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죽마고우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있는데 지금 딱 한 사람 일현이 뿐이다.
몇일 전 오랜만에 만나서 옛날 얘기 많이 했다.
앞뒷집, 명절이면 울타리 넘어로 음식을 나누어 먹었으니 더 이상 가까울 수가 없었다.
지금은 복개해서 대로가 되었으나 그땐 개울이 있었고
개울에 보를 막고 발가벗고 물장난하던 얘기...
개울물엔 보돌챙이(버들치)와 미꾸라지가 많았고
우리들은 풀 뿌리로 올가미를 만들어 미꾸라지를 낚으려 했는데, 잡아본 기억은 별로 없었다.
6.25 전쟁으로 동네가 다 불타버려, 일현이네는 다른 곳으로 새 집을 지어 가고
우리집은 안채만 타고 대문과 사랑방만 남았은데
그것도 피란가지 않으셨던 할아버지가 장독의 간장으로 불을 꺼서 건지셨던 것이다
우리는 그 남은 집을 좀더 연장해서 거기서 그대로 살았다.
그 후 떨어져 살면서 서로 몰랐던 어려웠던 중고등 시절의 얘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의 얘기...
제대후 어떻게 취직하고 결혼하여 새 살림을 꾸렸던 얘기...
나는 결혼 후 나의 하숙집에서 새 살림을 시작했는데
일현이는 형님네 웃방에서 시작했다고...
결혼을 하니 얼마나 좋은지 전쟁이 나면 어쩔가 걱정했다는 일현의 고백...ㅎㅎ
일현이의 회갑기념으로 뉴질랜드와 호주 여행간 얘기...
나도 이번에 호주에 갔다온 얘기...
나는 외국여행이 이것이 유일한 것이지만 일현이는 성지순례로 중동에도 갔다오고...
얘기는 끝이 없었지만 나의 예약 기차시간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끝내야만 했었다.
올 땐 기차역에서 택시를 탓지만 갈 땐 바로 아파트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제천역... 나에겐 애환이 서린 추억의 역이다.
겉모습은 변함없지만 역 분위기는 혼잡했던 옛날과 아주 달라졌다.
충주에 살면서 영월 오갈 때마다 충북선에서 태백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제천역에서 내려야 했었다.
통일호...좌석 배정이 없기 때문에 먼저 자리를 잡으려고 개찰구서부터 줄을 서야하고
개찰 후엔 지하통로로 뛰어갔었다. 그땐 왠 짐보따리도 많았던지...
지금은 세상 많이 변했다.
왕복 차표를 집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내 프린터로 발급 받고
개찰구엔 여직원이 허리굽혀 인사만 할 뿐 표를 보자고도 안한다.
정말 우리나라도 선진문화국이 된 것 같다.
몇 십년 만에 타 보는 중앙선,
특히 제천 청량리 구간은 타 본지 40년도 넘었을 것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짙푸른 경치는 나에겐 완전히 낯설은 풍경이었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일현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탓는지 궁금해서 였다.
나도 집에 도착하자 바로 전화해 주었다. 잘 도착했다고...
첫댓글 참 좋은친구였구먼 그렇게 가까웠으니 일부러 찾아가 만나 회포를 풀었구먼 잘했읍니다...
좋은 친구라면 일현이 보다도 더 좋은 친구가 많지요., 무엇보다도 여기 이렇게 느티나무아래서 정을 주고받는 친구와 동창들이 많이 있지요.. 다만 일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한 동네에서 자라면서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동네 마당에서 같이 대나무는 아니지만 수수깡을 타고 놀았으니 죽마고우란 것이지요....그리고 일현이는 막내라 늦게까지 어머니 젖빠는 것도 보았으니...ㅎㅎㅎ
기병님의 죽마고우 일현씨 느티나무아래로 모시지요 ..남자분들도 만나면 지난얘기에 시간가는줄 모르시는군요 ...모처럼 회포푸셧나봐요 .
벌써 들어와 있지요, 골목대장이란 닉으로...그러나 취미가 없는지 별 활동을 하지 않고...더구나 지금은 몸이 불편한 편...병원에 있을 때 찾아보고 이번 처음으로 그의 집을 방문한 것입니다.. 영월 친구들은 지난번에도 문병을 왔다고 하더군요...
기병이는 좋은 시간을 할애해서 엣 죽마고우 솟곱장잔 친구 찾아 열차여행에 엣이야기로 하루해 동갑했군요, 좋아요 따뜻한 우정의 내음이 여기까지 풍기네요.안녕,,,,,,,,
어렸을 적 철없이 놀던 동무들 지금은 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지만, 오직 일현이만 마침 동창이기도 해서인지 계속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죽마고우입니다..처음으로 여러 시간을 함께 보냈답니다..
잘 했네 잘했어 한동네서 자랏는데 꺼럼, 허물없는 죽마고우지 갑자가 당해갖고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거동이 아직 불편하고 활동에 제약을 받으니 오죽 답답하겠나 맘을 단디먹고 꾸준히 운동하면 차츰 나아질것으로 믿쉡네다.
일현이는 지금 나보다 광옥이하고 더 친한 것 아닌가...ㅎㅎ
맞네 맞아 왜냐허믄 두 여편네끼리 친한거이 그리 되뿌네 ㅎㅎ
이보게 기병이~!소설깉은 스토리 잘읽었네.허지만 죽마고우란 무엇인가?어릴때 비밀이 없도록 절친했던 친구가 아닌가.그렇다면 초딩,중딩때까지 죽마고우가 어찌 한명에 국한한단 말인가.. 그대도 나의 죽마고우이자 막역지우이지..ㅎㅎㅎ
광호야~ 우리야 막역지교이지...또 너 뿐이랴... 내가 죽마고우의 뜻을 잘못알고 있었던가? 국어사전을 다시 펼처 보았네...죽마고우=[대말을 타고 놀던 벗이란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내 사전엔 이렇게 적혀 있네요...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ㅎㅎ
죽마고우! 사전에는 "대말을 타고 어렸을때 부터 친하게 놀던 친구.."라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어렸을때를 어디까지로 보느냐가 문제인데, 이걸 좀 광의로 해석하면 초,중학교 시절까지를 보아도 무방하다고 본다. 어떤 면에서는 고등학교 까지를 확대해도 그리 무리가 아닐경우도 생긴다. 요컨데 죽마고우란 부모님 밑에서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던 철 없던 시절까지를 확대해석 해도 큰 무리는 없을상 싶다. 여기서 성락이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성락이와 친해지기는 고등학교때 부터다. 그건 성락이 집 앞에서 내가 자취생활을 3년간 하면서 등,하교를 같이 했고, 방과 후에는 매일 같이 어울려 놀았으니 나는 그를 죽마고우라 하고싶다..
맞다카이..그말이 옳도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