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 방조제
유옹 송창재
바람이
미친 개처럼 사납던 그 날
대지를 내리 누를 듯하던
겨울 먹구름 따라 간
그 곳에는
파도의 격랑이 나 만한 바위를 흔들고 있었다.
움찔도 하지 않을 것같던 바위는
포효하는 파도에
숨겨둔 속을 내보이며
온 몸으로 격렬하게 맞선다.
숨기기 어려운 큰 분노에
감추어진 속을
끌어 올리면서
이리저리 가눔을 잃는다.
흔들리면 어떻고 밀리면 어떠랴
밀고 밀리는 격랑과 바위인 것을.
맑은 날
잔잔한 물 위에
어설픈 뿌리 박음은
어차피 바위의 뜻이 아니었건만.
바위는
늘 그 자리에서
넉넉히
파도의 분노를 받아 주며
제 몸뚱이에 숨구멍을 뚫는 열락의 고통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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