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4학년 개정 교과, 걱정 마세요”

[알렉스 오]

“초등 34학년 개정 교과, 걱정 마세요”

| 기사입력 2014-02-28 11:08 | 최종수정 2014-02-28 11:26 기사원문 0

겨울방학이 끝난 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신서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받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영진 기자

배우는 개념은 그대로…풍부한 읽을거리로 이해 도와

공부량 줄고 다양한 활동 통해 자기주도 학습 가능해져

의사소통 개발·폭넓은 독서로 사고력 키우는 대비해야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배양을 모토로 한 2009년 개정 교과의 대상자가 초등 3·4학년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될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입시업체들은 우려와는 달리 교과서의 전반적인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모들이 걱정스러워 하는 ‘스토리텔링’ 혹은 ‘융합인재교육(STEAM)’ 등의 도입은 교과 개념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방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교육업체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www.home-learn.com)의 도움으로 정영찬 교사(인천 심곡초교)의 자문을 통해 초등학교 3·4학년 개정교과 변경 내용과 학습 방법을 알아봤다.

◇배우는 방법 바뀌나 학습 내용은 차이 없어

이번 교과 개정의 큰 줄기는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교과 내용을 실제 생활에 접목하는 것이다.

각 교과별로 바뀐 내용을 요약해 보면, 국어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필요한 지식이나 개념, 원리 등을 풀어서 설명하는 식으로 변경됐다.

수학 역시 국어와 같이 학습량이 줄고 실생활 속에서 수학적 아이디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스토리텔링을 도입하여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사회과목도 약간의 손질했다. 기존 교과서에서는 학생이 관찰자였다면 이번 교과서부터는 학생이 주인공이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밖에 읽기 학습과 기능 학습 코너가 추가됐다.

과학에서는 융합인재교육이 교과서에 적용돼 학생들이 스스로 다양한 관찰, 실험 등 실제적인 활동을 통해 스스로 결과를 도출해내도록 구성됐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각 학년마다 필요한 기초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전 학년에서 배운 개념이 확장되고 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은 변함이 없다.

◇학생 주도적 학습 활동 영역 증가

개정된 교과서는 공통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어의 경우 ‘국어활동’ 이라는 보조 교과서를 통해 국어에서 공부한 것을 스스로 실천하는 활동과 기초 학습 활동에 주안점을 뒀다.

사회도 3~4학년 수준에서 어려운 용어를 수준에 맞는 내용으로 바꾸고, 학생 스스로 학습 과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스스로 지식을 쌓아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영어 또한 생활 영어를 중심으로 놀이, 노래, 역할극 등 학생들이 실제로 영어로 체험할 수 있는 학습 활동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최대한 신장시킬 수 있도록 수정됐다.

개정교과서는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흥미 있게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이 추가됐다. 이전 교과서와 비교할때 보다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발표나 토론 수업 늘어날 듯

교과 내용은 변하지 않았지만 스토리텔링 수학 도입 등으로 인해 교실 풍경이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가 서술형으로 바뀌면서 교사가 칠판에 쓰고 학생들은 필기를 하는 수업 방식에서 핀란드식 협동수업처럼 개인 혹은 그룹 발표나 토론 수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에는 칠판을 통해 수학을 1cm+1cm=2cm로 배웠다. 이제는 '벌거숭이 임금님 동화에서 재단사들이 몇 센티미터를 늘려야 임금님에게 맞는 옷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해결하는 식이다.

◇기본 개념 중요성...정답은 역시 교과서

개정 교과는 스토리텔링 등 이야기를 강조하고 내용이 서술식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 개정 전 교과서와 비교해서 내용면에서 크게 바뀌거나 추가된 내용은 없다.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학습한다면, 해당 학년에서 요구하는 기본 개념의 완전한 이해가 가능하다.

스토리텔링, 융합인재교육 방식 등의 도입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 유발을 위한 것일 뿐이므로 선행학습이나 심화적인 공부 또한 필요하지 않다.

모든 문제집과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은 바로 교과서를 기초에 두고 있고 학교에서 보는 시험도 교과서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학교 수업에 집중하고 매일 그날 배운 내용의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하는 기본적인 학습 습관이 더 중요해졌다.

◇자녀와 5분 얘기 습관이 의사소통 능력 키워

이번 개정교과에는 실제 생활 속에서 스스로 문제 해결, 간단한 대화나 차트, 노래, 토론, 역할 놀이 등이 담겨져 있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암기와 하나의 정답 보다는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해답을 스스로 찾는 활동을 강조한다.

수학 교과에서 조차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수학적 개념, 원리, 기능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최형순 아이스크림홈런 초등학습연구소장은 “집에서 매일 5분씩 부모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설명하는 ‘5분 이야기’방법을 권장한다”며 "자녀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운 개념들을 조리있게 정리해 이야기하도록 도와주면 아이의 사고력과 발표력이 급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키워나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