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기 :
아직 나이 62살(한국나이) 먹도록 엉덩이 주사한번 안맞아본, 입원 한번 못해본 남자입니다.
오직 동네 내과에서 당뇨약만 지어먹었고 당조절도 잘되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봄부터 체중이 줄어서 아는사람이 보면 어디아프냐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2년전 우연한 계기로 건강보험 공단의 금연프로그램을 알게되어 40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게 되었습니다.
담배값으로 집에서 운동할 대만제 '스피닝'기계를 구입하여 매일 30~60분간 운동을 하는관계로
아마 운동해서 그럴거야 하고 지나치다가 7월이 되니 피곤하고 밥맛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였습니다.
다니던 내과에가서 영양제 주사를 맞았는데 별효과를 못본것 같아 다시 더 좋은것으로 놓아달라하여
한번 더 맞고 의사선생님께 큰병원으로 가고싶다고 말씀드리니
진료의뢰서인가를 써 주셔서 대학병원이지만 3차진료기관은 아닌 동탄**대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의뢰서에 간기능쪽을 의심하는 내용과 음주를 즐기는 내용이 있어 성함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내과계 선생님께 초진을 하게 되었고 혈액검사, 소변검사, 복부ct를 하였고 다행히 CT상에 오른쪽 시장이 부은것이 발견되어 비뇨의학과로 진료과가 바뀌었고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먹던 약을 병원에 제출하고 당연히 당뇨도 내분비내과와 협진으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신장염은 오른쪽 신장의 세균감염이었고 입원당일부터 2~3시간마다 항생제를 맞는 집중 치료를하여
입원 이틀 후부터는 입맛이 돌아오면서 차도를 보였고 8일차가 되니 먹는 항생제 약으로 대체를 하고 퇴원을 하였습니다.
매달 외래로 진료를 받던중 내분비내과에서 경동맥초음파검사를 하는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2018년 9월20일에 결동맥 초음파를 하게 되었습니다.
초음파 기사가 열심히 삐 삐 하면서 검사를 하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왔고 잠시후 내과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몇번 훑어 보시더니 세침흡입검사를 하자고 하여 동의를 하고 대략 세군데를 주사바늘로 찔러서
세포를 채취하였습니다.
10월 11일!
초음파 검사결과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순번대로 진료실에 들어 갔는데 "갑상선 유두암"입니다.
아주 수술날짜를 잡고가라는 권유를 듣고 얼떨결에 수술 담당 선생님을 소개 받아 설명을 듣고 11월 21일로 수술 날짜까지
잡았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정말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모르게 당황스럽고 '왜 하필 나냐? ' '에이 잘못된 검사일거야' ...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 집에와 집사람에게 미안한 마음(고생하게 될것에 정말 미안하게 생각했음)으로설명을 하고
진짜 마음이 착잡하여 아는 사람 불러 진하게 한잔하고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딸한테 전화가 와서 난리가 났습니다.
유명한 의사가 있다며 아침일찍부터 전화로 12월 초로 외래진료 신청하고 난리였습니다.
굳이 딸의 걱정에 거부할 생각은 별로 없어서 그냥 수동적으로 딸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후에 병원에서 전화가 와 진료신청내역을 확인할때 집사람이 사정사정하여 바로 4일후 외래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다니던 병원에가서 진료 기록과 진료의뢰서를 발급 받았습니다.
10월 16일 아주대 이정훈 교수님께 외래 진료를 받고 수술 코디네이터 선생님과 12월 3일에 수술을 받기로하고
수술전 진료과 예약까지 마치고 1층으로 내려와 중증등록까지 하였습니다.
11월 수술전 진료를 무사히 마치고 수술날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겪는 수술이라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하였습니다.
다니러온 손자에게 유투브로 "타요"를 보여주다가 언뜻 처음 겪는 일이어서 갑상선 수술장면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손자가 간 후 유투브를 '갑상선암 수술'을 검색해보니 한글 검색에서는 만화영화 정도 밖에 검색이 안되었습니다.
다시 영어로 "thyroid cancer surgery"로 검색하니 미국에서 올린 갑상선암 수술 동영상이 검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겁에 질려 수술장면을 보았으나 얼마 후부터는 '내가 받을 수술'로 생각하며 수술 장면을 보았습니다.
마취하는 장면, 갑상선을 떼어 내는 장면, 임파선 제게 장면등등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그 후로는 막연한 두려움은 없어진 듯했습니다.
지루하고 길었던 수술 대기기간은 결국은 다지나가고
2018년 12월 2일
아내와 같이 커다란 여행용 캐리어에 준비물을 가득 담아서 오후 3시에 입원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입원을 했습니다.
신장염으로 입원했을때 4인실이었는데 코고시는 분, 코 수술하고 밤새 끙끙대는 할아버지, 낮에는 잠만자다가
밤이면 둘어왔다 나갔다하는 사람때문에 잠을 자는둥 마는둥하는 입원 생활이었었는데
아주대는 한술 더떠 6인실밖에 없고하여 6인실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간호사에 2~3인실이 나오면 보내달라 신청을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젊은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설명을듣고 수술동의서에 서명을하고 밤에는 통증의학과에 가서 마취동 의서에
서명을 하고 돌아와 12시까지 이것 저것 사다가 12시까지 먹었습니다.
12시부터 수술시까지 금식이었습니다.
다음날 새벅 5시에 혈당측정으로 잠이깨고 6시가 되니 간호사가 수술 후 갈아입을 환자복 상의를 주면서
속옷등 아무것도 입지말고 환자복만 입고 대기하라고 하였습니다. 또 수술용이라 크다며 정맥에 주사바늘을 꽂고 생리 식염수를 달아 주었습니다.
6인실은 화장실이 안에 없어서 간호사 근무하는 곳 바로앞의 샤워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환자복만 입고 대기하였습니다.
오전 9시 조금 안되어 이정훈교수님이 입원실에 방문하시어 오늘은 진료가 있어 진료를 보고 수술한다고 알려주시고 가셨습니다.
언제보아도 웃는 얼굴의 이웃집 아저씨 같은 좋은 인상의 교수님이셨습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으니 간호사에게서 수술하러 간다고 연락이 왔고 남자분이 오셔서 슬리퍼를 주시고 신으라하고 '수술전 예방용 항생제'를 백에 넣어 밀고 다니는 주사약 걸이를 밀며 3층 수술실로 갔습니다.
엄청 떨릴거라 생각했는데
그저 덤덤하게 따라가서 수술 대기실에서 머리에 수술용 모자를 쓰고 아파트 사전방문때 쓰는것과 비슷한 부직포를 씌운 슬리퍼로 갈아신고 대기하였고 먼저 수술하신분이 아직 나오질 못해서 조금 기다리라고 전달 받고 기다렸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들어 가잡니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수술대에 올라가 누었습니다.
팔에 혈압계를 설치하고 찍찍이로 양쪽 팔을 고정하였습니다.
누어서 보이는 상황은 유투브에서 보았던 수술실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얼마 후 수술을 담당하실 이정훈 교수님과 아마도 수술동의를 받으셨던 분인것 같은데 두분이서 미소를 띄우며 양옆에 섰습니다.
마취과 선생님이 흔들리는 이가 없느냐 물으시고 마스크를 입위로 대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금방 기억할 수 없게 된다했는데 나는 거의 1분이 돼도 말똥말똥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뒤로가 기억이 없습니다.
웬지 상쾌하다는 생각이나서 눈을 떠 보니 수술실은 아닌데 천정이 수술실처럼 생긴 것이 보였었습니다.
언뜻 간호사가 숨을 크게 쉬라고 한다는 소리가 기억나 크게 심호흡을 계속했습니다.
바로 입원실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목이 아팠습니다. 아마도 마취때 삽관했기때문인것 같았습니다.
그외에 구토나 어지러움등 부작용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1시반에 수술방에 들어가 입원실에 올라오니 저녁 8시50분이었습니다.
갑상선 양쪽 전절제와 왼쪽 임파선 제거까지 하였습니다.
절개부위는 쇄골 위를 절개한것 같고 - 다른분들 보다 낮게보임-왼쪽 쇄골 끝까지 꽤나 길게 테이핑되어 있습니다.
수술실 전광판으로 계산하면 거의 6시간 정도가 실제수술시간인것 같습니다.
11시경 이정훈교수님이 오셔서 수술은 잘되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피곤하셔서 그런지 미소는 띄셨지만 얼굴이 수척해 보였습니다.
4박5일만에 퇴원을하였고 수술 일주일 만에 수술 경험담을 올립니다.
지금은 비교적 자연스럽고 특별한 수술 후유증은 없는것 같습니다.
퇴원하면서 핵의학과도 외래진료 잡힌것 보니 동위원소 치료도 해야하나 봅니다.
그때 또 후기 올리겠습니다.
*. 쓰다보니 나열식이 되었고 너무 길어진것 같습니다.
글재주의 한계가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담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듯이,
갑상선암 진단으로 힘들어하실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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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빠른쾌유를빕니다 힘내세요
고생많으셨습니다 힘내십시요~
고생하셨네요~~힘냅시다
고생하셨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힘내세요
고생하셨습니다
힘내세요몇미리였는지요~
수고 하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