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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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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70대 세 명이 대화하는 꼴
구장회 추천 0 조회 11 16.05.19 19:5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70대 세 명이 대화하는 꼴

                                                                                                                              - 海心 구장회 - 

 

   은퇴 교역자 위로회가 대천해수욕장에서 있었다. 우리 일행은 하루 관광을 마치고 저녁에 환화리조트 대천파로스에 투숙하여 밤에 70대 세 명이 방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에 같은 방에서 1박을 하게 되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세 명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가관이었다. 세 명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다가 이야기를 계속 연결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중단이 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단어와 사람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입에서는 말하고 싶은데 말하고자 하는 단어와 사람 이름이 머리에서 뱅뱅 돌면서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말을 잇지 못하고 끙끙 꺼리는 것이었다. “거 있잖아, 그거...”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 사람이 똑같은 것이었다. 순간, 여름밤 밖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바보 세 사람이 대화하는 말이 떠올랐다. 첫째 사람이 ~ 다이도 바이다(달도 밝다)”라고 말하자 둘째 사람이 마이나 또이또이 해(말이나 똑똑히 해)“라고 말하자 이번에는 세 번째 사람이 두이 다 바이보이다(둘 다 바보다) “라고 말했다. 세 명의 바보처럼 우리 세 사람의 70대 노인들이 대화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친구 J 목사가 말을 하면서 가수 설운도 이름을 말하려고 하는데 설운도라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Y 목사도 생각이 나지 않고, 나도 설운도를 말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겠는데 나 역시 설운도라는 이름이 빨리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1분 정도 서로 말을 못하고 끙끙거리다가 다행히 내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친구 J 목사에게 설운도라고 말하자 맞아 설운도라고 친구도 무릎을 치면서 서로를 쳐다보면서 웃었다.

   다시금 70대 노인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세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위로 했다. 그리고 내가 한 마디했다. “지금 이렇게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우리 나이에는 정상이야”, 말을 제대로 이어서 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 벌써 기억력이 쇠퇴해진 70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울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 목사 셋이서 한방에서 자면서 대화를 하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나이 먹은 노인의 표시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에 서글픈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요즈음 노인들이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가 히트를 치고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소리 높여 부르며 연애하고 싶다고 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70, 80대가 되어도 못 간다고 전해라고 발버둥 치며 오래 살고 싶다고 소리 높여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노인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오래만 살아서 무엇하나, 어떻게 사느냐? 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보람 있게 산다면 잠시 생각이 나지 않는 기억력 감퇴가 크게 문제가 되겠는가?

 

   노인의 증세가 나타나 말을 하려고 해도 말하고자 하는 단어나 이름이 떠오르지 못하는 것이나. 조금 전에 생각했던 것을 금방 잊어버리는 현상에 서러워할 것이 아니고 뇌를 활성화하는 뇌 운동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자꾸만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를 가진다면 노년에 나타나는 현상에 큰 자극을 받지 않는다. 현실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바라보며 끊임없는 노력을 하며 산다면 마음은 항상 젊은 것이다. 노인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노쇠하지는 말자.

   30여 년 전에 대천해수욕장에서 교역자 수련회를 하며 족구를 하고 수영을 하던 젊은 시절의 재미있던 추억을 더듬으면서 잠시 70대 된 것을 잊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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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5.19 21:24

    첫댓글 하하하... 내얘기를 하시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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