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처럼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조선시대 비극의 왕 단종의 넋이 깃든 청령포와 장릉, 4억 년의 비밀이 깃든 고씨굴, 동강과 서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절경, 19개의 흥미로운 박물관과 천문대, 자연이 담긴 향토음식 등이 어우러져 어느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곳이다. 얼마 전 인기 TV프로그램인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 등에서도 영월의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촬영하여 그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영원은 대학 시절 동강 래프팅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그런데 10년이 지나 아이와 함께 여행을 오다니….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 영월은 수도권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우회전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IC에서 나와 38번 국도로 20분쯤 달리면 도착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여행이지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에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행 일정┃ 09시 출발(인천)→ 12시 청령포→ 13시 장릉→ 14시 장릉 보리밥(점심식사)→ 15시 영월동굴생태관→ 16시 민화박물관→ 18시 별마로 천문대→ 21시 덕평휴게소(늦은 저녁식사)→ 23시 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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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타고 청령포와 장릉에서 단종을 만나다
38번 국도 영월 방향으로 따라가다 영월(청령포) 나들목으로 나와 청령포에 이르렀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단종의 슬픔을 간직한 육지 속의 작은 섬이 바로 이곳. 작은 유람선을 타고 맑은 강을 건너면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청령포선착장에 도착한다. 500년의 슬픈 역사를 모르는 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소나무 사이를 신나게 뛰어다닌다. 이렇게 자연이 좋을까?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할 때 두 갈래로 갈라진 소나무에 걸터앉아 쉬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천연기념물 관음송. 단종의 유배 당시 모습을 보았으며(觀: 볼 관),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音:소리 음) 해서 관음송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소나무를 단종도 보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숙연해졌다. 단종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뒤로하고 장릉으로 향했다. 장릉 경내에는 단종 역사관이 자리해 단종의 비극적이고 짧은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젊은 17세 나이에 한 많은 삶을 마감했으니 그 슬픔이 얼마나 깊을까. 영찬이에게 조선 6대 왕 단종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해주니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며 전시된 조선시대의 궁중의복에서 눈을 뗄 줄 모른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다른 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려는지 장릉에서 참배한 뒤 좋은 일이 생겼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 |
박물관과 천문대 둘러보며 역사와 우주 속으로 go! go!
영월하면 고씨굴이 유명하지만 동행하기엔 아이가 너무 어린 듯하여 옆에 위치한 동굴생태관에 들렀다. 거꾸로 날아다니는 박쥐의 존재를 책에서만 접한 영찬이는 박쥐에 관한 전시실이 재미있나 보다. 동굴의 생활과 환경을 다양한 방법으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어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조선민화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은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가는 난코스지만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만큼은 놓칠 수가 없다. 그래서 김삿갓이 풍류를 즐기던 시인의 마을이라고 하는 걸까. 눈으로 덮여서 그런지 시골 마을의 평화로움이 더욱 가깝게 전해진다. 조선민화박물관은 김삿갓계곡의 흔들다리를 건너 산비탈에 위치해 있다. 관람객이 우리밖에 없는데도 해설사는 조선 민화의 역사와 유래, 의미에 대해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 | |
30여 분간 호랑이(나쁜 것을 물리치는), 까치(좋은 소식), 나비(화합과 부귀), 포도(자손 번창), 연꽃(자손 번창) 등 민화의 의미를 들었는데, 아이도 민화 속에 등장하는 동식물이 친숙해서인지 지루해하지 않았다. 박물관을 나오니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라 벌써 옅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별마루 천문대를 향하는 길, 어둡고 구불구불한 봉래산을 오르는 길이라 쉽지는 않다. 천체 관측을 하기 위해 마지막 코스로 정해놓은 곳인데 날씨가 흐려서 망원경 설명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천체투영실에서 8.3m의 돔 스크린에 투영된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별자리를 찾아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신화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에 빠져본다. 별자리나 천체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눈의 휘둥그레질 만한 장소다. 전망대에서 시내를 바라보니 서울처럼 눈부신 야경은 아니지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참 아름답다. 이렇게 강원도 산골 영월은 잠들어가나 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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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단종역사관
역사상 슬프고도 애환이 많은 단종대왕의 무덤인 장릉은 여느 능과 많이 다르다. 원래 왕릉은 한양 백 리 안에 모시는 것이 관례였으나 지방에 모신 유일한 능이다. 또한 낮은 구릉에 위치한 일반 왕릉에 비해 높은 곳에 자리해 아이와 함께 오르기에 힘들 수도 있다. 장릉 이외에도 단종역사관,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268인의 합동 위패를 모셔놓은 장판옥, 신령스러운 샘물 영천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단종역사관은 단종에 대한 자료와 정순왕후에 대한 사료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궁중의복에 대해서도 전시해놓았으니 놓치지 말고 들르자.
위치┃ 영흥12리 1087번지
입장료┃ 어른 1200원, 어린이 640원
문의┃ 033-370-2656, ywtou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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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화박물관
김삿갓계곡에 자리잡은 조선민화박물관은 깊은 산 속의 작은 집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늑하다. 전문 해설사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까치와 호랑이>, <화조도>, <화훼도>, <어해도> 등 서민의 소박한 정서가 투영 된 조선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에는 전국민화공모전의 수상작과 현대 민화를 전시해놓았으며 성인에게만 공개되는 춘화방도 있다. 판화로 민화 찍기, 민화 그리기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는 민화체험장도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위치┃ 김삿갓면 와석리 산87-2 김삿갓계곡 내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동계 11~2월)
입장료┃ 어른 3000원, 초등학생 1500원, 유치원생 500원
문의┃ 033-375-6100, www.minhw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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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마로 천문대
봉래산 정상에 건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천문대. 별마로는 ‘별(star)+마로(산 정상, 천체 관측하기에 잡광과 오염원이 없는 고요함)’라는 의미로 두 가지 특성을 은유적으로 상징화한 이름이다.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서는 달, 별, 성운, 성단, 행성 등 다양한 천체를 살펴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은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천체 관측이 어려우니 꼭 문의할 것.
위치┃ 영흥리 봉래산 정상
개관시간┃ 오후 2~10시(동계 10~3월)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1월 1일, 명절 연휴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문의┃ 033-274-7460, www.yao.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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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이곳!
장릉보리밥 각 명소마다 깔끔해 보이는 식당이 있었지만 장릉보리밥집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가보기로 했다. 장릉을 나와 왼편 보덕사로 향하는 좁은 길로 들어서 보리밭교 를 건너면 장릉보리밥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식당 입구에서 말린 한약재와 나물도 팔고 있었는데, 무쇠 솥에 불을 피우는 모습을 보니 마치 옛날 시골집에 온 듯한 느낌이 절로 들었다. 감자와 어우러진 보리밥과 강원도 산지의 싱싱하고 맛깔스런 나물 반찬,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메밀감자전이 맛있다.
위치┃ 영흥1리 장릉 주차장 옆
가격┃ 보리밥 6000원, 메밀감자전 4000원
문의┃ 033-374-3986 |
청산회관 시내에 위치한 식당으로 곤드레정식이 유명하다.
위치┃ 영흥리 945-1 문의┃ 033-374-3030 |
고향식당 고씨굴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칡국수가 유명.
위치┃ 하동면 진별리 506-33 문의┃ 033-372-9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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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할 계획이라면…
보보스캇 관광농원 영월 동강과 나란히 흐르는 서강 자락에 위치한 농원으로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와 싱싱한 먹을거리를 누릴 수 있다. 유럽 스타일의 테마와 한국의 토속적인 자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휴식 공간.
위치┃ 주천면 판운리 463
문의┃ 033-375-1011, www.boboscot.com |
엘솔 펜션 평창강 바로 앞 언덕에 자리한 엘솔 펜션은 모든 객실에서 흐르는 강물을 감상할 수 있다. 아침에 눈뜨면 강가에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물안개도 색다른 풍경.
위치┃ 주천면 판운리 425-8번지 문의┃ 033-374-1112, www.elso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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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여행 다녀온 박원빈 씨는요…
아들 영찬(25개월)이와 영월을 직접 다니며 취재하고 사진 찍고 원고까지 쓴 비비맘 에디터. 한 곳이라도 더 소개하기 위해 저녁 늦게까지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다. 거기에다 영월 표지판 사진부터 지도 등을 챙겨주는 센스도 만점. 그녀의 블로그에는 아이와 함께 공연장과 미술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blog.naver.com/vini816 | | |
청령포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는 동쪽, 북쪽, 서쪽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은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마치 섬 같은 곳이다. 단종의 넋이 깃든 관음송을 비롯해 월령 수백 년의 거송들이 수려한 절경을 수놓으며 500년의 슬픈 역사를 간직해오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관음송은 수령 600년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로 단종이 걸터앉아 말벗을 삼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위치┃ 방절리 243-4(청령포주차장 입구)
입장료┃ 어른 1300원, 어린이 700원, 주차요금 1000원
문의┃ 033-370-2657, ywtou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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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동굴생태관
신기하고 다양한 동굴생물이 서식하는 천연동굴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거꾸로 사는 생물 코너에서는 박쥐를 포함한 동굴생물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보여줘 아이들의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 고씨굴의 비공개 구간을 영상으로 촬영한 ‘거꾸로 상영관’과 입체영상을 통해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4D 라이더’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동굴생태관에서 동굴에 관한 상식을 쌓은 후 맞은편에 위치한 고씨굴로 향하면 좋을 듯.
위치┃ 김삿갓면 진별리 506-22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문의┃ 033-372-6828, www.ywcave.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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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갈 만한 곳
한반도 지형(선암마을)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영토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지형으로 서강 변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강을 끼고 동쪽으로는 높은 절벽에 한반도의 백두대간을 연상시키는 산맥이 이어져 있고, 서쪽은 서해의 모래사장처럼 경사가 완만한 평지에 가까워 산책하기 좋다.
위치┃ 한반도면 옹정리 |
동강, 어라연 동강은 정선읍 가수리부터 영월에 이르는 51km 구간을 말한다. 동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은 어라연으로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울창한 송림이 절경을 이룬다. 여름철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래프팅 코스로도 유명하다.
위치┃ 영월읍 거운리 문의┃ 033-249-5377 |
곤충박물관 영월이 ‘희귀 곤충의 보고’라는 곤충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라 폐교된 문포초교에 조성한 곤충 전문 박물관. 나비, 나방류, 갑충류, 잠자리류, 동강 서식 곤충 등 전 분야를 총망라하여 전시한 곳으로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듯하다.
위치┃ 북면 문곤리 604-1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동계)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문의┃ 033-374-5888, www.곤충박물관.kr |
아프리카미술박물관 영월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아프리카 주재 대사를 역임했던 조명행 관장이 아프리카 생활 중 수집한 전통 부족들의 조각을 전시해놓은 곳이다. 나무와 청동, 토기, 상아로 만든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감각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이국적인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위치┃ 김삿갓면 진별리 592-3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동계)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33-372-3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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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맘이 알려준 영월 여행 200% 즐기는 법 |
영월을 좀더 즐기고 싶다면 섶다리마을의 한우촌에 가보세요. 눈이 내린 전경이 아름답다는 섶다리와 언론에 몇 번 소개되어 지금은 대표적인 먹을거리가 된 다하누촌의 한우가 있어요. 또한 겨울 한정으로 영월~태백의 환상선눈꽃열차가 운행되니 아이들과 기차여행을 떠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거예요.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지만 구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은 그리 불편하지 않아요. 아이들과 산길을 달릴 때는 조심하는 게 상책이지만요. 날씨 또한 산속이라 기온은 조금 낮아도 맑은 공기 때문에 더욱 상쾌하게 느껴진답니다. 관광지마다 매점이 있어서 따스한 보리차 정도만 보온병에 준비하면 돼요. 지도는 영월군청 관할의 청령포, 장릉, 별마루천마대 등의 안내소에서 구할 수 있고, 영월관광 홈페이지(www.ywtour.go.kr/kor)에 들어가면 다운받을 수도 있어요. 미리 여행지도를 다운받아 여행루트를 짠 후 출발하면 훨씬 알찬 여행이 될 거예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