계동서
老僧已死成新塔, 壞壁無由見舊題. 노승이사성신탑괴벽무유견구제
往日崎嶇還記否? 路長人因蹇驢嘶. 왕일기구환기부 노장인곤건로시
[註釋]
1. 踏雪泥(답설니): 질퍽한 눈 위를 밟다.
2. 指爪(지조): 손ㆍ발가락과 손ㆍ발톱. 여기서는 시러기의 발자국을 가리킨다.
3. 計東西(계동서): 동서를 헤아리다. 동서를 따지다. 어느 쪽으로 날아갔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4. 老僧(노승): 늙은 스님. 소철(蘇轍)의 시에 자주(自注)하기를 ‘옛날에 형 소식과 과거를 보러 가다가 노승인 봉한(奉閑)의 절에 들었는데, 그때 그 스님의 방 벽에다 시를 적어 놓았다.’고 하였다.
5. 舊題(구제): 옛날 자기의 제시(題詩).
6. 往日岐嶇(왕일기구): 지난날의 어려웠던 일. 말구(末句)의 자주에 의하면 “이릉(二陵)에서 말이 죽어 버려 나귀를 타고 민지(澠池)에 갔다.”고 하였다.
7. 蹇驢嘶(건려시): 절름거리는 나귀가 울었다.
[解釋]
<자유의 민지회구에 화답하며>
인생살이 무엇과 같은지 아는가?
꼭 나는 기러기가 눈 진흙 밟은 거 같지.
진흙 위에 우연히 발자국 남겼다 하더라도,
기러기 난 뒤 어찌 다시 동쪽으로 갔는지 서쪽으로 갔는지 알겠는가?
늙은 스님은 이미 죽어 새로운 탑을 이루었고,
벽 허물어져 옛날 적어 놓은 시 볼 길이 없게 되었구나.
지난날 고생했던 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가?
길은 멀고 사람은 지쳤는데 절름거리는 나귀는 울부짖었지.
[感想]
이 시는 자유(子由, 소식의 아우)의 시 <민지회구(澠池懷舊)>에 화답한 것이다. ‘澠池’는 하남성에 있는 지명이다. 아우와의 옛일을 회상하는 내용이지만 그의 인생관이 잘 드러나 있다. 인생을 기러기 발자취에 비유한 전반 4구는 ‘설니홍조(雪泥鴻爪)’라는 성어를 만들었을 만큼 인구에 회자하였다.
<綠筠軒> - 蘇軾
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가사식무육 불가거무죽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 무육령인수 무죽령인속
人瘦尙可肥, 士俗不可醫. 인수상가비 사속불가의
傍人笑此言, 似高還似痴. 방인소차언 사고환사치
若對此君仍大嚼, 世間那有揚州鶴? 약대차군잉대작 세간나유양주학
[註釋]
1.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가 없으면 안 된다. 《진서(晋書)》 <왕휘지전(王徽之傳)>에 ‘자(字)’는 자유(子猷)이고 왕희지(王羲之)의 아들이다. 일찍이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를 심었다. 어떤 사람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다만 휘파람을 불기만 하더니 대나무를 가리키면서 어찌 하루인들 차군(此君, 대나무)이 없을 있겠는가고 말하였다.“라고 실려 있다. 《동파시집(東坡詩集)》에는 ‘불가사거무죽(不可使居無竹)’으로 되어 있다.
2. 瘦(수): 여위다.
3. 傍人(방인): 이 말을 들은 곁의 일반 사람들.
4. 似高還似痴(사고환사치): 고상한 것 같으면서도 또한 바보 같다는 뜻이다. 곧 말이 고상하게 들리지만 실은 대나무를 보는 것보다는 고기를 실컷 먹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5. 此君(차군): 앞서 인용한 왕휘지(王徽之)의 말에서 따온 것으로 대나무를 가리킨다.
6. 大嚼(대작): 고기를 실컷 먹는다.
7. 양주학(양주학): 《사문유취(事文類聚)》 후집(後集) 42권 학조(鶴條)에 “옛날 객들이 모여 생각하는 것을 말하였다. 한 사람은 양주(揚州)의 자사(刺史)가 되고 싶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재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학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고 싶다(신선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이때 나머지 한 사람이 말하기를 ‘허리에 십만(十萬) 관의 돈을 차고 학을 타고 양주로부터 하늘로 올라가고 싶다.’고 하였다. 앞의 세 사람의 욕망을 다 겸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揚州鶴’이란 사람의 소망을 가리킨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그러한 부귀영화를 다 누리면서도 또 신선이 될 수는 없다. 대나무를 앞에 두고 고기를 실컷 먹는다는 것은 양주학(揚州鶴)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속의 일과 고상한 취향은 어울릴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라면 대나무를 즐기는 편을 취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解釋]
<녹균헌>
음식에 고기를 없앨 수는 있으나,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가 없으면 안 된다.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마르기만 하나,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되어진다.
사람이 마른 것은 오히려 살찌게 할 수는 있지만,
선비가 속되어지면 치료할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 이 말을 비웃어
고상한 듯하나 오히려 어리석다고 한다.
대나무를 대하고도 여전히 고기를 실컷 먹겠다니,
세상에 어찌 양주의 학이 있겠는가?
[感想]
이 시는 <어잠승록균헌(於潛僧綠筠軒)>으로 된 판본도 있다. ‘於潛’은 절강성(浙江省)에 있던 현(縣) 이름이다. ‘僧’은 혜각(惠覺)이다. 시가 짤막하기는 하나 논설적(論說的)인 송시(宋詩)의 특징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소식은 군자의 고아함을 지닌 대나무를 무척 좋아하여 이처럼 시로 읊어 내었을 뿐 아니라 그림으로 그려 내기도 하였는데, 그의 대나무 그림은 문인의 아취가 담겨 있다고 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습문제]
[정답] 2, 4, 3, 3, 2
[워크북 예상문제]
※ 다음 설명에 해당하는 시인을 고르시오.
2. 字가 子瞻이고, 호가 東坡이다. 詩, 詞, 散文에 있어서 宋代문단을 대표할 만하였고, 書畵에도 능하였다. 蘇門四學士를 비롯한 수많은 後進을 양성하였다.
① 蘇軾 ② 梅堯臣 ③ 歐陽修 ④ 王安石
[정답] ①
4. 북송 제 3기에 唐詩와는 다른 새로운 풍격의 송시를 개척하기 시작한 시인으로 잘못된 것은?
① 梅堯臣 ② 王禹偁 ③ 蘇舜欽 ④ 歐陽修
[정답] ②
※ 다음 시를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客思似楊柳, 春風千萬條.
更傾寒食淚, 欲漲冶城潮.
巾髮雪爭出, 鏡顔朱早凋.
未知軒冕樂, 但欲老漁樵.
12. 위의 시에서 작자의 몸 상태를 상징하는 시어는?
① 淚 ② 雪 ③ 朱 ④ 樂
[정답] ②
13. 밑줄 친 ‘軒冕樂’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① 자연속의 마음 ② 벼슬하는 마음 ③ 승진의 기쁨 ④ 가족을 돌봄
[정답] ②
※ 다음 시를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 )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 )飛那復計東西.
老僧已死成新塔, 壞壁無由見舊題.
往日崎嶇還記否? 路長人因蹇驢嘶.
17. ( )안에 들어갈 한자는?
① 燕 ② 鴻 ③ 鳥 ④ 風
[정답] ②
18. 위의 시의 주제는?
① 좌천되는 슬픔 ② 자연속의 기쁨 ③ 인생무상 ④ 멀리간 님을 그리워함
[정답] ③
※ 다음 시를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無肉令人瘦, 無竹令人( ).
人瘦尙可肥, 士( )不可醫.
傍人笑此言, 似高還似痴.
若對此君仍大嚼, 世間那有揚州鶴?
19. 밑줄 친 ‘不可居無竹’의 해석으로 올바른 것은?
①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가 있어서는 안 된다
② 거처하는 곳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안 된다
③ 대나무로 집을 짓지 않으면 안 된다
④ 대나무로 집을 지으면 안 된다
[정답] ②
20. ( )안에 들어갈 시어는?
① 高 ② 孤 ③ 富 ④ 俗
[정답] ④
21. 밑줄 친 ‘此君’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① 임금 ② 작자 ③ 대나무 ④ 고기
[정답] ③
22. 밑줄 친 ‘揚州鶴’이 의미하는 것은?
① 신선이 되는 것 ② 세상의 욕망 ③ 자연에 귀의 ④ 오래 사는 것
[정답]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