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부산 합격자 임명환입니다. 합격수기로 제 임용고시 기간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조심스럽게 키보드를 눌려봅니다. 합격결과 통보와 동시에 저의 2년이 미화되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총 2번의 시험 속에서 겪었던 저의 경험, 싸워 이겨낼 방법에 대한 고민들, 생각 등이 이 글을 참고하려 하시는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작성해봅니다.
우선 저의 두 차례의 시험 성적 결과를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초수였던 2023학년도는 전공점수가 남들에 비해 낮았습니다. 초수였지만, 초수이므로 저 나름의 자신감을 크게 갖고 크게 긴장하지 않았으며 시험도 못 치진 않았다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전공 40점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의 1차 합격 커트라인이 대략 73점이었던 걸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란 성적이었죠.
이 점수를 굳이 알리는 이유는 저와 같은 분들께 방향성을 제시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저 점수를 보았을 때 잘못 채점된 것 같다는 현실부정을 한동안 해보았으나 저 냉혹한 점수를 결국 인정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변명의 여지없이 기본 실력이 부족한 탓이었죠.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이를 인정하고 나니 이후 1년 간 공부하는데 중요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개론서 읽기가 고되어 힘들 때도, 스터디를 하면서 스스로 성장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모의고사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왔을 때도 초수 때 받은 점수가 스스로를 더 단련시키고자 하는 심리적 장치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중에 이번 해 전공 성적이 유독 안 좋게 나와서 너무 힘들거나 주변인들과 비교되어 위축되는 분들이 있다면, 저처럼이 안쓰러운 점수를 계속 좋은 방향으로 이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재수였던 2024학년도의 시험은 2023년 겪은 최대의 정신적 고통이었습니다. B형을 치는 마지막 시간엔 고사실에서 공황이 올 것 같은 위기감 속에서 이상한 문제들로부터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답안지로 부채질 하면서 문제를 풀었을 정도로요. 시험 직후엔 타 사회과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예상 답안들을 몇 가지 주워보다가 이내 채점을 포기하였습니다. 분명 시험장에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안을 내놓고 왔다라고 생각했음에도, 막상 여러 사람들의 예상답안들을 접해보니 가채점이 12월 간 2차 시험을 준비하는데 크게 악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제가 운이 조금 좋았나봅니다. 1차 시험 결과가 꽤 만족스럽게 나왔죠. 다만 2차를 눈에 띄게 못 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이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점수에 관한 이야기 다음으로는 1차 시험 답안 복기내용입니다. 여러분들께 두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복기 내용을 가져왔습니다.참고로 저는 일부 기입형, 단답형 외에 정답을 확인해본 적이 없어 정확히 무엇이 틀리고 맞았는지 모릅니다.
첫째로, 답안 서술 방식 등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저는 채점관들이 제 답을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답안 작성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꼭 완성형 문장으로 모든 답안을 서술했습니다.9-11월 모의고사 기간에 답안 서술을 명료하고 명확하게, 누가 보더라도 하나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게 쓰도록 연습하시길 권합니다.
<A형>
1번 ㄱ은 설명이고 ㄴ은 법칙이다.
2번 공통되는 대통령 선출방식은 간선제 이며, 사건명은 부•마 민주 항쟁 이다.
3번 ㄱ은 민중 이고 ㄴ은 로베스피에르 이다.
4번 ㄱ은 선덕여왕 이고 ㄴ은 사택 이다.
5번
1. ㄱ은 한국사1,2 이다.
2. A는 각 지역의 역사를 연대기적 흐름으로 조직한데 비해, B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지역세계의 역사를 조직하였다.
3. ㄴ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 이며
4. ㄷ은 제 1•2차 세계대전 전후의 현대사 이다.
6번
1. 거란이 연운 16주를 장악한 것을 가리킨다.
2. ㄴ은 발해이다.
3. ㄹ의 이민족 정책의 특징은 첫째, 피지배민들의 언어와 습속 등 고유 문화를 유지하며 이에 동화되지 않은 점이다.
4. 둘째, 정치적으로 유목세계와 농경세계를 분리하여 이원화된 통치구조를 둔 점 이다.
7번
1. ㄱ은 중추원이며
2. A에서 B로 개정한 이유는 독립협회의 관민공동회 개최와 정부의 헌의6조 채택을 들 수 있다.
3. ㄴ은 정치 이며
4. D에서 E로 개정한 이유는 이른바 문화통치를 실시하며 민족분열을 위해 중추원을 친일세력 양성 기관으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8번
1. ㄱ은 아우구스투스 이다.
2. ㄴ은 원수정이다.
3. ㄷ의 이유는 첫째, 황제가 아에라리움과 피스쿠스를 장악하면서 사실상 재정을 장악했던 점
4. 둘째, 속주 통치에 있어 원로원 관할과 황제 직할로 이원화하고 원로원 직할 속주에는 군대를 두지 않음으로써 황제가 군사력을 장악했던 점이다.
9번
1. ㄱ은 사르후 전투이다.
2. ㄴ은 모문룡이다.
3. ㄷ으로 인해 기존의 형제관계가 군신관계로 변화하였고,
4. 청과 조선 사이 조공책봉질서가 형성되었다.
10번
1. ㄱ은 쿨리이다.
2. 북경조약의 체결과 총리아문의 설치에 따라 쿨리무역이 합법화되고 총리아문이 이를 관할하면서 ㄴ이 가능해졌다.
3. ㄷ은 해관이다.
11번
1. ㄱ은 시칠리아 왕국이고
2. ㄴ은 로렌초 드 메디치 이다.
3. ㄷ은 이탈리아에 도시국가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된 이탈리아가 형성되지 못한 점에 기인한다.
4. ㄹ의 집권으로 종래에 봉건영주와 중소상인의 연합체인 도시국가의 공화정치가 메디치가의 전제정치로 변화하였다.
12번
1. 역사자료로서의 측면에서, 회고록이 객관적 자료인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고
2. 학습자 특성의 측면에서, 회고록의 내용을 검토하여 학습자 수준에 맞게 표현을 바꾸고 편집해야한다.
3. ㄹ에 해당하는 질문은 첫째, 각 추념비의 명칭에서 각각의 주체는 해당 사건에 대한 어떤 역사적 인식이 나타나는가?
4. 둘째, 각 추념비의 내용에서 각각의 주체는 조선인 학살의 당사자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보이는가? 을 들 수 있다.
<B형>
1번 ㄱ은 지배담론 ㄴ은 민족지학 이다.
2번 ㄱ은 계몽 ㄴ은 이신론 이다.
3번
1. ㄱ은 마카오 이다
2. ㄴ은 외국상인이 대중국교역을 목적으로 설립한데 비해 ㄹ은 청의 상인이 외국상인을 통제하고 조정으로부터 특권적 지위를 부여받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3. ㄷ은 화교 이다.
4번
1. ㄱ은 팔랑크스
2. ㄴ은 테테스이다.
3. ㄷ의 이유는 페리클레스 시기 공무수당제와 추첨제의 도입으로 인해 테테스의 정치참여를 가능하게 한 점을 들 수 있다.
4. 일정 연령 이상의 성인남성만 참정권이 부여되고 여성은 정치참여에서 배제된 점에서 미완성의 민주주의 이다.
5번
1. ㄱ은 공법
2. ㄴ은 영정법이다.
3. 나 의 전세제도의 특징은 첫째, 잡다한 세역을 하나로 통합하여 고을 단위로 징수한 점
4. 답험관을 폐지하고 수령이 답험한 점을 들 수 있다.
6번
1. ㄱ은 삼장 이다
2. 균전 지급을 위해 토지와 호적을 조사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자들을 지칭한다.
3. 장손무기는 왕황후의 폐립을 반대하였다.
4. 측천무후의 즉위를 반대한 황족과 관롱집단에 기초한 귀족세력에 대한 정치적 숙청이 가해졌다.
7번
1. ㄱ은 역사적 판단력이다.
2. ㄴ은 해당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이 무엇인가요?
3. ㄷ은 해당 그림에서 우두백신 접종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떠한 것 같나요?
4. ㄹ은 현재주의적 관점에서 시대착오적 역사이해라는 한계를 보인다.
8번
1. ㄱ은 프로이센이다
2. ㄹ은 관세 이다.
3. 가 이후 독일 내 학생조합의 주도로 빈체제에 저항하고 자유주의적 개혁을 전개하였다.
4. 나 는 남•북부 독일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대독일주의에 가까운데 비해 ㄷ은 소독일주의의 입장이다.
9번
1. ㄱ은 사융론이다.
2. ㄴ은 한 대 조공책봉관계에 기초하여 한에 귀부한 남흉노의 후손이라는 점
3. ㅁ은 팔왕의 난 과정에서 화북으로 유입되어 용병으로 활동한 5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4. ㄷ은 유연이다.
10번
1. ㄴ은 분석적 채점이다.
2. ㄷ은 자료에 출처를 명시하고 있는가?
3. ㄹ은 자료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가?
4. ㅁ은 본질적 이다.
11번
1. ㄱ은 전환국이다
2. ㄴ은 은화 이다.
3. ㄷ은 정부의 개화정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실시한 것 이다.
4. ㄹ은 신식화폐발행장정의 제정과 은본위제 수립을 가리킨다.
둘째로, 복기내용을 통한 스스로의 반성을 한 가지 짚고 가고 싶습니다. 다른 답안 중에도 문제되는 부분이 많이 있으나 특히 눈에 띄는 잘못된 답안 서술은 B형 11번의 ㄴ에 대해서 ‘은화’라고 답한 것입니다. ‘은화’를 역사적 용어라고 보기는 어렵죠. 여러분께선 꼭 답안을 역사적 용어로 쓰시길 바랍니다. 머리로는 그렇게 해야지 생각해도 닥쳐온 시험 스트레스와 상황이 그런 생각을 간과하고 ‘은화’와 같은 터무니없는 답변을 쓰게 만들기도 합니다. 김쌤, 구쌤이 수업과 모의고사 풀이과정에서 계속 강조하시겠지만 답변은 반드시 역사적 용어로 쓰도록 처음부터 습관을 들이시길 바랍니다.
인트로가 다소 길어졌네요. 이제 본격적인 학습 방법 및 시험과 싸워 승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을 다시금 살펴보겠습니다. 재수 시기를 기준으로 준비과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1월은 통으로 쉬고 2월부터 인강으로 다시 시작하여 4월부터는 전공역사 직강반을 다녔습니다.
2. 1차 준비 과정
가. 교육학
2년에 걸쳐 공부한 입장에서 교육학은 참 착잡한 과목인 것 같습니다. 경험에 비추었을 때 교육학에 투자한 시간과 점수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해처럼 특히나 특정 강사 외엔 제대로 다루지 않는 부분에서 출제가 되는 경우엔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교육학만큼은 본인의 센스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강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여 소처럼 정직하게 외우고 인출 연습하고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내더라도 그게 꼭 출제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학 점수가 합격에 발목을 잡지 않도록 잘준비하셔야 함은 변함없습니다. 혹시 누군가 ‘당신이 공부를 잘못한 거다’라고 지적하신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의견이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제가 정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이 정말 아쉽습니다. 한편으론 정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 오만 같기도 하고요. 따라서 아래 서술할 시기별 교육학 준비 과정은 참고하시되 본인 스스로가 여러 합격수기를 참고하셔서 연구하시길 권합니다.
1) 1-3월
초수 시기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 교육학보다는 전공에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단 한 번도 펴보지도 않았고, 기출 문제조차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교육학에 대해 어느 정도 베이스가 갖춰져 있고 당장 개념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으시면 전공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2) 4-6월
4월 달부터 권지수 교육학 기본교재를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초수 시절 경험에 비추어 이후에 외우고 인출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생각에 그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고 외웠던 것은 없었는지, 교육학 각 영역별 전반의 내용에 대해서 조망하고자 기본교재를 읽었습니다. 구체적 시간 계획은 없었으나, 4-6월 두 달의 시간 중 대강의 비중을 구분하여 적당한 기간을 나누어서 너무 루즈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만, 교육사회학이나 교육철학, 생활지도 및 상담과 같은 소위 비주류 영역은 다소 소홀히 하였습니다. 7월을 본격적인 시작기로 두고 워밍업을 했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7-8월
본격적인 교육학 공부를 위해 7월이 시작되기 전에 교육학 인출 스터디원을 모집하였습니다. 한 분을 모셔서1대 1로 짝스터디를 진행하며 교육학의 주요 영역인 교육과정학, 교육심리학, 교육방법 및 공학, 교육평가, 교육행정 다섯 영역을 중점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저와 스터디원 모두 인강으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진도는 항상 1주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수업을 듣고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스터디를 진행하며 7-8월 영역별 모의고사에서 다루는 중요한 내용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요점쏙쏙 교재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단권화도 함께 하였습니다. 이전 해에 단권화 해둔 교재에 조금만 추가하였기 때문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만약 권지수 교육학 수강 중이시며 단권화 교재를 만들고 싶으신 분은 핵심쏙쏙 보다는 요점쏙쏙 교재로 단권화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더 얇고 가볍거든요.
아래 조잡하지만 수기로 쓴 스터디 계획표를 참고하세요. 권지수 교육학 책의 목차를 기준으로 스터디할 범주를 나누고, 해당 영역에서 권지수 선생님이 강조하신 부분이나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특정 내용에 대해 질문을 돌아가는 방식이 아닌 A와 B라는 두 사람이 당일 정해진 범주에 대해 A가 먼저 쭉 답하고, 이후 B가 A의 질문에 쭉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스스로 이해도가 높은 영역에 대해선 문제로 제시될만한 상황까지도 함께 제시하여 질문하기도 하였습니다. 교육학 문제를 풀다보면 자주 드러나는 문제들을 유형화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교육학 문항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고 가상의 교육적 상황에 대해서 제시할 수 있는 답변을 고민해보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적 문제 상황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된 이론의 활용 유형입니다.
<사례>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온라인 및 비대면 수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격차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캐롤의 학교학습모형의 수업변인에 근거하여 2가지 서술할 것.
수-토에는 전공 직강이 있었으므로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시간을 스터디 시간으로 이용했습니다. 스터디 시간은 길면 두 시간까지도 이어졌으나 보통 한 시간 반 내에 끝내고자 하였습니다. 계획표에서 알 수 있듯이 생지상과 교육사회, 교육철학은 개별적으로 공부하기로 하였고, 7-8월에 권지수 선생님이 문제로 다루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출문제도 틈날 때마다 읽어보며 문제의 형식이나 지문 구성, 작성조건 형태 등을 익히고자 했습니다.
4) 9-11월
9월부터는 종합 모의고사를 매주 치르면서 스터디 없이 혼자 교육학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인출보다는 답안을 잘 쓰기 위한 연습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문제지는 PDF로 변환하여 굿노트에 담아 보았고 답안지만 학원에서 모의고사 때 쓰는 답안지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7-8월에 인출스터디만으로 교육학적 내용지식이 완성된 것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에 종합 모의고사를 치면서 내용지식 측면에서의 여러 구멍을 발견하고 빠르게 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권화된 요점쏙쏙을 다회독 하면서도 모의고사에서 틀렸던 부분이나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래와 같이 제목에 별표를 달아 눈에 띄게 만들거나, 해시태그를 두어 문제가 무엇이었고 어떻게 답을 써야했는지 빠르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해서 사용하고자 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교육학 점수로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시험 치는 직전 날까지 교육학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다만 제 점수처럼 노력이 결과를 담보하진 않기도 합니다만, 그럼에도 여러분은 교육학 점수로 발목 잡히지 않도록, 고득점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잘 준비하셔야 됩니다.
나. 전공 역사
1) 시기별 공부 방법
가) 1-3월
재수를 시작하기 전 1월은 통으로 놀았습니다. 하루 8시간 이상 게임하고 운동하고 친구를 만나면서 딴 생각 없이 노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하여 4월 달부터 직강반 수강을 확정지은 후 2월부터 스터디카페를 다니며 인강으로 1-3월 기본반의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1-3월에는 내용 이해에 포커스를 두며 공부했습니다. 초수공부의 경험에 따라 암기하고 인출하는 것은 7월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교재 내용과 개론서, 교과서 내용의 다회독 및 내용 이해에 초점을 두고자 했습니다. 물론 수업내용을 듣고 복습하고 형성평가를 풀고 나면 남는 하루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론서 1종과 한국사의 경우 교과서 1종을 선정하여 읽었습니다. 이 같은 내용 이해와 더불어 단권화 작업도 함께 병행하였습니다. 초수시절 단권화를 위해 이것저것 잡다하게 교재에 때려 박아 놓은 내용이 많았으므로, 이를 간추려 필요한 내용만 새 교재에 보충하는 방식으로 단권화를 진행했습니다. 단권화 방식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나) 4-6월
단언컨대 제게 가장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기출분석을 시작했기 때문이죠. 기출분석은 필수입니다. 초수 때 항상 심리적으로 불안을 초래한 것은 기출분석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하는 척만 했었다는 생각입니다. 이때 분석했던 내용들이 이후 공부하는 과정에서 공부의 방향을 잃거나, 과연 어디까지 공부해야하는가 라는 고민에 대한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므로 남은 수험기간을 운영하는데 탄탄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출분석의 의미와 방법, 예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제가 생각하는 기출분석의 의미는 ‘지금까지 무엇이 출제되었고, 그래서 앞으로는 무엇이 출제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질문은 고정적이었으나 찾아내는 답은 꽤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시험에 대한 저 나름의 주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에 대한 저의 주관이 타인과 비교했을 때 보편성을 갖는가에 대해 항상 유의하며 공부했습니다. 혹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지엽적이지는 않은지, ‘과진론’과 같이 어려운 문항 출제를 염두하다 보니 너무 꼬아서 생각해본 것은 아닌지, 출제되어 답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인지, 스스로 한 기출분석의 결과가 적절한지 등을 스터디나 주변인들과의 의견 공유과정에서 꼭 점검해 보았습니다. 굳이 기출분석의 의미를 장황하게 이야기한 것은 기출분석을 통해 시험에 대한 자신의 주관이 반드시 생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타인과 비교했을 때 보편성을 갖는가를 항상 유의하며 공부한다면 남들이 다 맞추는 문제를 놓치지 않고 맞출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기출분석의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초수 때는 누군가 ‘이 내용 출제된 적이 있었니?’라고 물어보면 출제 유무조차 확실하게 대답 못했습니다. 따라서 재수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기출문제에 관해선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기출분석을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서양고대사를 예로 들게요. 고대 그리스에 관해선 여러 해에 걸쳐 여러 주제의 내용이 출제된 바가 있습니다. 김쌤이 정리하신 기출분석표만 보아도 솔-페-클-페 시기 개혁 조치의 내용이나 한계,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카이로네이아 전투 등 어떤 주제나 내용이 기출 되었는지 알 수 있죠.(기출분석표를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그 중에서 역사적 흐름에서 분명 중요한데 여태까지 출제된 적이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는 스스로 찾을 수도 수업시간 김쌤, 구쌤이 강조하시는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원전 8C 식민운동의 전개 양상이 자영농에 끼친 긍정적⋅부정적 영향, 마케도니아의 남하와 그에 대한 그리스 내부 세계의 분열 양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출제된 주요 주제나 역사 전개의 흐름 상 주요 변곡점이 되는 사건, 전투 등이 출제된다면 어떻게 출제될 것인가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보는 거죠. 그리고 그에 관한 개론서 서술을 답안으로 상정하고 계속해서 질문을 만드는 방식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2014학년도 이전의 선다형 기출문제에서 미출제된 선지에 포커스를 두며 해당 선지가 재활용된다면 어떻게 출제될 것인가를 분석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2013학년도 전공 1차 32번 문항의 선지 중에는 ‘이것이 한 번 납부된 상품은 추가 과세 없이 전국에 유통될 수 있었다.’에서 ‘이것’은 자구반세이며, 자구반세를 정답으로 묻는 기입형이 나온다면 문제가 어떻게 출제될 수 있을지, 자구반세와 관련된 당시 중국의 대내외적 상황은 무엇인지, 이와 직결되는 톈진조약에서 자구반세 조항 마련과 같은 맥락에서 몹시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모든 출제상황을 가정해보며 2차 아편전쟁과 톈진조약의 체결에 시험 출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참고로 자구반세일 거란 건 제 생각일 뿐입니다. 학부 시절 들은 중국근현대사에서 관련내용을 들은 것을 토대로 추측한 겁니다.) 미출제된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선지로 언급된 바 있는 톈진조약과 연관된 자구반세를 연계하여 4점짜리 문항을 만들어보면서, 누군가 중국근현대사에서 출제되면 무엇이 출제될 것 같은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어본다면 즉시 답할 수 있도록 시험에 대한 저의 주관을 만들고 기출을 근거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기출분석의 구체적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아래의 문제는 2019학년도 에스파냐 왕위계승 전쟁 문항의 작성조건을 그대로 활용해보기 위해 만든 문제입니다. 주제 및 내용은 김쌤께서 꾸준히 강조하신 폴란드 분할과 왕조 전쟁 중 유일하게 기출된 적이 없는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의 주제를 결합한 문제입니다. 이와 같이 기출된 문항의 작성조건을 활용하여 다른 주제의 문제를 만들어서 연습해보는 것도 기출 문항을 이해하고, 출제될 만한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문제의 경우엔 서프로이센의 영역을 색칠해보면서 폴란드 분할 이전의 프로이센의 영토 상황이 어떠했는지, 왜 서프로이센 영역의 획득이 프로이센 역사에서 중요한지를 가시적이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폴란드 분할의 중요성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기출 문항의 작성조건을 그대로 활용하여 앞으로 출제될 만한 주제에 관한 문제를 만들어보는 것도 유의미한 방법입니다.
물론 2024학년도는 유난히 기출된 내용과 매우 가까운 내용을 여럿 출제함으로써 수험생들을 당황시키고, 앞으로 기출 분석의 과정에서 직전년도 주제 외엔 출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공부해야하는 부담감을 늘려버렸죠. 그래서 기출분석의 부담이 조금 더 커질 테지만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는 기출분석의 의미와 방법론적 측면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방법론은 김구팀의 기출분석반에서 반복적으로 연습해볼 수 있으므로 여러분들이 방법을 체화하는 것이 어렵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이 시기를 가장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 7-8월
7-8월은 1월부터 강행군을 달리신 분들에게 힘든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슬슬 공부하는 것이 힘들 타이밍이며 뜨거운 기온이 사람을 괴롭히는 시기죠. 사람마다 상황과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이 시기를 좀 편하게 보내고자 했습니다. 9-11월에 겪을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생각하면 지금만이라도 좀 편하게 지내보자는 생각이었죠. 물론 공부를 덜하거나 이전 시기보다 더 놀았다는 건 아니고 마음만큼은 편하게 먹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4월부터 새벽 5시40분까지 항상 학원에 나와 매일 앞자리를 고수하던 것 또한 이 시기부터는 과감히 버렸습니다. ‘앞자리에 집착하는 것보다 30분 더 자고 공부하는 게 훨씬 낫다’라는 김쌤의 조언과 학교 선배의 조언을 실험해본 후 그랬습니다. 딱 하루 6시 너머에 일어나서 학원에서 공부해보았는데 공부 효율이나 신체 컨디션이 확 다르다는 것을 체감한 후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조금 더 자고 보다 집중력 있고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7-8월은 그간의 빡빡한 일상 루틴을 조금만 풀어서 하반기에 총력전을 다하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일상적인 측면에선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쓰는 한편, 공부 측면에선 본인이 더욱 성장하도록 박차를 가해야할 시기입니다. 말이 앞뒤가 안 맞는데? 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저는 하반기에 남들보다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고 싶어서 안달 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엔 전공 짝스터디에서 단순한 암기를 요구하는 질문은 지양하고 질문자와 답변자 모두가 보다 깊게 생각해보고 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질문과 답변을 세심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출분석 내용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스스로가 설정한 방향성을 제고하는 한편 개론서 내용 또한 다시금 뜯어보며 출제 가능성이 높은 내용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부턴 특별히 사료 읽기 비중을 대폭 늘렸습니다.「사료로 읽는 아시아사」나 선위 시리즈 교재 내 수록된 모든 사료를 다시금 살피려고 했습니다. 주요 사료가 무엇인지, 사료 속 어떤 용어는 기입형으로 만들 수 있을지, 사료가 담고 있는 시대상이 무엇인지 등을 되뇌이며 그간 학습한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라) 9-11월
9-11월은 정신적으로 꽤 힘들 수 있습니다. 시험은 다가오며 마지막 내용정리에 총력을 가해야하며 모의고사가 멘탈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모의고사에 관해 김쌤, 구쌤 두 분께서 가장 많이 하실 말은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니 제발 모의고사 성적에 스스로를 갉아먹거나 깔아 내리지 마라는 말일 테죠.’ 이 말이 참 신기한 게 시험이 끝나면 오히려 더 직접적으로 와닿습니다. 당장 모의고사를 매주 경험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100퍼센트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만, 본 1차 시험을 쳐보고 나면 모의고사는 진짜 모의고사에 불과했다는 것을 직시하니까요. 같은 말이지만 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은 해당 차시 모의고사의 성적이고 중등임용고시 1차 필기시험 성적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십시오.
저는 7-8월에 남들보다 비교우위를 갖기 위해 안달 내며 공부한 노력이 나타났는지 모의고사 성적은 아래와 같이 잘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차시에서 남들에 비해 이 정도의 상대적 위치에 있구나 정도를 확인하고, 약간의 뿌듯함만 가진 후 모의고사 성적에 관한 생각을 버리고자 했습니다. 매해 합격수기에서 볼 수 있는 합격자분들의 전공점수를 고려하면 지금 받는 성적에서 최소한 10점은 깎일 것이다라는 걸 항상 전제로 깔아 뒀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사 점수가 22점 만점에 19점 20점이 나오면 오히려 경계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선 절대 그런 성적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올해 9-11월에 모의고사 기간에 여러분의 멘탈을 단단히 붙잡으시길 바랍니다.점수가 기대보다 잘 나온다면 이를 뿌듯함 약간을 맛보는 동시에 동기부여로 활용하시고, 점수가 기대보다 나오지 않는다면 당장 부여된 숫자에 깊은 의미부여는 하지 마시고 본 1차 시험에서 내가 합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투쟁하시길 바랍니다. 뭐가 됐든 본 1차 시험을 잘 치면 되니까요.
모의고사를 치고 나서 할 일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채점과 오답노트 작성이죠. 저는 오답노트를 따로 구비해서 모의고사 문항을 오려서 붙이고 할 성격이 못 됩니다. 그래서 채점 전 제가 쓴 답안을 미리 찍어서 아이패드에 담아두고 해설 강의를 들으면서 오답을 그으며 정답을 써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새로운 노트페이지를 만들어 오답노트를 작성했습니다.
먼저, 채점에 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채점 중에 본인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정확히는 못 가리겠는데 얼추 맞는 것 같다 싶으시면 그냥 틀렸다고 하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정답 오답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그게 설령 정답처리가 가능하더라도 본인은 잘 모르고 맞춘 것이기 때문에 틀렸다고 그어버리고 자신의 내용지식으로 정확히 가져가는 게 본 시험을 치르는데 더 유용합니다. 가끔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죠. 예를 들어, 해설 강의로 가채점 해보니 점수가 49점이 나왔는데 하나가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맞았다 치고 50점으로 하고 싶은 경우입니다. 49점보단 50점이 기분 더 좋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경우엔 그냥 틀렸다고 하시는 게 낫습니다. 맞췄다고 치고 싶은 건 그만큼 모의고사에 의미부여하고 싶은 마음이므로 본인에게 야박하고 깐깐하게 채점하세요. 모의고사 점수부터 본인에게 관대해지기 시작하면 본 1차 시험 이후 가채점 결과도 본인에게 관대해질 수 있습니다.관대한 채점이 습관이 되면 실제 채점 결과와 가채점 간의 거대한 갭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원인을 명확히 인지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결국 본인 손해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오답노트 작성입니다. 해설을 통해 가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의 정답이 무엇인지 그 출처가 어디인지 알아내었다면, 관련된 개론서의 앞 뒤 내용은 어떤 내용인지를 다 점검하세요. 그 이후에 자신이 문제를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세요. 저의 경우 모의고사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보통 4가지의 문제로 수렴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1회차와 4회차 모의고사 오답노트입니다. 저는 오답노트 작성에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서 간략하게 쓰고 언제든 이 파일을 열어봤을 때 자신의 문제풀이 방식을 점검하고 어떤 문제점이 지속되었는지 보완하는 용도로만 썼습니다. 아래와 같이 저의 경우 문제를 틀리는 유형이 보통 문해력 문제, 내용지식 및 암기 문제, 작성방법 및 요구사항을 놓친 문제, 역사적 키워드 부족 네 가지가 나타났습니다. 문해력 문제는 말 그대로 문두를 놓쳤거나, 지문 내 시대상을 오해했거나 등의 문제가 해당됩니다. 모의고사를 치기 전에 직전 모의고사에서 문해력 문제로 얼마나 틀렸는지를 꼭 확인하고 본 모의고사에선 문해력 문제로 틀리지 않겠다는 자기 암시를 꼭 하면서 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내용지식 및 암기 문제는 문항이 요구하는 답과 관련된 내용지식이 적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관련 개론서나 교재를 통해 적확하게 암기하도록 하며 부족한 내용지식을 보충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작성방법 및 요구사항의 문제는 작성조건만 제대로 읽어봐도 보다 더 정확한 답변을 쓸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틀린 경우입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실수의 유형입니다.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제일 처음 2024학년도 1차 시험 복기 내용에서 제가 쓴 답안 작성 방식이었습니다. 작성 조건을 그대로 반영해서 답안을 쓰면 답을 쓰다가도 작성조건을 한 번 더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이 작성하는 연습을 계속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료 문제 속 자주 반복되는 한자인데 매번 헷갈리거나, 주요한 인명, 역사적 키워드에 해당하는 한자를 오답노트에 쓰면서 해당 노트를 열어봤을 때 한 번 더 눈에 익힐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9-11월은 여러분만 아니라 김쌤, 구쌤 두 분께서도 가장 힘드실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께 더 적극적으로 응원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실 시기입니다. 저는 두 선생님들처럼 수강생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음에 항상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이 옆에 있다는 점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누렸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이 시기에 주변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함께 버텨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 단권화
일반적으로 단권화의 목적은 시험장에까지 들고 가서 볼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것, 수험생활을 관통하며 끝까지 볼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시험장에선 펴 봐도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 맹점이라 생각됩니다만, 수험 생활 동안 공부한 내용을 집약시킨다는 점이 단권화를 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특정 주제나 내용이 헷갈리거나 다시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빠르고 쉽게 찾아보기 위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단권화된 교재이죠. 단권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를 계속 고민 해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단권화를 어떻게 하시는지는 잘 모르며, 적절한 방식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제가 단권화한 방식이 타당하다고 느껴지시면 한 번 이용해보시고, 별로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리셔도 됩니다.
1-3월에 공부를 다시 하면서 초수시절 단권화 해둔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를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로 형광펜을 6색으로 사와서 위계별로 색칠해 구분하고 김구 전공역사의 전 커리큘림을 소화하면서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적으려고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였습니다. 근데 아주 과했어요. 여기저기 중복해서 쓴 내용도 종종 보이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써놓은 내용도 꽤 즐비했습니다. 다시 펴보고 싶지 않은 교재였습니다. 그래서 재수 때부턴 간결하면서도 중요한 내용만 담겠다는 생각을 항상하며 다음과 같이 단권화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중요한 내용을 간결하게 담기 위해 일단 지울 수 있는 볼펜과 형광펜을 샀습니다.깨끗하고 정갈하게 단권화 하고 싶다는 강박때문인지 일반적인 볼펜으로 무언가 필기를 할 때 정말 이게 중요한 것인가? 쓰고도 후회하지 않을 필요한 내용인가? 이 위치에 써도 될까? 와 같은 생각 때문에 시간적인 딜레이가 자꾸 생기면서 효율을 추구하는 단권화가 점차 예쁜 노트꾸미기로 변질될 위험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든 과감하게 쓰면서도 이후 수정이 가능한, 마찰열로 지울 수 있는 볼펜과 형광펜을 애용했습니다.
다음으로, 아래 사진처럼 단권화 교재엔 수많은 유의미한 질문들을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답변은 검은펜으로, 질문은 눈에 잘 띄는 파란펜으로 적어나갔습니다. 이 질문들은 기출분석의 결과물부터 개론서를 읽는 과정에서 출제될 만한 것 같다는 내용들, 개론서엔 없지만 교과서에선 강조하는 내용, 교육과정 성취기준과 직결되는 주제나 내용 등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비유하자면 임용고시 1차 필기시험이라는 가상의 상대방을 두고 쉐도우 복싱한 것을 기록한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 고대사를 관통하는 설명 틀인 ‘부체제의 극복’이라는 주요 주제에 관해 고구려에서 어떤 부분이 출제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지속하면서 태조왕과 봉상왕을 묶어 4점짜리 문제로 만들어 보고 그것을 질문으로 남겨 두어 이후에 교재를 보았을 때 관련 내용을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기억하도록 이용했습니다. 지문에서 제시될 수 있는 사료는 학원교재에 탑재된 사료를 중심으로 만들어보고 필요 시 사료를 찾아보기도 하는 등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아래 사진 예시를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태조왕과 봉상왕 시기를 통해 보는 고구려의 부체제 극복 이라는 나름의 주제’ 아래 질문들을 엮은 것입니다. 왼쪽 페이지 하단의 태조왕 사료 일부를 떼어 (가) 라고 표시하고 오른쪽 페이지 하단의 봉상왕 사료 일부를 (나)라고 표시하여 각각의 사료가 실제 시험 문제에서 주어질 지문이라 가정하였습니다. 다음 지문에 관한 작성조건을 질문으로 남겼는데 그 예가 바로 Q. ㉠태조왕과 ㉡봉상왕 시기 나부의 지방 통제 양상 변화를 서술하고, 그 요인을 관등제 정비 측면에서 서술할 것.입니다. 그 외 봉상왕 시기 대외 침략 양상을 대표할 수 있는 ‘고노자’와 같은 키워드를 빈칸 쳐서 문제로 활용하였습니다.
형광펜은 용도별로 4가지 색을 사용했습니다. 사진 상에선 조명 색깔 때문에 색상이 잘 드러나진 않지만 회색과 연보라색, 코랄핑크 마지막으로 녹색 형광펜을 활용했어요. 초수 시절처럼 색깔별 위계화를 이용하기엔 내용과 하위 항목 수가 많아 그다지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는 것 같아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회색은 작성조건이나 질문이 될 수 있는 항목을, 연보라색은 그에 대한 정답이 될 키워드를, 코랄핑크색은 기출분석 등을 바탕으로 출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주요 후보 주제나 정답 키워드들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9-11월 모의고사 기간에 들어 녹색을 추가하였는데 녹색은 교재 내 사료를 한 번 더 정독하기 위한 용도로 쓰면서도, 해당 사료가 실제 시험에서 한자사료로 제시된다면 어떤 부분을 통해 해당 내용임을 파악할 수 있을지 기준이 될 만한 내용을 표시한 것입니다. 주로 인명이나 당시에만 사용된 작위명, 고유명사 등을 중점적으로 표시하며 한자도 눈에 익히는 용도로 썼죠. 한국사의 경우엔 교육과정 성취기준 상 핵심요소를 노란색으로 표시해보기도 했습니다만, 그냥 눈으로 보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서 중간에 표시하길 관뒀습니다.
3) 공부 환경 구축과 일상 루틴 지키기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미 과거 대부분이 미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다기보다는 예방의 차원에서 스스로 슬럼프에 안 빠지거나 번 아웃이 안 오도록 방지하고자 노력했던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공부 환경 구축의 측면과 일상 루틴 지키기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공부 환경 구축의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장기간의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오랜 시간 혼자 공부하기 힘든 성격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4월 달부터 직강반을 다니며 제가 공부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김쌤, 구쌤의 노력과 헌신이 더해져 직강반을 다니며 가장 공부하기 좋은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성격을 고려하여서 나는 어디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최적인가를 꼭 고려하시면 공부 외의 방해요소를 차단하면서 슬럼프나 번 아웃을 방지하는데 탁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저는 직강반을 다닐 때는 이데아 10층에 결박당한 콜로누스마냥 노량진을 벗어나 본 적이 없습니다. 뭐가됐든 매일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학원에 나와서 공부하는 것을 절대 방해받지 않고자 노량진 주변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여러분들도 공부 환경과 활동 범위를 적절히 정하여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일상 루틴 지키기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삶의 균형이 크게 파괴될 때 번 아웃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야 할 일을 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다보면 번 아웃이 크게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의 1순위를 공부로 두고 하고 싶은 일을 제 소소한 취미로 두어서 일상적인 루틴을 꼭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를 위해 노량진까지 올라오니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비율을 9:1이나 8:2로 나누어 지켜야겠다는 의무감이 항상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인 공부를 반드시 충족시키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인 헬스나 유튜브 보기 같은 취미생활을 즐겼습니다. 특히 체력 증진을 위해 의무감에 시작한 헬스가 취미로 작용한 점이 제가 일상 루틴을 지키는데 주요한 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헬스는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지닌 극소수를 제외하고, 매주 본인이 계획한 루틴을 꾸준히 지킨다면 점진적으로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이처럼 투입과 산출이 정직한 헬스트레이닝이 제가 꾸준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와 동기를 항상 부여해주었습니다. 저는 일상 루틴에 헬스를 넣어 둔 것처럼 여러분들도 운동을 일상 루틴에 넣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시험이 다가오는 시기에 따라 점차 그 빈도를 줄이며 스스로 조절하셔야합니다. 그 외 자기 전 유튜브 시청 같은 소소한 취미를 적정 수면시간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즐겼습니다.
3. 2차 준비과정
저는 2차 준비를 모두 제가 졸업한 학교에서 준비했습니다. 학교에서 2차 스터디를 하기 위한 장소 대여 및 기타 물품 등으로 잘 지원해주었기 때문이죠. 저 뿐만 아니라 여러 학번의 인원이 미리 스터디를 꾸려 모여서 진행했으므로 학원에서 직강반을 다니거나 특정 지역 내에서 스터디원을 모집하여 진행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를지 모릅니다. 그리고 2차 시험에서 남들에 비해 많은 부분 감점이 있어 무언가 방향성을 제시하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준비과정 전반을 서술할 것이므로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으시면 취하시고, 본인이 2차 준비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시면 넘기셔도 됩니다.
가. 12월
1차 필기시험을 친 후 1주일은 모든 걸 던져놓고 쉬었습니다. 그러고 12월 4일부터 2차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2차 스터디 직전에 약간의 휴식을 가지시길 권합니다. 너무 길게 놓지는 않는 선에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는 4인 스터디를 모집하여 진행했습니다. 초수 때 진행한 12월 스터디는 진짜 안 나올 것 같은 일부 주제 빼고는 모든 주제를 다루고자 했기 때문에 하루에 수업만 두 개씩 준비하고 일주일에 5일을 진행했던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12월은 모든 단원과 주제를 다 다뤄서 준비해놓겠다는 생각보다, 한 수업을 하더라도 보다 잘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일치하여 역II와 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내에 기출된 주제를 제외하고 스터디원끼리 주요한 주제를 선정하여 진행했습니다. 일주일 중 월,화,목,금 4일을 진행하며 하루에 하나의 수업씩 지도안을 준비해오고, 실연하고 피드백하며 마지막엔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스터디 진행에 필요한 교재로는 비밀노트,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교과서를 활용했습니다. 지도안 및 실연 문제는 스터디원들과 선정한 주제가 두 문제집에 있는 경우 활용하고자 하였는데, 이 시기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문제가 다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몇 문제만 연습해보고 대부분을 해당 주제에 내용을 자체적으로 수업을 구성해서 준비했습니다. 12월에는 이렇게 진행한 것이 수업에 대한 부담을 덜으면서도 실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뒤돌아보면 2주 정도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1-2주는 기출문제 실연이나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을 중심으로 어려운 문제를 계속 도전해보는 게 보다 좋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기출문제에 대한 시도가 좀 적었다보니 1차 합격 후 1월 스터디 과정에서 기출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단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래서 12월에 스터디를 진행하신다면 문제집의 활용이나 여러 가지 반복되는 문제 상황을 고려한 자체적인 수업 구성도 좋지만 5개년 기출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다루시길 권합니다.
12월 스터디를 하면서 제가 집중한 부분은 시험 문항에 익숙해지기와 가상의 교실 상황 그리기, 문제 속 반복되는 특정 조건들에 대한 기본 포맷 형성 등입니다. 첫 번째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의 형식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빠르게 적응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교사-학생 간의 상호작용이나 학생활동 과정에 필요한 저만의 가상의 교실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과정에서 오개념을 보이는 학생, 학생 활동 과정에서 태블릿 PC로 딴 짓을 하는 학생, 활동 방법과 관련한 예상 질문을 날카롭게 하는 학생 등을 제가 아는 지인으로 지정해두고 활용한 것이죠. 이는 수업을 하다가 당황하더라도 학생 이름을 헷갈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수업을 진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기본 포맷 형성은 수업 과정에서 자주 요구되는 오개념의 교정 작업이나 학생 활동 과정에서의 채점기준 설명, 순회지도 활동 등 흔히 반복되는 조건들에 대해 저 나름의 기본 포맷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개념을 요구할 경우 보통 시대착오적 이해를 기본 포맷으로 두고 이에 대한 교정을 진행하거나, 순회지도 시 학생활동에 소극적인 학생에 대한 참여 독려와 같은 기본 포맷을 두고 진행한 것입니다. 이는 실연 조건 중 시연에 시간이 많이 들거나 까다로운 조건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기 위함입니다. 위 같은 예시조건들이 나왔을 경우 저 부분은 별 고민 없이 빠르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처리가 가능하면 보다 까다로운 조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 1월
12월 28일 결과 조회 후 학교 과사무실에 연락을 드린 후 1차 합격자들끼리 모여 빠르게 스터디를 조직하였습니다. 스터디 방식은 오전 오후 둘 다 하나씩 지도안 작성-수업실연-피드백을 진행하고 저녁시간 직전에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1월 스터디에서 집중적으로 준비했던 부분은 지도안과 수업의 일치, 3분할 판서, 학생 상호작용의 강화 세 가지 였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지도안과 수업의 일치입니다. 저는 지도안 작성과정에서 수업을 어떻게 실연할 것인지도 함께 구상하였습니다. 그렇게 수업과 지도안이 일치되도록 구상하지 않으면 지도안과 수업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으며 스스로 괴리감을 느껴 수업이 어색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습목표에 따라 수업할 내용을 지도안 상에 구분해놓고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도안에 그대로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선배들이 피드백해주는 공통적인 부분은 ‘지도안만 보고도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어야 잘 쓴 지도안이다’라는 점이었기 때문에 이를 목표로 지도안 작성을 연습했습니다.
둘째로 3분할 판서입니다. 저는 지도안과 수업내용을 일치시키는 한편 3분할 판서를 통해 그때 그때 만드는 수업이라도 구조화된 수업을 만들고자 연습했습니다. 3분할 판서를 통해서 설명으로 전개할 본시학습내용과 학생활동 등이 영역별로 잘 구분되면서도 판서를 잘 위계화하고 계열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3분할 판서를 지향하며 연습했습니다. 3분할 판서가 기본 포맷으로 두었기 때문에 실연 과정에서도 판서의 구조화 측면에선 크게 걱정할 것 없이 자연스레 수업 전개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셋째로 학생 상호작용의 강화 측면입니다. 현직 교사로 재직 중인 선배들이 오실 때마다 항상 얘기해주신 피드백이 학생 상호작용을 잘 보여주어야 한단 점이었습니다. 문답식 수업이나 사료탐구학습의 과정에서 실연자가 항상 정해둔 답변을 끌어내려고 하며 너무 똑똑한 학생들만 있어 원하는 답변이 쏙쏙 나오게 실연한다는 점이 자주 지적되며 제시된 피드백이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학생들로부터 끌어내고 싶은 답변이 어려운 수준이라면 가장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하여 단계별로 도출해내는 방식으로 진행해보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료탐구학습을 진행하며 해당 사료의 역사적 의미를 학생들의 답변으로 이끌어 내고 싶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사료 내에서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료 내 등장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그 인물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인가, 사료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등의 읽어만 보면 누구든 답변할 수 있는 질문부터 시작하여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 맥락을 부여한 질문을 제시하는 등 점차 질문 수준을 올려 사료의 역사적 의미를 도출하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의 답변만 활용하기보다, 학생의 부족한 답변을 다른 학생의 답변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학생 상호작용의 측면을 더 돋보이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면접은 면접 레시피를 중점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여태껏 나온 면접 책 중에 당해연도 출간된 면접 레시피가 내용 구성이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12월달엔 다소 소홀했던 기출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연습하였습니다. 이후 총 33회차에 달하는 평가원 면접문항을 스터디원끼리 한 회차씩 나눠가져 각 회차의 문제에 대해 답변하고 서로 피드백을 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면접에 대해 처음엔 그럴싸하게 답변하지 못하고 버벅이는 부분에 항상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경험이 쌓이고 다른 스터디원의 답변 방식과 내용을 계속해서 듣고 배우다보니 시험 직전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 2차 시험 과정
시험장 상황 등에 대해선 유튜브에서 현장 상황을 잘 복원해둔 영상들을 참조하실 수 있으므로 제가 구구절절 텍스트로 설명하기보단 관련 영상을 직접 찾아 여러 번 보시는 게 훨씬 도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시험장에서 제가 겪은 바를 여러분이 읽어보시고 실제 시험을 치러 가시기 전에 참고하시길 바라며 쓰겠습니다.
1) 수업 실연
먼저 준비물은 역사 I, 역사 II,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5권과 점심 식사로 먹을 빵과 커피, 물, 초콜릿 등을 준비해 갔습니다. 고사실에 도착해서 준비해온 책들을 살펴보는데 사실 별로 눈에 안 들어 왔습니다. 시험 시작 전까지 꽤나 시간이 있었으므로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감독관들이 들어오셔서 시간적 여유는 별로 없었습니다. 지도안 작성 시험은 9시부터였지만 감독관들의 시험관련 안내와 설명시간과 대기시간이 총 20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9시가 되어 지도안 작성지를 받았는데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1월 스터디 막바지로 갈수록 동아시아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단원명을 보고 1분간 아무것도 못하고 멍청히 단원명만 봤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 중엔 예측컨대 작년이 역사 II였고 동아시아사는 곧 사라질 과목이니 한국사가 나올 확률이 높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명백히 개인 과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당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 이내 일단 내용상의 오류가 나타날 것을 감안하고 수업은 완성시켜야겠다라는 생각을 지도안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크게 당황을 했다보니 결과적으로 지도안 작성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나 봅니다. 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지도안 점수가 크게 감점되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자료 내용을 살펴보고 해당 단원 내 내용들을 최대한 떠올려서 수업을 구성하다 보니 내용상에 큰 오류는 없는 수업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실연점수에선 뭐가 어떻게 감점된 건지 잘 모르겠지만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도안을 쓰고 나서 관리번호를 추첨했는데 해당 고사실 15명 중에 12번째를 뽑았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어서 2차 실연 시 수업하는 저도 저였지만 쉬는 시간 없이 제 앞의 11명의 수업을 쭉 보신 다섯 분의 평가관들이 너무 힘들어하셨거든요. 제가 최대한 평가관들과 아이컨택을 하며 수업 내의 나름의 메시지를 던지려고 해도 이미 너무 지쳐버린 상태셨습니다. 한 분은 눈이 풀려서 곧 쓰러질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셨습니다. 그 분과 눈이 마주쳤을 때 해야 할 말을 잊어먹고 잠깐 버벅일 정도였습니다. 그런 평가관분들의 퀭한 눈빛과 표정에 저도 모르게 수업이 점점 위축됐던 것 같습니다. 관리번호는 순전히 운의 영역이므로 수험생이 어찌할 영역은 못됩니다만, 너무 뒷 번호를 뽑지 않도록 기도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후반 번호로 갈수록 더 완벽히 준비하고 다 외워서 준비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의 경우엔 별로 그렇지 못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실연자도 평가관도 서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평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다지 좋을 것 같진 않습니다.
부산에서의 시험장 운영의 특징으로는 시험장 내부에서의 통제가 강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대기실 내 잡담은 불가하며, 화장실 이용 시에도 대기실 인원이 한 명씩만 다녀올 수 있게 통제합니다. 그래서 뒷 번호로 갈수록 반나절 가량을 아무 말 없이 자기 수업만 준비해야합니다. 제가 수업 실연을 마치고 나왔을 때가 17시 40분쯤이었으니 점심시간 외에 순전히 대기 시간만 5시간이 넘었었죠.
2) 면접
면접은 실연 다음날 아침 9시부터 바로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번호를 뒷 번호를 뽑더라도 왠만해서는 오전에 시험을 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오전 중으로 끝날 줄 알고 감히친구와 점심약속까지 잡았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누군가 절 보고 조롱하듯 관리번호를 11번째로 뽑았죠.
제 순번이 되었을 때 복도를 조금 걸어 구상실에 입장했습니다. 문제지를 보자마자 느낀 인상으로는 면접으로는 변별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였습니다. 그간 면접 레시피로 공부했을 때와 달리 막상 시험문제는 하나의 문제 상황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 정도로 간단하게 요구하였기 때문입니다. 요구하는 문제와 답변도 엄청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가관들 앞에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가 해야 할 말은 다했다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나왔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 부분에 대해선 크게 신경을 안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2.5점을 감점 당했으므로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던 점이 하나의 요인이라 생각됩니다. 요구하는 가짓수가 적으니 답변 시간이 3분 20초가량 남았는데 그 시간을 적절한 말로 보충하고 메꾸는 방법을 몰랐죠. 그리고 메꿔야겠단 생각도 없이 해야 할 말은 다했다 생각하고 나왔는데 오히려 그것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면접을 앞두고 계시다면 주어진 10분을 빠짐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4. 나가며
타이트한 연수 일정 속에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합격 수기를 쓰다 보니 글의 통일성이나 논리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합격 수기 내에 못 다한 이야기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을 겁니다. 제가 쓴 내용이 모두에게 적용된다거나 누구에게나 타당하게 적용될 것은 아닐 겁니다. 그저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서 시험을 준비하는 좋은 무기 중 하나로 활용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김태규 선생님과 구영모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고작 텍스트로 다 표현하지 못할 것임에도 직접 얼굴 뵈면 또 제대로 말씀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직강반을 다니며 김태규 선생님과 구영모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 노력에 많은 부분을 배웠습니다. 특히 자습실 운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두 선생님께서 쓰실 시간과 비용과 에너지에 대해선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동안 단 한 순간도 감사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험에 필요한 내용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고찰과 교사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시험에 합격했다고 끝날 고민은 결코 아니지만 두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많은 것들이 제 교사 생활의 단단한 초석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장하다 멋지다 임명환~~👏🏻🔥🔥
지난해 김구학교에서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ㅎㅎㅎ
앞으로도 네모쌤의 앞날에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고맙읍니다 🥹🥹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인사와 에너지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면서도 축하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지역은 다르지만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구흥쌤이 너무 반가워서 인사를 안할 수가 없더라고요! 같은 해 시작을 같이 하게 되어 기쁩니다. 올 한해 함께 화이팅합시다!
안녕하세요. 수기 작성자입니다. 질문 있으시면 대댓글 달아주세요 :>
명환 쌤 합격 너무너무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교직생활의 출발 되세요!!
명환쌤 합격 축하해요🥳 늘 즐거운 학교 생활하시길!! 멀리서 응원합니다👍
준석쌤 고마워요. 선생님의 응원에 힘을 얻어갑니다. 저도 준석쌤도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