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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5(목)
8:00- 9:30 기상.세면.조식( 빵과 우유로 간단히. )
9:30- 10:00 숙소 체크아웃 후 이동
10:00- 11:00 소리섬 박물관 (소리체험)064-739-7782
11:20- 12:00 서귀포 미로공원 (산책)064-738-8553
12:20- 1:10 할망뚝배기 (갈치국,전복뚝배기)
12:20-12:40 이중섭 생가 +거리 산책
2:00 - 3:30 서귀포 유람선 (배타고 절경보기)064-732-1717
3:50 - 4:10 서귀포올레매일시장 장보기
4:20 - 4:40 이중섭미술관(그림보기)
5:05 - 5:40 최남단감귤체험장 (귤따기체험)
6:00 - 7:00 석식 (태흥2리어촌관리공동체음식점- 성게칼국수,겡이죽)
7:30 서귀포칼호텔 체그인
아침은 어제 먹다 남은 밥을 꼬꼬면에 말아먹고, 빵과 우유, 요구르트로 간단히 해결했다. 이불을 개키고 뒷정리를 마치고 나오니 체크아웃하려해도 펜션 쥔장이 사무실에 없다. 핸드폰으로 전화하니 키는 방에 놓고 그냥 가란다. 인사도 안하고 나가려니 이상하다. 산방산을 휘돌아 중문을 향했다.
소리섬박물관은 썰렁했다. 유리벽안에 갖혀있는 여러 종류의 축음기나 오르골은 눈길도 주고 싶지도 않다. 오르골을 전시한다면 당현히 손잡이를 돌려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것을 느껴볼 기회도 주어야지. 소리가 나지 않는 오르골과 나무상자는 동급이다. 난 나무상자를 보려고 입장료를 지불하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2층에 전시실 바닥에 누워있는 피아노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닥에 그려져 있는 건반 위를 꺅깍 거리며 뛰어다니니 딩동댕동~ 소리가 난다. 아이는 발로 발판을 밟아야 소리가 나는 풍금도 재미있어하고, 줄없는 하프도 좋아했다. 다만, 거기까지다.
보기만 하는 박물관은 심심하고 재미없다. 뭐 르브르나 대영박물관처럼 세계적인 작품들을 모셔놓은 곳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을 관광객들은 쓱 보고 지나가는 것 보다는 손으로 만지고 뭔가를 만들어내고 느끼고 싶어할 것이다. 그런 체험 부스를 좀더 만들어 놓는다면 좋을 텐데... 한국 악기들도 유리장 안에 가둬두지 말고, 북이나 장구, 하다못해 징이나 꽹과리라도 체험부스 안에 놓아야 애들이 소리를 체험하며 즐거워하고, 이를 보는 어른들이 만족해하지 않을까?
3층에서 내다보면 여미지식물원이 보인다. 뒷편에는 초콜렛박물관이 있고, 박물관 들어오는 초입에는 믿거나말거나박물관도 있다. 위치가 중문 한가운데 임을 새삼느끼게하는 풍광이었다. 하지만, 소리섬박물관에 웬 마술거울? ... ! 이 마술거울은 제주도에선 너무 흔하다. 제주미니미니랜드에도 있고, 푸시케월드 옆의 거울궁전에도 있고, 심지어는 도깨비공원 (정확하지 않다. 기억의 오류일수 있다.) 에서도 본 듯 하다. 거울궁전에 확대거울, 축소거울, 반대거울 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미니미니랜드라... 작게 보이고 크게 보이는 세계니까 거기도 그럴 듯하다. 한데, 소리섬박물관에는 왜? ... 장식용이다. 의미가 없다. 차라리 손으로 건드리면 소리가 나는 실로폰을 세로로 설치해 놓거나 아이들 손이 닿을 만한 높이로 풍경들을 나열해 놓는 것이 나을 듯하다.
아침을 빵으로 간단히 때우면 11시경에 중식을 먹으려했는데, 찬밥이라도 밥을 먹으니 든든했다. 하여 서귀포미로공원을 먼저 들려 소화시켜야했다. 제주에는 미로공원이 많다. 김녕미로공원, 메이플랜드와 같은 미로공원이외에도 설문대공원 내의 돌미로도 있다. 이 중 서귀포미로공원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로 주행거리를 최소화하고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할 수 있는데 위치해서이다. 두번째 이유는 여기만 미로가 동백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1월에 제주에 가면 동백꽃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이를 동반이기에 많이 걸어야 하는 동백꽃공원(카멜리아힐)까지 갈 수는 없다. 더군다나 어제처럼 눈이 온다면 한라산에 좀더 가까운 곳은 눈이 쌓이기도 하니 피해야 한다. 그래도 동백꽃은 보고 싶기에 여길 선택했었다.
한데, 아쉽게도 동백꽃이 아직 봉우리 단계다. 그것도 예쁘긴 하다. 다만, 낮인데도 바람이 차다. 아이가 감기기운이 있기에 눈만 나오는 은행강도 모자를 쓰게 했는데, 답답한지 자꾸 벗어버린다. 하여 미로공원의 절반도 돌아보지 못하고 차로 돌아왔다. 소아 동반 여행은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쉽다. 그 아쉬움을 공원 입구에 있는 트렘블린을 몇 번 뛰는 것으로 달래고 발길을 돌렸다.
중식은 할망뚝배기에서 먹었다. 여행 전에 서귀포쪽 맛집을 제주CS투어에 문의했는데, 이곳을 포함해서 몇 집 추천해주셨었다.
여기... 차 댈데가 없어서 한바퀴 돌았다. 그래서 다음엔 안가겠냐고? 아니, 반드시 꼭~ 여기서 먹을 거다. 왜? 재료가 싱싱하니까 ! 여기선 갈치국과 전복뚝배기를 주문했다. 어제 오로섬에서의 실망이 있었기에 ‘갈치국에 냉동갈치 쓰나요 아니면 생물?’하고 묻으니 '생물'이라고 답하시기에 먹어볼까 했는데... 대박이다 ! 9000원짜리 갈치국에 생물갈치를 5토막이나 넣어주었다. 국물이 희멀건해서 비리면 어쩌나 했는데, 신선한 재료를 써서 그런지 전혀 비리지도 않고, 매운 고추를 넣었는지 칼칼하니 맛있다.
남편은 갈치국보다 전복뚝배기 국물이 더 맛있단다. 뚝배기에 전복이 한 개밖에 없는지 알고 남편 밥그릇 위에 전복을 올려주었는데, 남편이 뚝배기 안에서 한 개를 더 찾아서 내 밥그릇 위에 얹어 주었다. 우리가 자리 잡은 뒤에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해물탕을 해달라고 하니, 시당 주인장이 식재료가 없다며 그 메뉴를 거절하셨다. 어제 눈이 내려 신선한 해산물을 많이 구하지 못했나보다. 그 사람들이 해물탕 대신 갈치조림을 시켜먹었는데... 냄새가 죽여준다. 갈치조림의 가격은 2-3인분용이 2만원이었다. 문득, "어제 오로섬은 3만원이었는데, 여기서 갈치조림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었는걸 어쩌나. 갈치회는 맛있었지 않은가... 쓸데없는 비교로 낭비할 시간이 어디있나. 다 먹었으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빨리 자리를 비켜줘야지... 하며 할망뚝배기를 뒤로 하고 이중섭 생가로 떠났다.
이중섭 생가와 그 일대는 공원이다. 여기서 바라모는 문섬, 섭섬의 풍광은 멋지다.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이중섭의 그림 작품들에서 튀어나온 조각과 그림들이 멋스러웠다.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막상 이중섭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할 시간은 부족했다. 보다 마느니 서귀포유람선을 탄 뒤에 다시와서 보자며 티켓만 구입하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2시 출항 유람선은 만선이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발디딜 틈이 없다. 다행히 우리는 아줌마 세분이 앉아계신 2층 오른쪽 창가에 자리를 잡고 창밖의 바다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찬바닷바람 때문에 하선이 감기가 심해질까 꽁꽁 싸맸는데, 선내에 들어서니 코트도 벗을 만큼 따뜻했다. 엄마만 잠시 갑판에 나가 바닷바람과 섬의 풍경을 즐겼고, 하선이는 아빠랑 항해사의 재미있는 풍광 해설을 들으며 새우깡과 쥐포의 맛에 빠졌다.
선착장을 빠져나오는 차 속에서 하선이가 한 말은 “아빠 이제 우리 배 타러 가는거야?” 선 내에만 있었던 하선이는 거기가 버스 안이었는지 알았나보다. 그리곤 이미 배를 탔다는 말을 듣고는 잠들어버렸다. 하여 바로 이중섭박물관으로 가지 않고 서귀포 올레매일시장에 들렸다. 하선이가 주차장에서 잠자는 동안 엄마는 서귀포 올레매일시장에서 오메기떡과 옥돔을 구입했다. 여행에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옥돔은 구입하자 마자 그대로 포장해서 택배로 부쳤다.
엄마 혼자 장본 시간은 총 10분 ! 하선이가 차에서 잠들지만 않았다면 다 함께 시장 구경하면서 새로나분식에서 모닥치기도 먹어보았겠지만... 하선이는 시장을 떠나 이중섭박물관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잠들어 있었다.
이중섭 박물관에는 이중섭의 그림이 몇 점 안되었다. 전시된 그림도 대부분 스케치나 담배갑 안의 은박지에 그린 그림(은지화)정도. 가난한 화가는 물감살 돈도 없었나보다... 이기도 하지만 40대에 요절한 그의 그림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공급부족이 야기한 희소가치는 작품가격의 수직 상승을 유발해 시립박물관이 구입하기에는 너무나 고가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가나아트에서 기증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전시할 그림도 없었을 것 같다. 고가의 대표작들은 다른 미술관이나 개인소유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2층에 있는 김환기, 장욱진, 이응노의 수작이 볼 만했다. 여기 작품을 돌아보면서 렌트카회사에서 제공한 유모차 덕을 톡톡히 보았다. 잠에서 깨어난 하선이가 안으라고 난리를 쳤는데, 유모차가 있다고 하니 잠투정을 덜했다. 박물관 앞에서의 전망은 이중섭의 그림 '섶섬이 보이는 풍경'에서처럼 섶섬과 문섬이 보였다.
JIC렌트카에서 차량을 대여했는데, 완전자차를 선택했기 때문인지 제주도 관광안내가이드북겸 쿠폰북을 주었다. 여기에 감귤체험장 5%할인쿠폰이 들어있어 최남단감귤체험장에 갔다.
겨울 제주도를 다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중문~서귀포 일대의 도로가에 있는 농장에서는 “귤따기 체험무료”라는 간판을 달아놓은 집이 여럿 된다. 누구에게 무료이겠는가? 귤 구매자. 또 귤따기 체험장도 여러군데에 있었다. 그곳의 체험료는 보통 1인당 3000원. 최남단 감귤체험장에 전화로 문의하니 체험료가 1인당 5000원이란다. 다른 곳보다 비싸도 여기서 귤따기 체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왜? 여긴 다른 감귤체험장과 달리 농약을 뿌리지 않은 유기농귤이고, 농장 안에 토끼, 노루, 당나귀 등 동물도 많아 동물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선이가 손에 사료를 담아 노루에게 직접 주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노루는 유순하고 겁도 없이 아이 손에 담겨있는 사료를 잘도 먹었다. 그러나 작고 귀여운 토끼에 대해서는 달랐다. 하선이가 토끼를 무서워했다. 전에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토끼가 하선이 앞에 가던 언니의 손을 깨물었었는데,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농장관리인이 우리가 너무 늦게 가서 (곧 해가 져서) 귤따기 체험을 오래 못할 것이기에 당나귀 타기 체험료는 5000원이지만, 무료로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한데, 토끼를 보고 두려움을 느낀 하선이는 당나귀 타기가 무섭다며 거부했다. 난 좋은 기회를 놓치는 듯해서 아쉬웠지만, 아이의 의견을 존중했다. 유기농귤은 까무잡잡하고 못생겼다. 그래도 요즘은 경험해보기 힘든 감귤 특유의 향이 강하고, 당도도 높아 달콤하고 맛있었다. 일하지 않고 수확하는 기쁨만 맛보는 것이 살짝 미안했지만, 아이의 까르르하는 웃음소리에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
해가 져서 귤따기 체험을 오래하지 못하고 바로 나왔다. 체험장의 출구 쪽에 감귤과 한라봉 등 농산물 판매장이 있었다. 여기서 따끈한 감귤차를 한잔 마시고, 선물용으로 상품 몇개를 구입하자 주인장이 우리가 따지도 않은 크고 예쁜 유기농귤들을 한 보따리 주셨다. 감사합니다 ^^*
제주도특색음식을 석식으로 먹으러 해가 져서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태흥2리 어촌관리공동체음식점을 찾아갔다.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 명암 조절을 했더니 다소 이상해졌다)
여기 성게칼국수, 겡이죽, 보말국이 맛있다고 하는데... 보말국은 약간 매콤하단다. 하선이도 맛봐야 하기에 보말국은 포기하고 성게칼국수와 겡이죽을 주문했다. 어제 옥돔식당이 문을 닫아서 보말칼국수를 맛보지 못했는데, '보말'이란 놈을 먹어보지 못해 아쉬웠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쑥부침개가 덤으로 나왔다. 아주 얇게 부쳐진 부치개에서는 쑥향이 그윽했다. 성게칼국수와 겡이죽 모두 양이 엄청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보통 성게국은 미역과 같이 끓이는데, 이곳의 성게칼국수는 바지락칼국수처럼 성게랑 국수만 넣고 끓였다. 맛은 시원했다. 겡이는 작은 게를 지칭하는 제주식 표현으로, 이것을 믹서에 통째로 갈아서 죽을 끓인다고 한다. 겡이죽에서는 삶은 게 껍데기에 밥을 비벼놓은 것 같은 맛이 났다. 비릿하다고나 할까... 옆 테이블에 앉은 분이 전복죽을 시켰는데 전복도 많이 들어 있어 맛있다고 하셨다. 전복죽은 1만원인데, 내장도 넣고 끓여서 초록색 빛깔이 났다. 다음에 여기 오게 되면 보말국과 전복죽을 먹어봐야겠다.
7시 30분... 드디어 오늘의 숙소 서귀포칼 호텔에 체크인했다. 호텔의 프론트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눈사람이 정겹고 따스해서 가족사진을 한컷 찍었다.
벨보이가 방까지 짐을 들어주고 문도 열어주고, 불도 켜주고, 보일러의 위치와 전등 켜는 법까지 알려 주었다. 그 친절이 사람을 감동시켰다. 깨끗하고 따뜻한 한실이 맘에 들었다. 다만, 아이가 있어 온돌방을 달라고 신청했더니 2층을 준 것이 아쉽다. 케텐을 여니 주차장 전망이었다. '오늘은 비수기에 주중이라 객실의 1/10 정도 밖에 손님이 들지 않았으니, 호텔 입장에서는 빈 방이니 바다전망으로 바꿔줘도 될텐데... '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마일리지로 호텔을 이용하면서 그런 서비스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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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도는 이제 귤체험이 막바지 들어가고 있네요.^^
맞아요 ^^* 감귤박물관에서는 12월말에 종료되었다고 하더군요
아이 웃는모습이 참 보기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