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지난 2005년 SS501 멤버로 데뷔해 어느덧 연예계 생활 12년차. 이제 방송국에 가면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많고, 친하게 지내던 방송국 관계자도 어느새 직위가 높아졌다. 그만큼 멤버들이 함께 한 시간도 길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 없이 그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오랜 시간 같이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이 됐고, 거기에 트러블이 없도록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멤버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뱅크’라는 허영생은 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김형준은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은 김규종의 몫이었다.
“성격이 다 달라요. 저랑 규종이랑 너무 다르고, 영생이 형이랑은 은근 생각하는 거나 가치관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이야기하는 성향은 다른데, 가지고 있는 생각은 비슷한 부분이 있죠. 근데 규종이가 저랑 생각하는 게 다른 부분이 많아요”(김형준)
“규종이는 딱 중간인 것 같아요. 형준이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약간 미래지향적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허영생)
“형이 감정에 따라 약간 왔다 갔다 하는 성격이면 형준이는 현재 사실을 딱 이야기해주고 이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요. 예전에는 형준이 말에 ‘아니야, 이게 맞아’라고 한 게 많았는데, 이제 형준이 말을 많이 들어요. 그렇게 계속 이야기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는데, 그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김규종)
“책을 봐도 좀 달라요. 영생 형은 마음을 다스리고 좋은 글귀, 명언이 있는 그런 책들을 많이 보고, 형준이는 그런 걸 많이 읽어요. 부자가 되는 법, 20대에 성공하는 법, 이런 책이요. 저요? 저는 시밖에 안 봐요. 긴 걸 안 좋아해서…(웃음)”(김규종)
멤버들은 스케줄이 없을 때도, 특별한 일이 없어도 SNS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다. 팬들이 한 번쯤 보고 싶어 할 사적인 대화들이 오고 가는 공간. 그 공간을 통해 정말 눈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연인처럼’ 연락을 주고받았다. ☞ 선착순 최대 98만원 할인
“눈 뜨면 바로 메시지 보내요. 형준이는 연락하면 바로 답장 오고 영생 형은 천천히 연락 오고요”(김규종)
“정말 쓸 데 없는 걸로 연락해요. 일어나 보면 메시지가 한 70개가 와 있어요. 들어가 보면 회사 단체방에 20개 정도, 세 명 단체방에 30~40개 정도. 보면 이모티콘 같은 것도 있고, 형준이가 메시지를 짧게 끊어서 보내는 스타일이거든요. ‘이따가 보자’를 ‘이따가’, ‘보자’ 이렇게 보내요. 너무 알림이 많이 와요”(허영생)
“새벽에도 보내요. 세 명과의 연락은 이제 일상이 됐어요”(김형준)
“전 전화 오는 줄 알았어요. 진동이 계속 울려요(웃음)”(허영생)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 같이 다니다 보면 숙소 생활을 할 때가 그립지는 않을까. 물어보니 허영생은 단번에 “전혀요”라고 잘라 말했다. 김형준은 “나는 왜 하고 싶지?”라고 아쉬움을 표했고.
현재는 혼자 사는 멤버도 있고, 가족들과 함께 사는 멤버도 있다. 20대 초반일 때와 서른 살이 넘은 나이가 된 지금은 상황도 많이 다르다. 현실적으로 다시 함께 살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시 같이 살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즐거웠던 추억도 있고, 이제야 웃으며 말할 수 있는 힘들었던 기억도 있다.
“지금 하면 더 재미있긴 할 것 같아요. 늦게 끝나면 같이 자고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안 좋았던 기억 중 하나가 매니저 분들이 숙소에 오면 엄청 어지르는 거예요. 정리도 잘 안 하시고, 저희 용품도 쓰시고. 지금이라면 같이 이야기하면 되는데, 그때는 저희가 어렸을 때라…”(김규종)
“예전에 ‘깨워줘서 고마워’라는 프로그램에 고정이 되면서 매주 숙소를 빌리기가 힘들었나 봐요. 그때 저랑 규종이랑 지방에서 올라와서 둘이 같이 살고 있을 때였는데, 그때 촬영을 하기 위해 큰 곳을 잡으면서 숙소가 된 거예요. 저희 둘한테는 좋은 거였는데, 서울에 사는 친구들한테는 약간의 강제성이 있었죠. 그러다가 목 수술하면서 쉬려고 했는데 숙소에 있으면 못 쉬겠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원룸을 잡고 한 달 동안 쉬겠다고 나가서 살았는데, 그게 더 편하더라고요”(허영생)
“일본 숙소 생활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방을 저랑 형준이랑 같이 쓰고, 형들 둘이 쓰고, 정민이 혼자 쓰고. 저랑 현중 형이랑 소주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둘이 같이 쓰고, 영생 형이랑 형준이랑 쓰고, 정민이 혼자 쓰고. 정민이는 서울에 있을 때도 혼자 썼어요. 혼자 쓰는 걸 좋아해요”(김규종)
“저랑 현중 형이랑 술을 좋아하니까, 술 먹고 조금 늦게 들어가면 정민이한테 혼나요. 그래서 ‘그럼 숙소에서 먹자’ 했더니 언제까지 먹을 거냐고 또 혼나고…(웃음)”(김규종)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만나 11년 혹은 그 이상.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든 시간들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더블에스301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묻자 김규종은 잠시 고민 끝에 “사람 좋은 거? 제가 봐도 정말 주변 사람들한테 잘 하거든요. 그게 어떻게 보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데, 오래 가기 위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허영생 역시 “이렇게 착하고 바보 같은 팀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멤버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때문에 멤버들 모두 함께 일할 때가 제일 재미있단다. 바쁘게 일하다보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생각들이 잠시 잊히니까. 어릴 때보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것도 생기고, 하지만 뜻한 대로 잘 되는 것만은 아니고. 그렇게 좌절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은 멤버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음악과 무대가 위로가 된다.
그래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듯 물어봤다. 더블에스301에게 무대, 음악이란?
“형은 음악이랑 결혼했잖아. 형준이는 그랬는데? 죽어도 무대에서 죽겠다고”(김규종)
“무대는 놀이터지. 놀러 가는 거예요. 예전엔 무조건 성공해야지 이랬지만, 이젠 이걸로 우리를 보여주는 거죠”(김형준)
“정말 재미있어요.콘서트 할 때도 너무 재미있고 무대에 올라가면 너무 재미있는데, 혼자 올라가는 것보다 세 명이 올라가는 게 재미있고, 분명 세 명보다는 다섯 명이 재미있을 거예요. 또, 저희만 채우는 게 아니라 같이 채워준다는 걸 예전에는 몰랐어요. 어릴 때는 당연히 있는 게 팬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 진심이 전해지고, 팬분들이 그걸 바라봐주신다는 걸 알겠어요. 같이 노래 부를 때, 발라드를 부르다가 같이 공감될 때가 있어요. 팬분들이 노래 부르면서 눈물 흘리고. 그럴 때 더 행복한 에너지를 받아요. 이제 나오면 곡 분위기처럼 함께 신나게 재미있게 영(young)하게, 팬분들도 분명 나이가 들었겠지만 괜찮아요. 우리 재미있게 놀자, 그런 느낌이에요”(김규종)
“그렇게 해야 더 따라오는 게 있지, 뭘 노리고 하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니까 그렇게 할 필요가 절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을 계속 어필하고 멤버들도 다 알아주고 받아들여주니까. 서로 3~4년 동안 솔로 활동하면서 살아온 시간이 다르니까, 그런 걸 같이 공유하고 같이 잘 되기 위해 마음을 좀 내려놓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무대 올라갔을 때는 그 무대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노래하자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김형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듣고 싶은 말을 전부 듣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기만 했던 시간. 마지막으로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근에 했다, 서로 그런 이야기 많이 한다며 주저하는 듯하던 세 사람은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담담하게, 하지만 진솔하게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셋이 모인다는 게 쉽지 않은데, 힘든 결정을 해준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고요. 힘든 결정을 한 만큼 앞으로 우리에게 좋은 날이 있을 거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앞으로 오래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일본 그룹 스맙이 저희 롤 모델이었거든요. 50대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서로 마음만 맞으면 어렵진 않게 더라고요. 지금 되게 잘해주고 있는 게 서로 양보하고, 양해하고, 서로 마음을 맞추려고 하고 있어요. 마음이 안 맞으면 이렇게 시작도 못 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진짜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 아파서 하고 싶은 걸 못 보여주거나 멤버들한테 미안해하지 않도록 건강하길 바라요. 앞으로 지속적으로 301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거니까, 501 활동을 하더라도 501은 501이고 셋이 열심히 301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잘 활동했으면 좋겠어요”(김형준)
“어릴 때는 데뷔하는 게 꿈만 같으니까 같이 해주는 게 고맙고 그게 마냥 영원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활동하면서 사람이다 보니 다툼도 있었고, 돌이켜 보면 저희는 괜찮은데 저희를 훼방 놓으려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런 걸 컨트롤 할 수 있는 나이가 됐고, 경험도 해봤고, 견뎌내고 여기까지 온 게 너무 고맙죠. 저희끼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오해하지 말자고 했어요. 약간의 오해가 생길 만한 이야기가 나오면 끝나고 서로 다 이야기하고, 안 좋은 이야기 들렸다 하면 물어보고. 그런 걸 믿어주는 게 너무 좋고, 일할 때도 음악적으로 욕심부려주는 게 너무 좋아요. 음악 하고 무대를 꾸밀 때, 그렇게 진지할 때가 제일 멋있고, 고마워요. 제가 못 보는 부분들을 같이 봐주니까요. 다른 멤버들도 있다면 또 셋이 못 보는 다른 걸 이야기하겠죠. 그게 팀이고요. (…) 2004년 크리스마스에 영생이 형이 저희한테 편지 줬거든요. 생각보다 감수성이 여려요. 빨간 카드에 ‘규종에게’라고 써서 줬던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요. 너무 고맙더라고요. ‘쭌이’는 과자 사줬어요. 연습생 때 돈이 없어서 매일 컵라면 먹을 때였는데…”(김규종)
“워낙 자주 얘기하다보니까 할 얘기가 마땅히 있진 않아요. 그래도 이 친구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요즘 좀 힘들어요, 사실. 어려운 점도 있고, 셋이 뭉치자고 했을 때 기대감이 컸었거든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 기대감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고요. 어떻게 보면 좌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좌절하지 않고 그 다음에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해주고,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는 그런 모습들이 멋있고 고마워요. 그러다보니까 앞으로도 더 좋은 결과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또 생기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빛나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허영생)
(사진= 서보형 기자 / 장소협찬=씽크어바웃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