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4일 목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1-15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12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13 모든 예언서와 율법은 요한에 이르기까지 예언하였다.
14 너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
15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귀가 있습니다.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창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귀를 가지고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같은 말을 들었는데도 그 말을 알아듣는 데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듣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을 가장 잘 들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왈 ; 군자의이위질, 예이행지, 손이출지, 신이성지, 군자재!
子曰 ; 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以出之, 信以成之, 君子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으로 바탕을 삼고, 예로써 그것을 실천하며, 겸손하게 그것을 말하고, 신의로써 그것을 이룩한다. 그래야 군자이다!”
모든 사람이 군자 되기를 소망할 것입니다. 물론 돈도 많이 벌고 권력도 있고, 명예도 누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역사에 그 이름을 누대에 알리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더 바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군자 되기를 더 소망할지 모릅니다. 군자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단한 자기 수련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언행이 일치되어야 하고, 배운 것을 실제로 실천하며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해야 합니다.
공자는 군자를 의로움에 바탕을 삼는다고 하였습니다. 의로움은 하느님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삶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정의로운 삶이며 옳은 일을 올바르게 하려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옳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을 ‘효율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일에 기교를 부려 일을 빨리하고 효과가 높게 하는 것이 효율성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하는 것이 효율성이 좋은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정의가 상실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시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예로써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는 겸손하게 배운 것을 익히는 것이며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하느님의 뜻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말합니다. 우리는 어린아이와 같이 하느님의 품을 떠나지 않고 그분의 품에 평안함을 누리는 것이 예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실천하는 것을 예의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예절을 형식적인 관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직장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예입니다. 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는 것이 바로 예이며,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여 자녀를 기르는 것이 예인 것이고, 가정주부가 가정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예인 것입니다. 예로써 실천한다는 것은 배우고 익힌 것을 최선을 다해서 실행에 옮긴다는 말입니다.
겸손하게 말한다는 것은 내 주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경청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용기를 가지고 말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말하는 것이며, 내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하느님의 뜻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겸손하게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정치가들이 말을 할 때에도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우선 말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겸손하게 말해야 합니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내년 총선에 모두 눈독들이 들어 차 있습니다. 그들이 당리당략으로 말하는 것은 모두 거짓입니다. 국민이 그렇게 원하고 있다고 하는 말도 거짓입니다. 양심으로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하느님의 뜻을 말해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은 신뢰로써 이룹니다. 상호 신뢰와 절대적인 믿음으로써 완성됩니다. 군자는 하느님의 뜻을 믿음으로써 완성하기를 소망하고 언제나 그 뜻을 헤아려 살피기를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잠시라도 하느님의 뜻을 벗어날까봐 조심하고 또 조심합니다. 그래서 군자의 행동을 근신(謹愼)한다고 합니다. 행여 하느님의 뜻을 그르칠까봐 조심하는 것입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 군자는 조심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을 군자 중의 군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하느님의 정의로움에 바탕을 두어 메시아의 길을 닦으려고 준비하는 사람으로 파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의롭게 살았고, 정의를 갈구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예로써 하느님의 뜻을 실천했습니다. 그래서 회개하고 메시아를 맞아들이라고 사람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스스로 광야에서 고행하며 회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하느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헤로데에게는 강력하게 그 잘못을 규탄했으며, 사람들에게는 세례를 받고 새 사람이 되라고 설교했습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의해서 믿음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죽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를 군자 중의 군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상의 사람들이 권력과 황금과 명예의 노예가 되어 하늘나라를 핍박하고 박해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옳지 않은 쪽으로 세상을 몰고 가고 있다고 개탄하십니다. 그 속에서 정의의 길을 걸으며 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세례자 요한을 닮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를 닮아서 진정한 군자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구세주의 탄생을 앞두고 우리가 군자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의에 살고, 예로써 실천하고, 겸손하게 말하며, 믿음으로써 완성하는 군자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 너의 구원자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1,13-20
13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14 두려워하지 마라, 벌레 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
15 보라, 내가 너를 날카로운 타작기로, 날이 많은 새 타작기로 만들리니
너는 산들을 타작하여 잘게 바수고 언덕들을 지푸라기처럼 만들리라.
16 네가 그것들을 까부르면 바람이 쓸어 가고 폭풍이 그것들을 흩날려 버리리라.
그러나 너는 주님 안에서 기뻐 뛰놀고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 안에서 자랑스러워하리라.
17 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
나 주님이 그들에게 응답하고 나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그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18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19 나는 광야에 향백나무와 아카시아, 도금양나무와 소나무를 갖다 놓고
사막에 방백나무와 사철가막살나무와 젓나무를 함께 심으리라.
20 이는 주님께서 그것을 손수 이루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 그것을 창조하셨음을
모든 이가 보아 알고 살펴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다.
축일12월 14일 성 요한(십자가의) (John of the Cross)
신분 : 신비가, 교회학자
활동 연도 : 1542-1591년
같은 이름 : 얀, 요안네스, 요한네스, 이반, 장, 쟝, 조반니, 조안네스, 조한네스, 존, 죤, 지오반니, 한스, 후안
십자가의 성 요한(Joannes a Cruce)은 1542년 6월 24일 에스파냐의 아빌라(Avila) 근교 폰티베로스(Fontiveros)에서 직조공이었던 곤살로 데 예페스(Gonzalo de Yepes)와 카탈리나(Catalina Alvarez) 사이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가족들은 극심한 빈곤과 궁핍 속에서 생활하였고 아버지와 형 루이스(Luis)는 요한이 어릴 때 사망하였다. 그래서 요한은 어머니와 함께 메디나 델 캄포(Medina del Campo)에 정착해 살며 교육을 받았고, 17세 때에는 그곳의 예수회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한편 메디나 병원장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1563년 그는 메디나 델 캄포의 카르멜 수도원에 입회하였고 이듬해에 성 마티아의 요한(Juan de Santo Matia)이라는 수도명으로 서원을 하였다. 1564년부터 4년간 살라망카(Salamanca)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156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 후 성 요한은 고향집을 찾았을 때 아빌라(Avila)의 성녀 테레사(Teresia, 10월 15일)를 만났다. 그 당시 카르멜회의 환경과 생활 방식에 만족하지 못해 더 고적하고 깊은 기도생활을 할 수 있는 카르투지오회로 옮기고 싶다는 뜻을 성 요한이 피력하자, 성녀 테레사는 그를 설득하여 카르멜회에 남아 함께 개혁운동을 하자고 권유하였다.
1568년 11월 28일에 그는 두루엘로(Duruelo)에서 두 명의 동료와 함께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의 도움으로 개혁된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성 요한은 카르멜회의 최초 규칙으로 돌아가 실천하겠다는 서약을 하였으며, 이때 이름을 십자가의 요한으로 바꾸었다. 그는 열렬한 기도와 보속의 생활을 하면서 인근 마을들에서 사도직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1년 뒤 두루엘로에 최초의 맨발의 카르멜회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그는 개혁 카르멜회의 보급을 위하여 진력을 다하던 중, 1577년 10월 2일 수도회 개혁을 반대하던 완화 카르멜회 수도자들에 의해 납치되어 톨레도(Toledo) 수도원 다락방에 감금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1578년 8월까지 9개월간 ‘어두운 밤’을 체험하였다. 이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신비적, 영성적, 문학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감옥 안에서 그는 몇 편의 시를 썼다. 9개월 만에 감옥에서 탈출한 그는 개혁 카르멜회의 여러 직책을 맡아 활동하는 한편 저술활동을 계속하였다. 1579년 맨발의 카르멜회는 인정을 받았고 수도원도 세웠다. 그는 바에사에 개혁 카르멜회 대학을 세우고 학장이 되었으며, 1582년에는 그라나다(Granada)의 로스 마르티레스 수도원의 원장을, 1585년에는 안달루시아(Andalucia) 관구장이 되었다.
그러나 1590년 카르멜회의 분쟁이 재현되었다. 결국 이로 말미암아 요한은 1591년 6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멕시코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병에 걸려 그대로 에스파냐에 남게 된 그는 그 해 9월 말 우베다(Ubeda) 수도원으로 옮긴 후 병고와 정신적 고통을 겪은 후 12월 13일 밤 자정이 지난 무렵에 사망하였다.
그는 교회의 가장 위대한 신비가 중 한 명이며, 그의 저서들은 가장 유명한 영성신학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카르멜의 산길”, “영혼의 노래”, “사랑의 산 불꽃” 등이 가장 유명하다. 요한은 1675년 교황 클레멘스 10세(Clemens X)에 의해 시복되었으며, 1726년 교황 베네딕투스 13세(Benedictus XIII)에 의해 시성되었다. 그리고 1926년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교회학자로, 1993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에스파냐 언어권의 모든 시인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요한(십자가의) (John of the Cross)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열심히 듣고 익히면서 올바르게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포기하지 않고 겸손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정진석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멘
감사합니다. 정진석 형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