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사랑만 하고 비명횡사할거다"
녀석의 쓸데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것을 나의 뇌리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죽-도록 사랑만하고 비명횡사..?
죽도록 사랑만 하는거라.
그래 너에게 있어서는 그런 사랑의 감정들은 아주,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겠지.
어쩌면 난 그런 네가 부러울 지도 모르겠다.
"죽도록 사랑만 하는건 알겠는데 비명횡사는 또 뭐냐"
"그냥- 난 살아왔다 라고 만인에게 알리고 싶을 뿐이야"
"너의 구린말들..."
인상을 찌푸리며 녀석을 쳐다봤지만, 녀석의 태연한 눈빛은 10년이 지난 아직도 당해내지를 못하겠다.
의자에 다리를 접어 양반다리로 앉아있던 녀석이 갑자기 일어나서 나를 쳐다본다.
녀석은 모른다. 너의 그 타는 듯한 눈빛은 이미 나의 모든것들을 태워 내 버렸다는 걸.
"왜그래"
"죽-도록 사랑할꺼니깐 죽-도록 먹어야지 아 배고프다"
"난...."
"상혁아!"
[난 사랑같은거 잘모르겠다] 라는 미묘한 말을 쏟아부어 녀석의 생각을 복잡하게 해 줄 참이었는데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인 나로선 상혁이에게 절대로 내어 줄 수 없는 그런 목소리-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사랑스러울 정도로 다정하게 감싸는 여자아이의 따뜻한 공기-
난 죽을 때 까지 따라하지 못할 그런 나완 다른 성(性)-
슬프달까.
"어?"
"오레오"
"뭐?"
"같이 먹자구~"
"오! 배 고팠는데 잘됐다. 고해리 멍때리지 말고 이리와서 같이 먹어"'
"아..? 응."
얼떨떨하고 씁쓸한 기분에 삐죽대며 상혁이와 큰 눈망울이 귀여운 가희의 앞에 섰다.
아.. 뭔가 복잡미묘하다. 난 뭔가 불청객인가? 하며 가희를 쳐다보니 꽤나 귀여운 얼굴을 하고 나를 신기한듯 쳐다본다.
"해리야!"
"..어?"
"해리야"
"왜..왜"
"해리야~"
미친듯이 날 불러대는 가희의 얼굴은 가히 아름답다고 표현 할 수 있다.
우리학교에서 가희를 모르는 놈은 없을걸.
적어도,
남자에 한해선-
너무 예쁘고, 공부 잘하고, 뭣하나 빠지지 않는 그런 모범생- 이니깐
모범생이라고해서 꽉막힌 애는 아니라는게 평소에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아이....
"왜부르냐고!"
"해리는 점점 예뻐진다~"
"뭐?"
"푸훗"
이상혁놈의 노골적인 비웃음이 들려왔지만, 난 여의치 않았다.
너무 충격적이였기에.
남자에게 [예뻐진다] 는 말은 자존심을 가차없이 깎아내리는 말에 틀림 없다.
그런데 난 그런 소리를 우리학교 인기녀에게 들었다?
와우. 난 오늘도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나보다.
"..고맙...다.."
"자식아 그걸 또 고맙다고 하냐 멍청이-"
녀석이 자알 생긴 면상을 나에게 들이밀고는 큰 손에 오레오를 쥐어들고는
내 입에
쑤셔 넣었다.
그것도 3개나
"욱 우우우욱 (너지금 뭐하는짓이야!)"
"큭큭.. 가희야 고해리 이자식 지금 필사적일거다. 너같은 미녀한테 예쁘다는 소리듣고나 말이다.
게다가 이런 별스러운 모습까지 보이다니- 아, 남자 고해리의 평생 최대 망신일테다"
"아아 해리야 절대 놀리는게 아니였어. 그치만 진짜 예뻐지고 있는걸.. 얼굴도 더 하얘지고.. 입술은 빨갛고.."
"그치? 이놈이 좀 귀엽긴 하지"
....오마이갇.
오, 주여 방금 난 저 녀석의 몹쓸 주둥아리에서 어떠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분명, 나보고 귀엽다고 했습니다.
눈을 둥그렇게 뜨고 녀석을 바라보자 슬쩍 웃음짓고 내 머리를 슥슥 부비는 녀석의 얼굴이 홍조다.
나는 이해 할 수 가 없다.
지금 이 상황을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좋은걸까...?
"자아성찰의 시간이다. 눈을 감도록"
역시나 아무도 눈을 감지 않지만 오늘도 난 눈을 감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성찰 해야만 하니깐
난...그녀석에게 조금 기대란 걸 해봐도 되는걸까?
"넌 또 눈감고 있냐. 봉사도 아니고. 고봉사...큭큭"
감은 눈의 나, 고해리를 앞에 두고 고봉사라 칭하며 스스로 웃겨죽겠다는듯 큭큭대는
이 녀석을 어떻게 해석해야 난 좋을까.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이녀석의 머릿 속을 파헤쳐 버리고 싶다.
날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걸까.
하지만
우리는 친구니깐.
"집에...가자"
어쩐지 힘없는 목소리가 나와버렸고.
"고해리"
"...뭐"
"왜그래? 자아성찰하다 진뺐냐?"
"그러게"
그녀석에게 퉁명스럽게 내뱉았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 제 몸하나 가누기 힘들지경에
이상혁의 넘쳐나는 호기심까지 해소해 줄 기력은 없다.
"뭐야, 왜이렇게 싱거운 반응이야 재미없게"
"...몰라, 말걸지마"
가을인데도,
뜨거운 햇살이 나와 녀석을 비추고 있다.
이건.. 우리들의 미래는 [밝다] 라고 이해해도 될까나.
미쳐버리니 이젠 별 생각이 다 드는구나.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걸어갔다.
그녀석보다 몇발 자국 더 앞서서.
나보다 10cm는 더 큰 이상혁이지만 오늘따라 걸음이 더 느릿하다.
"있잖아"
또 시작인가-
구린말들.
하지만,
우리가 미래의 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이것도 분명
우리들의 소중한 [부분] 들이겠지.
"뭐 또"
그녀석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 온다. 나를 바라보는 상혁이의 눈빛이 데일듯 뜨겁다.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도. 그렇게 믿고 싶다.
"왜 하늘은 하늘일까"
"...뭐?"
밑도 끝도 없는 저 헛소리.
오늘도 시작이구나.
우리들의 [의식]
"그러니깐. 보통 하늘을 복수의 형태로 [하늘들] 이라고는 안 쓰잖아"
"그래서 뭐"
"예를들어서, 영어권에서도 sky를 sky라고 하지 skies 라고 별개로 안 써."
"....그런가"
"응. 그건 말이지, 이런 뜻이 아닐까."
녀석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 지는게 느껴진다.
정말 이상혁 놈의 호기심은 끝도 없고 깊이도 알 수 가 없다. 이건가
"모두에게는 바라보는 막연한 목표가 있지만, 그건 다 하나로 통일된다. 뭐 이런거"
"너무 추상적이야."
"그런가.."
그리고 말야. 이상혁, 네 말은 틀렸어. 난 본적이 있는걸. skies를
"있어."
"뭐가"
그녀석의 미간주름이 내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불만이 있다는 거다
"here the skies are blue"
"....어?"
"westlife 의 my love."
"....맞다. 그렇네... 진짜네"
공허한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녀석의 눈동자가 몽롱하다. 분명 머리좋은 상혁이는 두뇌를 굴리며 이해하고 있는 거다.
here the skies are blue, to see you once again, my love.
한 때 빠져있었던 westlife. 이런 식으로 상기될 줄이야.
"미안, 정정할게"
그녀석의 낮고 풍부한 목소리가 온몸을 자극한다.
"우리들에겐 각각의 다른 목표들이 있다. 그리고 모두 다른 하늘을 가지고 있지."
그럴거야.
넌 너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고
난 나의 하늘을 바라 보고있어.
넌 너의 태양을 가슴속에 태우고 있고
난 나의 태양을 내 가슴속 태우고 있어.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타인에 완전히 동화 될 수 없어.
설령, 동화 되었다 하더라도, 심장 한 구석엔 독립된 [자아] 가 성립하고 있다는 거지.
우린.
그렇게, 합쳐질 수 없는 사이인가 보다.
상혁아.
"근데말이다."
우뚝. 녀석이 갑자기 섰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지만 그녀석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았다.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덩달아 나의 걸음도 멈추었다.
"난 그렇게 생각해왔다"
"..뭘"
"우린 언제나 같은 하늘을 봐왔다고"
...뭐라고?
"아닌가.. 큭큭.. 나혼자만의 생각 일지도 모르겠다"
"...이상혁"
"큭..큭...왜.."
"너 그말 진심이냐"
난 너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도 되는거냐
네 말을 믿고서, 너에게로 한발짝 다가가도 되는거냐
"진심."
그날 하늘은 유난히도 파랗고, 그날 햇살은 유난히도 밝았다.
우린,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2화 끝
+아.......
민망했어요. 무플..........ㅠㅠ
이런 취급은 또 처음받아보네요 ㅋㅋㅋㅋㅋㅋ
무플이라니... 조회수는 60을 넘겼는데... 이것 참.. 씁쓸하네요 ㅋㅋㅋ
힘이 안나지만....그래도 저는 정주행입니다.ㄱ-
다음편 소설 업뎃쪽지를 받고 싶으신 분은 덧글 앞 F를 적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아성찰
F앞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도 읽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재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해요
앞으로 제가 힘내서 덧글 달아드릴께요 ㅎㅎㅎ 힘내세요!
앗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재밋오용~>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